휘발유 유류세 인하액 182원 가운데 69원, 경유 유류세 인하액 129원 중 53원(41%) 만 소비자 가격에 반영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정유사는 유류세 인하 후 마진이 대폭 늘어나 사상 최대 영업실적을 기록하고 있다. 수혜가 정유사에 집중됐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용혜인 기본소득당 의원이 분석해 30일 내놓은 자료에 따르면 정부는 기름값 급등에 따른 대응 차원으로 지난해 11월 유류세를 20% 인하했고,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유가가 지속적으로 치솟자 올해 5월 추가로 10%를 더해 총 30%를 감면하고 있다.
이에 휘발유 유류세는 리터당 평균 182원, 경유는 129원 하락했지만 실제 휘발유 가격은 69원(37.9%), 경유는 53원(41%) 떨어지는데 그쳤다.
유류세 인하 혜택이 정유사에 쏠렸다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유류세 인하조치 후 리터당 두바이유 가격과 정유사가 주유소에 실제 공급한 휘발유 값의 차이는 270.7원으로 직전 동기간에 비해 93.5원 상승했다. 경유는 164.0원에 달한다.
용 의원은 “정유사들이 원유가격의 상승 수준에 비해 더 높은 마진을 책정한 공급가로 주유소에 기름을 공급했다”며 “유류세 인하의 상당부분을 높은 마진으로 회수함으로써 시중가격 인하 효과를 크게 제약시켰음을 시사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정유사는 석유제품을 수입해 판매하는 것이 아니라 원유를 수입해 정제해 공급하는데 이 정제마진은 비공개하고 있다. 결과적으로 정유 4사(GS칼텍스, SK이노베이션, 에쓰오일, 현대오일뱅크)는 지난 4분기 2조원, 올해 1분기는 역대 최고 수준인 4.2조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용 의원은 “여야 모두 정책효과에 대한 평가 없이 유류세 인하를 주장하는 상황에 우려를 표한다”며 “적어도 유류세 인하를 하려고 한다면 정유사 이익을 제한하고 유류세 인하액이 가격에 충분히 반영될 수 있도록 대응책을 제시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