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덕수 총리, 의대별 증원 배분 결과 발표
지역 의료 투자 강화…4월 대통령 직속 '의료개혁특별위원회' 가동
의대 입학정원 증원과 관련 정부와 의료계의 갈등이 봉합의 기미가 보이지 않는 가운데, 정부는 의과대학 2천 명 증원 계획을 발표했다. 비수도권 의대와 소규모 의대, 지역 거점병원 역할을 수행하는 지역 의대에 집중 배정하기로 했다.
한덕수 총리는 오늘(20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의료개혁 관련 대국민 담화’를 통해 “필수의료와 지역의료를 살리기 위한 의료개혁은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과제”라며 이렇게 말했습니다.
한 총리는 담화문에서 "의료개혁의 또 하나의 축은 지역의료 강화이며, 가장 절박한 분야이기도 하다"고 발표했다. 특히 "신입생은 지역인재 전형을 적극 활용, 선발하겠다"며 "국립대 교수 1천 명 신규 채용을 포함한 범정부 차원의 종합적인 지원도 신속히 실천에 옮기겠다"고 강조했다. 또한 "지역의료에 대한 투자 강화와 더불어 우수한 지역병원을 적극 육성하겠다"고 약속했다.
한 총리는 다음 달 가동되는 대통령직속 '의료개혁특별위원회'가 이러한 목표를 이루는 논의의 장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한 총리는 "이번 의료계의 집단행동이 시작되기 전에도 우리 국민들은 소아과 오픈런, 수도권 원정 치료 등으로 오랫동안 불편과 고통을 겪으셨다"며 "윤석열 정부는 이런 난제를 해결하기 위해 출범 직후부터 핵심 국정과제로 의료개혁을 추진해왔고, 의료 시스템의 모순을 정확히 파악하기 위해 의료계와 130번 넘게 만나 얘기를 들었다"고 주장했다.
의사 부족으로 인한 환자들의 고통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한 총리는 "'빅5' 병원 간호사가 뇌혈관 질환으로 쓰러졌는데 수술할 의사가 부족해서 돌아가신 지 벌써 2년이 됐다"며 "지난해 1월에는 대구의 10대 여학생이 4층 높이 건물에서 떨어졌는데 받아주는 응급실이 없어 구급차에서 숨지는 안타까운 사건마저 있었다"고 말했다.
의료 개혁의 당위성에 대한 정부 입장도 전했다. 한 총리는 "인구 변화와 사회 변화, 의학의 발달 등 여러 요소를 고려할 때 의사 인력 자체를 충원하지 않고는 의료 서비스를 충분히 공급하는데 근본적인 한계가 있다"며 "우리나라는 지금도 인구 1천 명당 임상 의사 수가 한의사를 포함하면 OECD 회원국 중 꼴찌에서 두 번째 한의사를 제외하면 OECD 꼴찌다"라고 설명했다.
한 총리는 "KDI, 보건사회연구원, 서울대 등 국내 정상급 전문가들이 과학적인 분석에 따르면 2035년에는 의사 1만 명이 부족하다“ 는 결론을 내렸다며 2035년이 되면 우리 국민의 30%가 65세 이상 고령 인구가 됨에 따라 앞으로의 의료수요는 폭발적으로 증가할 전망이다.
한 총리는 "의사 인구 20%도 70대 이상 고령이 되는 만큼 지금이라도 의대 정원을 늘려 의사를 길러야 그 해결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다. 이에, 정부는 의대 증원을 결단했다"며 의료 개혁의 당위성을 거듭 강조했다.
내년부터 2천명을 증원하더라도 우리나라 의대의 교육 여건상 충분히 수용가능하다는 입장도 밝혔다. 한 총리는 "현재 규정상 의대 교수 한 명당 학생 수는 8명이지만, 전국 40개 의대의 평균은 교수 한 명당 학생 1.6명에 불과하다. 심지어 교수 한 명에 학생이 0.4명인 곳도 있다"고 설명했다.
한 총리는 "2천 명의 증원은 의사 부족을 해소하기 위한 최소한의 숫자"라며 의대 증원과 관련해 타협은 없다는 점도 분명히 했다.
한 총리는 "정치적 손익에 따른 적당한 타협은 결국 국민의 피해로 돌아간다는 사실을 우리 정부는 뼈아프게 받아들이고 있다"며 "2000년의 타협이 2035년의 의사 부족을 초래하였고, 2024년의 갈등과 분란을 낳았다. 지금의 혼란과 국민들이 겪는 고통에도 정부는 의대정원 확대를 달성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고 강조했다.
한 총리는 ”병원 현장을 떠난 전공의와 교실을 비운 의대생 여러분, 하루빨리 환자 곁으로, 학교로 돌아와 주기를 바란다"면서 의대 교수들에게는 “의사는 의대를 졸업할 때 '환자의 건강과 생명을 첫째로 생각하겠다'고 서약하는데 제자들이 이런 서약을 지킬 수 있도록 환자 곁으로 다시 불러주시기 바란다"고 호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