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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4차 산업이 자영업 시대를 앞당길 것으로 보인다. 현재 500만명이 넘는 취약계층으로서 자영업도 문제지만 앞으로가 더 문제다. 자동화로 인해 빚어질 수밖에 없는 대규모 실직 대책이 시급하다. 자동화가 새로운 일자리를 창출할 것이기 때문에 걱정할 것 없다는 투의 기술주의자들을 믿다간 낭패를 당할 것이다. 새롭게 창출되는 일자리가 일자리 잃는 사람들을 흡수하는데는 긴 시간이 걸릴 게 틀림없다. 그러는 사이에 리스크를 분산해야 하고 신기술을 기반으로 하는 자영업의 출현도 예상된다. 전향적이고 획기적인 자영업 대책이 필요하다.


한국경제가 새로운 일자리보다 줄어드는 일자리가 더 많아진지는 오래됐다. 대기업은 감축 경영을 하거나 잘 된다고 해도 해외로 사업장을 이전하는 추세다. 중소기업은 밤하늘의 별처럼 명멸하는 가운데 거대한 4차 혁명의 파고 속에 휩쓸려 가거나 움츠려 들고 있다. 특히 먹이사슬 중에서 가장 하위에 위치한 자영업은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새 정부의 최저임금 인상과 노동시간 단축으로 직격탄을 맞고 있다.


왜 일자리가 늘지 않나


새로운 일자리는 창업에서 일어나는 비중이 가장 크고 건강하다. 우리나라는 창업이 빈약하다. 창업에는 세 가지 종류가 있다고 할 수 있다. 새로운 기술이나 아이디어로 없던 시장을 창출하는 카테고리 창업, 그리고 벤처 창업과 일반 창업이다. 새로운 카테고리의 창업기업이 우리나라에서는 산업적으로 게임산업이 유일하고, 개별 기업으로는 네이버, 다음, SM, 카카오가 나타나고는 전무하다. 새 카테고리 창업이야말로 수많은 일자리를 만들어내는데, 창조적 기업가도 부족하고 금융시스템 미비, 각종 규제로 인해 끊어져 버리고 말았다. 최근에 성공한 대표적 새 카테고리 기업이 우버와 에어비앤비다. 


벤처 창업은 기존의 기술이나 비즈니스 모델을 혁신하는 형태다. 새 카테고리 창업과 벤처 창업은 유사한 면이 있지만, 후자는 기존시장 내에서 경쟁자로 나타난 것이다. 전자는 없던 시장을 창출해 기존 시장의 수요와 잠재해 있던 수요를 모두 충족시키는 것이므로 엄청난 성장을 할 수 있다. 물론 포도나무에 포도송이 달리듯 새로운 일자리를 부지기수로 다양하게 만들어낸다. 전통적인 창업 강국인 미국과 이스라엘, 일본, 유럽 강소국 외에 잠자고 있던 독일, 영국, 프랑스 등 유럽의 강대국과 특히 중국의 창업 움직임이 놀랍다. 최근에는 베트남과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등 아세안 국가들의 창업이 활발하게 일어나고 있다. 한국만 뒷걸음치고 있는 느낌이다. 


일반 창업은 기존 비즈니스 모델을 그대로 모방한 것들이다. 우리나라는 일반 창업의 실제도 시원찮다. 정부 자금이 많이 지원된다고 하지만 규제가 많아 약주고 병 주는 격이다. 창업이 이 모양이니 일자리가 늘 수가 없다. 창업과 그 성과는 이렇게 지지부진한데 기존 기업들은 사람을 고용하지 않는 방향으로 가고 있다. 자동화기술의 도입, 과격노조에 대한 두려움, 경쟁격화로 인한 인력코스트 절감 등이 그 원인으로 자리 잡고 있다. 


답답한 정부는 공무원 증원,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독려, 청년 고용지원금 등 극약 처방을 잇달아 내놓고 있다. 정부의 일자리 늘리기 처방을 보면 1930년대 미국 대공황시기가 연상된다. 루즈벨트 정부가 실업자들에게 노임을 풀어 미 전역에서 국립공원과 고속도로, 댐을 건설했다. 루즈벨트 정부는 예산으로 노임을 살포하는 단기대책을 폈지만 후손들에게 장대한 인프라도 남겼다. 


