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에는 말을 잘하는 사람이 인기다. 토론과 발표 위주의 수업에 잘 적응해서 공부도 잘할 뿐만 아니라 친구들과 대화를 나눌 때 단연 돋보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내 생각을 자신 있게 전달하는 능력이 있으니 앞으로 학교를 졸업하고 사회에 나가서도 당당하게 생활할 수 있게 된다.
‘말 한마디로 천 냥 빚을 갚는다.
‘아’ 다르고 ‘어’ 다르다.
옷감은 염색에서, 술은 냄새에서, 꽃은 향기에서, 사람은 말투에서 그 됨됨이를 알 수 있다. ‘말이 입힌 상처는 칼이 입힌 상처보다 깊다’ 는 말에 관한 속담도 많다.
과연 말 잘하는 사람은 어떤 사람을 말하는 것일까?
우선 상대방을 배려하는 마음가짐을 갖고 말하는 사람이다. 또한 자신의 자랑만 늘어놓기보다 다른 사람의 말에 귀 기울이는 사람을 말한다. 아무리 유창한 말을 한다 해도 상대방의 기분을 상하게 말을 하는 사람은 말 잘하는 사람이 아니다. 입이 하나이고 귀가 두개인 이유는 말하는 것의 2배로 들으라는 의미이다. 즉 바른 대화 자세로 경청해야 된다는 말이다.
첫째, 바른 대화 자세로서 대화에 있어서도 에티켓을 지켜야 한다. 대화하는 사람 사이의 거리는 70㎝ 정도가 이상적이다. 너무 가까이 다가가면 상대에게 불쾌감이나 위협받고 있다는 느낌을 줄 수 있다. 시선은 상대방의 얼굴에 둔다. 주위를 두리번거리거나 대화중 창문 등 엉뚱한 곳을 응시하지 않는다. 팔짱을 끼거나 다리를 포개지 말아야 한다. 다리떨기, 머리카락 만지기, 손 비비기, 손톱 깨물기, 몸 흔들기 등은 좋지 않은 버릇이다. 심한 사투리, 불명확한 발음은 삼간다. 발음은 훈련에 의해 개선이 가능한 만큼 적절한 속도로 분명하게 말하는 연습을 한다.
속어, 비어 유행어 사용을 피하고 품위 있는 언어를 사용한다.
억양에도 신경을 써서 지나치게 높은 톤은 사람을 경박스럽게 보이게 하고 반대로 너무 저조한 억양은 분위기를 무겁게 만든다. 상대방의 입장을 고려해 적합한 언어를 구사한다.
바른 경청, 호칭의 선택이 중요하고 상대가 쉽게 이해할 수 있는 용어를 쓴다. 또한 누구든 대화에서 소외됐다는 느낌을 받게 해서는 안 된다. 좀처럼 말할 기회를 잡지 못하는 사람에겐 적절한 질문을 던져 대화 참여를 유도한다. 목소리는 타고나는 것이지만 노력에 의해 좋아질 수 있다. 자신의 목소리에 잘 맞는 높낮이와 억양을 선택한다. 그리고 첫 대면에서 여성의 나이나 결혼의 여부를 묻는 것은 실례이다.
둘째는 경청(傾聽)해야 한다.
경청은 “마음까지 담아 듣고 보이지 않는 것까지 듣는 것을 말하며 “성공하는 사람들의 7가지 습관” 중 5번째는 “경청한 다음 이해 시켜라”이다.
성공하는 사람과 실패하는 사람의 대화습관엔 뚜렷한 차이가 있다. 바로 경청하는 습관이다. 상대의 말을 듣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상대방이 전달하고자 하는 말의 내용은 물론이며, 그 내면에 깔려있는 동기(動機)나 정서에 귀를 기울여 듣고 이해된 바를 상대방에게 피드백(feedback)하여 주는 것을 말한다. 잘 듣는다는 것은 잘 보는 것이다. 청(聽)자의 한자를 풀이해 보면 왕이 귀를 기울여 열네 번 일심으로 듣는다는 것이다.
경청에도 경청하는 자세가 필요한데 경청의 FAMILY 자세라고 한다.
