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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콤포지션 경제학(18) 코로나 팬데믹 이후 산업 재편

 

[이상용 수석논설주간] 코로나 사태가 중국과 한국, 일본, 동남아시아 일부 국가를 제외하고는 잦아들기는커녕 재유행하고 있다. 가을을 맞아 기온이 떨어졌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올 겨울, 감기와 코로나 동시 유행이라는 최악의 상황도 우려된다. 백신의 효과도 아직 확실히 알 수 없는 상황이다. 
   

코로나19 장기화, 산업재편 앞당겨


인류가 이미 자연을 너무나 파괴했기 때문에 제2, 제3의 코로나 팬데믹이 일어날 것이라는 예측도 나오고 있다. 인류의 자연 파괴가 먼저 이상기후 현상으로 나타났고 이어서 팬데믹으로 나타나고 있다는 것이다. 자연의 자기 치유력이 얼마간 지속될지 알 수 없지만 그 균형점으로 돌아갈 때까진 자연재해와 팬데믹은 되풀이될지도 모르겠다. 코로나 장기화는 이제 친환경 산업으로의 전면 재편이 불가피하다는 공감대를 전 지구적으로 넓히는 계기가 된 것은 분명해 보인다. 코로나 사태가 트럼프의 예측대로 올해 내로 잡힐 수 있다는 기대가 맞아떨어졌다면 인류는 상당기간 화석연료 시대를 이어갔을 것 같다. 


자연은 우리들에게 화석연료의 미련을 버리고 친환경적인 산업 구조로 재편할 것을 재촉하는 것 같다. 우리가 코로나 팬데믹 이후 산업재편을 논할 때 큰 방향만 예측하는 것이고 실제 디테일을 선택하고 만들어가는 것은 기업가와 정부라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된다. 그 중에서도 기업가는 불확실성이라는 리스크에 온 정신과 몸을 던짐으로써 미래를 만들어가는 주역이다. 엊그제 별세한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과 그의 선친 이병철은 위기의 고비마다 불확실성을 선택한 전형적인 사례다. 지금처럼 급변하는 시기에 정부의 과감한 방향 설정과 지원책도 기업가에 못지않게 중요하다.

 

SK하이닉스가 지난 10월 20일 인텔의 낸드 부문을 90억 달러에 인수한다고 발표했다. 국내 기업의 M&A 사상 최대 금액의 승부수로 기록된다. 코로나 사태라는 대혼란의 와중에서 인텔의 다롄 생산시설을 포함한 인수는 의미가 적지 않다고 할 수 있다. 반도체를 둘러싸고 미·중간 대결이 격화되고 있는 가운데 한국 기업이 중국의 미국 생산시설을의인수한 것은 한·미·중 모두에게 윈·윈의 선택으로 보인다. SK 최태원 회장의 이번 낸드 승부수에서 보듯이 근래 삼성과 LG, 현대차 등 한국의 글로벌 대기업들의 활동은 눈부시다. 또 셀트리온 등 한국의 바이오 기업들의 선전도 마음 든든하다. 다른 대기업과 중소 벤처기업들도 분발하여 위기에서 빛나는 경영을 해주기를 기대해본다. 


문재인 정부의 신재생에너지로의 방향전환, 소·부·장 정책의 강력한 추진은 훌륭한 선택이었다. 새로운 일자리는 바로 새로운 도전과 응전에서 나오는 것이다. 기존 조직은 잘해야 현상 유지이고 지금과 같은 대격변의 와중에선 조직의 구조조정은 피할 수 없다. 정부의 정책 방향은 새로운 동력을 만들어가는 기업과 창업자에 대한 지원 및 육성책, 환경 변화에 적응하지 못하는 기업들의 구조조정과 재편을 돕는 지원책, 일자리를 잃은 노동자들에 대한 직업 전환 및 재교육에 초점을 맞출 필요가 있다.   

 


산업의 재편의 3개축 : 신재생 에너지 산업, AI+IOT 산업, 바이오산업

 

코로나 팬데믹 이후 산업은 신재생에너지 산업, AI를 포함한 ICT 산업, 그리고 바이오 산업 등 세 축으로 전개될 것으로 보인다.  


