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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평양 그 곳에 쉼표를 찍다, 완전한 자유 ‘사이판’


 [M이코노미 이홍빈 기자] 이 세상에 지상낙원이 있다면 그 곳은 아마도 사이판일 것이다. 청명한 하늘, 에메랄드 빛 바다, 시원한 바람 그리고 완전한 자유. 일상에서 벗어나 진정한 삶의 즐거움을 느끼고 싶다면 이곳을 찾길 바란다. 드넓은 태평양이 찍어둔 쉼표, 사이판으로 당신을 초대한다.

 

태평양이 찍어둔 쉼표, 사이판

 

지구본을 이리저리 돌려봐도 사이판이라는 이름을 찾기 쉽지 않다. 넓디넓은 태평양에 작은 점을 찍어둔 정도의 작은 섬이기 때문이다. 인천국제공항에서 비행기에 몸을 싣고 4시간 남짓 하얀 구름과 푸른 바다를 구경하다보면 어느 샌가 작은 섬이 나타난다. 태평양이 찍어둔 쉼표, 사이판이다.

 



사이판에 도착했다는 기쁨도 잠시, 시원한 비행기에서 내리는 순간 햇빛에 달궈진 뜨거운 공기를 마시면 자신도 모르게 턱하니 숨이 막히는 것을 느낄 수 있다. 입국신고를 위해 내려간 심사장에는 꼬불꼬불 이어진 안내선을 따라 사람들이 빼곡하다. 입국심사장에 들어서면 미국에 와있다는 기분을매우 강하게 느낄 수 있다. 입국 심사에만 상당한 시간을 요하기 때문이다. 사전에 ESTA(미국전자여행허가제)를 신청하지 않았다면 입국심사장에서 몇 시간 동안 앞사람 뒤통수만 보고 멍하니 있어야 한다. 그렇게 인고의 시간을 보내고 사이판 공항 문을 나서면 눈이 쨍할 정도로 강렬한 햇빛이 여행객들의 눈을 잠시 멀게 한다. 조심스레 눈을 뜨면 맑은 하늘, 싱그러운 공기, 따뜻한 햇살이 한 폭의 그림처럼 다가온다.

 


사이판의 심장 가라판’, 재미없는 시골?


공항에서 호텔로 가는 길은 그리 멀지 않다. 차량으로 20분 정도면 사이판 내 유명 호텔들이 즐비한 시내 가라판(Garapan)에 들어선다. 가라판은 사이판 내에서 가장 시끌벅적한 번화가로, 호텔, 쇼핑센터, (Bar), 음식점들이 모여있는 사이판의 심장이다. 하지만 일반적으로 떠올리는 도시번화가의 모습은 어느 곳에서도 찾을 수 없다. 이 때문에 사이판을 찾았던 몇몇 여행객들은 사이판을 재미없는 시골이라고 표현하기도 한다. 하지만 가라판에는 없는 것 빼고 다 있다. 사실 사이판까지 와서 복잡한 도시의 모습을 바라는것 자체가 모순이겠지만...

 


호텔에 짐을 풀고 가라판 시내를 걷다보면 이미 사이판 현지인과 흡사한 모습으로 거리를 활보하고 있는 다양한 외국인 관광객들을 만날 수 있다. 대부분 아시아계 관광객으로, 그 중에서도 절반은 중국 나머지 절반은 한국인과 일본인들이다. 청명한 사이판 하늘을 바라보며 사람들을 따라 정신없이 걷다보면 사이판 내 유일한 백화점인 T갤러리아 인근에 도착한다. 문이 열리고 안으로 들어서면 시원한 에어컨 바람이 땀을 식혀준다. T갤러리아에는 유명 해외 명품 브랜드 옷과 화장품 등이 입점해 있는데, 화장품 매장에는 우리나라 브랜드 화장품도 만나볼 수 있다. 매장을 따라 걷다보면 T갤러리아와 연결된 카지노 입구에 도착한다. 카지노 안에는 담배를 물고 한창 신경전을 벌이고 있는 플레이어들과 슬롯머신 앞에서 행운의 번호를 기다리고 있는 사람들로 가득하다.

