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시 장안구 우만동에서 살고 있는 A모씨(84.남)는 단칸방에서 외롭게 혼자 살아가고 있는 독거 노인이다.
A씨는 손수 밥을 해결해 나가야 하는 끼니때마다 밥 걱정을 할 정도로 열악한 환경에서 살아 갈수밖에 없기 때문에 늘 먹는 문제로 고민이 많았었다.
그런 A씨는 지난 9월부터 끼니 걱정을 하지 않고 맛있는 반찬과 함께 든든하게 하루 ‘세끼’를 해결해 나가고 있는 것이다.
A씨가 이처럼 일상생활에 큰 변화를 맞게 된 것은 수원시가 지난 9월부터 관내 8개 학교와 협업해 특색사업으로 추진해 나가고 있는 ‘학교급식 잔식 기부 시범사업’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학교 급식 잔식 기부사업’은 이렇게 운영된다.
현재 경기도내 대부분의 학교에서는 학생들을 위해 학교내 식당에서 점심으로 ‘급식’을 추진해 나가고 있다.
그러나 급식이 끝난후에 학생들 배식을 위해 준비해 놨던 밥과 반찬, 국 등 손도 대지 않은 ‘잔식’이 남고 있다는 것. 만약 급식도중에 반찬이나 밥이 부족하면 안되기 때문에 대부분의 학교에서는 좀더 넉넉하게 준비하고 있다.
문제는 학교측에서 이렇게 남은 ‘잔식’을 달리 소화시킬 수 있는 길이 없기 때문에 대부분의 학교에서는 ‘학교급식지침’에 의해 폐기처리, 즉 음식물쓰레기 통으로 들어갈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이에 따라 수원시는 이같은 문제점을 파악하고 학교측과 협의해 남은 ‘잔식’을 지역내 취약계층에게 지원해 소중한 음식을 버리지 않고 소화시켜 나가고 있다.
‘잔식’을 버리지 않고 남은 잔식으로 생활이 어려운 취약계층에게 따뜻한 한 끼를 지원하는 '일석이조(一石二鳥)'의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는 것이다.
현재 ‘수원시 학교급식 잔식 기부 시범사업’에는 매산초와 매원초, 곡반·수성·망포·영복여중 및 이의고와 호매실고교 등 수원지역내 8개 학교가 참여하고 있다.
사업에 참여한 학교급식 관계자는 “정성스럽게 만들어진 '손'도 안댄 음식이라 음식물쓰레기로 버리기에는 너무도 아까운 학교급식 '잔식'이 지역의 어려운 이웃에게 도움을 주게 되어서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학교급식 잔식 기부사업’은 이런 형태로 운영된다.
이 사업에 참여하고 있는 8개 학교에서 학생들 급식이 끝난 이후 ‘잔식’이 남으면 이 사업에 공동 참여하고 있는 ‘광교종합사회복지관’과 ‘우만종합사회복지관’으로 남은 ’잔식‘을 이송시킨다.
이송과정에서 혹시 모를 음식이 상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냉장차량’과 ‘전용 용기’ 사용 등 '잔식' 수집에서부터 운반까지 철저하게 대처한다.
이렇게 완벽하게 이송된 ‘잔식’이 복지관에 도착하면 이를 기다리고 있던 자원봉사자와 복지관 관계자들이 ‘소분작업’, 즉 취약계층들이 가져 갈수 있도록 도시락으로 만들어 취약계층들에게 지원하고 있다.
이같은 ‘잔식 도시락’을 먹기 위해 광교와 우만사회복지관 등 두 곳의 종합사회복지관에는 취약계층들이 시간에 맟춰 기다리다 밥과 반찬, 후식 등을 받아들고 집에 가서 먹는다.
만약 몸이 아프거나 거동이 불편해 보행이 어려운 더욱 어려운 취약계층에게는 사회봉사자나 복지관 관계자들이 취약가구를 방문해 직접 전달하기도 한다.
이처럼 수원시가 학교급식 잔식(배식 후 남은 음식)을 먹거리 취약계층에 지원하는 ‘학교급식 잔식 기부 시범사업’으로 지난 9월부터 1800여 명에 이르는 취약계층에게 음식 3700여 ㎏을 지원하는 등 큰 실효를 거두었다.
수원특례시(시장 이재준)에 따르면 "시는 이 사업을 더욱 활성화 시켜 나가기 위해 최근 ‘2025년 학교급식 잔식 기부 시범사업 성과보고회’를 추진했다"고 24일 밝혔다.
‘2025년 학교급식 잔식 기부 시범사업 성과보고회’는 지난 18일 수원시 농수산물도매시장 대회의실에서 열렸다.
이 사업에는 수원시와 수원교육지원청, 수원지속가능발전협의회, 수원시자원봉사센터, 8개 초중고등학교, 광교종합사회복지관·우만종합사회복지관이 지난 8월 협약을 체결해 추진해 나가고 있다.
급식에서 남은 음식을 먹거리 취약계층에 지원해 돌봄 사각지대를 해소하고, 식량자원을 순환하는 사업이라고 수원시는 강조했다.
성과보고회에서 28차례에 걸쳐 밥·국·반찬 등 1만 2247팩과 후식 1600개를 먹거리 취약계층 1756명에게 전달했다고 보고됐다. 9개 봉사단체에서 자원봉사자 268명(연인원)이 반찬 전달 봉사에 참여했다.
특히 잔식 기부로 학교는 음식물쓰레기를 줄였고, 잔반 처리비용을 절감했했는가하면 음식물쓰레기를 감축하면서 탄소배출량 709CO₂eq/kg을 줄이는 효과도 얻었다고 성과를 보고했다.
사업 주체인 수원지속가능발전협의회는 잔식 수집·운반, 전용 용기 등을 지원했고, 광교·우만종합사회복지관은 수혜자(먹거리 취약계층)를 모집해 기부받은 잔식을 배분했다.
수원시는 학교·기관 간 연계를 지원하는 등 ‘컨트롤타워(Control Tower)’ 역할을 했고, 수원교육지원청은 ▲참여 학교 모집 ▲사업 홍보 ▲기부 관련 자료 취합 등을 담당했다. 수원시자원봉사센터는 사업을 지원할 자원봉사자(단체)를 모집했다.
수원시는 시범사업 성과를 바탕으로 2026년에는 사업을 확대할 계획이다. 잔식 기부 학교를 15개 내외로 늘리고, 3월부터 12월까지 주 2회(총 192회)에 잔식을 배분할 예정이다. 잔식 배분에 3개 복지관이 참여한다.
수원시 정상빈 생명산업과장은 “시범사업 성과를 바탕으로 2026년에는 참여 학교와 복지기관을 단계적으로 확대하고, 거동이 불편한 홀몸 어르신에게는 식사배달 서비스를 할 계획”이라며 “사업 참여 기관과 봉사자들에게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한편 ‘학교급식 잔식 기부 시범사업’은 2025년 하반기 수원시 적극행정 우수사례 경진대회에서 노력상을 받았다.
이재준 시장은 “수원시 특색사업인 ‘학교급식 잔식 기부사업’은 급식에서 남은 음식을 먹거리 취약계층에게 지원해 돌봄 사각지대를 해소하고, 식량자원을 순환하는 사업”이라며 “향후에도 ▲학교 잔반 감축 ▲복지기관 돌봄 강화 ▲탄소배출 저감을 동시에 실현하는 지속가능한 선순환 모델로 발전시켜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