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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


‘한국철학’ 교과서 없는 국민정체성 교육 문제 있다

【M이코노미 이상용 수석논설주간】 ‘한국철학’이 소수의 지식인과 전공학자들 간의 논의에서 일반 국민의 시선으로 옮겨갈 시점에 이른 듯하다. 더욱이 한국역사 교육이 안팎으로 난조에 처해 있는 상황에서 한국철학의 관점에서 한국역사를 새롭게 서술해보는 방향이 내부적 갈등을 해소하고 돌파구 를 마련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한국의 역사연구는 광복 후 새로운 사료가 발견되고 국 내외에서 고고학적 발굴이 활발히 이뤄져 왔음에도 오히려 역사 해석의 간극이 확대되는 양상이다. 이웃 중국과 일본의 학계는 일관되게 자국 중심적 ‘역사공정’을 시도하고 있는데 반해 우리나라 역사학계와 재야 내부에선 반목이 더 심화되고 있다. 반목의 가장 큰 이유는 ‘사관’의 차이다. 한국인의 ‘역사관’은 역사 공부에서 형성되는 부분도 있지만 ‘한국철학’ 공부 없이는 뿌리가 약한 나무와 같다. 정연수 성균관대학 학부대학 교수는 한국철학 전공학자들 을 중심으로 2018년 1월 한국철학사상교육연구회를 결성하고 ‘한국철학’ 교과목 개설 운동을 펼치고 있다. 아울러 ‘한 국철학’의 관점에서 우리 역사 교과서의 문제점을 꾸준히 지적해오고 있다.     

한국철학 배울 기회 제도적으로 마련돼야 


한국철학사상교육연구회는 작년 6월25일 ‘한국철학 교육의 제도화를 위한 성명서’를 냈다. 연구회는 성명서에서 한국인으로서 정체성을 확립하고 인성을 함양할 수 있기 위해서는 ‘한국철학’을 배울 기회가 제도적으로 마련돼야 함에도 필수과목은 커녕 101개에 달하는 선택과목에도 포함돼 있지 않다고 지적했다. 연구회는 성명서에서 ‘한국철학’ 교과를 신설 할 것을 촉구하고 아울러 한국을 비롯한 동서양의 철학교육을 체계적으로 배울 수 있도록 교육과정을 재정비할 것을 요구했다.

 

성명서는 윤사순 학술원 회원, 정의화 전 국회의장 등 학계와 전·현직 교사, 일반인, 학생 등 1,552명이 동의했으며, 성명서를 그해 7월15일 교육부에 전달했다. 교육부는 이에 대해 ‘많은 국민들의 의견수렴이 필요하다’는 답변을 했다고 정연수 한국철학사상교육연구회장은 전했다. 정 연구회장은 작년 11월28일 ‘동양철학연구’지에 ‘고대 우리 민족과 국가에 관한 중등 역사교과서의 문제’를 발표한데 이 어, 올해 2월28일 같은 학회지에 ‘한국사상의 연원에 관한 중 등 교과서 문제’란 논문을 냈다. 아래는 논문을 요약한 내용이다. 

 

 

단군신화와 무속신앙 결부 시켜 서술한 점 지적 


정연수 연구회장은 고교  ‘윤리와 사상’교과서를 보면 출판사를 막론하고 동양 윤리사상의 연원을 유교와 불교, 도가사상으로 소개하고, 서양 윤리사상의 연원을 고대 그리스 사상과 헤브라이즘이라고 소개하고 있으나 유독 한국 윤리사상의 연원은 단군신화 내용을 무속신앙과 결부시켜 서술하는 경향이 있다고 지적했다. 또 중학교 ‘역사’교과서와 고등학교 ‘한국사’에서도 한국사상의 연원으로 단군신화를 언급하면서 토테미즘으로 해석하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정 연구회장은 단군신화에는 접신을 통해 인간이 신인 환웅과 하나가 되길 바라거나 동물인 곰을 우상화하여 숭배하는 등의 샤머니즘과 토테미즘과 같은 원시 신앙적 성격이 전혀 없다고 강조했다. 정 연구회장은 단군신화의 사상적 특징은 환웅으로 표현된 하늘의 신과 웅녀로 상징된 땅의 자연 사물과 단군으로 지칭된 인간의 존재가 하나이면서 셋이고 셋이면서 하나인 원융사상에 있다고 말했다. 또 단군신화에 나온 홍익인간의 도리로 제세이화 한다는 정치사상이 광개토대왕 비문과 진흥왕순수비문, 최치원의 풍류도 등의 흔적에서 보듯이 면면히 이어져왔음이 강조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현행 중등 역사교과서는 우리 고대사 이해하는데 혼란 줄 수 있어


우리 민족의 뿌리라고 할 수 있는 동이족에 관한 서술도 우리나라 교과서에서 거의 보이지 않고 있는 점도 문제로 지적됐다. 기원전 7,000년 경부터 시작된 요하문명과 기원전 약 4,500년부터 고대국가의 체계를 갖춘 홍산문화에 대한 언급이 미래엔이 발행한 ‘한국사’외엔 빠져 있다는 것이다. 또 중학교 ‘역사’교과서에서는 고대 우리 민족에 관한 내용을 다루지 않고 있고 중국의 고대국가인 하와 상의 건국시기에 비해 고조선의 건국시기를 모호하게 설명하고 있다고 정 연구회장은 말했다.