현 정부의 일자리 대책은 단기적으론 급한 불을 끄나, 중장기적으로는 환경변화에 따른 산업재편을 지연시킬 우려가 제기된다. 하지만 정부, 당대의 정치세력은 역사적으로 사후 수습자 역할을 했지, 선제적 개혁자 또는 혁신자 역할을 한 적은 거의 없었다. 선제적 개혁자와 혁명가는 개인이나 기업, 자발적인 결사체들이 할 수 있다. 당대의 정부와 정치세력도 기득권이기 때문에 스스로 문제를 타개하려고 아픈 살을 도려내지는 않는다. 그들에게는 절박한 동기가 없다. 피해를 입는 당사자가 나서야 한다. 그러면 모든 당사자들, 백성들이 그런 혁신의 일을 해낼 수 있는가. 그렇지 않다. 개혁세력이든 혁명군이든 반군이든 지도자는 반드시 필요하다. 


기업에서 나온 사람들의 일자리는 어디에?


기업에서 나온 사람들이 새로 취업하기란 지난하다. 대체로 그들은 프랜차이즈 가맹점을 하거나 음식업, 카페업 등 손쉽다고 생각하는 자영업에 나선다. 기업의 조직에서 익혀온 일들이 세상에 나와서는 별로 쓸모없다. 부분적인 일이기도 하고 기업에 특화된 기술과 노하우이기 때문에 시장 수요에 바로 적용되지 못하는 게 일반적이다. 


프랜차이즈의 경우 일단 오래된 곳은 경쟁력이 있다고 봐도 된다. 프랜차이즈 내 가맹점들 가운데 어떤 곳은 잘 되고 어떤 곳은 안 되는 곳들이 있다. 여러 가지 원인을 찾을 수 있다. 가맹본부와 같이 분석해보면 문제의 원인을 진단하고 해결책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가맹점들이 모두 안 되면 처음 설계부터 잘못된 것이므로 시장에서 퇴출된다. 어떤 프랜차이즈는 초기에 잘 되다가 나중에 경쟁사에게 뒤져 경쟁력을 잃어버린 경우도 많다. 무수히 사라진 프랜차이즈 브랜드들이 얼마나 많은가. 


프랜차이즈를 선택할 때 해당 프랜차이즈의 경쟁 상황, 특성 등을 잘 이해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치킨 프랜차이즈는 치킨 업종만 보면 안 되고 치킨과 경쟁되는 다른 외식들도 같이 살펴봐야 한다. 카페와 편의점 프랜차이즈는 차별화가 어려운 대신에 꾸준한 편이다. 푸드업은 기술적 차별화가 가능하나 카페업은 차별화가 힘들므로 프랜차이즈가 유리하다. 


푸드업의 경우 자기만의 뛰어난 요리 맛을 낼 수 있다면 프랜차이즈보다 독립점이 더 나을 수 있다. 그러나 프랜차이즈 푸드업은 본부가 끊임없이 기술을 개발하고 경영 노하우와 브랜딩을 제공한다면 ‘안전한’ 경쟁력을 가질 수 있다. 독립 푸드점은 프랜차이즈와 차별화되는 맛과 기술로 포지셔닝을 하지 않고 정면으로 승부해서는 시장에서 퇴출되기 쉽다. 그 많던 동네 빵집이 사라진 것이 그런 이유에서다. 프랜차이즈 푸드업은 보다 큰 시장을 겨냥하고 코스트를 절약하는 전략을 구사한다. 이에 대해 독립 푸드업은 프랜차이즈가 노리지 않는 틈새시장이나 손이 많이 가고 고도의 손기술을 요하는 쪽으로 특화하는 것이 낫다. 


