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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기업윤리 가볍게 보면 안 되는 이유

카카오페이 류영준 대표를 비롯해 임원진 8명이 스톡옵션 주식을 매각해 큰 파문을 일으켰다. 결국 류 대표는 사퇴 의사를 밝혔으나, 카카오 주식 투자자들을 비롯해 많은 사람들의 입맛을 씁쓸하게 했다.

 

스톡옵션 행사가 아무리 법적으로 문제가 없다고 해도 상장한지 얼마 되지 않았는데, 기업 경영진들이 집단으로 옵션을 행사한 것은 도저히 윤리적으로 받아들이기 힘들다. 일반 직원이나 몇 몇 간부들도 아니고 경영을 책임지는 임원진 이라고 하면 회사의 미래 가치 창출에 최선의 의지와 성실성을 보여줘야 하는 것 아닌가.

 

카카오 그룹 전반에 대한 미래 가치를 믿고 투자한 수많은 개미 투자자들은 허탈함과 배신감 마저 느꼈을 법하다. 적을 앞에 두고 지휘관이 나만 살겠다고 병사들을 놔두고 안전지대로 빠져나온 꼴이라고 할까.

 

오늘날 기업들은 치열한 전쟁터에서 살아남아야 하는 플레이어들이다. 이들의 플레이는 투자자들만 지켜보는게 아니고 일반인들도 그들이 훌륭한 성과를 내면 환호하고 박수를 보낸다. 더욱이 카카오는 한국의 SNS 시장을 거대 글로벌 플레이들로부터 지켜낸 플랫폼으로 일반인들은 자랑스럽게 바라보고 있었다.

 

그런 국민적 기대와 사랑, 환호의 값어치가 주가에 반영된 것 아니겠는가. 그걸 외면하고 주가가 고점에 이르렀을 때 팔자는 건지 임원진들이 손 털고 나온 모양새였으니 실망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카카오 그룹 경영진의 윤리의식의 대전환이 필요해 보인다. 


수많은 소비자와 이해관계자들이 관여돼 있는 카카오 같은 플랫폼 기업, 사회적인 영향력이 큰 대기업의 경영인은 공인임을 잊어서는 안된다. 대기업의 수장이 되는 순간, 기업인으로서 윤리의식을 철저히 인식해야 한다. 갑작스럽게 높은 자리에 올랐다거나 패기와 능력으로 비교적 이른 시기에 대기업 대표를 맡으면 아무도 주변에서 감히 충고를 하지 않는다. 이럴 때 ‘윤리’에 무감각해지기 쉽다.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의 멸공 사태도 처음엔 한두 번 하다가 말겠지 하고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다. 웬걸 지속적으로 글을 올렸다. 나중에 알고 보니 상당한 소신을 가지고 한 것으로 자신의 입으로 해명한 바 있다. 

 

정용진 부회장의 ‘멸공’ 각성 행위는 정치인이나 특정 지식인이 할 수는 있다고 본다. 공인이라도 민감하고 분란을 일으킬 소지가 있는 말을 할 수 있는 직업이 있다. 그런 공인의 발언은 용기 있는 말로 칭송될 수도 있다. 그러나 그렇게 해서는 안 되는 직업이 있다. 수많은 소비자와 종업원, 거래 관계자가 직접적으로 관계돼 있는 대기업인은 정치외교적인 이슈, 사회적으로 민감한 문제에 대해서는 언급을 자제해야 한다.

 

불매운동이 행여 중국에서라도 일어나면 어떡하려고 그런 말을 했는지 이해할 수 없다. 신세계에 생계를 의지하는 사람들이 얼마나 많은데, 더구나 신세계로 끝날 문제가 아니라 한국 경제와 수출에도 영향을 미칠지도 모를 일인데 말이다. 

 

이왕 ‘멸공’이란 말이 나왔으니 한 마디 덧붙인다면, 우리가 ‘공산당’을 싫어하든 기피하든 간에 우리나라는 그런 뜨거운 ‘화덕’ 같은 나라들의 바로 옆에 붙어 있다. 조금만 가까이 다가가면 불이 옮겨 붙는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바다 건너 있는 미국과는 다른 입장임을 알아야 한다. 혹자는 중국이 모택동 시절의 문화대혁명 시기로 회귀하고 있는 것 아닌가 하고 우려하는 이들이 있는데, 이미 시장 자본주의 맛을 알게 된 이상 그렇게 되지는 않을 것이다.

 

시진핑 주석의 정책은 양극화를 해소하고자 하는 속도 조절, 성장 과실의 분배의도가 담겨 있다고 본다. 베이징 올림픽이 끝나고 체제가 확고해지면 다소 느슨한 정책을 펼 것으로 예상된다. 홍콩 사태도 사실 베이징 정부가 볼 때는 도저히 이대로 두다가는 중국 전체의 통일성에 지장을 줄 거라는 판단하에 국제적 비난을 무릅쓰고 강경책을 사용한 것으로 이해된다.   

 

우리가 한 나라를 바라볼 때는 길게 흘러가는 역사의 강줄기를 보면서, 강대국 간의 숨은 의도를 간파할 필요가 있다. 미국과 중국은 2차 세계대전 당시 일본이란 공동의 적을 상대로 싸웠던 연합국이었다. 전쟁이 끝난 후 중국 인민들은 장개석 국민 정부를 쫓아내고 모택동의 공산당 정부를 받아들였다.

 

그때부터 중국 인민들은 힘든 시기를 보냈다. 공산당의 통치가 결국 굶주림으로 종결된 걸 용기 있게 인정한 지도자가 등소평이다. 등소평 이후 지난 30여 년 간 중국은 미국의 자본과 기술도 이만큼 잘 살게 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물론 미국도 거대한 중국 시장에 군침을 흘리며 돈과 기술을 댄 것이다. 중국 정치 지도자들도 그런 사실을 모를 리 없다. 그러나 공산당 지도자들은 권력 유지가 더 중요하고 현실적으로 양극화의 격차가 체제 위기를 불러올 것이라는 걱정이 더 큰 것 같다.

 

때마침 미국과 영국 등 앵글로색슨 국가들은 지나치게 커진 중국의 대외 영향력을 견제할 필요성도 있다고 판단하고 지금 중국을 압박하고 있다. 유럽 쪽에서는 우크라이나를 둘러싸고 러시아와 서방 국가들이 긴장 국면을 연출하고 있다. 분명한 것은 어떤 나라도 긴장과 고립을 오래 견디지 못한다는 사실이다. 작금의 글로벌 역학관계를 볼 때 이념은 후순위라는 사실도 명백하다. 당분간 사태를 주시하고 어디로 튕겨나갈지 바라보는 유연하고 지혜로운 마음 자세가 적절한 것 같다.

 

오늘날 기업인은 예전과는 다르다. 정치외교적 감각과 역사적 지식도 알아둘 필요가 있다. 돈 많이 벌고 수출만 잘하면 되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에서 탈피해야 한다. 한국의 위상도 많이 높아졌기 때문에 외국에서 바라보는 시선도 이전과는 달라지고 있음도 알아야 한다. 기업윤리가 중요해진 건 무엇보다 기업과 기업인의 정보가 노출되고 확대 재생산되는 점도 크다. 위의 두 사건을 통해 평판 관리를 못하면 기업에 치명적 결과를 빚을 수 있다는 점을 새삼 되새기는 기회로 삼아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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