 


T갤러리아를 나와 또 다시 한 무리의 사람들을 따라간 곳에는 아이러브사이판(I Love Saipan)이란 이름으로 더 유명한 스타샌즈플라자(Star Sands Plaza)가 있다. 매장을 들어서면 트럼프 입간판이 엄지를 들고 방문객을 맞이한다. 아이러브사이판에는 ‘I Love Saipan’이라는 글자가 새겨진 각종 기념품들과 사이판에서만 볼 수 있는 특산물들을 만나볼 수 있다. 매장 밖을 나서자 흥겨운 음악이 들린다. 옹기종기 사람들이 모여 있는 곳에서는 현지 원주민들이 선보이는 수준 높은 공연이 펼쳐지고 있다. 물론 공연은 무료다.

 

길을 건너 해변가 쪽으로 방향을 틀자 맛있는 냄새가 코를 유혹한다. 조금 걸었더니 허기가 진 모양이다. 수많은 음식점들 사이로 서부 시대 건축물을 재현해 놓은 듯한 식당이 눈에 띈다. 식당을 들어서니 인테리어는 물론 서빙을 하는 직원들 까지 카우보이 복장을 하고 있다. 거기다 매장에 울려 퍼지는 미국 스타일의 컨트리 음악까지 가미되니 미국에 와있다는 사실이 실감난다. 두툼한 스테이크와 신선한 해산물로 배를 채우고 나오니 붉게 빛나던 하늘이 어느덧 검게 칠해져있다




한껏 배를 불렸으니 운동 삼아 가라판 시내를 이리 저리 기웃기웃 거린다. 그렇게 가라판을 돌아다니다 본능적으로 한 가게 앞에서 무의식적으로 발걸음이 멈춰진다. 참새가 방앗간을 그냥 지나칠 수 없듯 본능적으로 가게로 들어가 자리를 잡고 진(Gin) 한 잔을 주문한다. 가게 인테리어는 ‘Godfather’s Bar’라는 이름을 여실히 증명하듯 여러 마피아 보스들의 사진들과 영화 대부(The Godfather)’의 포스터들로 가득하다. 얼음을 녹여가며 홀짝홀짝 한 잔을 비워내니 어느덧 여로와 함께 취기가 올라온다.

 

사이판의 보고(寶庫) ‘마나가하

 



가라판이 사이판의 심장이지만, 가라판은 사이판이 가지고 있는 10% 매력에 불과하다. 이곳을 들려야만 진정한 사이판의 진짜 매력을 느낄 수 있다. 바로 마나가하(Managaha)’ 섬이다. 마나가하는 가라판 선착장에서 15분 거리에 있는 작은 섬으로, 각종 해양 액티비티를 즐길 수 있는 최적의 장소다. 마나가하로 가는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다. 일반적으로 정기 운항선을 많이 이용하지만 제트스키나 바나나보트, 패러세일링, 수영(?) 등으로도 갈 수 있다. 그러나 투명한 에메랄드 빛 바다와, 가슴을 뻥 뚫어주는 시원한 하늘, 뜨겁게 내리쬐는 햇볕 앞에서 재미없게 정기 운항선을 타는 행위는 감히 죄악이라고 말할 수 있다.

 

모터보트와 위태롭게 이어진 바나나보트에 올라 시원한 바람을 맞으며 눈을 멀게 만드는 하늘을 보고 있으면 마치 꿈을 꾸고 있는 기분이 든다. 하지만 철썩이는 파도에 물보라가 치면 순간 꿈에서 깨어난다. 시원한 칵테일처럼 보이는 에메랄드빛 바닷물도 입에 들어가면 그저 바닷물일 뿐이다. 본격적으로 마나가하 섬을 둘러보기 전 근처에 정박된 배에 올라타 투명한 바다를 탐색해보기로 한다. 안전요원의 설명을 들은 뒤 무거운 산소통을 메고 바다 속으로 들어간다. 산소통에 의지해 물속으로 들어간다는 공포심에 호흡이 가빠지지만 눈앞에 펼쳐진 절경에 마음이 안정된다.

 



짧았던 스쿠버다이빙의 추억을 뒤로하고 마나가하 섬에 발을 디딘다. 선착장에 환경세 5달러를 내고 섬을 바라보자마자 카메라부터 찾게 된다. 여기가 지상 낙원이다. 섬에 들어서니 이미 많은 사람들이 물놀이를 즐기고 있다. 제대로 된 스노클링을 즐기기 위해 금빛 모래와 우거진 나무그늘을 지나 섬의 반대편에 다다르면 또 다른 신세계가 펼쳐진다




야자수 나무 그늘 아래 짐을 풀고 스노클링 장비를 챙겨 바다로 뛰어든다. 한참 열대어들과 수영을 즐기고 있는데 갑자기 날씨가 흐려지더니 약한 비를 뿌려댄다. 하지만 비가 온다고 스노클링을 그만둔다면 당신은 초보 스노클러다. 진짜 스노클링의 재미는 약한 파도가 일렁일 때 나타난다.

