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현직 대통령이 수사기관에 체포되는 헌정사 초유의 일이 벌어졌다. 12·3 비상계엄 선포로 내란 우두머리(수괴) 혐의를 받는 윤석열 대통령은 이날 경기도 의왕시 서울구치소로 호송, 구금됐다.

공수처와 경찰 국가수사본부 등으로 구성된 공조수사본부(공조본)는 15일(어제) 언론 공지를 통해 “금일 체포영장이 집행된 윤 대통령에 대한 조사가 오후 9시 40분쯤 종료됐다”고 밝혔다. 첫 조사가 약 10시간 40분 만에 종료된 것이다. 윤 대통령은 조사 내내 진술을 거부한 것으로 전해졌다.

윤 대통령은 서울구치소에서 하룻밤을 보낸 뒤 16일 오후 2시 다시 경기 과천시 정부과천청사 공수처에서 조사받을 예정이다. 윤 대통령은 15일(어제) 오전 10시 33분경 서울 용산구 한남동 대통령 관저에서 체포돼 공수처로 압송됐다.

윤석열 대통령은 고위공직자수사처에 체포되기에 앞서 “불법 수사이기는 하지만 공수처 출석에 응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한남동 관저에서 공수처로 출발하기 직전 ‘국민께 드리는 말씀’을 통해 “공수처의 수사를 인정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이렇게 불법적이고 무효인 이런 절차에 응하는 것은 불미스러운 유혈사태를 막기 위해서”라고 했다.

영장이 집행되자 여당은 공수처가 불법 행위를 하면서까지 체포를 고집한 건 대통령 망신주기라면서, 대통령이 체포에 응했다고 불법이 정당화되진 않는다며 반발했다.

권영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이런 모습까지 연출해야 하나. 공수처와 경찰의 헛된 공명심으로 인해서 대한민국의 국격은 바닥으로 떨어졌고 국민의 인내심은 임계점에 도달했다”고 했다.

권성동 원내대표 역시 “수사를 위한 체포인지 체포를 위한 체포인지, 지난 2주간 온 나라를 이렇게 뒤집어 놓은 게 도대체 누구를 위한 것인가”라고 지적했다.

반면, 박찬대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15일(어제) “윤석열 체포는 헌정질서와 민주주의 회복, 법치 실현을 위한 첫걸음”이라면서 “대한민국에 공권력과 정의가 살아있다는 사실을 확인하게 돼 다행”이라고 전했다.

진보당은 연이어 내란수괴 윤석열 체포와 관련해 논평을 내고 “드디어 체포, 이제는 구속, 파면”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윤종오 원내대표는 “윤석열은 다른 내란공범과 마찬가지로 구속, 수사해야 한다. 내란 우두머리는 공권력에서 완전히 배제돼야 한다”며 “내란 우두머리 윤석열과 내란공범세력을 철저히 처벌하고, 내란정당 국민의힘을 해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조국혁신당도 국회 본청에서 비상의원총회를 열고 “내란 우두머리 윤석열이 마침내 체포됐다. 내란을 일으킨 지 42일 만이다. 만시지탄이지만, 다행”이라고 밝혔다.

우원식 국회의장은 윤석열 대통령 체포와 관련해 입장문을 발표하고 “우려하던 충돌 없이 법 집행이 돼 다행”이라면서 “혼란한 상황이 일단락된 만큼 국정안정과 민생 회복에 역량을 모아야겠다. 불필요한 갈등과 혼란을 조장하는 언행은 자제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윤석열 대통령 측 변호인단은 공수처 조사를 마친 뒤 서울중앙지방법원에 체포적부심사를 청구했다. 서부지방법원에서 발부한 체포 영장이 부당하다는 취지다. 수사 일정에 변수가 될 수도 있다. 체포적부심을 접수한 법원은 심문기일을 정하고 수사기관으로부터 관련 기록을 넘겨받아 적법성을 따져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