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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안 시스템의 역발상. 블록체인이 가져올 미래


〈M이코노미 이홍빈 기자〉 은행 수수료는 왜 이렇게 비쌀까, 수수료 없이 돈을 주고받을 순 없을까? 해커의 위협으로부터 자신의 금융자산이 항상 안전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불가능해 보이는 이 모든 바람이 현실에서 구현가능하다면 믿을 수 있겠는가. 최근 국내외에서는 금융거래의 안전성과 신뢰성을 높이는 혁신기술인 블록체인(Block Chain)에 대한 연구가 집중적으로 진행되고 있다. 블록체인, 인류의 혁신을 이끌 낯선 이를 소개한다.


세계 최초 상용화 웹브라우저 넷스케이프(Netscape)의 공동 설립자인 마크 안데르센(Marc Andreessen)은 “1975년은 개인용 컴퓨터, 1993년은 인터넷의 해, 2014년은 비트코인의 해”라고 말했다. 비트코인은 지폐나 동전 같은 현금과 달리 물리적 형태가 없는 가상화폐로, 은행 없이 개인과 개인이 직접 거래할 수 있는 ‘분산화 된 거래장부’방식을 사용한다.


그러나 가상화폐의 유용성 등과 같은 문제로 수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비트코인에 대한 논란은 끊이질 않고 있다. 반면 비트코인을 구현될 수 있도록 만든 ‘분산화 된 거래장부’시스템에 사람들이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다. 바로 ‘블록체인’이다.


세상을 바꿀 혁신, 블록체인


블록체인을 빼놓고 비트코인을 말할 수 없다. 비트코인이라는 가상화폐가 이 세상에 나올 수 있었던 이유가 블록체인 덕이기 때문이다. 블록체인이라는 개념은 2008년 10월31일 ‘사토시 나카모토’라는 필명을 사용하는 사람이 올린 ‘비트코인:P2P 전자 화폐 시스템’이라는 논문을 통해 처음 등장했다. ‘공공 거래 장부’로 번역되는 블록체인은 가상화폐 거래 시 발생할 수 있는 해킹을 막는 기술이다. 현재 통용되는 대부분의 금융거래는 금융 회사의 중앙 집중형 서버에 거래 기록을 보관한다. 하지만 블록체인은 금융 회사에 집중된 거래 기록을 모든 사용자들에게 뿌려 해킹을 방지한다.


금융 거래 정보를 지하 벙커에 숨기고 몇 겹으로 보안을 둘러도 모자랄 판에 모두에게 공개한다? 선뜻 이해할 수 없는 황당한 주장으로 들릴 수 있다. 하지만 바로 이 점이 블록체인의 핵심이다. A와 B가 블록체인을 이용해 거래를 한다고 가정해보자. A가 B에게 펀드를 보내기 위해 P2P 네트워크에 접속한다. 이때 A의 거래 정보는 P2P서버에서 블록화 된다. 그리고 P2P서버에서 블록화 된 거래 정보는 P2P 네트워크 참여자 모두에게 동의를 구하기 위해 뿌려진다. 이어 50% 이상의 동의를 얻은 블록은 P2P 네트워크 참여자들이 가지고 있던 이전 블록에 순차적으로 연결된다. 전혀 이해되지 않는 블록체인이 왜 세상을 바꿀 혁신이라고 불리는 것일까?


저비용 고효율, 블록체인

세계 금융을 하나로 묶다



블록체인은 기존 금융 거래와 달리 적은비용으로도 높은 효율을 확보할 수 있다. 은행과 같은 제3자를 통해 하는 거래는 모든 중요 정보가 공인 된 제3자에게만 검증되고 기록된다. 그리고 이들은 중요 정보를 강력한 보안 시스템을 갖춘 중앙 서버에 저장한다.


하지만 중고 거래만 보아도 알 수 있듯이 모든 거래는 P2P거래(대면거래)를 할 때 가장 적은 비용이 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3자인 금융업계를 거쳐야 했던 이유는 신용 때문이었다. 그리고 그 신용 때문에 매번 상당한 비용이 소모됐다.


이에 기존 금융 거래의 패러다임에 커다란 변화를 가져온 블록체인 기술은 오히려 기존 금융 거래의 책임자였던 금융업계에 환대받고 있다. 블록체인 기술을 이용해 금융거래에서의 피해 근절과 함께 막대한 비용을 줄여줄 수 있기 때문이다. 세계 무역금융 거래 규모는 매년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하지만 금융업계는 여전히 수작업에 의존하는 전통적 송장 방식을 탈피하지 못해 조작과 사기 위험에 항상 노출되어 왔다. 은행들은 보안상의 이유로 거래 고객의 거래 내역을 그 누구와도 공개할 수 없었고, 이런 맹점을 이용해 하나의 송장으로 여러 은행에 중복 대출을 받는 사례가 발생해 은행권에 대규모 손실을 가져오기도 했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고자 해외 주요국 금융당국과 관련 기관은 블록체인 기술을 기존 금융시스템에 접목하는 방안을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있다. 유럽은행감독청은 블록체인 기술이 금융서비스 비용을 획기적으로 낮추면서도 금융거래 서비스의 질을 향상 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극찬했다. 이와 함께 싱가포르통화청도 블록체인 기술 혁신센터를 운영해 은행 원장 관리시스템에 분산원장 기술 적용 방안을 모색할 것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지난해 10월부터 글로벌 은행 22개사는 블록체인 연합체를 구성해 블록체인 공통 시스템을 선보일 것이라고 힘을 모았다. 미국과 유럽연합, 캐나다, 호주, 일본의 유수 은행이 모인 블록체인 연합체는 1차적으로 블록체인 기반의 해외송금 시스템을 개발해 해외송금 수수료를 종전의 1/10 수준으로 낮출 계획을 밝혔다. 또한 궁극적으로 블록체인 기술을 주식, 채권, 부동산거래 등 금융거래에 확대해 전 세계 은행들이 공통으로 사용할 수 있는 표준화된 블록체인 시스템을 개발할 것이라고 목표를 설정했다.



