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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기업은 ‘1등의 저주’에 빠지기 쉽다

 

글로벌 기업은 ‘1등의 저주’에 빠지기 쉽다. 근래 애플의 경영 행보를 분석해보면 이들 국내 3개 기업의 혁신 비결을 쉽게 이해할 수 있다. 애플이 시가총액 1위를 기록하며 잘 나갈 때는 시장의 칭송을 한 몸에 받았지만, 시총에서 MS에게 밀리고 애플카를 포기하겠다고 발표하자 온갖 조롱과 비판을 듣고 있다. 

 

타이탄 프로젝트라는 코드명으로 불린 애플카 개발만큼 언론에 장기간에 걸쳐 갖가지 추측성 보도를 자아낸 기사는 없었던 것 같다. 애플카 개발은 2014년부터 시작됐다. 하지만 애플 특유의 비밀주의와 완벽주의 문화에 갇혀 전모가 드러나지 않았다.

 

타이탄 프로젝트는 2018년경에는 5천 명의 개발자들이 고용되기도 했으며 일 년에 10억 달러씩 개발 10년간 1백억 달러가 넘는 거액이 사용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애플카 개발 10년의 역사를 살펴보면, 세계 최강의 미국 기술기업의 강점과 약점을 읽어낼 수 있는 것 같다. 애플카 개발의 가장 큰 문제점은 너무 오랫동안 개발에만 매달리고 있었다는 점일 것이다. 기존 자동차기업이었더라면 신제품을 내놓고 소비자의 피드백을 받아가면서 업그레이드해가는 과정을 선택했을 터이다. 하지만 스마트폰 만드는 기업으로서는 그런 과정을 건너뛰고 싶었던 것 같다. 이것이 판단 실수가 아니었나 싶다. 

 

자동차 제품을 새로 제작하는 이상, 웬만큼 개발됐다면 신제품을 내놓고 버전 시리즈를 내놓듯 업그레이드하는 방식을 취했어야 했다. 스티브 잡스였더라면 신제품을 벌써 내놓았을 것이란 추측이 가능하다. 창업해 본 경험이 없는 관리자형 CEO인 팀쿡은 리스크 테이킹 단계에서 머뭇거렸던 것 같다.

 

애플카 개발은 테슬라의 전기차 데뷔 보고서였던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일론 머스크가 많은 기술적 난관과 시장과 경쟁자들의 냉소를 극복해가는 것까지 애플은 벤치마킹 하지 못했다. 

 

두 번째로 생각해볼 수 있는 점은 완벽주의의 함정이다. 즉 애플이 내놓은 자동차는 첨단기술과 디자인, 품질 등 모든 면에서 추종 불허의 최고의 것을 시장에 출시해야 한다는 강박관념이다. 기술과 디자인, 품질의 세 가지 강점은 스마트폰이란 비교적 작고 부품 수가 적은 곳에서 구현하기가 쉽지만, 자동차는 세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기가 한층 어려움을 겪었을 것이다. 

 

많은 전문가가 지적했듯이 애플은 외주 제조를 해왔던 기업이다. 아마도 제품 초벌구이가 완성되고 난 뒤에 제조를 외주에 주는 단계에서 엄청난 부담 때문에 포기했을런지도 모르겠다.   

 

세 번째, 애플의 문제점이라기보다는 미국 시장이 갖는 일종의 풍토병인데, 단기 실적주의 압박이다. 지난 3월 20일 삼성전자 주총에서 소액주주들이 HBM 메모리 개발지연을 성토하는 장이 벌어지기도 했는데 한국 기업들은 큰손 투자자들에게 시달리는 일은 거의 없다. 국민연금이 있다고 하지만 점잖은 편이다. 미국 대기업들의 CEO는 월가의 큰손들 앞에선 단기 실적을 안 내고는 배길 재간이 없다. 

 


CEO들은 분기별로 발표하는 실적에 따라 본인의 거취가 결정 날 수밖에 없다. 그런 탓에 미국의 대기업들은 현재 좋은 실적을 내는 제품이나 비즈 모델을 마른 수건 짜듯이 수익을 극대화하는 경영에 길들어져 있다.

 

이러다 보니, 장기적 계획에 투자할 자본과 시간이 모자라는 것이다. 애플카의 경우를 대입해보면, 애플차를 내놓았다가 손실이 날 경우 스마트폰 실적에 악영향을 미칠 것을 팀쿡은 우려했을 것 같다. 애플카 개발을 끝까지 외부에 공개하지 않고 내부 공지로 포기했던 것도 이런 배경에서 연유한 것 아닐까 추측된다. 

 

이뿐만 아니다. 애플은 자동차 개발에 주의를 뺏기는 사이에 삼성전자에 AI폰 출시까지 밀렸다. 지금 AI는 분기마다 업그레이드된 기술들이 선보이고 있다. 하반기 출시예정인 애플폰에 갤럭시폰보다 더 나은 AI 기술을 탑재하지 못하는 사태가 빚어진다면 재앙이 될 수도 있다. 