 

정 연구회장은 ‘삼국유사’와 ‘동국통감’을 근거로 우리 민족은 기원전 2333년 이전 신석기 후반에 형성되어 고조선을 건국하였고 청동기에 발전하였으며 철기 초기에 멸망하였다고 소개하는 것이 합당하다고 주장했다. 고조선의 문화범위도 출판사마다 다르고 만주에서부터 한반도 중북부 지역까지로만 한정함으로써 한반도 중남부 지역에 대한 고대 우리 민족과 국가의 정체성이 모호해지는 문제가 있음도 날카롭게 적시했다.

 

 

이는 위만조선 시기에 한반 도 중남부 지역에 존재했던 것으로 추정되는 진국의 서술 때문이라고 보았다. 현행 중등 역사 교과서는 진국이 중국의 한과 교역하려던 것을 고조선이 방해했다고만 서술한다든지 고조선의 유이민이 진국으로 들어오면서 삼한으로 발전하게 되었다든지 하는 모호한 서술 때문에 우리의 고대사를 이해하는 데 혼란 을 준다는 것이다.

 
근현대사 문제에 편중돼 고대사 소홀히 다뤄 


그리고 고조선사에서 기자에 관한 서술을 거의 찾아볼 수 없는 점도 현행 중등 역사 교과서의 흠결로 보고 있다. 정연수 회장은 ‘일본과 중국이 한국 고대사에서 기자에 관한 역
사를 왜곡하고 있다고 할지라도, 이를 교과서에서 아예 삭제하는 것은 올바른 대처법이 아니다’며 ‘다양한 맥락과 관점에서 기자에 관한 역사적 문제를 통시적으로 이해하면서 한 국 고대사를 기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또 광개토대왕 비문을 근거로 일본이 주장하는 임나일본부설을 뒤집는 한국학자들의 연구가 오랜기간 축적돼 왔음에도 이에 대한 서술은 우리 교과서에서 생략돼 있는 점도 지적했다. 정연수 연구회장은 ‘일인 학자들의 광개토대왕비문 조작을 판본고증을 통해 입증한 류승국의 연구와 최영성의 판독 재해석을 교과서에 반영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무엇보다도 우리 역사교과서가 근현대사 문제에 편중되어 고대사를 소홀히 다루고 있는 경향이 있다’고 지적했다.  아래는 정연수 연구회장과의 인터뷰 내용이다.

 


Q. 단군신화를 ‘원융사상’으로 해석한 것은 한국고대철학 연구에서 획기적인 돌파구를 마련한 것으 로 보이는데?


 정연수 연구회장  사실 한국고대철학은 최치원 의 풍류도에서 막혀 있는 상황입니다. 풍류도가 나오는 ‘난랑비서’로는 풍류도의 실체를 알기 어렵기 때문인데요. 단군신화를 원융사상으로 보면 홍익인간과 신시의 개념 등이 새롭게 이해될 수 있습니다. 아울러 후대의 기록인 광개토대왕비문, 진흥왕순수비문, 박 혁거세의 명칭, 원효사상, 일연의 삼국유사 집필의도에 이르기까지 고대철학의 맥락이 풀리는 것 같습니다.   


Q. 역사 서술에서 철학이 왜 중요하다고 보시는지요?


 정연수 연구회장  오래된 과거는 확실한 팩트가 존재하지 않는다고 봐야 합니다. 유물이 발견됐다고 해도 그 유물만 가지고 역사적 팩트로 기술하기가 어렵습니다. 그러므로 기 존에 발견됐거나 새로 발굴된 사료와 유물을 가지고 어떤 가치와 의미를 부여하는가가 중요합니다. 바로 이 부분에서 사 관과 철학이 중요한 것이죠.   


Q. 충분히 일리있는 지적인데 교수님의 역사 교과서 논문에서 말하였듯이 역사 교과서의 내용도 문제지만 고대사 비중이 너무 적은 점도 말씀하셨죠? 


 정연수 연구회장  고교 「한국사」 교과서가 심합니다. 교과서의 70% 내용이 근·현대사이고 고조선 부분은 1페이지 밖에 되지 않습니다. 그 정도 분량에 무슨 철학과 사관을 논할 수가 있겠습니까. 고대사와 고대철학은 우리의 뿌리, 정체성과 관련된 부분인데 너무 비중이 적습니다.  


Q. 앞으로의 계획은 무엇인지요?

 

 정연수 연구회장  학회는 다른 분들에게 맡기고 올해부터 한국철학사를 집필할 계획입니다. 철학사를 쓸 때 여러분의 저자들이 한 꼭지씩 맡아서 저술한 것을 편집하는 경우가 있 는데 그럴 경우 저자들마다 주장과 관점이 달라 맥락이 들쭉 날쭉하는 문제가 있습니다. 저는 내성외왕의 공부론을 기준 삼아 일관되게 저의 관점에서 집필해볼 생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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