친환경 산업의 중심은 재생에너지 산업이다. 사물이든 인간이든 움직이기 위해선 에너지가 필요하다. 지금까지 인류는 화석 에너지를 이용하여 기계를 돌리고 컴퓨터에 전원을 연결하고 각종 교통수단을 움직이고 냉난방을 사용했다. 코로나 팬데믹은 화석 에너지의 종식을 앞당기라는 명령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태양력과 풍력은 상당히 비독점적 에너지원라고 할 수 있다. 수세기 동안 세계경제는 원유와 가스, 석탄이 풍부한 극소수의 자원부국에 의존해왔다. 태양력과 풍력 에너지는 단순히 화석 에너지의 종식을 의미할 뿐만 아니라 개별가구와 사업장 등 경제개체의 에너지독립이란 함의를 띠고 있다. 후자의 의미와 영향이 훨씬 크다고 할 수 있다. 경제개체의 에너지 독립과 저장, 남은 에너지의 전송 및 판매 등은 고스란히 AI와 ICT의 역할이다.

 

포드 자동차가 처음 미국에 등장했을 때 도로도 없었고 교통순경도 없어서 사고가 많이 일어났다는 기록을 봤다. 자동차의 등장은 도로와 교량 건설이라는 어마어마한 산업을 만들어냈듯이 태양력과 풍력 에너지의 등장은 AI와 ICT산업에 역사적인 사업 기회가 열리게 된 것이다. 전기차도 배터리 충전이 돼야 굴러가는데, 배터리에 충전되는 에너지도 재생 에너지가 아닐 수 없다.

 

언택트 산업의 속은 AI+ICT산업이고 겉은 언택트 유통산업, 언택트 음식카페업종, 언택트 관광산업, 언택트 문화공연사업, 언택트 교육산업 식으로 분류될 수 있다. 이제 '언택트'가 주류가 오프라인이 비주류인 시장으로 변하고 있는 셈이다.


음식·카페업은 코로나 사태에다가 인건비 상승과 임대료 때문에 웬만해서는 거의 이익을 남길 수 없음이 분명해졌다. 일본처럼 2인 혹은 1인 운영의 음식·카페업이 임대료가 상대적으로 싼 골목의 작은 평수 점포를 하는 업태는 가능할 수도 있다. 이제 대규모의 서비스 형태의 변신은 피할 수 없을 것 같다. 하지만 언택트 생활이 대세가 된다고 해서 컨택트 문화가 사라지는가, 그렇지 않다고 본다. 오히려 새롭게 변신된 컨택트 업태로 수요처를 발굴할 수 있다면 그것대로 재생될 거라고 생각된다. 다시 말해 작아진 컨택트 문화가 완전히 사라지는 일은 없을 것이기 때문에 틈새 변신도 가능하다.   


그리고 AI와 IOT에 의해 가장 큰 변화를 가져올 분야는 농업이라고 본다. 농업은 친환경 농작물의 재배, 인공지능 기술의 접목, 온라인 유통이라는 세 가지의 변화를 한꺼번에 맞이하고 있다. 농업에 대한 각종 규제와 지원책의 개혁이 필요해 보인다. 

 

 

문제는 중산층, 새로운 일자리 창출에서 돌파구를 찾아야

 

중산층이 줄어든다고 난리인데, 문재인 정부는 세금 중과로 중산층 줄이기에 앞장서고 있는 것 같다. 우리 사회에서 중산층은 누구인가. 집 한두 채 소유하고 약간의 현금과 주식을 갖고 있는 사람이고 그들은 피고용자들이다. 이들이 직장을 그만두고 새로운 직장을 구하지 못하고 실업상태가 지속되면 중산층 아래로 떨어진다. 직장 은퇴자가 그런 분류에 들어간다. 이들 중에 과감하게 음식점이나 카페, 편의점 등 자영업에 뛰어들면 거의가 이전보다 못한 소득을 벌고 유지하면 다행이고 실패하면 밑천 다 털고 나오는 것이다. 이들은 아무리 어려워도 노후를 위한 집 한 채는 악착같이 가지고 있다. 

 

문재인 정부의 경제팀은 전문가들이 모두 반대하는 부동산정책을 고집피우다가 집값만 잔뜩 부풀려 놓았다. 여기에다 공시지가를 올려 세금을 때릴 기세다. 간신히 버티고 있는 중산층을 더 아래로 끌어내리려고 하고 있는 셈이다. 집 서너 채 이상 가지고 있는 부자들은 중세가 돼도 견딜만하다.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정책은 중산층을 위기에 몰아넣고 있다. 그래도 시장은 아무리 엄혹한 상태에서도 또 적응할 것이다. 부동산시장이 좀 안정되면 자기들 공으로 돌리지 않을까 생각된다. 그 사이에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손해를 본 줄을 모르고 부동산시장을 안정시켰다고 떠들 것 같다.