 

그렇게 또 한참을 물속에 있다 보니 배가 고파진다. 미처 식사를 준비하지 못했다 하더라도 걱정할 필요는 없다. 섬 중앙에서 간편한 요기 거리를 팔고 있으니 말이다. 식사를 끝냈다면 섬을 한 바퀴 돌아보는 것도 좋다. 마나가하는 성인 걸음으로 느긋하게 사진을 찍으면서 돌아도 10여분 정도면 다 돌 수 있을 만큼 아담한 섬이다.

 



섬 일주를 마쳤다면 다시 가라판으로 돌아갈 시간이다. 이번에는 미리 예약해둔 패러세일링으로 바다를 가로지른다. 모터보트에 앉아 낙하산에 결박할 안전장치를 둘러메니 그제야 실감이 난다. 이윽고 커다란 낙하산이 펼쳐지고 보트와 낙하산의 거리가 조금씩 멀어지면 하늘을 날고 있음을 인지할 수 있다. 상공에서 보는 마나가하 섬 일대 경치는 바나나보트를 탈 때와는 차원이 다른 경험이다. 시원한 바람을 맞으며 바다 위를 날고 있으면 마치 근두운에 올라탄 손오공이 된 기분을 느낄 수 있다.

 

버기카로 느끼는 타포차우

 

사이판에서는 해양 액티비티 정도밖에 즐길 거리가 없을 것이라는 편견을 버리길 바란다. 물에서 즐기는 다양한 스포츠 만큼 육지에서 즐길 수 있는 놀거리도 다양하기 때문이다. 그 중 가장 으뜸은 사이판에서 가장 높은 곳인 타포차우(Tapochao)’ 산을 오르는 일이다. 그것도 거친 오프로드를 달리도록 개조된 버기카(Buggy Car)’를 타고 말이다. 엔진과 바퀴 4, 단단한 강철 프레임으로만 구성돼 있는 버기카에 올라 시동을 걸면 생생하게 들리는 엔진음이 드라이버의 심장을 뛰게 만든다.

 



가이드 차량의 뒤를 따라 도로에 올라타면 모두의 시선이 자신에게 쏠리는 것을 볼 수 있다.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받으며 타포차우 산 입구에 다다르면 잘 닦여진 포장도로는 사라지고 오로지 황토색 흙과 돌덩이들이 널려있는 비포장도로가 보인다. 앞 차량을 따라 조금씩 산위로 올라갈수록 길은 점점 좁아지고 바닥은 진흙탕 웅덩이, 군데군데 높게 솟아오른 돌덩이들로 가득한 완벽한 비포장도로로 변신한다. 제멋대로 움직이는 핸들을 부여잡고 천천히 속도를 올리다 보면 지면의 굴곡이 온몸에 그대로 전해져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탄성이 흘러나온다.

 

그렇게 10여분 넘게 울퉁불퉁한 산길을 오르내리다보면 어느새 타포차우산 정상에 다다른다. 헬멧을 벗어두고 전망대로 올라가면 바다에서 불어오는 시원한 바람이 온 몸을 휘감아 땀을 식혀준다. 사이판 중앙에 우똑 솟아있는 타포차우 산 정상에서는 섬 전경이 한 눈에 들어온다. 왜 사이판 최고의 절경으로 타포차우 산이 꼽히는지 알 수 있는 순간이다. 저 멀리 태평양에서 불어오는 파도를 보고 있으면 신선놀음을 하는 기분도 느낄 수 있다.

 



1만 가지 매력을 가진 사이판


오전 일찍부터 버기카를 타고 산에 오른 탓에 시간이 많이 남은 데다 버기카의 쫀득쫀득한 핸들을 잡고 비포장도로를 달리다보니 드라이브가 하고 싶어진다. 가라판 내 한국인 교민이 운영한다는 렌터카 가게를 찾아 차를 한 대 대여한다. 하루 종일 섬 구석구석을 돌아다닐 마음으로 자동차 키를 받자마자 근처에 있는 도시락 집으로 간다. 호텔이자 베이커리이며 슈퍼마켓이기도한 도시락 가게에 들어가니 방금 만들어진 따끈따끈한 도시락이 하나 둘 매대에 올려 진다. 소불고기, 치킨 도시락에서부터 일본식 덮밥, 신선한 사시미, 초밥까지 먹음직스러운 음식들을 보고 있으니 군침이 돈다. 도시락과 마실 물을 챙겨들고 차에 올라 구글 맵을 킨다. 목적지는 없다. 그저 지도를 따라 갈 수 있는 곳을 간다.

