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비용 고성능 생성형 인공지능(AI) 모델을 개발한 중국 인공지능(AI) 스타트업 딥시크의 부상으로 미국 빅테크와 정부가 충격에 휩싸였다.
2023년 설립된 중국의 AI 스타트업 딥시크(deepseek)는 지난 20일 복잡한 추론 문제에 특화한 AI 모델 'R1'을 새로 선보였다. 이 모델은 2024년 AIME(미국 수학경시대회) 벤치마크에서 오픈AI의 'o1'을 근소하게 우위를 차지하며 주목받았다.
또 ‘딥시크’가 지난해 12월 출시한 거대언어모델(LLM) 'V3'의 개발 비용이 557만6000달러(약 78억8000만원)로 메타의 '라마(Llama) 3' 모델 훈련에 투입된 비용의 10분의 1에 불과해 중국의 '저비용 고성능' 모델이 미·중간 AI패권 경쟁을 격화시킬 것이란 전망도 불거졌다.
'딥시크' 충격은 뉴욕증시에서 엔비디아를 비롯한 반도체 관련주들의 폭락을 촉발시켰다. 엔비디아 주가는 27일(현지시간) 17% 가까이 폭락하며 하루만에 시가총액 약 850조원이 증발하기도 했다.
28일 미국 뉴욕타임스(NYT) 에 따르면 딥시크의 ‘추론 AI’ 모델이 일부 성능 테스트에서 챗GPT의 최신 모델보다 앞서는 성적을 받았다. 딥시크 R1은 미국 수학경시대회인 AIME 2024 벤치마크 테스트에서 79.8%의 정확도로 79.2%를 기록한 오픈AI의 추론모델 o1을 앞질렀다.
500개 수학 문제 테스트에서도 97.3%의 정확대로 우수한 성적을 거뒀다. 코딩과 영어 언어 부문에서도 o1, 메타의 AI(라마 3.1)보다 나은 성능을 보였다.
이런 가운데 딥시크가 중국에 민감한 질문엔 자체 검열을 한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28일(현지시간) '딥시크'에 대해 '천안문 광장과 대만을 묻기 전까지는 잘 작동한다'라는 제목으로 중국 정부의 인터넷 검열과 밀접한 주제에는 명확한 답변을 내놓지 않는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딥시크에 '1989년 6월 4일 톈안먼광장에서 무슨 일이 일어났나', '탱크맨과 관련해 설명해 달라', '2022년 후진타오 전 중국 국가주석에게 무슨 일이 있었나', '우산혁명은 무엇이었나' 등을 입력하면 "죄송하다. 아직 이런 유형의 질문에 어떻게 접근해야 할지 모르겠다. 대신 수학, 코딩, 논리 문제에 관해 이야기해 보자"는 응답을 내놓았다.
가디언은 "딥시크는 특정 정치적 사건과 관련한 질문에는 응답을 제공하지 않았다"며 "국제적으로 사용자에게 인기가 있는데도 이 애플리케이션은 중국과 중국 정부와 관련한 민감한 질문에는 답변을 검열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이와 더불어 보안문제로 미국 해군이 '딥시크'가 개발한 생성형 AI 챗봇 모델을 사용하지 말라고 지시했다.
지난 28일(현지시각) 미국 경제매체 CNBC 보도에 따르면 미 해군은 최근 내부 구성원들에게 보낸 이메일을 통해 "딥시크의 AI를 어떤 형태로든 사용하지 말라"면서 "모델의 출처·사용과 관련된 보안·윤리적 우려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미 해군 대변인은 해군정보국의 생성형 AI 정책과 관련된 것이라고 부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