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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차 바꾸게 해달라는 6인승 콜밴 운전자들

14~15년 된 노후화된 차량, 안전문제 심각


[m이코노미 최종윤 기자] 공항이나 호텔 앞에서 쉽게 볼 수 있는 콜밴, 이 콜밴 운전자들이 어느 해 보다 뜨거웠던 여름 한낮에 ‘차를 바꿀 수 있게 해 달라’고 외치고 있다. 이들은 바로 6인승 콜밴의 운전자들이다. 이들의 대부분 콜밴이 100만km를 넘어서면서, 최근 노후화된 차량의 사고가 발생하고 있다. 언제 고장 날까 무섭고, 수익의 50% 정도가 차량 수리비로 지출된다고 하소연하면서도 차를 바꿀 수 없다고 말하고 있는 6인승 콜밴의 운전자들. 이들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차 좀 바꾸게 해 주세요” “새 자동차로 영업할 수 있도록 해 주세요”
지난 몇 달 간 인천공항·여의도 일대에서 한 무리의 사람들이 뜨거운 태양에도 불구하고 모여 외치고 있는 말이다. 차를 바꾸는 게 무엇이 문제가 될까. 개인이 마음대로 차를 바꿀 수 없는 이유라도 있는 걸까. 이들은 바로 우리가 공항에서 쉽게 볼 수 있는 콜밴의 운전자들이다. 신 모델들이 출시되고 그전에도 차량이 몇 번이고 새롭게 디자인이 바뀌었는데, 이들은 아직까지 2000년대 초반 구형 밴으로 영업을 하고 있다. 주행거리는 대다수 100만km를 넘어선지 오래다. 이들에게 무슨 일이 있는 걸까.


콜밴의 역사 … 6인승 콜밴의 등장


1997년 이전에는 자동차 운수사업 법은 여객 자동차 운수사업과 화물자동차 운수사업을 동일한 내용으로 통일적으로 규율하면서 모두 면허제로 했다. 그러다 1997년부터 양자 분리되어 화물자동차운수사업법은 화물자동차 운수사업을 등록제로,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1997. 12. 13. 제정)은 여객자동차 운수사업을 면허제로 바뀌었다. 화물자동차 운송 사업은 ‘화물자동차를 사용하여 화물을 유상으로 운송하는 사업’이며, 화물자동차
는 일반형·덤프형·밴형(지붕구조의 덮개가 있는 것을 의미함) 및 특수용도형 화물자동차로 구분된다.


영업대상을 기준으로 일반화물자동차(일정 대수 이상), 개별화물자동차(1대), 용달화물자동차(소형 화물자동차) 등으로 구분된다. 1998년 2월 이전에는 ‘밴형 화물자동차’란 이사화물 또는 이와 유사한 화물의 운송에 적합한 구조·설비를 갖춘 것을 말했다. 특히 화물실 바닥 면적이 승객실 면적보다 2배 이상일 것과 승차정원이 3인 이하일 것(현금, 귀금속 운송의 경우는 제외)이 요구됐다. 그런데 1998년 2월 화물자동차 구조 등의 기준이 규제 완화 차원에서 폐지됐고, 이에 따라 6인승 밴형 화물자동차가 화물자동차로 승인돼 출고될 수 있게 됐다.



한시적으로 허용된 6밴 콜밴
…3천 대 정도 시장에 남아


6인승 콜밴의 등장은 정부 정책과 시대적 필요성에 의해 탄생된 측면이 있다. 김대중 정부 시절 일자리창출과 2002년 월드컵 등 각종 국제대회 유치에 따른 국내외 여행객 운송을 위해 진입을 허용하게 된 것이다. 이에 대해 당시 택시업계에서는 영업 수익성을 들어 등록을 거부했다. 6인승 밴형 화물자동차는 등록요건만 갖춰 등록할 경우 운수업이 가능했고, 화주가 동승할 경우에 있어서의 화물의 중량이나 부피, 자동차 구조상의 승차정원에 관해서 법적 규제가 없었다.


따라서 스타렉스·카니발 등과 같은 6인승 밴형 화물자동차들이 용달화물자동차 운송사업으로 등록한 후, 승객과 화물을 동시에 운송하게 됐다(2001년 12월 말까지 약 8,600여 대가 등록됨). 그 과정에서 화물을 소지하지 않은 승객을 운송하는 불법행위를 하거나 일상적인 소지품만 지닌 승객을 운송하는 사례가 늘어나 택시업
계와 마찰이 발생했다.


