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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이진우 칼럼] 벤처 창업과 부동산 투기의 공통점

서울과 수도권 지역의 전세난이 내년에도 계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그 이유를 한마디로 말하면 전셋집이라는 상품은 공장에서 찍어내듯이 대량으로 만들어 내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전셋집 한 채는 집주인이 집값 하락의 리스크에도 불구하고 집값 상승의 기대감 또는 자산증식의 욕망을 갖고 새 집을 구매하는 결단을 내렸을 때 비로소 만들어진다. 집주인의 그런 결단의 과정이 없으면 정부가 아무리 재촉하고 건설회사가 아무리 아파트를 많이 지어놔도 전셋집은 늘어나지 않는다.

초식동물의 되새김질을 생각해보면 이해가 쉽다. 전셋집은 반드시 집주인의 손을 거쳐야 세상에 나올 수 있다는 점에서 마치 소가 위에서 되새김질해 입으로 내놓은 풀 같은 그런 것이다. 마른 풀이야 사방에 널렸지만 소가 되새김질해서 내놓는 풀의 양은 늘 정해져있다.

요즘 전셋값이 계속 오르는 이유는 소가 풀을 뜯어먹는 리스크를 지려고 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니 되새김질해서 내놓는 풀의 양도 적다. 집값이 오를 것 같지 않으니 집을 구매하지 않고, 그러니 전셋집도 나오지 않는다.

구매력 있는 집주인들도 아들 딸이 분가를 하면 이젠 집을 사주지 않고 전셋집을 얻어주려고 한다. 서민들은 얼마 전까지만 해도 공급자였던 그들과 전세시장에서 경쟁을 해야 한다.

이런 상황은 집값이 다시 확 오르거나(그래서 집주인들의 집 구매 욕구를 다시 자극하거나) 아니면 집값이 확 떨어져야 (더 이상 떨어지기는 어려우니 집을 사야겠다는 욕구를 자극할 수 있을 만큼) 해결된다.

그러나 지금의 경제상황은 집값이 확 올라도 문제고 확 떨어져도 문제다. 조금씩 거품을 빼가며 찔끔찔끔 내리려는 게 정부의 속셈인데 그 과정이 길면 길수록 즉 부동산 가격이 연착륙에 성공 할수록 전세난으로 고통 받는 기간도 길어진다.

전셋집이 시장에 나오지 않는 상황은 제대로 된 일자리가 시장에 나오지 않는 상황과 비슷하다. 일자리 역시 공장에서 물건 찍듯이 맘만 먹으면 내놓을 수 있는 게 아니라 창업주가 망할지도 모른다는 리스크에도 불구하고 대박의 기대감과 자본주의 사회에서 신분상승의 욕망을 품고 창업의 결단을 내리는 순간 비로소 만들어지는 수제품이다.

창업을 할 능력을 가진 이들이 불안감을 느끼고 샐러리맨 생활을 계속 하려고 하면 서민들에게 좋은 일자리가 돌아갈 기회는 더 줄어든다. 전세난과 취업난이 생기는 코드는 사실상 동일하다.

창업할 능력을 가진 이들이 취업희망자들과 경쟁하고 집을 살 능력을 가진 이들이 전셋집을 구하는 서민들과 경쟁하는 데서 생긴 현상이다. 해법은 생각의 틀을 깨는 데 있다.

한정되어 있는 토지와 주택을 돈으로 차지하는 부동산 투기자들의 행위는 한정되어 있는 자본과 인력을 돈으로 선점하려는 벤처창업자들의 행위와 크게 다르지 않다. 한쪽은 그 결과로 전셋집이라는 결과물을, 또 한쪽은 역시 일자리라는 결과물을 내놓을 뿐이다. 둘 다 모험의 결과물이다.

자본주의 시장경제에서는 그 누구도 도덕적이지 않다. 박수받을 일도 비난받을 일도 없다. 경제에 선악의 잣대를 들이대는 순간이 참 위험한 순간인데 지금의 전세난이 혹시 부동산 투기에 그런 잣대를 들이댄 결과가 아닌지 생각해볼 때다.

혹시 부동산 투기가 부가가치를 별로 생산하지 않는 사실상의 불노소득을 추구하는 행위라는 게 맘에 걸린다면 그 투기의 대상인 토지를 시장에서 거래 금지품목으로 묶는 것을 고민해봐야 한다. 거래는 풀어놓고 거래자는 비난하는 행위는 타당하지도 않고 비난의 실익도 없다



글 / 이진우 <손에 잡히는 경제> 진행자 | 이데일리 경제전문기자

<MBC 이코노미 매거진 1월호 P.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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