장밋빛 전망은 금물

아직 완벽하지 않은 블록체인


P2P 네트워크 참가자 모두가 공동으로 기록하고 관리하는 블록체인은 불필요한 관리비용을 줄이고 높은 신용을 제공해 각종 금융 분야에서 유용하게 사용될 것으로 평가된다. 하지만 블록체인에 대한 무조건적인 장밋빛 전망을 비판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블록체인이 가진 단점 때문이다. 한국금융연구원 서정호 선임연구원은 “여러 장점이 있지만 현 시점에서 블록체인은 단점이 뚜렷하다”고 전했다. 그는 블록체인의 기본적인 구조에 대해 의심을 가져볼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거래 고객의 프라이버시가 중시되는 금융거래에서 참여자간의 고객정보를 분산해 공유하는 블록체인 구조가 아무리 암호화 된다 하더라도 이에 상응하는 기술을 언제든 연구·개발될 수 있다는 우려였다.


또한 기술적 이슈 외에도 블록체인에 대한 법적 정의는 어떻게 기준할 것인지, 블록체인 참가자들에 대해서는 어떤 책임을 물을 것인지, 국경을 넘나드는 국제 거래에 대한 규제와 감독은 어떻게 준비할 것인지 등 이슈가 산적해 있다고 지적했다.


LG경제연구원 한수연 연구위원도 “블록체인이 인터넷에 버금갈 변화를 몰고 올 것으로 전망되지만 현재 블록체인 기술이 완결형이라고 보는데 무리가 크다”고 알렸다. 한 연구위원은 “블록체인이 과연 저비용인가에 대한 논란도 있다”며 오히려 신뢰할 수 있는 제3자에게 거래정보와 승인권한이 집중되는 중앙 집중형 시스템에 비해 분산 시스템에 더 많은 비용이 소모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블록체인의 블록을 검증하고 암호를 푸는 과정에 상당히 많은 에너지가 소모되며 이는 구글 전체 컴퓨팅 파워의 20배, 전기 요금만 하루에 1천5백만 달러에 달할 수 있다는 추정도 무시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와 함께 사실상 해킹이 불가능하다고 알려진 블록체인도 해커들에게서 영원히 안전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이를 증명하듯 2013년 당시 비트코인 거래의 70%를 담당하던 Mt. Gox가 2014년 2월 시스템 해킹을 당했고 이로 인해 총 4억6천만 달러 이상의 손실을 입었다. 그는 “블록체인의 알고리즘 문제가 아니라 블록체인 소프트웨어와 그 소프트웨어를 돌리는 운영시스템, 그리고 최종 사용자의 시스템을 연결하는 네트워크 프로세서가 보안상 취약하다면 언제든 해커의 우회 공격이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인터넷도 최소 10년

조급할 필요 없는 블록체인


블록체인에 대한 국내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지난 7월 한국예탁결제원은 하이퍼렛저(Hyperledger) 블록체인 프로젝트에 참여해 글로벌 협업 체계를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국내 은행들도 블록체인 기술검증과 현장에서의 적용을 위해 핀테크와 제휴를 진행 하는 등 블록체인에 대한 연구를 활발하게 진행하고 있다.


별도의 거래관리 기관 없이 분산·공유된 거래 장부를 이용하는 블록체인은 막대한 보안시스템 유지비용이 따로 들지 않고, 해킹에서부터 원천봉쇄 된 알고리즘 구조를 가지고 있어 차기 금융 시장을 선도할 기술로 추대 받고 있다. 하지만 블록체인이 실제 금융시장에서 활발하게 이용되려면 중앙 집중화된 현재 전산시스템 및 실물기준 현행 관련 법령 개정이 필요하며 무엇보다 관련기관과의 협력체계 마련이 가장 중요하다.


한국 금융연구원 서정호 선임연구원은 “4차 산업의 한 축으로 블록체인이 등장했다. 지나가는 바람이 될지 아니면 거대한 폭풍을 몰고 올지 알 수 없다. 그러나 금융을 둘러싼 다양한 혁신을 담을 수 있는 규제와 감독체계라는 그릇은 준비되어 있어야 한다”며 금융회사와 정책당국 모두 균형감을 가지고 철저하게 준비할 것을 주문했다.


블록체인이 가져올 가능성이라는 상자는 아직 제대로 열리지 않았다. 1993년 대중으로 들어온 인터넷은 이제 생활의 필수요소가 되었다. 그러나 인터넷도 지금처럼 자리 잡기까지 10여년이라는 시간이 소모된 것을 생각할 때, 이에 상응하는 상당한 파급력을 가진 블록체인 역시 오랜 기간 동안 순탄치 않은 길을 걸어갈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개인과 사회 그리고 기업과 정부가 꾸준히 연구하고 관심을 가져준다면 블록체인 역시 성장 가능성이 높게 점쳐진다.


MeCONOMY magazine  December 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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