프랜차이즈 가맹점은 제한된 조건 속에서 최선을 다해 합리적 수익을 가져간다는 마음이 필요해 보인다. 우리나라 가맹점주 가운데 터무니없이 많은 수익을 바라는 경우가 가끔 있는데, 그러기를 바란다면 자기만의 경쟁력을 갖춘 독립점으로 가야 한다. 한국의 대표적인 프랜차이즈인 치킨 가맹점의 가슴 아픈 실패사례가 많이 보고되고 있다. 근본적인 원인으로 업종 선택에 신중하지 않은 점, 지나친 수익 기대, 소규모 점포 경영에 대한 경시 등이 지적되고 있다.


기술 자영업 시대 진입


직장인들의 종착역이 은퇴 이후의 편안한 노후 생활이 아니라 평생 자영업으로 가고 있는 것 같다. 현재 직장에서 나오는 중장년층은 변변히 준비를 못했기 때문에 창업을 할 경우 실패 위험도가 높다. 프랜차이즈 가맹점을 선택한다면 실패율을 다소 낮출 수 있다. 아무리 프랜차이즈라고 해도 앞서 말한 대로 해당 업종에 대한 준비가 안 돼 있다면 쓴 맛을 보기 쉽다. 직장인들은 미래의 자영업을 위해 기술 창업이나 기술 파트너십을 준비한다. 그러려면 평생 배우는 자세가 필요하다. 


흔히 ‘지식’은 배우기만 하면 되는 줄로 알고 있는데, 그래가 지고는 아무런 소득을 창출하지 못한다. ‘지식’은 장기간의 연습과 다양한 사례에의 적용과 시행착오를 통해 ‘기술화’해야 한다. 이 ‘기술화’를 ‘노하우’라고 표현하기도 하는데, 보다 탄탄하고 발전적인 진보를 고려해볼 때 ‘기술화’란 용어가 적합하다고 생각한다. 직장인은 재직 중에 지식의 기술화, 노하우의 기술화를 꾀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현재 자신이 하고 있는 업무를 분석할 필요가 있다. 대기업 직장인의 경우 분명 부분적인 업무일텐데 그걸 완결형으로 만들어 가든가, 기술화하든가 해야 한다. 완결화된 일과 기술화된 그 일이 시장 수요, 인력 수요에 부합돼야 한다. 자신의 현재 일이 도저히 수요를 맞출 수 없다고 판단되면 새로운 지식과 기술을 배워야 한다. 


평생직장이 사라진 세상에서 현 직장에서 상식보다 조금 나은 정도의 지식과 기술에 안주한다면 미래는 없다. 학교나 학원에서 배운다고 할 때 그곳에서 시장에 바로 적용되는 걸 습득할 수 있다는 생각은 버려야 한다. 학교와 학원은 ‘기초’ 를 가르칠 수 있을 뿐이다. 기술화는 그 일의 현장에서 숙달을 통해 얻어지는 것이며 그래야 물적 보상을 받는 경지에 도달한다. 


자동차운전학원에서는 운전하는 법을 배운다고 해서 바로 거리에 능숙하게 운전할 수 있는 것 아니지 않은가. 학교가 그런 곳이다. 한국 사람들 중 많은 이들이 학교를 그렇게 생각하고 있다. 1개월짜리, 3개월짜리 학원에 가서 기초지식을 익힐 수 있으면 그것으로 족하다. 그 다음엔 본인이 현장에서 수많은 시행착오와 숙달을 해야 어엿한 소득자가 되는 것이다.


자영업자를 위한 파산보험 제도화 필요


현재 자영업자에 대한 국민연금이나 건강보험, 산재보험, 고용보험 등 사회보험제도는 임금근로자에 준해서 논의되고 있다. 물론 그런 제도의 실질적인 시행이 필요하지만 그보다는 자영업 자체에 대한 보험이 더 절실하다. 사업 자체가 매일 불안의 연속인데, 무슨 수로 보혐료를 낼 것이며, 그럴 여유가 있겠는가. 매달 걱정 없이 월급 나오는 임금 노동자들을 가정한 현재 자영업 대책은 재고해야 한다. 