이에 국토부(당시 건설교통부)는 2001년 11월30일 화물자동차 운수사업법 시행규칙을 개정하고, 승차정원이 3인 이하일 것이라는 정원 제한 조항을 신설했다. 이후 정원 제한 조항에 대해 헌재의 결정 등을 반영해 ‘2001년 11월30일 전(법규정 신설전)에 화물자동차 운송 사업을 등록 한 6인승 밴형 화물자동차를 승차정원 제한이 적용되지 않는 예외적인 경우’로 추가했다. 현재 문제가 되고 있는 부분은 2001년 11월30일 이전에 화물자동차 운송 사업 등록을 하면서 화물 운송업에 진입하고 아직 운행중인 밴형 화물자동차 약 3,700대 정도다.


몇 차례 시행규칙이 개정돼 현재는 ‘물품적재장치의 바닥면적이 승차장치의 바닥면적보다 넓을 것’ ‘승차정원이 3인 이하일 것’으로 규정돼 있다. 화물의 기준은 1명당 화물의 중량이 20킬로그램 이상일 것, 1명당 화물의 용적이 4만 세제곱센티미터 이상일 것으로 제한하고 있다. 따라서 현재 차량을 6인승 밴 그대로 대폐차를 할 수 없다. 규정에 맞게 3인승 밴으로 교체해야 한다.


6인승 밴으로 대폐차 안 돼 … 14년·15년 노후화된 차량 계속 운행
도로 위 시한폭탄, 안전문제 심각


사실상 한시적 허용 형태가 돼버린 6인승 밴 운전자들은 수년째 정부에 자신들이 허가받은 데로 6인승 밴으로 대폐차를 허용해 달라고 외치고 있다. 6밴사업자협동조합 박지선 이사장은 현재 차량의 문제로 “현재 6인승 콜밴은 대부분 2001년식으로 평균 100만km를 넘긴지 오래”라며 “차량이 노후화돼 계속 발생하는 수리비도 문제지만, 승객들에게 질 높은 서비스와 안전을 담보할 수 없는 상태”라고 말했다.


덧붙여 “대부분 정년퇴직 후 제2의 직업으로 선택한 경우가 대부분이라 생계형으로 콜밴을 하고 있어 그만 둘 수도 없는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현재 6인승 콜밴의 가장 큰 문제는 승객들의 안전문제다. 지난해 공항에서 미국인 가족을 태우고 달리던 콜밴 차량이 낡은 전기배선이 삭아 합선되면서 불타 전소되는 사건이 발생하기도 했다.


박지선 이사장은 “당시 올림픽대로에서 차가 불이 나면서 보도가 됐지만, 이것은 극히 일부분에 불과하다. 신
호대기를 하다 차체가 주저앉은 경우도 있다”면서 “수리를 지속적으로 받아도 차가 언제 고장이 날지, 사고로 이어지진 않을지 불안하다”고 전했다.


한편, 6인승 콜밴 영업을 하고 있는 차량은 대부분 100만km를 넘어서면서, 차량 노후화에 따른 수리비도 상당하다. 전체 수리를 할 경우 800만원에서 1,100만원까지 나온다. 박지선 이사장은 많을 때는 수익의 50% 가량 정도가 차량 수리비에 들어간다고 전했다.



그렇다면 6인승 밴을 고집하지 말고 정부 규제대로 3밴으로 바꾸면 되지 않을까? 박지선 이사장은 “사실상 시장의 수요 자체가 다르다”고 말했다. 박지선 이사장은 “3명 이상이 큰 화물을 운반해야 하는 승객들은 택시도 탈 수 없고, 3인승 콜밴도 탈 수 없다”면서 “우리만의 영업영역을 인정해야 한다. 이미 6인승 콜밴에 대해 여러 법을 만들어 규제 및 단속을 하고 있으니 불법 여객영업 등으로 위반하면 처벌하면 되는 문제”라고 답했다.


정부, “화물자동차는 당연히 화물 운송 위주로 영업해야”


정부의 입장은 확고하다. “화물자동차는 당연히 화물 운송 위주로 영업해야 한다”는 원칙을 고수하고 있다. 6인까지 여객을 승차시킬 수 있는 구조로 돼있어 여객운송업과 업역 구분을 혼란스럽게 함에따라 이를 근본적으로 해소하기 위해 화물 운송 위주 영업이 가능한 차량 구조를 갖추도록 규정하는 것은 과도한 규제라 볼 수 없다는 설명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이미 과거에 헌법재판소 결정 등을 통해 결정이 난 사안으로 다른 여지가 없다”며 “현행 법령에서 허용하고 있지 않은 6인승을 가지고 하는 영업은 지금 하고 있는 차량으로 하면 되고, 대폐차는 3인승으로 하면 된다”고 말했다. 이어 “이미 불법 영업으로 택시와의 업역을 둘러싸고 문제가 된 바 있으며, 이에 시장질서 차원에서 화물자동차 운송 사업의 기본 개념과 업역 구분체계를 만든 것”이라고 강조했다.



