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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12월 15일 월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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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고 나서야 리스크가 보인다


부동산을 어느 정도 알게 되면 매너리즘과 자만심에 빠지게 됩니다. 대충 봐도 모든 물건이 다 아는 것 같고, 숨겨진 위험도 없이 별 문제 없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임장활동(臨場活動)도 대충하고 생각도 별로 하지않고 기계적으로 입찰을 한 다음, 낙찰 받고 나서야 리스크가 보입니다. 부동산을 처음 할 때의 치열함이나 긴장감은 찾아볼 수가 없습니다.

부동산을 사기 전에는 모든 것이 좋아 보이고 사고 나서는 모든 것이 나빠 보입니다. 그래서 대충 조사하고 입찰하는 것이고 낙찰 후에야 인근 부동산도 부랴부랴 다니고 조사도 그제야 합니다. 그리고 나서야 압니다. “아! 내가 잘못 샀구나” 그때는 이미 늦습니다. 그래도 이러한 시기를 꼭 거치는 것이 인간입니다.

충실한 사전정보 없는 투자는 실패한다

저도 그러한 경험이 다수 있는데요. 천안에 소형 아파트를 몇 채 경매로 낙찰 받은 적이 있습니다. 재개발도 해봤고 오피스텔도 겪어봤고 지방에 내려와 이미 다수의 아파트도 사서 임대를 놓아 봤습니다. 나름대로 자신감이 하늘을 찌를 때였죠.

처음에 임장(臨場)을 갔습니다. 아파트를 보니 한 동 짜리 나 홀로 아파트였습니다. 오래되긴 했는데 경비아저씨 말을 들으니 200만 원에 25만 원 정도 월세가 나온다는 것이었습니다. 공실이 조금 있긴 하지만 자기한테 맡기면 금방 나간다고 합니다. 감정가가 상당히 낮게 되어 있어서 1차 유찰이 되었는데 2천만 원도 안됩니다. 요 2천만 원만 넘기면 낙찰 받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경비아저씨 말만 듣고 계산기 때려보고 ‘그래 이정도 수익률이면 괜찮아’라고 생각하고 입찰을 합니다. 입찰을 하니 단독입니다. 들어간 물건 다 낙찰 받았습니다.
낙찰 받은 아파트 경비아저씨한테 가보았습니다.


“아저씨 저 이 아파트 몇 호 몇 호 낙찰 받았어요” “얼마에 받았어?” “2천만 원 좀 넘게 받았어요” “얼마?” “2천만 원 좀 넘어요” “거기 전 주인은 천만 원에 낙찰 받았는데?”

속으로 ‘왜 이걸 안 물어봤지? ''라는 생각을 했지만 일단 수익률이 나오니까 괜찮아 라고 위안합니다.

“아저씨. 여기 월세 200에 25 맞죠?” “요즘엔 200 다 못 받아. 150정도야. 그리고 25만 원은 관리비 포함이고” “예? 요즘에 관리비 포함한 월세가 어디 있어요?” “여긴 다 그래”

“저번에 물어볼 때는 그런 말씀 없으셨잖아요?” “그런걸 일일이 어떻게 다 말해? 귀찮게”

알고 보니 여기는 200여 세대의 주인이 4명 정도이고 그래서 경비아저씨가 대신 부동산처럼 월세를 놔준다고 합니다. 내가 받은 몇 채의 아파트는 찬밥 신세입니다. 집 많은 사람이 장땡입니다. 최소 30채 정도는 있어야 경비아저씨가 신경 써 주지 내꺼는 월세 신경도 안써 줄 것 같습니다.

어설픈 투자는 엎질러진 물과 같습니다.

주변을 돌아다녀 봅니다. 그제야 눈에 좀 들어옵니다. 공장인줄 알았는데 죄다 창고입니다.

공장은 일하는 사람들이 많지만 창고는 창고지기 하나만 있으면 됩니다.