1) F(Friendly)
상대방에 대해 우호적인 감정을 갖는 것이다. 우선 상대방의 대화 내용에 맞는 표정의 변화가 필요하다. 선입견이나 방어적인 태도를 버리고 공감을 표시하면서 상대방의 말을 들어야 한다. 밝은 내용일 때는 표정도 밝게 하라. 속상하거나 유감스런 내용이면 그 감정을 스스로에게 이입시켜 표정에 담아보라. 그래야 상대방의 마음도 편안해지고 말의 깊이를 더해갈 수 있다. 누구나 상대의 표정을 관찰하며 얘기 보따리를 얼마나 풀지 망설이고 있다.
2) A(Attention)
상대방에게 주목하는 것이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이 부분에 있어서 가장 취약하다.
일대일 대면이라면 상체를 약간 앞으로 숙이고 듣는 것이 상대방의 말에 관심이 있다는 걸 표현하는 방법이다. 의자 등받이에 기댄 채 상대방의 말을 들으면 권위주의적이고 거만하게 보일 수 있다. 하던 동작을 멈추고 듣는 것, 메모하며 듣는 것이 중요한 이유는 바로 이 집중 때문이다
3) M(Me too)
맞장구를 쳐주는 것이다. 고개를 끄덕이거나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며 듣는 것이다.
습관적인 끄덕임도 오히려 상대방을 기분 상하게 만들 수 있다.
머리 전체를 천천히 움직이며 끄덕여야 진중한 느낌을 전달하게 된다. 물론 “그렇죠.” “맞아요.” 하는 말로도 표현할 수 있다. 자신의 말에 동의해 주는 것만큼 말하는 사람을 신나게 하는 것은 없다.
4) I(Interest)
관심과 흥미를 나타내는 것은 입으로 듣는 것이다. 상대방의 말을 마음속에서 다른 문장으로 한 번 바꾸어 보자. 듣는 도중 질문이나 복창이 효과적이다.
상대방이 구사한 문장 중 중요한 단어를 되뇌고, 이야기의 주제가 깊어질 수 있을 만한 부분들을 떠올리며 질문하는 것이다. 그렇게 하면 상대방에게 내가 공감을 하고 있음을 표현할 수 있다. 특별히 심각한 얘기라면 모를까 끝까지 아무런 반응 없이 들으면 딴생각을 하는 것으로 오해받을 수 있다. 단, 반응이 지나치게 너무 잦으면 상대방의 말을 자르고 끼어드는 것처럼 비칠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5) L(Look)
상대를 응시하는 것이다. 경청의 가장 중요한 요소이다. 상대를 바라보지 않으면 결코 경청하는 자세라고 할 수 없다. 가장 박대하고 외면한 모습을 표현하는
문장은 ‘쳐다보지도 않더라’이다. 눈을 치켜뜨거나 옆으로 노려보지 않도록 자세의 방향도 염두에 두는 것이 좋다.
또 상대의 눈만 볼 것이 아니라 상대방의 표정이나 신체 언어, 즉 보디랭귀지를 읽어내야 한다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눈을 깜빡이는 순간을 이용해 눈동자를 조금씩 이동하는 것도 시선을 자연스럽게 느껴지도록 한다.
6) Y(You are centered)
상대방으로 하여금 ‘말하는 내가 중심인물’이라는 느낌을 갖게 하는 것이다.
상대방을 중심에 두고 그의 입장에서 들어준다면 이미 완벽하게 상대방의 말을 경청하고 있는 것이다.
아라비아 속담에 “듣고 있으면 내가 이득을 얻고, 말하고 있으면 남이 이득을 얻는다”는 말이 있다. 또 올리버 홈스는 “말하는 것은 지식의 역할이고, 듣는 것은 지혜의 특권”이라고 했으며 징기스칸은 “나는 귀 기울이면서 현명해지는 법을 배웠다”고 했다. 이 외에도 예기: 들어라, 듣는 것이 말하는 것이다, 六十耳順: 말하고, 읽고, 쓰는 것은 6년이면 거의 다 배우지만 듣는 것은 60년이 걸린다고 해서 耳順이라고 하였으며, 사람은 죽을 무렵에야 귀를 기울여 잘 들을 수 있다.
MeCONOMY Magazine September 20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