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명절을 사흘 앞둔 18일 한덕수 국무총리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나란히 전통시장을 찾아 상인들의 고충을 듣고 격려하는 시간을 가졌다. 다만 정작 시장 상인들은 정치권에 대한 실망감을 표출하며 달갑지 않은 반응을 보였다.
먼저 한덕수 총리는 이날 오전 서울 동대문구 경동시장을 방문했다. 상인들은 한 총리에게 “코로나19로 입주점포 과반이 월세를 제때 못 내거나 문을 닫고 나갈 만큼 힘든 상황”이라며 “판매 활로를 뚫기 위해 옥상주차장에 푸드트럭 야시장을 준비했는데 복잡한 규정 탓에 실행되지 못했다”고 토로했다.
이에 한 총리는 “경동시장처럼 열린 마음으로 도전하는 전통시장이 잘 될 수 있도록 정부는 국민 말씀에 귀 기울일 것”이라고 답했다.
이재명 대표는 이날 오후 서울 마포구 망원시장에 있는 방앗간과 수산물 상점을 찾았다. 참조기를 손질해 건네는 상인에게 이 대표는 “지역 화폐사업 예산을 많이 확보해서 (전통시장) 더 좋아질 수 있게 하겠다”고 약속했다.
이처럼 정치권은 명절마다 관례적으로 전통시장을 찾아 민심 잡기에 나서지만 실제 소비심리 회복은 요원해 보인다. 전국경제인연합회가 지난해 음식점업, 숙박업, 도·소매업 부문 자영업자 5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설문 결과에 따르면, 이들의 매출과 순이익은 전부 전년 대비 약 70% 감소했다.
경동시장에서 견과류를 파는 A씨는 “이제 (시장에) 고위공직자가 오면 그러려니 한다”며 “큰 기대나 생각은 들지 않는다”고 씁쓸해 했다. 망원시장에서 건어물을 파는 B씨는 "(이재명 대표를 보러 온) 인파 때문에 다칠뻔 했다"며 "본래 일(의정활동 등)은 제대로 하지도 않고 명절마다 와서 뭐하는건지 모르겠다"고 한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