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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판례] 세탁소에서 분실한 옷, 배상은 어떻게?

 

(M이코노미 최종윤 기자) 슈퍼마켓처럼 우리 생활과 밀접해 어느 동네든 하나씩은 꼭 있는 것이 세탁소다. 하지만 너무 생활과 밀접해 서일까. 인수증 등을 주고받지 않는 경우가 많고, 대부분 구두로만 거래가 이뤄지다 보니 후에 분쟁이 발생해도 증명할 수 있는 방법이 마땅치 않다. 이에 한국소비자원은 인수증을 꼭 받아두고, 의류를 주고받을 때 꼭 그 자리에서 제품의 하자여부를 확인하라고 당부하고 있다.


※ 대구지방법원 2016년 5월12일 선고 2015나13766 판결


어느 동네에든 슈퍼마켓과 함께 없는 곳이 없을 정도로 우리 생활에 밀접한 업종이 바로 세탁소다. 집에서 대부분의 빨래를 하지만, 겨울철 입는 겉옷이나 물빨래를 할 수 없는 재질의 옷들은 세탁소행이 필수다. 하지만 슈퍼마켓과 마찬가지로 대부분 동네장사인 세탁소는 옷을 맡기거나 찾을 때 별도의 인수증을 주고받지 않는 경우가 많다. 맡기는 사람은 아파트 동·호수 등 집주소만 말하고, 세탁소는 얼마 후에 찾으러 오라고 말할 뿐이다. 꼼꼼히 살펴본다고 하지만 대부분 구두로 진행되다보니 세탁 후에 오염·손상·분실 등 종종 다툼이 일어난다. 이번에 소개하는 판결은 세탁소에 세탁을 맡긴 옷이 분실돼 서로 소송까지 오게 된 경우다. 옷이 분실된 경우 손해배상의 범위는 어떻게 될까. 판결 속으로 들어가 봤다.


“옷 가격 그대로 200만원 배상” vs “세탁비 1,600원
기준으로 배상액 산정”


유혁기(가명) 씨는 2014년 5월23일 세탁소에 고가의 양복세트를 맡겼다. 이후 세탁소가 바지를 분실해 유씨는 2014년 6월18일 양복 상의만을 돌려받았다. 법원의 시가감정촉탁 결과 이번 사건의 고가의 양복의 상하의 가격비는 약 65:35로 나타났고, 분실한 유씨 양복은 중고로는 76만8천300원에 거래되고 있었다.


유씨는 양복 하의 가격 200만원의 배상을 요구했고, 1원의 위자료를 주장했다. 반면 세탁소는 세탁업 표준약관의 손해배상의 기준에 따라 배상할 의무가 있을 뿐이라며, 유씨가 세탁을 의뢰한 양복 하의의 세탁요금은 당시 시행한 할인 이벤트에 따라 1,600원이므로 이 금액을 기초로 손해배상액을 산정해야 한다고 맞섰다.


법원, “의류 분실 당시 교환가격 기준” …  배상액 산정 가능하면, 세탁업 표준약관 적용 ×


이번 사건에 대해 재판부는 전제조건인 법원의 시가감정촉탁의 결과에 대해 세탁소는 감정물인 양복 상의가 분실된 하의와 한 세트를 이루는 상의임이 증명되지 않아 감정촉탁 결과의 신빈성도 없다고 주장했으나, 이는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유씨의 양복하의 가격인 200만원 전체의 배상 요구에 대해서 재판부는 “의류 분실로 인한 재산상 손해는 감가상각을 감안한 의류 분실 당시의 교환가격 즉, 시가 상당액이라고 봄이 합당하다”면서
“세탁소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유씨에게 중고가격인 76만8천300원에서 하의 35%에 해당하는 금액인 26만8천905원을 배상할 책임이 있다”고 밝혔다.


또 세탁소가 주장한 세탁업 표준약관은 이 사건에 대해서 적용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세탁업 표준약관은 세탁업자가 손해배상 산정에 필요한 인수증 기재사항을 누락했거나 또는 인수증을 교부하지 않은 경우에는 고객이 입증하는 내용(세탁물의 품명, 구입가격, 구입일 등)을 기준으로 하고, 고객이 세탁물의 품명, 구입가격, 구입 일을 입증하지 못해 배상액 산정이 불가능한 경우에는 세탁업자는 고객에게 세탁요금의 20배를 배상한다고 정하고 있다. 이번 사건은 분실된 옷의 품명, 구입가격, 구입일 등의 입증이 가능하므로 표준약관이 적용될 여지가 없다는 것이다. 결국 세탁소는 26만8천905원을 배상할 책임을 지게 됐다.