 

홍남기 부총리는 코로나의 영향으로 경제가 위축되고 있는 상황에서 그나마 경제를 버텨주고 있는 주식개미들의 투자의욕을 꺾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상장회사의 대주주 요건을 10억원에서 3억원으로 낮추는 방안을 고수하고 있다. 주식 시장에 돈이 도는 것은 장롱 속에 있는 것보다 훨씬 낫다. 경제부총리라면 햇볕 아래 나온 돈을 신산업 투자로 연결시킬 수 있는 방안을 생각해내야지, 주식 투자를 위축시키는 정책은 피해야 한다. 나름 일리 있는 근거가 있겠으나 적어도 지금과 같은 경제 위축 국면에서 극구 피해야 할 정책이다. 코로나 사태를 맞아 그간 어중간한 중진국에서 선진국으로 점프할 호기를 맞았는데, 경제 수장이 너무 경직된 경제관에 경도돼 있는 건 아닌지 모르겠다.

 

 

중산층 감소의 근본 원인이 정부에 있는 건 아니다. 한 나라의 경제가 고도화되면 중산층은 자연히 줄어든다. 중산층 중에서 고도화 하는 경제에 따라오지 못하고 변화에 발 빠르게 대응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다수를 점하기 때문이다. 코로나 사태로 인한 항공여행 감소에 세계의 대부분 항공사들이 손 놓고 있을 때 여객기 좌석을 뜯어내고 화물 운송으로 눈을 돌린 대한항공은 흑자를 냈다. 항상 극소수가 변화에 기민하게 대처하여 기회를 잡는다. 다수는 어∼∼하다가 뒤처지는 것이다.

 

병을 예방하고 건강을 챙겨야 하는 자는 당사자지, 의사가 아니다. 정부는 사후에 불완전하게나마 치료하는 의사인 셈이다. 중산층 감소까지 정부 탓이라고 비판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경우가 없는 일이라고 할 수 있다. 평소 운동 안 하고 무절제해서 생긴 병을 의사가 잘 못 고친다고 의사를 나무랄 수는 없다. 따라서 경제 위기 극복은 정부와 기업가, 노동자 등이 다함께 각자 역할을 해냄으로써 이뤄질 수 있다.  


든든한 경제 및 사회 안정을 위해서 중산층의 비율은 높아야 한다. 최선의 방법은 괜찮은 일자리를 늘리는 것이고, 차선의 방안은 정부가 임시방편적으로 일자리를 늘리는 것이다. 괜찮은 일자리는 정부가 늘릴 능력은 없고 기업가가 할 수 있기 때문에 정부는 기업가들이 잘할 수 있도록 지원해주면 된다. 

 

세금에 대해서 한 마디 더 하면, 세금을 올리면 누가 가장 큰 타격을 받을 것인가. 그건 당연히 단 한 가지 수입, 즉 월급밖에는 다른 수입이 없는 직장인들이다. 중산층이란 단 하나의 수입으로 살아가는 사람들이라고 할 수 있으므로 그들이 가장 큰 타격을 받게 돼 있다. 중세=중산층 타격이다.

 

부자는 여러 가지 수입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라고 말할 수 있다. 얼마든지 절세가 가능하다. 또 기업가와 경영자가 차를 타고 다니고, 먹고 마시는 것은 회사 손비로 처리되지만 직장인은 자기 월급에서 써야 한다. 이런 상황에서 세율을 올리면 부자보다 직장인들이 내는 세금액수는 적어도 받는 타격은 훨씬 크게 된다. 이것이 세금의 아이러니한 진실이다. 정부가 최하층의 지원을 위해 세금을 올리면 중산층의 숫자는 더 줄어들어 양극화를 확대하게 되는 이치다. 따라서 정부가 세금 카드를 함부로 써서는 안 된다. 


경제 정책은 단순해야 한다. 경제 정책을 이념과 이론의 틀에 집어넣으면 경제가 잘 돌아가지 않게 된다. 경제는 살아있는 생선과 같다. 물속에 있는 생선을 손으로 잡으려고 해선 잡히지 않는다. 

 

MeCONOMY magazine November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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