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인구정책 중 국토교통성이 관계부처와 함께 추진한 ‘2지역 거주인구 대책’도 관심을 끌고 있다. 야마나시현에선 2지역 거주자 50인을 대상으로 2거주지 왕래 고속버스 비용 지원, 2지역 거주지 내 지역대학 연계 지역 아카데미, 온천 활용 건강 프로그램 등 체류 서비를 제공해 편의를 제공하고 있다.
장기체류를 원하는 사람에게 분양된 별장을 임차하는 나가노현의 사례도 생활인구를 늘리기 위한 아이디어로 주목받는다. 일본의 와카야마현 워케이션 사례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와카야마현은 IT 기업 유치 과정에서 기업들이 사원 이주와 고용이 어렵다는 의견을 제시함에 따라, 기업 유치전략으로 ‘워케이션’을 추진했다.
기업은 신규 비즈니스 기회를 창출하게 되고 지역은 관계인구를 창출하여 지역경제 활성화를 이루는 윈-윈하는 전략이다. 와카야마현은 워케 이션 네트워크를 구축하여 공유오피스, 워케이션 체험회, 자녀동반 워케이션, 기업대상 리어십 연수 등 시책을 마련했다.
워케이션 도입 초기 (2017~2019년) 참여기업은 104개사, 910명을 유치했다.
와카야마현 시마하라초를 방문 인원이 월 300명에서 월 2000명으로 증가함으로써 관계인구 확대와 지역경제 활성화에 기여받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일본의 관계인구 개념과 지역 살리기를 위한 다양한 정책은 우리에게도 시사하는 점이 크다.
이탈리아 빈집 대책 ‘1유로 프로젝트’ 이탈리아도 우리처럼 젊은이들이 도시로 빠져나가면서 인구소멸의 위기를 겪고 있다. 로마에서 110km 떨어진 이탈리아의 마엔차시(Maenza comune)는 인구 3천 명이 거주하는 시골 도시이다. 클라우디오 스펠두티 시장은 조용한 시골 마을에 활력을 불어넣기 위해 2021년 ‘1유로 프로젝트 이니셔티브’를 발표했다.
방치된 빈집을 최소 1유로(우리 돈 1400원)에 판매할 수 있도록 정부가 중재하는 빈집 재생사업을 시작한 것이다. 이탈리아 시칠리아(Sicilia), 칼라브리아(Calabria), 풀리아(Puglia) 등지에서도 인구감소 등으로 인한 방치된 빈집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지자체 주도로 추진되고 있다.
클라우디오 스펠두티(Claudio Sperduti) 시장은 “투자는 거절합니다. 이웃을 원합니다”라는 슬로건 아래, 조용한 마을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기 위해 2021년 ‘1유로 프로젝트 이니셔티브’를 발표했다. 애초 ‘1유로 프로젝트’는 2004년 네덜란드에서 시작된 재생사업이다.
1유로로 빈집을 구입한 사람은 3년 안에 건물 개보수에 착수하고, 공사를 완료한 후 돌려받을 보증금 5천 유로(한화 약 720만 원)를 내야 한다. 구매자는 빈집을 고택 형식의 원형을 보존하 면서 정비하여 지역 정착, 관광 숙박 활동, 상업 시설 활성화 등을 도모하고 있다.
‘1유로 프로젝 트’ 시행 이후 마엔차 시에서는 청년, 타지인, 외국인 등 다양한 사람들을 지역으로 이끌고 있다. 시는 내국인뿐 아니라 외국인에게도 지역 내 오래된 주택 등을 구매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특히, 주거용도 보다는 숙박업(B&B), 식당 등 상업 시설을 만들기를 희망하는 사람들에게는 빈집 구매에 대한 우선권을 제공하여 마을의 다양성과 활력을 높이고 있다.
생활인구를 늘리기 위한 빈집 문제 해결 우리나라는 2022년 기준으로 빈집이 13만2000호가 넘 는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 특히 절반에 가까운 6만 1000호는 인구감소 지역으로 지정된 지자체에 있다. 정부는 올해부터 지차제와 협력해 지역 활성화 및 생활인구 유입 등을 위해 ‘빈집 정비 사업’을 추진한다.
빈집을 정비하는 과 정에서 소유주가 겪을 수 있는 여러 불이익 등을 완화하기 위해 각종 제도도 마련했다. 이를테면 지방세법 시행령을 개정해 빈집 철거 후 부과하는 토지분에 대한 세액을 철거 전 납부하던 주택 세액으로 인정해 주는 기간을 3년에서 5년으로 확대했다.
올 상반기 중에는 지방세법 시행령을 개정해 기존 1주택자가 인구감소 지역에 있는 주택을 신규로 취득(1주택까지)하는 경우 ‘1가구 1주택 특례’를 적용해 종합부동산세·양도세 부담도 줄일 계획이다. 정부는 철거하지 않고 활용이 가능한 빈집에 대해서는 지방소멸대응기금을 활용해 주거, 관광, 문화자원 등으로 재 조성한다는 방침이다.
정부는 지난해 24곳 지자체에서 지 방소멸대응기금을 활용해 빈집을 정비하고, 이를 외부 주 민에게 살 기회를 제공해 공유 주거, 공유오피스 등으로 활용하는 사업을 추진했다. 충주시 ‘관아골’과 제주시 ‘북촌포구집’이 대표적인 빈집을 활용한 대표 사례다.
지난 2015년 절반이 넘게 빈집(빈 점포)이었던 충주시 관아골은 청년들이 이를 고쳐 쓸 수 있도록 국토부와 충주시가 지원하고, 행안부가 현장 맞춤 형 지역 활성화 사업인 ‘생활권 단위 로컬브랜딩’ 사업을 진행해 감성 카페, 숙소, 공방 등으로 재탄생되어 지역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인구감소’, 로컬은 어떻게 대응해야 하나?
2023년 1월 「인구감소지역 지원특별법」 시행 이후 정부는 곧바로 관련 고시를 마련했다. 2024년 1월, 7개 인구감소 지역(강원 철원, 충북 단양, 충남 보령, 전북 고창, 전남 영암, 경북 영천, 경남 거창)을 대상으로 생활인구 산정 결과를 공시했다. 7곳 지역 모두 등록 인구보다 체류 인구 수가 많았다.
충남 보령의 경우 생활인구가 52만여 명으로 등록 인구보다 4.3배 많았다. 충북 단양군의 경우 등록 인구는 2만8천여 명인데 생활인구는 26만 9천 명에 달했다. 7개 지역을 체류 목적을 중심으로 분석하면 ▲관광유형 (충북 단양군, 충남 보령시), ▲군인 유형(강원 철원군), ▲ 통근유형(전남 영암군, 경북 영천시), ▲외국인 유형(전북 고창군), ▲통학유형(경남 거창군) 5개의 유형이다.
정부는 생활인구 인구감소지역에 대한 행·재정적 특례 부여나 지방소멸대응기금 등 국가의 재정 지원 기준에도 반영하는 등 생활인구 제도의 실효성을 확보하기 위한 다양한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