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탄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8일 월세 구속·전세 석방 방지, 일수벌금제 도입, 구속 피의자 아동 보호를 핵심으로 하는 이른바 '장발장 방지 3법'을 대표발의 했다.
'장발장 방지 3법'은 형사소송법과 형법, 아동복지법 개정안으로 이 의원은 "가난한 사람들에게 불리하게 설계된 제도를 개선해 경제적 수준과 관계없이 모두에게 공정한 형사절차를 만들어야 한다"라며 "개인의 소득․재산을 연계해 벌금을 정하고, 주거가 일정치 않다는 이유로 구속하는 시스템을 개선하고, 피의자가 구속된 경우 보호 아동이 건강하고 안전하게 자랄 수 있는 시스템을 마련하도록 했다"라고 개정안 발의 이유를 설명했다.
우선 형소법 개정안은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에서 구속 결정에 중요 요소인 '주거부정'을 배제했다.
이 의원은 "월세 사는 사람은 낮은 보증금을 포기하고 도주할 수 있다는 이유로 구속하고 전세 사는 사람은 도주 가능성이 낮다며 석방한다"라며 "원룸 등에 거주하고 있지만 범죄 혐의가 무겁지 않고 전과가 없더라도 구속될 가능성이 높다"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주거부정을 이유로 구속이 되면 일자리를 잃게 되고 그로 인해 빈곤이 가중돼 또 다른 생계형 범죄를 저지르는 악순환에 빠져들게 된다"라고 했다.
또 이 의원은 미성년 자녀가 있는 피의자를 불가피하게 구속할 경우 검사가 그 내용을 판사에게 설명하고 피의자 구속 사실을 관할 지자체장에게 통보하도록 하는 형소법 개정안과 검사로부터 보호자가 구속된 사실을 통보받은 지자체장은 해당 아동에 대한 보호조치를 하도록 했하는 내용을 담은 아동복지법 개정안도 함께 발의했다.
아울러 형법을 고쳐 소득 수준이나 재산 규모에 따라 벌금을 차등 부과하는 일수벌금제를 도입해 벌금형의 효과가 균형있게 적용될 수 있도록 했다.
이 의원은 "2015년부터 2019년까지 5년간 법원이 선고한 한 해 평균 벌금액 4조 9,539억원 중 현금 납부 비중은 25.1%에 불과했으며, '노역장 유치'로 벌금을 대체한 금액이 2조 7,833억원(56.2%)에 달했다"라며 "같은 기간 100만원 이하 벌금을 내지 못해 노역장에 유치된 사례는 8만 7,540건으로 전체 노역장 유치의 51.8%에 달했다. 이들에게 100만원의 벌금은 상당한 부담이 된다고 볼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이 의원은 "같은 범죄를 저질러도 가난한 사람에게 유독 가혹하고 재기하는 것을 더욱 어렵게 만드는 현행 제도를 개선해야 한다"라며 "이번에 발의하는 장발장 방지 3법을 통해 빈곤의 범죄화라는 회전문이 멈추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이번 '장발장 방지 3법'을 시작으로 '주거약자'의 생계형 범죄에 관한 형사절차와 복지시스템을 연계하는 후속 법안 등을 차례로 발의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