네 번째로 지적되는 것은 애플카의 개발 방향이 계속 전기차와 자율차 사이에서 중심을 잡지 못하고 헤맸다는 점이다. 타이탄 프로젝트 책임자들의 잦은 교체가 이를 잘 말해주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 분석기사는 말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로봇카, 완전자율차, 전기차의 세방향에서 방황했다는 것이다.


아마도 교체된 기술 책임자마다 자신의 방향을 자신했을 것이고 그것이 여의치 않게 되면 다른 책임자로 바꾸는 일이 10년간 벌어졌다는 얘기다. 

 

개발 방향이 바뀌면 그에 따라 필요한 인력들을 많은 돈을 들여서 스카우트해야 한다. 그러다가 다른 쪽으로 방향을 잡으면 이전 엔지니어들이 떠나고 새로운 분야의 기술자들이 우르르 들어오는 식이다. 이렇게 되면 현재 있는 기술자들도 언제 자신도 해고될지 모르는 불안한 상황에서 개발에 임하는 현상이 반복된 것으로 보인다.

 

바로 이 부분에서 한국의 기술기업들은 비록 미국의 글로벌 기업 보다 연봉은 낮을지라도 안정적으로 개발에 몰두할 수 있는 유리한 환경이 아닌가 여겨진다. 

 

기술개발 방향이 우왕좌왕하게 된 것은 결국 최고 의사결정자인 팀쿡이 첨단기술에 대해 충분한 이해를 갖지 못하고 있기 때문으로 추측된다. 

 

흔히 첨단기술자들이 미래의 방향을 잘 잡을 것 같지만, 그렇지 않다. 첨단기술자들은 조금씩 전공 영역에서 차이가 나고 자신의 첨단기술이 어디로 튈지 정확히 알 수 없다. 왜냐하면, 첨단기술이 제품화할 때는 반드시 다른 기술들과 융합해야 하고, 경쟁자들과의 경쟁 구도, 소비자들의 반응들이 어쩌면 첨단기술 자체보다 더 강하게 영향을 주는 경우가 자주 일어나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CEO가 자신의 제품에 대한 통찰력을 가지고 있는가의 여부가 매우 중요하며 그 통찰력으로 기술자들을 리드해 나갈 필요가 있다. 

 

과거 삼성의 이병철, 이건희 회장과 현대 정주영 회장, LG 구본무 회장이 그런 인물에 해당한다. 첨단기술은 그것을 잘 아는 기술자들에게 맡겨두면 ‘배가 계속 산으로 올라갈 수 있다’는 금언이 이번 애플카 개발 포기에 적용될 수도 있다.   

 

다섯 번째, 애플이 그간 황금알을 낳았던 폐쇄적 생태계 모델이 그 수명을 다한 것으로 보인다. 미국 법무부와 EU 공정거래 당국이 불공정이라는 이유로 칼을 빼들었다. 수익을 보장해주는 영원한 비즈니스 모델은 존재할 수 없다는 경제의 원리를 새삼 깨닫게 해준다. 

 

중국 기술기업들, 성급하고 독식하려는 욕심 때문에 화 불러

 
정부가 알리익스프레스, 테무, 쉬인 등 중국 전자상거래(이커머스) 업체의 공습에 대한 대응책을 마련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이커머스 공세로 전 세계가 몸살을 앓고 있다. 조만간 각 나라에서 규제가 나올 것으로 짐작된다.

 

싼 중국제품이 직구로 들어오면 국내 물가안정에도 도움이 되지 않느냐는 얘기도 있는데, 그건 모르는 소리다. 물론 물건값이 떨어지면 소비자들에게 좋은 면이 있겠지만, 국내 소상공인과 이커머스 업체, 재래시장, 마트, 편의점, 백화점 등 유통업계 전반에 엄청난 타격을 주게 된다. 중장기적으로는 국내 내수산업에도 나쁜 영향을 주게 될 것으로 보인다.  

 

중국 기업들은 한결같이 업종을 가리지 않고 너무 성급하게 시장을 독과점적으로 장악하려고 하는 의도를 드러낸다. 이런 전략은 현지로부터 커다란 반발을 불러올 수밖에 없다. 내실을 다지면서 천천히 가고, 한꺼번에 시장을 독점하려는 생각을 버리는 것이 살길이다. 경제는 마라톤처럼 뛰어야지, 100m 단거리 선수처럼 달리면 넘어지기 쉽다. 

 

지난 3월 말 프랑스 농민들이 또다시 트랙터를 몰고 고속도로를 점거하는 시위를 벌였다. 그 이유가 전쟁하고 있는 우크라이나를 돕기 위해 우크라이나산 농산물에 취해진 관세 면제 혜택을 철회하라는 요구였다. 우크라이나에서 들어오는 농산물 가격이 낮다 보니 프랑스 농축산업자들이 생산하는 계란 등의 매출이 반토막이 났다는 것이다. 

 

중국에서 매우 싼 제품이 들어오면 국내에서 동일한 제품을 생산하는 기업과 노동자, 생산자들은 그만큼 물건을 못 팔게 된다. 이것은 간단한 이치다. 무엇이든 적당해야 경쟁의 이득을 누릴 수 있다. 타격을 입는 사람들이 많이 나오면 그런 현상은 오래 지속될 수 없다. 이것은 아주 간단한 경제상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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