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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장병병영생활제도 효과 있을까?


<M이코노미 강인희 기자> 지난해 2월16일 국방부는 ‘관심병사’라는 명칭이 낙인효과를 불러 올 수 있다며 ‘장병병영생활제도’로 변경한 다고 발표했다. 그러면서 기존의 3단계 등급(A급, B급, C급)을 도움·배려라는 2개의 그룹으로 변경했다. 국방 부는 이와 같은 내용을 발표하면서 민관군 병영문화혁신위원회 권고안과 각계각층의 다양한 의견을 토대로 정책실무회 등을 거쳤다고 밝혔다.


보호관심병사제도는 군 생활에 적응이 힘들거나 심리적으로 문제가 있어 특별관리가  필요한 장병을 보호·관리하는 것을 말하는데 지난 2005년, 육군에서 처음 시행했다. 2011년 이후 보호·관심병사 분류기준을 설정해 전군에서 적용해 왔다. 그러나 본래의 취지와는 다르게 보호관심 병 사 명칭자체가 문제병사로 인식된다는 부정적인 시각이 생겨났다. 이에 국방부는 지난해부터 보호·관심병사를 ‘장병 병영생활 도움제도’라는 명칭으로 변경하고 A급,B 급,C급으로 3단계로 구분했던 것을 도움·배려라는 2개의 그룹으로 분류했다.


국방부는 이와 같이 명칭을 바꾼 것에 대해 “그동안 문제가 있었던 관심병사제도에 대한 사항들을 시정하는데 중점을 두었다”고 밝혔다. 그렇다면 어떤 장병이 대상자일까? 주로 입대 전 병 무청 신체검사에서의 인성검사나 입대 초기 가입 소 기간에 행해지는 인성검사, 군 생활 중 지휘관과 의 면담 등을 통해 선별된다. 이렇게 선별된 관심병은 지휘관과의 면담과 그린캠 프에 참여하게 된다. 지휘관과의 면담은 일주일에 이등병은 4회, 일병 3회, 상병 2회, 병장1회로 실시 하며 일반적으로 관심병사는 주 4회 정도를 권장하고 있다.


개인 신상 비밀보장은?


국방부는 명칭을 바꾸면서 “이전에 개인 신상 비밀 보장 미흡으로 따돌림 등 2차 피해가 우려돼 병력 결산심의위원 외에는 자료를 비공개하도록 하는 등 보완대책을 한층 더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 다. 그렇다면 실제로 비밀보장은 되고 있을까? 취재 원은 군인들을 만나 직접 들어보기로 했다. 지난 8월 중순경, 취재원은 휴가 나온 군인들이 많이 모이 는 곳 중 한 곳인 용산역을 찾았다. 오전 9시경인데도 광장에는 장병들이 많이 눈에 띄었다.


○부대 출 신이라고 신분을 밝힌 ○병장은 “관심병사 제도가 도움·배려라는 그룹으로 변경되었다는 정보에 대해 서는 알고 있다”고 말했다. ○병장은 “그렇지만 부 대 안에서는 뭐가 바뀐 것인지 정확히는 알지 못한 다”고 덧붙였다. 생활관 내에 도움·배려병사를 인지 하고 있냐는 질문에는 “누가 도움·배려병사인 줄은 알 수가 없다. 대충 짐작으로 알고 있는 정도”라고 말했다. ○○사단 상담관 박모씨는 “장병들과 이야기를 하다보면 장병병영생활도움제도 대한 인식이 되어 있 는 것 같다. 다른 부대와 달리 지휘관의 관심이 많 으셔서 장병들이 부대에 잘 적응하게 되는 건 맞 다”고 말했다. 확인결과 비교적 개인 신상 비밀은 잘 보장되고 있는 듯 했다.


도움·배려 분류


국방부가 3개 등급(A급, B급, C급)을 2개의 그룹(도 움·배려)로 분류하는 데는 인권침해 소지를 제거하 고 반드시 도움이 필요한 인원을 집중적으로 관리하겠다는 의지가 담겨져 있다. 여기서 말하는 ‘도움’ 은 복무적응이 가능한 인원을 뜻하며, ‘배려’는 세 심한 배려로 복무적응이 가능한 인원을 의미한다. 국방부는 지난해 장병병영생활제도로 변경되면서 기존 관심병사로 분류됐던 인원이 50%정도가 감소됐다고 전했다. 국방부가 2015년 국회 법제사법 위원회 새누리당 이한성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장병병영생활도움제도를 시행하기 전 관심 병사는 96,081명이었지만 시행 후 44,909명으로 축 소된 것으로 분석됐다. 관심병사를 기준 없이 너무 많이 줄인 것이 아니냐 는 지적도 있지만 국방부는 “단순히 관리인원을 줄 이거나 도움이 필요한 병사를 포기한 것이 아니다” 는 반응이다.



