‘어 이것도 아니네’ 지난번 나갔던 사거리까지 나가 봅니다. 부동산은 그때도 문이 닫혀 있습니다. 전화 걸어보니 부동산이 안 돼서 문 닫은 지 꽤 오래 됐다고 합니다. ‘하긴 이런 산골에 부동산이 잘 될 리 없지’ 이런 생각이 그때에야 듭니다.

저 멀리 길가 옆에 아파트 단지가 있습니다. 단지까지 한 달음에 달려갑니다. ‘왜 이 아파트가 안보였지?’ 이런 생각을 하면서 부동산에 들어갑니다. 단지 내 부동산 사장님이 앉아 있다가 일어섭니다. 어떻게 왔냐고 하기에 OO아파트 경매로 낙찰받아서 왔다고 했습니다.

사장님 얼굴이 굳어지더니 가보라 합니다. 자기는 여기 아파트 하기에도 벅차다고 합니다.

왜 그러냐고 물어보니 거긴 산골이라 사람들이 선호하지 않는 아파트라고 합니다. 그러면서 자기 아파트 자랑을 늘어 놓습니다. 거기는 경비아저씨한테 월세 맡겨야 한다고 합니다. 연락처를 놓고 간다고 하니 필요 없다고 합니다. 1Km도 안 떨어졌는데, 혹시 사람 있으면 좀 놔주지 야멸차게 그냥 가라고 합니다. 거기 가면 차비가 더 든다고 하면서 말이죠. 그래서 단지 내 부동산 없는 아파트는 다신 사지 말아야겠다고 다짐을 합니다.

집에 오는 길에 마음이 아주 무겁습니다. 그리고 이런 저런 생각이 듭니다.

‘광고를 교차로에 올려놔야 하나?’ ‘현수막을 붙일까?’ ‘풀옵션으로 월세는 관리비 미포함으로 놔야겠지?’ ‘아파트 주변에 현수막 걸려 있던데 그거 보고 전화하면 내꺼가 비싸다는 걸 알텐데’ ‘왜 임장활동을 제대로 안했을까? 부동산만 한 번 가봤어도 안 샀을 텐데. 주변에 공장인줄 알았지 창고인줄 알았나?’ ‘시내 부동산에 전부 전화를 걸어서 월세 뿌려야겠다. 근데 근처 부동산도 안 오는데 그 부동산들은 올까? 월세가 워낙 싸니 기름값도 안 나올꺼야.’

남의 경험을 보고 배워야 한다

사기 전에는 이러한 위험이 안보입니다. 사고 나서야 이러한 위험이 보입니다. 사기 전에는 매매가격과 수익률의 핑크빛 전망만 보입니다.
 
사고 나서야 어두운 회색빛 전망이 마음을 무겁게 합니다. 한두 번 성공하다보면 이면에 감춰진 어두운 현실을 제대로 알지 못합니다. 이전의 성공에 눈이 멀어 버립니다. 아주 새로운 곳에 처음 하는데도 자신감이 넘쳐 자만심으로 발전합니다. 이전처럼 하면 그냥 다 성공할 것 같습니다. 사고 나서야 그제야 정신이 번쩍 납니다. 이렇게 사고 나면 팔 때까지 이 부동산만 생각하면 자다가도 벌떡 벌떡 깹니다. 사기 전에 알았다면 좋았을 것을 이라는 생각을 팔릴 때까지 합니다.

그러나 투자자라면 이러한 과정을 꼭 거칩니다. 거치면서 이러지 말자라는 생각을 합니다. 이런 것 사지 말자라고 다짐합니다. 그래도 배웠으면 된 겁니다. 하지만 많이 아픕니다. 제가 쓴 ‘OO할 때 주의할 점’ 이런 글들을 허투루 보지 마세요. 제가 아프디 아프게 겪은 경험담입니다. 사람은 동물과 다르게 직접경험이 아닌 간접경험을 통해서 알 수도 있습니다. 그러니 남들의 경험을 꼼꼼하게 살펴봅시다.


JD부동산경제연구소 소장 조던(김장섭)
http://cafe.daum.net/jordan7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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