 

본격적으로 외곽 도로에 올라타면 왼쪽으로는 푸른 하늘과 바다 오른쪽으로는 녹음 짙은 산이 완벽한 대비를 이룬다. 뻥 뚫린 도로에 있으니 나도 모르게 엑셀에 발이 올라간다. 하지만 정속 주행(30~40마일)을 하지 않았다간 언제 어디서 경찰이 나타날지 모른다는 위압감에 감히 분노의 질주를 벌일 순 없다. 흥을 돋구려고 라디오를 켜니 때마침 좋아하는 팝송의 전주가 흘러나온다. 그 순간만큼은 내가 바로 콘서트의 슈퍼스타다.

 



흥에 젖어 도로를 따라 달리다보니 어느덧 섬의 북쪽에 도착한다. 가장 먼저 드라이버의 눈길을 사로잡는 곳은 다름 아닌 한국인 위령탑(Korean Memorial)’이다. 선명한 태극마크를 따라 간 곳에서는 우리 현대사의 비극적인 이야기를 마주하게 된다. 한국인 위령탑은 태평양전쟁 당시 일제 징용으로 사이판에 끌려와 희생된 영령을 추모하기 위해 만들어졌는데, 당시 3,000여명의 한국인이 사이판에 있었다고 전해진다.

 

한국인 위령탑에서 얼마 떨어지지 않은 곳에는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미군에 쫓기던 일본군이 마지막까지 저항을 펼친 일본군 최후사령부가 있다. 이곳에는 세계대전 당시 사용하던 대포와 탱크의 잔해가 세월에 깎여가고 있는데, 커다란 돌산을 방패삼아 콘크리트로 쌓아올린 요새 주위에는 당시 치열했던 전쟁의 기억이 셀 수 없이 많은 탄흔에 서려있다.

 



차를 타고 사이판의 최북단에 위치한 만세절벽(Banzai Cliff)에 도착하니 숨겨져 있던 사이판의 매력이 터져 나온다. 깎아 내지르는 절벽 아래로 성난 파도가 하얗게 부서지고, 하늘과 바다의 경계가 모호할 만큼 광활하게 펼쳐지자 심장이 폭발할 것처럼 감정이 북받친다. 자신이낼 수 있는 가장 큰 소리로 함성을 내지르고 싶은 순간이다.

 

만세절벽의 한 장면을 가슴속 깊이 세기고 차에 올라 자살절벽(Suicide Cliff)을 둘러본 뒤 그로토(The Grotto)에 도착하면 또 다른 세상이 펼쳐진다. 얼핏 봐도 60도 이상 될 것 같은 가파른 계단을 따라 내려간 곳에는 전 세계 다이버들이 손꼽는 세계 최고의 다이빙 포인트 그로토가 숨겨져 있다. 해안 침식 동굴을 가득 메운 에메랄드 빛 바닷물은 동굴주위를 빙글빙글 돌며 강한 파도를 일으킨다. 하지만 물 속에 몸을 담그면 성난 파도는 온데간데없고 세상에서 가장 고요한 침묵만이 흐른다.

 


다시 얼마간 달리다보면 새섬전망대(Bird Island Lookout)에 도착한다. 전망대에 올라 멀지 않은 곳에 있는 새섬을 보고 있으면 커다란 새가 바다를 향해 힘껏 날갯짓을 하는 장면을 포착할 수 있다. 새섬 주위로 기다란 파도가 하얗게 바스라지면서 마치 커다란 새가 날갯짓을 하는 듯 착각을 일으킨다. 새섬을 뒤로한 채 차에 올라 카메라를 옆에 던져두고 본격적인 드라이브 채비를 갖춘다. 해안도로를 따라 한참을 달리다보면 야자수들이 빼곡히 서있는 도로 앞으로 푸른 바다가 펼쳐지는데, 그 순간만큼은 바다에 닿아있는 절벽으로 빨려 들어가는 기분이 든다.