기존의 관심병사 제도는 전입 100일미만 병사, 경제 적 빈곤자 등 표면적 요인이 분류에 포함되어 있었 지만, 장병병영생활도움제도로 개선되면서 인성 검사 결과와 병영생활전문상담관 상담, 지휘관 면담 결과 등을 종합적으로 분석해, 도움과 배려가 꼭 필 요한 인원에 한해서 집중적으로 관리하고 있다는 것이다.  국방부는 “관심병사제도를 시행하던 2014년보다 장병병영생활도움제도를 시행한 지난해 병사의 자 살과 군무이탈이 현저하게 감소했다”며 “이러한 사 실에 비춰 보면 제도개선의 효과가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국방부 자료를 보면, 2014년도 자살병사가 31명에 서 15년 이후 13명으로 18명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 다. 근무이탈자는 323명에서 214명으로 109명 감소 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에 대해 우려의 시각도 있다. 군인권센터 임태훈 소장은 “병영생활상담관이 진 단을 내리거나 조언을  해줄 수는 있지만 어떤 분류 로 지정한다는 것은 불가능하지 않겠냐”면서 “경력 이 짧은 정신과 군의관이 이런 진단이 가능할지 모 르겠다”고 의구심을 나타냈다. 임 소장은 대안으로 “경험이 많은 장기 군의관이 배치가 되어야 한다” 고 강조하며 “힘들다면 민간 정신과의사를 초청해 관리하는 방법도 좋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국방부, 충원하고 싶지만 뽑을 인원 없어


부대상담관에 따르면 사단급 부대에서 GOP부대 가 있을 경우 상담관 6명을 배치하고 GOP가 없 을 경우는 4명을 배치한다. ○○사단 소속 상담관 은 “상담인원은 정해지지 않지만, 한 달에 평균 70 명 정도를 상담하고 있다”고 전했다. 현재, 이 상담관이 소속되어 있는 부대는 연대급으로 약 1,500명 ~2,000명의 병력이 있으며 그중 0.5%가 도움·배려 병사인 것으로 나타났다. 숫자로 보면 약 75명~100 명 정도다. 이 상담관은 그럼에도 “큰 어려움은 없다”고 말했다.


도움병사는 대대장, 배려병사는 중대장이 나눠 관 리하고 있으며, 계속된 관리에도 정신적·심리적으 로 더 악화될 경우에만 상담관이 관리한다는 것이 다. 이 상담관은 “다만 세심한 관리를 위해 인원이 좀 더 배치됐으면 하는 아쉬움은 있다”고 덧붙였다. 국방부 한 관계자는 증원계획을 묻는 질문에 “현 재 인원을 더 충원하고 싶지만, 국내에 상담인력이 부족해서 충원이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하며 “결국 예산문제가 아니겠냐”고 전했다. 이에 대해 임태훈 소장은 “병영생활상담관을 늘려도 병력 50만을 관 리해줄 수 있는 것은 산술적으로 불가능할 것”이라 며 “부대에서 떨어진 격오지부터 집중 보강하겠다 는 국방부의 방침에 대해서는 적극적으로 찬성한 다”고 말했다. 


현재 각 부대의 사단급에 배치된 정신과 군의관은 한 명이다. 치료가 상담을 통해 이뤄지는 점을 감안 한다면 하루에 최대 20명 정도만 치료와 상담이 가 능하다는 얘기다. 이러한 현실에 대해 임태훈 소장은 “앞으로 수도군 단 병원처럼 군 단급 병원을 만들어 각 병원마다 경 력이 많은 의료진을 초청해 운영해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 현재는 상담관 뿐 아니라 정신과 의무관도 부족한 상황인 만큼 이를 해결하려면 가까운 병원 이나 심리상담소와 MOU체결을 맺어 서로 도와주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는 지적이다.