이미 농업인들에게는 가뭄과 홍수, 병충해 등 인간이 어찌할 수 없는 자연재해를 대비한 재해보험이 시행되고 있다. 이와 같이 자영업의 실패에 대한 파산보험 혹은 사업 재기보험과 같은 새로운 보험의 제도화가 시급히 검토돼야 한다. 말로만 ‘실패는 괜찮다’고 해서는 안 된다. 우리나라의 자영업자는 560여만 명으로 추산되고 있다. 이 숫자는 농민 등 1차 산업 종사자들보다 5배 정도 많다. 농민보다 더 절박하고 어려운 처지에 있는 자영업자들을 더 이상 외면해서는 안 된다. 


전 국민의 장인화로 간다


장인정신을 얘기할 때 일본인을 주로 많이 들고 있으나 선진국 기술자들의 일반적인 특징이라고 할 수 있다. 선진국의 기술 우위는 그들의 교육 수준이 높기때문이라기 보다는 장인 정신의 존재 때문이다. 선진국들은 한결같이 장인을 존중하고 숫자도 우리나라보다 훨씬 많고 다양하다. 


우리나라처럼 직업을 돈벌이 수단으로만 바라보는 나라는 적어도 선진국 중에서는 없다. 우리가 한시바삐 장인을 존중하고 상응한 물적 보상을 하는 나라로 바꾸지 않는 한 선진국은 될 수 없다. 장인은 일을 통해 새로운 것을 알고 그 일 자체를 즐기고 기쁨을 얻는 사람이다. 산업사회의 노동자는 단순 반복적인, 부분적인 일을 할 수밖에 없었다. ‘자동화’가 이 비인간화된 노동에서 노동자들을 해방시킬지도 모른다. 그렇게 될 경우 4차 혁명은 인간에게 커다란 축복이 될 수 있다. 산업사회가 초래한 분업의 질곡에서 벗어나 완결형의 장인적 일로의 전환이 기대되는 대목이다. 


한국GM 노동자들이 공장폐쇄의 공포에 시달리고 있다. 우리나라 산업은 자동차, 조선, 반도체, 가전 등 대규모 분업적 공정 산업에 의해 지탱되고 있다. 자동화의 충격을 가장 많이 받을 산업을 안고 있는 셈이다. 인간적인 장인적 일의 창조가 시급하다. 4차 혁명의 준비를 개인에게만 맡겨두기에는 노동자와 국가경제 생태계 등 모두에게 주는 타격이 너무 크다. 


강력한 정치리더십의 선제적 대응 필요   


이 모든 일을 해내려면 강력한 정치리더십이 필요하다.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우리나라에서는 ‘정치세력’이 가장 약자에 속한다. 


지금은 검찰이 무소불위의 권력집단이다. 민주노총의 힘이 세고 전교조가 강하다. 단체장들이 경찰의 눈치를 보는 세상인 듯하다. 거침없는 여론을 아무도 제어하지 못한다. 관료들과 학자들도 여론의 눈치보기 바쁘다. 기업주도 요즘엔 약자 처지가 됐다. 언론은 그저 여론을 반영할 뿐이고 기껏 편승하는 역할밖에 못하는 것 같다. 언론은 그저 추임새 넣어주는 고수로 전락한 모양새다. 힘센 집단들이 많을수록 정치 세력이 더욱 강해야 하는데 5년 임기의 대통령제는 임기 중반부터 레임덕에 시달린다. 한국을 둘러싼 중국과 러시아, 북한은 일인 독재자가 지배하는 체제다. 임기 있는 정치지도자가 임기 없는 정치지도자를 상대하기 용이하지 않은 것은 불 보듯 뻔하다.


한국의 대통령을 제왕적 대통령이라고 비판하는데, 그 근거가 모호하다. 총리가 있는 대통령제는 제도상으로 제왕적 대통령이 될 수 없다. 운영상의 문제다. 이번 개헌에서 대통령의 4년 중임은 반드시 관철돼야 한다. 강력한 정치리더십으로 실타래처럼 얽혀있는 난제를 풀고 4차 혁명의 파고를 선제적으로 타고 넘어가야 한다. 강력한 정치리더십은 국가의 미래를 푸는 열쇠가 되고 있다.


MeCONOMY magazine April 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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