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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제임스 후퍼(James Hooper) 아이디어 나무 Motivational Speaker

“모험을 두려워하지 마세요”


19세 나이로 에베레스트 산을 올랐고, 이듬해엔 북극에서 남극까지 42,000km를 무동력으로 종단한 청년이 있다. 2008년 내셔널지오그래픽 올해의 탐험가로 선정되었고, 전 세계 지리학회 가운데 가장 규모가 크고 활발히 활동하는 영국왕립 지리학회의 회원이기도한 이 남자. 자신의 경험으로 대한민국에 새로운 생각을 심어주는 동기 부여자(Motivational Speaker) 제임스 후퍼 씨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어떻게 처음 탐험을 결심하게 되었나요? 어릴 때부터 탐험에 대해 관심이 많았는지?

같은 고등학교를 다니던 친구와 같이 자전거 타는 클럽 활동을 했는데 너무 재미있었어요. 계속해서 타다 보니 자신감도 많이 생겼고요. 그런데 클럽에서 간 자전거 여행에서 돌아오는 길에 신문에서 에베레스트 산에 대한 이야기를 봤어요. 그 기사에 나온 에베레스트 산 사진을 보고 순진한 마음에 ‘와 멋있다, 당장가자!’고 시작하게 된 거죠. 자신감만 가지고 시작했어요. 사실 어렸을 때 아빠랑 산책이나 조금 했었지, 탐험 같은 것을 특별히 좋아하지는 않았어요(웃음).


에베레스트 산을 가기 전 준비 기간이 짧지 않았을 텐데?

16살 때부터 3년 동안 에베레스트 산을 가기 위해 연습하고 준비했어요.


쉽지 않은 도전이었을 텐데, 탐험 당시 위험한 일은 없었나요? 탐험 중 기억에 남는 순간이 있었다면?

어딜 가든 항상 이런 질문 나오는데요, 보통 잘 준비되면 괜찮아요. 기억에 남는 순간이 몇 번 있긴 한데요, 그린란드에서 제 친구가 바다에 빠졌었어요. 바다 얼음이 너무 얇았거든요. 영하 2도의 아주 차가운 물에 4분 동안 빠져있어서 그 친구 그날 거의 죽을 뻔 했어요. 4시간 동안 의식도 없고 맥박도 없어서 걱정을 아주 많이 했죠. 그리고 바다에서 30m 높이의 파도와 130km/h 속도의 바람을 몰고 온 엄청난 폭풍을 만나 타고 있던 배가 뒤집어지기도 했었어요. 정말 위험했죠.


캠브리지 대학에 합격했었다고 들었어요. 그런데 왜 한국행을 결심했죠? 경희대학교 지리학과에는 어떻게 입학하게 된 건가요?

친한 친구가 알프스 등반 도중 목숨을 잃고, 탐험 스폰서도 구하지 못해서 한동안 다른 탐험 할 수 없었어요. 그래서 대학교를 가야겠다고 생각했죠.  캠브리지 대학과 다른 대학들에서도 합격 통보를 받았는데, 다시 생각했어요. 영국에서 계속 살았는데 영국에서 대학을 다니면 재미없다고 생각했거든요. 도전을 하고 싶었어요. 여러 다른 나라도 생각해봤는데, 진짜 새로운 경험을 하고 싶었어요. 사실 한국에서 영어를 가르치다가 결혼까지 한 친구로부터 한국 이야기를 자주 들어서 관심이 많았어요(웃음). 또 한국어를 조금 배우기도 했고요. 그래서 한국에 꼭 오고 싶었어요. 한국지리학회에 편지를 보냈는데, 마침 경희대 지리학과 교수님에게 대답을 받아서 경희대에 오게 됐어요.


한국에 와서 첫 느낌은 어땠나요? 상상하던 모습과는 어떻게 달랐나요?