 


좋은 사람들과 즐거운 공연 그리고 맛있는 음식

 

사이판 여행 일정 중 목요일이 포함되어 있다면 당신은 행운아다. 사이판의 또 다른 매력인 야시장이 열리기 때문이다. 가라판 시내에서 멀지 않은 공터에서 매주 목요일마다 열리는 야시장은 맛있는 음식, 즐거운 공연과 함께 좋은 사람들을 만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다. 뉘엿뉘엿해가 넘어가는 6시부터 본격적으로 시작하는 야시장은 본격적인 오픈 전부터 주민들과 관광객이 뒤섞여 왁자지껄하다.

 

야시장에서 파는 음식은 상상초월이다. 한식, 일식, 양식은 물론 아피기기 같은 사이판 전통 음식도 한 번에 만날 수 있다. 게다가 단돈 5달러면 4~5개 메뉴를 맛볼 수 있어 지갑이 가벼운 관광객들도 부담 없이 만찬을 즐길 수 있다. 유달리 많은 사람들이 몰려있는 곳을 쫒아 가면 불냄새를 풍기며 맛있게 구워지고 있는 꼬치를 볼 수 있다. 5분 넘게 줄을 선 뒤 맛본 꼬치는 본능적으로 시원한 맥주를 찾게 만든다. 바리바리 음식을 싸들고 자리에 앉아 코코넛 한 모금을 마시면 사이판 주민들이 직접 출연하는 공연을 볼 수 있는데 콘서트를 연상케 할 정도로 주민들의 실력이 뛰어나다.

 


맛있는 음식과 즐거운 공연을 즐긴 뒤 야시장 한편에 설치된 부스를 찾아가면 원주민들이 직접 만든 공예품에서부터 만병통치약이라 불리는 사이판 노니(Noni)제품 등 사이판에서만 만날 수 있는 기념품들을 구경할 수 있다. 천연비누로 명성이 자자한 킹피셔 노니 비누 몇 개와 냉장고에 붙여 놓을 마그넷을 집어 들고 옆 부스를 찾아가니 여행자들을 위한 유심을 팔고 있다. 로밍을 해오거나 한국에서 미리 포켓와이파이 등을 준비해오는 사람들은 필요 없을지 모르지만, 사전에 이를 준비하지 못한 사람들은 유용하게 이용할 수 있다. 사람들이 가장 많이 이용하는 유심은 10달러 선불유심으로 4일 동안 매일 데이터 1GB가 제공되고, 로컬 통화와 메시지가 무제한이다. 로밍과 포켓와이파이와 비교했을 때 가격, 편의성 모두 최고라고 할 수 있다.

 

석양을 바라보며 바다 위에서 즐기는 만찬

 

정신없이 놀다보면 어느덧 귀국 날짜가 코앞에 다가온다. 눈깜짝할 사이에 지나간 시간이 야속하기만 하다. 하지만 아쉬워 할 시간도 아깝다. 늦은 오후 간단한 채비를 마치고 사이판 여행의 대미를 장식하기 위해 가라판 선착장으로 이동해 커다란 유람선에 승선한다. 배가 출발하면 본격적인 파티가 시작된다. 가수 뺨치는 노래 실력을 가진 직원이 마이크를 잡고 유명 팝송을 부르며 파티의 시작을 알린다. 무제한으로 제공되는 맥주를 마시며 흥에 취에 함께 노래를 따라 부르다 보면 어느새 맛있는 음식이 준비된다. 음식과 술, 노래 삼박자의 완벽함에 흠뻑 젖어 있다 보면 레오나르도다빈치의 역작 최후의 만찬속 인물이 되어있는 듯한 착각에 빠진다.

 


한참을 먹고 마시며 즐기다보면 유람선 밖으로 온 세상을 붉게 물들이는 석양이 타오르는 것을 볼 수 있다. 손에 들고 있던 맥주를 과감하게 내려놓고 갑판으로 올라가면 회색빛 구름, 짙푸른 바다, 붉은 석양이 한데 어우러져 최고의 경치를 제공한다. 여기에 바다에서 불어오는 시원한 바람은 맥주 몇 캔에 달아올라버린 몸을 완벽하게 식혀준다. 멍하니 바닷속으로 사라지는 석양을 바라보고 있으면 어느새 주변은 깜깜해 지고, 사이판에서의 즐거운 기억도 추억 속으로 잠긴다.


MeCONOMY magazine May 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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