평행선 달리는 정부와 6인승 콜밴운전자들, 사고 시 책임은?


확고한 입장을 밝히는 정부와 사실상 시장의 수요자체가 다르다며 100만km가 넘는 차를 끌고 계속도로로 나서는 6인승 콜밴운전자들은 수년째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 정부의 이런 정책은 6인승 콜밴업계를 결국 고사시키려 한다는 지적도 있다. 대림대학교 자동차학과 김필수 교수는 “정부가 필요할 땐 만들어 놓고 이용하다가 내치는 형태는 이해도 어렵고 설득력이 떨어진다”면서 “정부가 필요에 의해서 만든 만큼 퇴로도 합리적으로 열어주어야 하는 것은 당연하다”고 지적했다.


김 교수는 현재 가장 큰 문제로 대형사고 가능성을 들었다. 김 교수는 “100만Km 운행이면 벌써 10번은 폐차해야 할 정도로 노후화되어 있는 실정이고, 분명한 사실은 머지않아 큰 사고로 이어진다는 것”이라며 “혹시라도 큰 사고라도 발생하면 과연 누구의 책임인가, 운전자인가, 아니면 이를 방조한 국가나 지자체인가, 아니면 법개정을 통해 대차자체를 방지한 부처의 책임인가”라고 되물었다.


이어 “3인승 제한이라는 것은 결국 가장 앞 열 1열만 탑승할 수 있고 나머지는 모두 화물 적재용으로 사용해야 한다는 것으로, 외국인이든 국내 여행객이든 세 명만 돼도 탑승을 못하고 짐을 별도로 붙이고 택시 등을 타고 이동해야 한다는 논리”라고 비판했다.


대안을 묻는 질문에 김 교수는 “화물자동차 운수사업법을 개정하든지 아니면 한시적 대차를 허용해 통로를 열어주는 방법도 있고, 최소한 2열 식까지만 구조변경을 허용해 줘도 통로는 열린다”며 “현재 남아있는 콜밴 업계에서도 3열식 운행 등 불법에 대해서는 원 스트라이크 아웃제를 적용해 불법의 경우 퇴출해도 된다는 강력한 의지를 가진 만큼 정부의 전향적인 판단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100만km 달린 콜밴, 승차감·안전문제 … 국가 이미지 실추 우려도


노령화된 차로 안전도 불안한 상태에서도 도로로 나올 수밖에 없는 6인승 콜밴 운전자들과 특별한 대책 없이 “3인승으로 대폐차 하면 된다”고 확고한 입장을 가진 정부 사이에 결국 피해는 6인승 콜밴을 이용하는 승객이다. 또 공항 이용객이 많은 콜밴 특성상 국내에 들어오는 해외여행객 등에게 국가이미지 실추로도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 따른다.


앞서 올림픽대로에서 불에 탄 콜밴에는 미국인 가족이 타고 있었다. 지난 5월 가족과 함께 인천국제공항에서 6인승 콜밴을 이용해 서울로 들어왔다는 전진혁 씨(울산, 35세)는 “타는 순간 승차감과 불편함 때문에 서울로 오는 내내 고생했다”며 “앞으로는 어쩔 수 없다면 모를까, 굳이 콜밴을 이용하려 하지 않을 듯 하다”고 전했다.


살펴본 바와 같이 콜밴의 필요성은 분명히 있어 보인다. 인천국제공항도 콜밴 전용 승강장을 운행 중이며, 내외국인 할 것 없이 많은 사람들이 이용하고 있다. 하지만 6인승 콜밴의 신규진입과 대폐차를 허용하지 않으면
서, 불법 렌트 영업자가 단속되는 등 문제까지 생기고 있다.


법 규정을 들며 “3인승으로 대폐차 하면 문제없다”는 식의 정부의 대응은 현재 지적되고 있는 문제점들의 대책이 될 수 없어 보인다. 교통수단으로 이용하고 있고 국내는 물론 외국 여행객들의 안전을 위해서라도 어떤 식으로든 정부의 해결의지가 필요한 시점이다.


MeCONOMY magazine September 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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