영국에 있을 때 한국에 대해 상상을 많이 안했어요. 그냥 오고 싶었을 뿐이에요. 2010년 9월 한국에 도착했는데, 느낌이 아주 좋았어요. 다만 그 때가 추석이라 조금 외롭긴 했죠(웃음). 한국 사회는 영국보다 아주 특별해요. 영국에서는 부탁을 하면 ‘어 내가 이걸 왜 해줘야하지?’하는 개인적 성향이 강한데, 한국에서는 서로를 생각해 주고 이웃을 생각해 주는 ‘정’이 참 좋아요.


한국에서 가장 어려웠던 점은 무엇이었나요? 그리고 아직도 이해가 안가는 점이 있다면?

우선 한국어가 가장 어려웠고요. 문화가 너무 많이 달라서 매일매일 놀라는 것이 많았어요. 사실 그것 때문에 한국에 와서 좀 즐겼어요. 새로운 것이 많아서요. 이해가 안가는 점은 두 가지가 있는데요. 예를 들어 지하철 탈 때, 영국에서는 사람 많으면 타고 내릴 때 ‘죄송합니다, 미안해요’하고 내리는데, 한국 아줌마들 너무 과격해요(웃음). ‘왜 미안하다고 안하지’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도 지금은 많이 적응 됐어요. 그리고 젊은 사람들이 결혼하기 전까지 부모님과 같이 사는 것이 이해가 안가요. 왜냐하면 특히 저는 11살 때부터 혼자 살았거든요.


‘정’이라는 부분이 한국 사회의 장점이라고 말했는데, 그렇다면 제임스 후퍼 씨가 보기에 한국 사회의 단점은 무엇인가요?

특히 부모님과 어른들의 힘이 너무 강한 것 같아요. 나이 많은 사람을 존경하는 것은 맞아요. 그렇지만 우리도 우리 생각을 조금 해야 해요. 한국 친구들은 자기 생각을 하지 않아요. 예를 들어 하고 싶은 것이 있는데도 다른 사람이나 부모님 생각 때문에 포기해요. 그게 저에게는 조금 슬퍼요. 저는 항상 새롭거나 하고 싶은 일 있으면 했거든요. 한국 친구들은  ‘난 이 일을 하고 싶은데, 부모님이 별로 안 좋아하셔’이러면서 포기하거든요. 이런 부분을 조금 바꿀 수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해요. 자기가 하고 싶은 일을 꼭 했으면 좋겠어요. 제 여자친구와 다른 친구들에게는 언제나 하고 싶은 것이 있으면 꼭 하라고 말해요(웃음).


‘아이디어 나무’라는 컨설팅 회사를 만들었는데, 어떤 계기로 만든 거죠?

사실 2008년부터 영국에서 컨설팅 회사를 했었어요. 워크숍도 많이 했었고요. 이제는 한국에서 시작하고 싶다고 생각했어요. 특별한 워크숍을 열어서 사람들에게 자기가 하고 싶은 것, 목표를 설정하고 생각하는 방법을 알려주고 싶어서 ‘아이디어 나무’를 만들었어요.


어떤 방법으로 목표를 설정하고 생각할 수 있나요?

우선 도전과제를 설정해야 해요. 도전과제를 설정하기 위해서는 동기부여(Inspiration)와 자기분석(Evaluation), 자신감(Confidence)이 중요해요. 우선 하고 싶은 것에 대한 동기부여가 필요하죠. 저를 예로 들면 ‘에베레스트 산에 가고 싶다!’는 생각이 동기부여에요. 다음으로 하고 싶은 것에 대해 생각하고 자신이 어떻게 할 수 있는지, 어떤 장점을 가지고 있는지 생각해야 해요. 세 번째는 자신감을 키워야 해요. ‘힘들겠다, 돈 없어서 못 하겠다’라는 생각은 버려야 해요. 그리고 다른 방법을 생각하면 더 쉽게 올라 갈 수도 있어요. 계단으로 비유하면 한 번에 끝까지 올라가려고 하지 말고 첫 번째 계단을 올라가는 거죠. 한 계단을 올라가는 것은 어렵지 않잖아요? 한 단계 한 단계 올라간다는 생각을 가져야 해요. 그래야 자신감을 잃지 않아요.

