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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자동차칼럼] 한국형 레몬법 성공, 징벌적 배상제 도입 전제돼야

 

김 필 수 (김필수 자동차연구소 소장, 대림대 교수)

 

한국형 레몬법이 내년 1월1일부터 시행된다. 이 법은 미국의 레몬법을 벤치마킹해 신차 하자 시 교환 환불할 수 있는 최초의 프로그램이다. 그럼 과연 이 법이 시행되면 실질적인 하자 신차에 대한 교환 환불이 가능할까?

 

이미 우리나라에는 소비자법에 관련 조항이 있으나 유명무실하다. 메이커가 교환 대상이 아니라고 전문적으로 언급하면 이것을 반박할 수 있는 방법이 없기 때문이다. 특히 운전자 또는 소유자가 자동차의 결함을 밝혀야 하는 구조여서 더욱 불가능한 부분이라 할 수 있다.

 

필자는 이 법이 입법될 당시에도 무용론을 언급한 바 있다. 담당부서인 국토교통부도 이법에 대한 후속조치로 위원회 구성과 함께 시행령과 시행규칙을 서두르고 있는 상황이다. 그러나 미국의 레몬법이 잘 시행돼 신차 교환·환불이 이뤄지는 배경에는 소비자 중심으로 잘 구성된 관련 제도와 연관법이 있다. 하지만 우리는 이와 달리 관련된 소비자 보호법이 미약해 겉치레적인 레몬법이 잘 이행될 가능성은 매우 작다고 본다.

 

당장 위원회에서 법적인 판단을 하고 강제적인 권한까지 가진다고 했지만 현실과 매우 동떨어진 사항이다. 뜬 구름 잡는 부분이라는 것이다. 중대하자와 일반하자를 누가 어떻게 확실히 구분할 수 있을까. 예를 들어 엔진 시동 꺼짐 현상도 소비자는 목숨이 왔다 갔다 하는 사항이지만 메이커에서는 일반적으로 나타날 수 있는 현상으로 보고 있다. 특히 메이커의 전문적인 의견에 맞대응해 납득시킬 수 있는가도 중요하고 3만개의 부품이 유기적으로 이루어진 자동차를 너무 쉽게 보는 것은 아닌지 걱정된다.

 

한국소비자원에서도 분쟁조정위원회를 통해 자동차의 다양한 부분을 소화하고 있으나 상기한 부분을 판단하기는 쉽지 않다. 미국과 같이 연관제도와 법이 존재 무실한 한국형 레몬법이 통용되기 위해서는 다음의 몇 가지 부분을 선행돼야 가능하다고 확신한다.

 

우선 징벌적 손해배상제다. 미국은 메이커가 은폐 등 문제 발생 시 책임을 다하지 못하면 천문학적인 벌금을 부과하는 관계로 경우에 따라 수천억원에서 수조원까지도 부과해 회사가 망할 정도로 큰 타격을 받을 수 있는 법이 있다. 우리는 끝까지 미루어도 쥐꼬리만한 벌금을 물면 되는 만큼 굳이 나서서 지킬 필요가 없다. 최근 BMW 차량 화재도 이러한 정황이 크다. 그래서 징벌적 배상제의 도입이 전제돼야 한다는 것이다.

 

두 번째로 책임 소재의 원인을 누가 밝혀야 하는 가도 중요한 요소다. 우리는 운전자 또는 소유자가 자동차의 결함을 밝혀야 하는 구조다. 이러한 구조는 병원에서 수술을 잘못한 부분을 피해자가 밝혀야 하는 구조와 같다. 자동차 급발진 사고의 경우에도 100% 패소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미국의 경우는 완벽한 결과가 도출되지 않아도 재판 과정 중에 메이커의 역할이 충실하지 않으면 보상을 받는 경우가 많다. 즉 미국은 자동차 메이커가 자사 차량에 결함이 없다는 것을 밝혀야 하는 구조여서 우리와 정반대다. 결국 국내에서도 같은 문제가 발생하면 입증 책임을 메이커가 져야 한다. 이번 한국형 레몬법에는 6개월 안에는 자동차 메이커의 책임을, 그 이상의 경우에는 자동차 소유자의 입증책임으로 돼 있으나, 이 부분도 애매모호하다.

 

셋째로 제도적인 부분보다 정부의 소비자 중심의 액션플랜이 필요하다. 우리는 리콜 관련 심각한 문제가 발생해 6개월 이상 SNS상에서 난리가 나도 움직이지 않고 있고, 실제로 소비자가 하소연 할 수 있는 공공기관이 없다고 할 수 있다. 한국소비자원의 경우도 최종적으로 판결이 나도 권고사항으로 끝나는 만큼, 메이커가 따르지 않으면 그만이다. 그래서 정부도 이제와는 달리 확실히 제도의 큰 축을 소비자 중심으로 옮기는 역할이 필요하다. 미국은 한두 건 같은 문제가 발생하면 도로교통안정청(NHTSA) 또는 환경청(EPA) 등이 움직이는 만큼 우리와 근본적으로 다르다.

 

넷째로 집단 소송제의 체계도 중요하다. 미국과 달리 소송을 통한 보상 등이 소비자 중심으로 잘돼 있으나 우리는 극히 불리한 구조다. 더욱이 이번 한국형 레몬법은 국토교통부의 자동차관리법 내에 관련법을 두고 위원회를 구성한다고 하고 있으나 기존 소비자 보호법의 역할과 부서가 달라서 혼동이 되거나 시너지를 내지 못해 소비자 보호에 한계가 크다. 더욱이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한국소비자원이나 공정거래위원회 등 핵심부서의 역할과의 연동성을 고려하면 책임부서의 한계가 크다고 할 수 있다. 과연 다른 부서와의 충돌이나 임무가 맞는지도 확인해봐야 한다. 즉 조율이 필요하다고 할 수 있다.

 

매년 신차 문제로 교환 환불을 요구하는 공식적인 건수는 수백 건을 넘고 있으나 실제로 교환 환불은 4~5건에 머무르고 있다. 이 건수도 예전 광주에서 골프채로 수입차를 부수는 퍼포먼스를 한 경우도 포함한 경우이니 실제 교환이나 환불은 불가능하다고 할 수 있다.

 

이번 한국형 레몬법도 제기한 각종 한계를 극복해 제대로 된 소비자 보호법으로 탄생하길 바란다. 우리는 아직 자동차 분야에서 후진적으로 미개한 법적 부분을 안고 있는 국가인 만큼 이번 법이 제대로 안착되기를 바란다. 국토교통부의 역할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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