세탁 관련 소비자피해 매년 2,000건 이상 접수 … 하지만 세탁 과실보다 제품자체 하자가 많아


이번 사건은 세탁물의 분실에 의한 분쟁으로 재판으로까지 번졌지만, 사실 세탁서비스와 관련해 가장 많이 발생하는 민원은 세탁물의 오염·손상 등이다. 한국소비자원은 최근 3년간(2013년~2015년) 세탁서비스 관련 피해구제 접수 건은 총 6천574건으로 매년 2천 건 이상이 접수된다고 밝혔다. 시기별로는 겨울옷의 세탁을 맡기는 4월~6월에 피해가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많은 분쟁건수와 객관적 책임소재 규명을 위해 한국소비자원은 의류·신발·가방·피혁 제품류 관련 내·외부전문가를 위촉해 심의를 하고 있다.


하지만 실제로 소비자가 세탁 하자로 판단해 피해구제를 신청했으나 심의 결과 제조불량, 염색성불량, 내세탁성 불량 등 제조업체 책임으로 밝혀진 경우가 644건(33.5%)으로 가장 많았다. 제조불량의 경우 접착불량, 가공·소재불량, 취급표시 오기·미 표기 등이 포함되며 염색성불량은 햇빛·땀·마찰 등에 의한 변색과 염료이염 등, 내구성 불량은 충전재·기모·털의 빠짐 현상, 보풀·미어짐 불량 등이 있다.


세탁업체 책임으로 밝혀진 경우는 전체 심의건 중 455건(23.7%)으로 취급 주의사항 및 세탁방법을 지키지 않고 부적합한 방법으로 세탁한 경우가 264건(58.0%)으로 가장 많았고, 그 밖에 취급부주의·사용에 따른 현상 등 소비자 책임 429건(22.4%), 하자 확인불가 252건(13.1%), 기타 140건(7.3%) 순으로 나타났다. 한국소비자원에 접수된 사례를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사례 1] 정은혜 씨(가명)는 2015년 5월 셔츠를 68,000원에 구입했다. 2015년 6월경 세탁소에 세탁을 의뢰하고 찾아보니 셔츠에 구멍이 발생해 보상을 요구했지만 세탁 미숙에 의한 문제가 아니라며 보상을 거절당했다. 실제 한국소비자원의 섬유제품심의위원회는 봉제 불량에 따라 착용 및 세탁 중 봉제 시접이 빠진 것으로 판단했고, 제조업체는 품질불량을 인정하고 소비자에게 구입가 68,000원을 환급했다.


[사례2] 방창수 씨(가명)는 2 015년 1월 점퍼를 195,300원에 구입했다. 2015년 3월경 B세탁소에 세탁을 의뢰하고 찾아보니 옷의 내피가 다른 색상으로 오염되어 있어 보상을 요구했다. 심의 결과, 염색성 불량으로 인한 이염(색상 번짐)으로 나타났고, 제조업체가 점퍼의 구입가격 195,300원을 환급했다.


[사례3] 세탁물하자에 대해 세탁소가 적절한 고지를 하지 않아 배상한 사례도 있다. 홍지수 씨(가명)는 2014년 2월 구입한 108,000원 상당의 이불을 사용하다가 세탁소에 세탁을 의뢰하고 찾아보니 이불표면이 뜯기고 손상된 것을 발견했다. 심의 결가 세탁소가 세탁물을 인수할 당시 세탁물의 상태를 확인하고 이를 고지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고, 세탁업체가 보상했다.


인수증 받고, 회수 시 하자 여부 확인필


일상생활에서 다툼과 분쟁은 수없이 발생한다. 하지만 분쟁은 발생하면 정신적으로나 경제적으로나 소모적일 수밖에 없다. 한국소비자원의 통계 결과를 보듯 실제 과실은 제조사에 있는 경우처럼 책임은 엉뚱한데 있는 경우가 많다. 한국소비자원 심의결과 제조업체 또는 세탁업체에 책임이 있는 것으로 나타난 1천99건 중 환급·교환·배상·수선 등 합의가 이루어진 경우는 49.0%(539건)에 불과하다.


한국소비자원의 결정은 법적 강제력이 없기 때문이다. 제조업체 합의율은 48.0%로 세탁업체 합의율 50.5% 보다 다소 낮았다. 미합의 560건(51.0%) 중에는 사업자가 심의결과를 인정하지 않거나 사업자 소재지 파악이 불가한 경우, 소비자가 규정보다 과다하게 보상을 요구하는 경우, 피해 입증 근거자료가 미비한 경우 등이 있었다.


한국소비자원은 지난 5월 세탁 관련 피해 예방을 위해 관련 업체들과의 간담회를 개최하고 제조업체에 대해 제품 품질 및 취급 주의사항 표시의 개선을, 세탁업체에는 제품 표시사항에 적합한 세탁방법 준수와 세탁물 하자에 대한 사전 확인 의무 준수 등을 권고했다.


아울러 소비자들에게 ▲제품 구입 시에는 제품에 부착된 품질표시 및 소재에 따른 취급 주의사항을 꼼꼼히 확인하고, ▲세탁을 맡길 때는 세탁물 인수증을 꼭 받아두며, ▲세탁물 인수시 세탁업자와 함께 이상 유무를 즉시 확인할 것을 당부했다.


