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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공동협력 모델로 위기를 돌파해가는 한국경제

크리스탈리나 게오르기에바 국제통화기금(IMF) 총재는 다보스 포럼 중 CNBC가 주최한 자리에서 올해 세계 경제는 몇 달 전 침체 예상과는 달리 그리 나쁘지 않다고 전망했다. 그러나 그리 나쁘지 않다는 것이 좋다는 의미는 아니라고 말해 신중하면서 희망을 담은 메시지를 전했다.


게오르기에바 총재의 희망적 전망의 근거로서 인플레이션의 진정과 제로 코로나 정책의 종식에 따른 중국 경제의 회복, 견조한 고용 시장을 들었다. 불안 요인으로는 에너지 가격 상승과 우크라이나 전쟁을 꼽았다.


게오르기에바 총재는 미국의 고금리 행진이 자칫 실업률을 높일까 우려했다. 일자리를 가지고서 고물가를 견디는 것과, 일자리를 잃고서 높은 물가를 감내하는 것은 전혀 다른 얘기라면서 실업률 방어가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크리스틴 라가르드 유럽중앙은행 총재는 세계 경제의 분절화에 대한 경각심을 환기시켰다. 라가르드 총재의 말은 사사건건 날카로운 대립으로 날 새우는 미국과 중국, 우크라이나 전쟁을 일으킨 러시아에게 던지는 메시지로 이해된다.

 


역사학자이자 후버 연구소 시니어 연구원인 니얼 퍼거슨 박사는 다보스 포럼에서 탈세계화는 사실에 부합하지 않는다고 꼬집었다. 그는 ‘복합위기’니 ‘지정학적 불황’이니 하는 것들은 역사적 사건들에 지나지 않는다고 말했다. 

 

역사란 그렇게 작동하는 것이라고 퍼거슨 박사는 설명을 덧붙였다. 세계적 차원의 경제적 융합과 기술 변화는 세계 경제의 작동 방식을 바꾸기 마련이라는 것이다.

 

2008~2009년의 글로벌 금융 위기 파장, 그 이후 보호무역주의 기조, 2018년부터 시작된 미-중 대결, 3년간의 팬데믹, 그리고 우크라이나 전쟁등으로 세계경제의 구조적 변화가 일어나지 않는다면 놀라운 일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퍼거슨 박사의 요지는 세계화가 끝났다거나 위축됐다는 조짐은 없으며 다만 기존의 구조와는 달라질 거라는 점은 인정했다.

 


기존의 기조란 무엇인가. 세계가 중국의 성장에 지나치게 의존하는 것을 말한다. 글로벌 경제가 ‘탈중국화’까지는 아니라도 미국과 유럽, 일본 등 기존의 경제권이 내실을 다지고 혁신을 추진하면서 인도와 베트남, 중동, 인도네시아, 중남미, 아프리카 등지에서 새로운 시장을 활성화하려는 움직임이 활발할 것으로 전망된다.


글로벌 경제는 일종의 복잡계 현상이므로 예측하기 어렵다. 우리 인간은 언제나 변화되고 난 뒤의 모습만 인지할 뿐이라고도 할 수 있다. 하여튼 중국 의존에서 탈피하고자 하는 흐름에서 요즘 국제사회에서 한국만큼 주목 받고 협력을 하자는 요청을 받는 나라가 국제사회에서 없지 않나 생각이 든다.


지난 달 중순 윤석열 대통령이 UAE를 방문해 300억 달러에 이르는 큰 투자를 이끌어낸 것이 대표적인 국가 간 협력 모델의 성과라고 본다. 최대 성과는 대규모 투자 유치다. UAE는 아부다비 국부펀드 등을 통해 우리나라에 300억 달러, 우리 돈 약 40조원을 투자하기로 결정했다.


모하메드 대통령은 윤 대통령에게 "어떤 상황에서도 약속을 지키는 대한민국에 대한 신뢰로 300억 달러 투자를 결심했다"며 "어떠한 어려움이 있어도 계약을 이행해내고 마는 한국 기업에 깊은 인상을 받았다"고 말했다. 국가 간에도 기술과 실력이 중요하긴 하지만 그보다는 납기를 지키는 신뢰가 중요함을 새삼 일깨워준다. 


윤석열 대통령의 아랍에미리트(UAE) 국빈 방문을 계기로 양국이 제3국 원전 사업에 함께 진출하는 방안을 본격적으로 추진하기로 했다.

