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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예술인을 돕고 싶다고요? 그러면 그들에게 밥을 사면 된다”는 회장님

-제12대 한국 메세나 협회장에 취임한 크라운해태 윤영달 회장
-과자도 조각 예술, 예술은 기업의 뿌리를 튼튼하게 만들어

“문화예술은 이제 기업에게 선택이 아닌 필수입니다.”

 

윤영달 크라운해태 회장은 기업의 문화 후원을 위한 단체인 한국메세나협회 제12대 협회장에 취임하고 12일 프레스센터에서 가진 첫 기자회견에서 이같이 말했다.

 

메세나(Mecenat)는 예술가들에게 지원을 아끼지 않았던 로마의 정치가 가이우스 마에케나스(Gaius Maecenas, 70~8 DC)의 이름에서 유래된 말로 기업의 문화 후원을 뜻한다.

 

우리나라에서는 1994년 4월, 5개 경제단체가 발기인으로 참여해 비영리 사단법인(문화체육관광부 장관 허가 제55호)으로 결성됐다.

 

 

윤 회장은 “메세나는 단순히 예술을 지원하는 것을 넘어 기업의 뿌리를 튼튼히 하는 일이고 저에게 앞으로 과제가 많다”면서 자신의 회사에서의 경험을 사례로 들었다.

 

“우리 (회사)직원들이 영업점 점주들과 가족을 공연에 초청하며 깊은 유대 관계를 형성할 뿐만 아니라 시(詩)와 조각을 통해 예술적 안목을 키우며 좋은 신제품까지 만드는 것을 오랜 기간 지켜보면서 ‘직원이 행복하니 기업 성과도 좋아진다’는 것을 깨달았다”는 것이다.

 

그러나 그는 “기업인들이 예술을 지원하는 효과를 즉각적으로 기대하면 안 된다”고도 했다.

 

“예술인을 후원하고 공연을 고객에 선물한 덕분에 판매대에 과자 하나라도 더 진열되면 그게 우리에게 도움이 되는 거다. 아트 경영이 거창한 게 아니다. (나는) 국악의 덕을 회사가 투자한 것보다 더 많이 보고 있다고 느낀다,”고 말했다.

 

‘국악 지킴이’로 이름난 그는 20년 전부터 소외 예술에 대해 관심이 많았다. ‘우리 소리’의 독창성을 구체화하고자 명인·명창들과 뜻을 모아 ‘국악’의 새로운 이름으로 ‘한음(한국 음악)’을 만들었다.

 

한음 영재들을 발굴하기 위해 매주 열리는 ‘영재한음회’는 지난해 11월 200회를 맞이했으며, 지리적·경제적으로 문화예술을 접하기 힘든 아동들과 함께하는 ‘한음캠프’도 11년 차에 이르렀다.

 

2004년부터 매년 열고 있는 ‘창신제’는 국내 민간 기업이 주최하는 전통음악 공연 중 최대 규모이다. 남산한옥마을에 위치한 서울남산국악당 ‘크라운해태홀’도 2017년 후원해 리모델링을 했다.

 

“제가 아는 게 국악입니다. 예술 장르의 균형 발전을 위한 노력과 더불어 기업의 지원이 상대적으로 부족한 전통음악의 활성화에 더 노력을 기울이고 싶다”고 그는 말했다.

 

윤 회장은 특히 한국메세나협회가 한국문화예술위원회와 함께 2007년부터 운영 중인 ‘예술지원 매칭 펀드’ 사업의 정부지원 예산 감소에 큰 우려를 보였다.

 

기업 후원금에 문예진흥기금을 매칭하는 이 펀드는 지금까지 17년간 약 527억 원이 집행됐다. 하지만 올해 예산은 약 30억 원 규모로 2021년 대비 24% 가량 줄어들었다.

 

윤 회장은 “매칭 펀드는 대표적인 민·관 협력 사업으로 정부기금 투입 대비 기업지원금이 3배 이상 지원됐고, 이는 사회적 효과를 감안할 때 백배, 천배 이상의 효과를 갖는다. 메가톤급 효과가 있는 매칭 펀드 예산 증액에 정부의 적극적인 관심이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그는 “더 많은 이들이 예술을 누리는 사회가 필요하다”면서, “좋은 예술이란 게 콩쿠르 1등만은 아니다. 예술을 사회적으로 같이 공감하고 즐기고 그러는 사회가 되어야 한다. 예술인을 돕는 방법도 어려운 게 아니다. 밥을 사주면 된다. 그러면 서로의 상황을 이해하게 된다. 예술가의 발상과 아이디어에 깜짝 놀랄 때가 많다. 그 창의성을 느끼면 뜯어 말려도 지원하게 될 거다. 나한테 조각은 왜 좋아하냐고 물으신다. 그러면 이렇게 답한다. 과자도 조각이니까요.”

 

윤 회장은 주중에 주로 직접 일구어 놓은 100만평 규모 조각공원인 송추 아트밸리에 머물고 있다. 최장수 조각가가 17년째 상주할 만큼 조건 없이 운영되는 레지던스(숙소 및 작업장)도 있는 이곳에는 직원들이 만든 조각도 함께 전시된다.

 

직원들이 판소리를 배우거나 공연 참여하는 것도 권장해왔다. 예술을 알게되 면 창의성도 저절로 생긴다는 철학 때문이다.

 

윤 회장은 앞으로 3년간 한국 메세나 협의회를 이끌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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