소모적인 분쟁, 배보다 배꼽이 더 커


이번에 소개한 판결을 위한 분쟁도 결국 소모적으로 막을 내렸다. 1심 재판부에서는 유씨가 양복의 가격을 입증하지 못해 세탁요금의 20배를 배상하라고 판결했다. 세탁소가 유씨에게 4만원정도 배상을 하라는 내용이다. 결국 항소를 선택한 유씨는 법원에 감정의뢰를 했고, 항소심에서는 감정가 76만원의 35%를 배상받는 판결을 받았다. 하지만 감정평가 비용의 80%를 유씨가 부담해야 하면서 결국 법원에 내야 할 돈이 더 많아지는 결과가 나왔다. 세탁소도 1심 4만원에 비해 20만원을 더 내야 하는 상황으로 마무리 됐다.


4계절이 뚜렷한 우리나라는 다른 나라에 비해 유독 계절에 따른 의류를 보관하며 지낼 수밖에 없다. 제품자체의 하자인 경우에 대비해 구입 영수증이나 카드 명세서 등 증빙자료를 잘 보관하고, 세탁의뢰 시에는 세탁소와 소비자 서로 고지의무를 충실히 하고, 반드시 인수증을 받아두는 생활습관을 들이는 것이 필요해 보인다.


 ■ 세탁 관련 소비자 주의사항


1. 제품에 부착된 품질표시 및 취급상 주의사항을 꼼꼼히 확인한다.


ㅇ 의류 등 섬유제품은 특성상 착용 또는 세탁과정에서 손상되기 쉬우며, 그 중 상당수는 제품의 품질표시 및 취급 주의사항을 간과하여 발생하므로 착용 또는 세탁 전 제품에 부착된 세탁방법 및 취급 주의사항을 꼼꼼히 확인한다.
ㅇ 특히 최근 라이프스타일의 변화에 따라 섬유소재가 다변화하고 있어 그에 맞는 세탁방법을 준수하는 것이 중요하며, 천연가죽 등 특수 소재와 고가 의류는 일반적인 세탁이 불가하거나 전문점에 의뢰해야 할 수도 있으므로 세탁 의뢰 전 반드시 세탁방법을 확인한다.


2. 품질보증기간 이내에는 하자 발생 시 무상수리 등 적절한 조치를 받을 수 있다.


ㅇ 품질 보증기간 이내인 경우 소비자분쟁해결기준(공정위 고시)에 따라 무상수리·교환·환급 등이 가능하므로 하자 발생 시 제조·판매처에 즉시 알리고 적정 조치를 받는다.


3. 구입 영수증이나 카드 명세서 등 증빙자료를 잘 보관한다.


ㅇ 제조·품질 하자 또는 세탁하자에 따른 피해보상을 받고자 할 때, 구입가격·구입일·구입처 등을 입증하지 못하면 보상받기 어려울 수 있으므로 구입 증빙자료(영수증, 결제내역 등)를 잘 보관하는 것이 좋다.


4. 세탁 의뢰 시 세탁물 인수증을 꼭 받아둔다.


ㅇ 철이 지난 옷을 한꺼번에 세탁 의뢰하는 시기에는 분실 위험이 높아지므로, 세탁 의뢰 시 반드시 인수증을 받아두며, 털·모자·벨트·액세서리 등 의류에 탈부착이 가능한 부속물 역시 인수증에 상세히 기록한다.


5. 완성된 세탁물은 가능한 한 빨리 회수한다.


ㅇ 소비자분쟁해결기준에 따르면 세탁소에서 세탁물을 찾아가라는 안내를 받은 후 30일이 지났거나 세탁완성 다음날부터 3개월간 회수하지 않을 경우 세탁업자는 세탁물의 하자 등에 대해 면책되므로, 세탁이 끝난 의류는 가능한 한 빨리 회수한다.


6. 완성된 세탁물 수령 시 세탁업자와 함께 하자 유무를 즉시 확인한다.


ㅇ 세탁업 표준약관 제10조(면책)에 의하면 소비자는 완성된 세탁물을 찾아간 날로부터 6개월 이내에 하자에 대한 수선 혹은 손해배상을 요구할 수 있도록 되어 있고, 이 기간이 지나면 세탁업자는 하자에 대한 책임을 면하도록 되어 있다.
ㅇ 따라서 완성된 세탁물을 받을 때에는 세탁업자와 함께 세탁물의 하자 유무를 확인하고 발견 시 세탁업자에게 즉시 알린다.


7. 세탁물을 장기 보관할 때에는 비닐 커버를 벗긴 후 수분이나 휘발성 성분이 제거된 상태에서 보관한다.


ㅇ 드라이클리닝 세탁물을 장기 보관할 때 수분이나 휘발 성분이 제거되지 않으면 옷이 손상될 수 있으므로 비닐을 제거한 후 세탁물을 잘 말린 상태에서 보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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