도전과제를 설정했다면 계획을 만들어야 해요. 계획을 세울 때, 도전을 긍정적(Positivity)으로 보는 것은 아주 중요해요. 어떤 일을 시작하면 ‘할 수 있는지 없는지’가 아니라 ‘할 수 있는데, 얼마나 걸릴지 모르겠다’고 생각하는 거죠. 천천히 해도 괜찮아요. 저렇게 생각한다면 못한다는 생각은 사라져요. 그리고 창의적인(Creativity) 생각이 필요해요. 성공은 많은 길로 갈 수 있어요. 이 길로 못 가면 다른 길로 가면 되요. 자신이 설정한 목표를 다른 사람에게 꼭 알려주는 일(Communication)도 중요해요. 자기 혼자만 알고 있으면 다른 사람의 도움을 받지 못해요. 그리고 다른 사람이 나의 목표를 알고 있으면 도전을 포기하기 쉽지 않다는 장점도 있죠.

도전과제를 설정하고 계획을 설정했다면 마지막으로 목표를 성취해야죠. 목표를 향해 가면 항상 새로운 것을 발견(Discovery)해요. 제가 북극에서 남극까지 탐험했을 때 상황이 계속 변했어요. 그래서 처음 결정한 길로 가지 못했고요. 계속 시도하면서 새로운 것을 배워야 해요. 실패한다고 해서 나쁜 것이 아니에요. 새로운 발견을 할 수 있으니까요. 그리고 마지막으로 절대 포기하면 안돼요. 끈기(Tenacity)있게 도전하면 언젠가 목표를 꼭 이룰 거예요.


아이디어 나무의 앞으로 계획은요?

저의 탐험 이야기와 경험을 사람들에게 나누어주려고 해요. 아직 한국에서 워크숍을 진행하지는 못했거든요. 이제 워크숍을 시작할거에요. 매달 새로운 워크숍을 열어서 사람들에게 도전과 그 목표를 성취하기 위한 새로운 생각을 심어주고 싶어요.


앞으로 계획하고 있는 새로운 탐험이나 도전이 있나요?

작년에 한라산에서 남산까지 무동력 종주를 도전했거든요. 아마 올해도 새로운 도전을 진행할 것 같아요. 그런데 지난 학기에 수업을 많이 빠져서 학점 나왔을 때 너무 실망했어요. 교수님이 안 봐주세요(웃음). 우선은 이번 학기 좋은 학생이 되어야 할 것 같아요. 학교 열심히 다니고 여름이나 가을 쯤 재밌는 도전을 할 예정이에요.


새로운 것과 자신의 한계에 도전하는 일이 제임스 후퍼 씨에게 어떤 의미인가요?

인생에 있어서 도전하는 것은 중요한 것이에요. 새로운 것을 경험함으로써 배워나가는 것이라고 확신해요. 도전하는 것을 두려워해서는 안 된요. 과정이 험난해 보일지라도 그것을 통해서 자신감을 얻고 나 자신을 한 단계 더 업그레이드 시킬 수 있어요. 우리가 어렸을 때는 길을 건너는 것이 어려웠어요. 하지만 이제 길 건너는 법 알고 있죠. 알기 때문에 안전하게 길을 건널 수 있잖아요? 도전도 마찬가지에요. 새로운 것을 배우면 위험한 것 사라져서 더 쉽게 이룰 수 있어요. 저는 새로운 것을 도전할 때마다 어려움이 닥쳐왔을 때 예전보다 더 수월하게 해결해 나갈 수 있다는 것을 발견했죠. 모험을 두려워하지 마세요.


<MBC 이코노미 매거진 3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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