 

UAE처럼 막대한 에너지 자원 수출로 번 돈을 가지고 국가를 발전시키고자 하는 나라와 자원은 없으나 경제개발의 경험과 높은 기술을 가진 한국 간의 공동 번영모델을 함께 만들어가는 전략은 다른 자원 부국에 얼마든지 적용가능하다. 중동은 물론이고 중남미와 아프리카, 동남아시아의 자원부국에도 곧바로 적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어떤 나라든 혼자 힘으로 발전할 수는 없다. 세계와 담을 쌓고 김씨 3대 세습 정권의 붕괴를 두려워하는 북한이 좋은 사례다. 오늘날 미국과 유럽, 일본을 떨게 만드는 중국의 성장은 그들 세 나라의 자본과 기술 도움이 없이는 불가능했다.

 

중국은 힘이 커지자 양자 컴퓨터와 AI, 우주, 배터리, 전기차, 반도체, 로봇, 바이오와 같은 첨단 기술 산업은 물론, 일반 제조업까지 모든 걸 다 하겠다는 야심을 드러냈다. 

 

2030년쯤 되면 한국은 중국에 게임이나 드라마밖에는 팔게 없을지 모른다. 미국도 소고기 정도, 유럽은 와인이나 치즈 정도나 중국에 팔 게 될지도 모른다.


기독교 문화권과 이슬람 문화권은 인간 위에 절대적인 힘과 능력을 가진 유일신을 경외하는 세계관을 지니고 있다. 이런 세계관에서 인간이 모든 것을 다 하겠다, 독점하겠다는 것은 신과 같이 되는 것으로 여겨 ‘신성모독’이라는 관념이 강한 편이다. 이에 비해 유교 문화권은 유일신 개념이 없다.


인간의 끝없는 욕망과 방자함을 규율하고 벌을 내리는 유일신이 없기 때문에 거대한 인구와 땅을 가진 중국은 ‘포용’과 ‘절제’보다는 ‘지배욕’과 ‘소유욕’에 유혹 받기 쉽다. 더욱이 지금 중국은 ‘극단적 애국주의’가 활성화돼 있는 상태인 것 같다.

 

러시아와 이전 일본 군국주의 시대에서 보듯이 강대국의 애국주의는 매우 공격적으로 변하기 쉽다. 다 가지려고 하면 다 잃어버릴 수 있음을 아는 지혜가 필요하겠다.


미국과 유럽이 과거 식민지 국가들에 대한 원조모델은 일방적이었고 문화적이고 의식적인 연대감을 공유하지 못해 성공을 거두지 못했다. 과거 수많은 선조들이 노예로 끌려 간 아픈 역사의 기억을 지우기에는 시간이 더 필요했을 것이다. 현재 유럽과 미국에서 여전히 진행 중인 인종차별도 원조 실패의 한 원인으로 지적될 수 있을 것이다.

 

중국의 일대일로 정책도 국제적으로 따가운 시선을 받고 있다. 이들 나라에 비해 한국은 훨씬 자유롭게 접근하고 진심어린 우정을 나눌 수 있다는 점에서 한국의 강점이다. 한국의 경제협력 모델은 우리의 강점을 살리는 길임을 알 수 있다. 당장 수출 물량을 늘릴 수 있는 나라들만 생각하지 말고 시선을 확 넓게 가질 필요가 있다.


한국-폴란드간 방산협력은 새로운 평화 안보 모델 가능성

 

한국은 지난 해 폴란드와 K2 전차, K9 자주포, FA-50 전투기 등 약 400억 달러에 이르는 초대형 계약을 체결했다는 점도 중요하지만 제3국 시장을 공동으로 진출하기로 한 것이 더 의미가 깊다고 본다. 무기를 수입하는 나라 입장에서 안보는 절실한 생존의 문제다. 그들에게 무기만 팔고 기술은 전수해주지 않는 것이 지금까지 방산 강대국의 관행이었다.


이승만 대통령은 북한의 남침을 우려해 미군정이 끝나고 철수하는 미군의 무기를 일부라도 남겨줄 것을 간곡하게 사정했으나 미국은 거절하고 완전히 철수시켰다. 북한군과 비교해 절대적 무기 열세도 6·25전쟁의 한 원인이었음을 부인할 수 없다. 우리는 그런 아픈 역사를 간직하고 있기에 약소국들에 대한 방위 기술 이전에 인색해서는 안 되리라 본다.