그린캠프 운영 ‘지휘관의 역량 중요’


지난 2011년, 황모 이병이 그린캠프에 입소한지 일 주일 만에 자살을 했다. 당시 이 사건은 국민들에게 큰 반향을 불러일으켰다. 특히 모 방송사가 황모 이 병의 자살원인이 그린캠프 탓이라는 보도가 나간 후, 국민들의 군대에 대한 부정적 인식은 더욱 높아 졌다. 그렇다면 황모 이병의 자살은 정말로 그린캠 프제도 때문일까? 그린캠프란 관심병사 관리를 위해 군단 단위에서 주관하는 교육 및 상담 프로그램이다. 군단 사령부 내에 위치하는 경우가 대부분인데 참가자들은 대부분 이등병과 일병이다. 교육기간 동안 해당 장병들에 대해서는 1:1 상담이 나 미술치료 등 심리치료를 받게 되는데 주로 군인 신분이나 민간인 상담관들이 교육을 담당한다. 영 화를 보여주거나 봉사활동을 가고 종교 활동을 우 선하는 경우가 많다. 단점이라면 국방부에서 관리 하는 비전캠프와 달리 그린캠프는 각 부대에 일임 되어 있기 때문에 운영 현황이 제각각일 수 있다는 점이다.


국방부 한 관계자는 그림캠프를 묻는 질문에 “부대 마다 동일하지는 않지만 1주차에는 개인문제를 심 층 분석하는 미술치료, 웃음치료 등이 진행되고, 2 주차에는 정신적 치료인 미래비전, 분노조절, 교육, 영화감상, 사회봉사활동 등을 권고하고 있다”고 밝 혔다. 이어 “군사학보여건 등을 고려해서 일부 변경해서 적용하기도 한다”고 전했다. 최근에는 그린캠프라는 명칭대신 힐링캠프로 사용 되기도 한다.


○○사단 관계자는 “사단 내에서는 그린캠프라는 명칭이 아닌 힐링캠프로 사용하고 있다”면서 “캠프 에 참가해서 잘 적응하는 병사도 있지만 군대라는 규제사실만으로도 너무 힘들어 하는 병사도 있다” 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적응이 힘든 장병들의 경우 “대부분 학창시절에 집단따돌림을 당했거나 친구 들에게 폭언·폭행 등을 통해 정신적 트라우마를 가 진 경우가 많다”면서 “이런 장병들은 아무리 힐링 캠프라고 해도 감옥이자 지옥이 아니겠냐”고 말했 다. 이 관계자는  현역복무적합을 통해 제대하려고 했던 병사가 힐링캠프를 통해 다시 군 생활을 열심 히 하겠다고 변화한 경우도 있다고 소개했다.


GP부대에 근무했던 A병사는 최근 여자 친구와 헤 어지면서 심한 스트레스를 받았다. 다른 병사와는 별로 소통도 하지 않은 상태에서 오직 의지했던 여 자 친구에게 이별통보를 받게 되자 자살충동과 자 아정체성 혼란이 온 상태였다. 결국 A병사는 힐링 캠프에 입소하게 되었고, 다양한 교육프로그램을 통해 통찰을 얻은 다음에 자신감을 얻어 군 복무를 했다. 이처럼 그린캠프는 각 부대마다 지휘관의 재량에 따라 다르게 운영되고 있는 듯 했다. 현재 국방부는 지속적으로 장병을 위한 관리체계를 개선해 나간 다는 방침이다. 그럼에도 여전히 계속 되는 장병들 의 사건·사고는 줄어들지 않고 있다. 국방부가 보다 더 체계적이고 전문적인 방법을 찾아야 할 때이다.


MeCONOMY magazine September 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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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의대 정원 확대는 불변”... 의협 차기회장 “대정부 강경투쟁”
대한의사협회가 임현택 차기 협회장을 중심으로 대정부 강경 투쟁에 나설 전망인 가운데 정부는 의대 정원 확대가 의료 정상화의 필요조건이라는 원칙을 고수하고 있다.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은 27일 ‘의사 집단행동 대응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에서 “27년 만의 의대 정원 확대는 의료 정상화를 시작하는 필요조건”이라며 “의대 정원을 늘려서 절대적으로 부족한 의사 수를 확충해야한다" 고 강조했다. 이 장관은 "의사들은 갈등을 멈추고 대화의 장으로 나와 의료 정상화 방안을 발전시키는데 함께 해달라"고 말하며 "의대 교수들은 전공의들이 하루빨리 복귀하도록 설득해주고 정부와 대화에 적극 나서달라"고 촉구했다. 전공의에 이어 의대 교수들마저 사직서 제출이 이어지면서 의료 공백이 심화할 것으로 보인데. 그런 가운데 정부는 공중보건의사(공보의)와 군의관 200명이 현장에 추가로 투입할 예정이다. 한편, 임현택 의협 차기 회장 당선인은 "전공의 등이 한 명이라도 다치면 총파업을 하겠다"며 강경대응 입장을 굽히지 않아 의정 간 갈등이 쉽게 끝나지 않을 전망이다. 26일 결선투표에서 당선된 임현택 회장의 임기는 오는 5월 1일부터지만, 의대 입학정원 증원에 반발해 꾸려진 의협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