한국 배터리도 협력모델로 성장 모멘텀을 열어가고 있다. 폭스바겐은 2021년 3월 배터리 내재화를 선언하고 한국 배터리 업계와의 결별을 공식화했다. 당시 한국 배터리 3사는 긴장했으나 2년 가까이 지난 지금은 승승가도를 달리고 있다.

 


특히 LG엔솔의 움직임이 가장 활발하다. 최근 포드는 SK온과 미국에 합작공장을 건설하는 데 이어 LG엔솔과 튀르키예 합작공장을 협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포드는 LG엔솔의 성능 좋은 배터리를 장착한 전기차로 유럽과 중동 시장을 공략할 심산인 것으로 보인다. 전기차는 예상보다 이르게 대세로 자리를 잡을 전망 때문에 서두르는 모습이다.


LG엔솔은 일본 혼다와 미국에 배터리 합작법인을 설립했다. 까다롭기로 유명한 일본 완성차 업체와의 첫 합작이다. 양사는 2월에 공장을 착공해 2025년부터 양산에 들어갈 계획이다. LG엔솔과 GM의 배터리 합작 법인인 얼티엄셀즈는 현재 오하이오주에 배터리 공장을 운영하고 있으며 두 개 공장 설립을 추진하고 있다. 한국의 배터리 3사는 미국과 일본과의 협력모델은 좋은 모델이다. 

 

 

중국의 배터리 기업은 자국의 풍부한 내수 시장을 발판으로 세계 시장을 한국과 거의 양분하고 있다. 한국 기업들이 협력모델을 취하지 않으면 시간이 갈수록 중국 배터리 기업에게 시장을 내줄 판이었다. 한국의 배터리 협력 모델을 유럽으로 확장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반도체도 배터리와 같은 맥락으로 볼 필요가 있다. 삼성전자와 하이닉스가 방어에만 집중하면 자급률을 높인 중국 반도체 기업들의 저가 공세에 시장을 뺏길 우려가 있다. 한국의 반도체 진출을 적극 요구하는 나라들에 대해 전향적으로 검토를 할 만하다.

 


넷플릭스와 K콘텐츠의 합작도 협력모델의 성공사례로 꼽을 만하다. 넷플릭스는 기존 TV 드라마와 영화와 경쟁하기 위해 새로운 오리지널 콘텐츠를 원했고 한국은 세계 시장을 직접 진출하는 기회를 얻었다. 협력 모델의 성공은 양쪽 모두 이익을 얻을 때 가능하다.

 

한국 콘텐츠는 표현의 자유를 마음껏 누리는 가운데, 세계의 보편적 가치를 공유·동행하고 있고, 제작기술면에서도 선진국들에 비해 전혀 손색이 없다. 그간 여러 차례 결친 한류의 성공과 좌절 경험도 쌓여 이전과는 달리 흥분하지 않은 자신력도 생긴 것 같다.

 

K콘텐츠는 ‘한국적 고유성’보다는 보편성과 현대성에 초점을 맞추는 노력을 더 기울인다면 지속 성장 가능성은 충분하다고 본다.


새로운 성장 산업이 떠오르고 있다

 

미-중 대결로 반도체는 공급망 재편이 불가피해 보인다. 그것이 한국 반도체 산업에 유리할지 불리할지 아무도 모른다. 미국 법무성이 구글을 반독점법 위반 혐의로 제소했다. 구글과 애플은 유럽으로부터 오랫동안 독과점 규제 강화에 시달려 왔다.


트위터, 페이스북, 유튜브, 틱톡 등 SNS는 페이크 뉴스와 선정적인 내용 등으로 비판을 받고 있는 실정이다. 인터넷 커뮤니케이션 도구들에 대한 정치권과 시민사회의 규제 요구가 거세지고 있다. 이러한 소셜미디어에 대한 논란 증폭으로 인해 더 이상 성장은 기대하기 어렵다는 전망이 우세하다.

 

이들을 대체해 새롭게 떠오르는 성장 산업은 인공지능, 로봇, 바이오, 전기차와 모빌리티로 꼽히고 있다. 이들 신성장 산업에 대한 한국기업들은 충분치는 않지만 거의 준비 돼 있다.

 

원천기술 확보에 못지 않게 내수 시장이 좁은 한국 기업에게는 시장이 더 중요하다. 한국 기업들은 중국을 제외한 전 세계 시장에서 협력 모델로 위기를 기회로 만들어갈 전략을 적극 검토할 만하다.

 

MeCONOMY magazine February 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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