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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콤포지션 경제학(25) 포스트 코로나 대호황 온다

 

미국 경제가 코로나 악몽에서 확실히 벗어나고 있음에 따라 급속도로 회복하고 있다. 올해 1/4분기에 GDP 6.4%로 반등한 데에 이어 코로나 국면 탈출 효과가 본격적으로 가시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실업률이 아직은 팬데믹 이전 수준으로 회복되지는 못했으나, 해고 상태였던 1500만 명이 일자리로 돌아갔다. 한때 실업률이 15%까지 치솟았으나 지금은 6%대로 떨어졌다. 팬데믹 이전 수준으로의 복귀는 시간문제로 보인다.

 

미국도 한국과 마찬가지로 소상공인과 여행 접대 업계가 가장 큰 타격을 받았다. 미국 경제학자들은 소상 공업계의 회복에 대해 특유의 조심스러운 전망을 내비치고 있다. 하지만 백신 접종이 신속하고도 완전한 수준으로 이뤄진다면 ‘보복 소비’의 효과를 기대할 만하다.

 

미국 경제전문가들은 인플레이션과 양극화 심화를 경제 불안으로 꼽았으나 수출을 주로 하는 한국은 거기에 얽매일 필요가 없다.

 

중국 경제도 올 1/4분기 GDP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8.3%나 껑충 뛰었다. 수출 호조에 힘입어 산업생산이 일 년 전보다 14% 증가했다. 소매 매출도 34.2% 올랐다. 중국 당국은 미국의 제재로 내수중시 정책으로 방향을 선회하고 있는 점도 우리에게는 호재다.

 

세계 3위의 경제 규모를 차지하고 있는 일본 경제가 지지부진한 백신 접종과 코로나 재유행으로 인한 소비 부진으로 1분기 GDP가 5.1%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지난 5월 말부터 대대적인 접종 레이스에 돌입함으로써 조만간 경기가 반등할 것으로 점쳐진다. 일본은 우리나라보다 영업 제한이 엄격하고 철저하게 시행되는 까닭에 그만큼 소비 부진 효과가 크다. 따라서 일본은 백신의 신속한 접종이 필요하다고 하겠다.

 

유럽 경제 1위 국인 독일도 백신 국면에서 탈출함에 따라 착실히 활력을 되찾고 있다. 알트마이어 독일 경제 장관은 지난달 중순 그간 빗장을 닫아걸었던 각 지역이 하나씩 문을 열어나가며 정상으로 돌아가고 있다고 밝혔으며 올해 4%의 성장률을 예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압도적인 백신 접종률로 코로나 국면에서 급속히 벗어나고 있는 영국경제도 올해 6.8%의 GDP 성장률이 예상된다고 EY(언스트 앤 영) 이코노미스트들이 전망했다. 이들은 2022년 2분기에는 코로나 이전 수준으로 회복될 것이며 실업률도 당초 예상치보다 낮은 5%대로 내다봤다.

 

포스트 코로나 대응정책은 타이밍을 놓치지 말아야

 

각국의 경제 회복이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면서 진행되고 있다. 인도가 전통적 축제에 방심하다가 코로나 재유행의 직격탄을 맞았으나 차츰 진정세를 보이고 있다. 아마도 인도 경제가 안정적 회복세에 진입할 때이면 전 세계 호황이 본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우리는 일본의 반도체 소재 수출규제에 맞선 소부장 대응정책에서 민·관과 출연연이 충분히 손발을 맞춘 경험을 가지고 있다. 코로나 진단키트 신속공급에서는 그간 수세적 방어 심리에 갇혀 있기만 했던 중소기업들이 공격적 야성 본능을 유감없이 발휘한 하나의 사건이었고 현재진행형이다. 코로나 사태 이후 k-방역·바이오의 성가는 국제적으로도 인정받고 있다.

 

국가 경제를 논할 때 세 가지 포지션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 기술 포지션, 제조 포지션, 지정학적 포지션이다. 우리의 기술 포지션은 미국과 일본, 유럽, 중국의 뒤에 있고 여타 개도국보다는 앞서고 있는 편이다. 제조 포지션은 우리가 일본 다음에 위치하고 있는 가운데, 유럽· 중국과 경쟁하고 있는 모양새다. 미국은 대학과 출연연을 기반으로 원천기술 소유국인데, 2010년대 후반부터 스마트팩토리 진전과 제조업 육성 정책에 따라 제조업 강국으로서 지위를 회복 중에 있다. 바이든 정부는 반도체와 전기차 배터리 등 제조업 드라이브를 걸고 있으며 지재권 보호벽을 단단히 잠그고 중국과의 대결을 선언하고 있다. 한국에게는 큰 기회가 온 것이다.

 

한국 기업들은 미국의 원천기술을 받아서 생산를 하는 식으로 협업할 기회가 열렸다. 올해부터 시작될 mRNA 백신의 국내 위탁생산을 기회로 백신 생산과 개발기술을 동시에 배울 수 있다. 흔히 원천기술만 중요시하고 ‘제조’를 경시하는 경향이 있는데, ‘제조’ 사슬을 구축하고 유통과 판매, 소비까지 아우르는 생태계가 필요한 게 ‘제조’다. 원천기술은 막말로 박사들과 실험실만 있어도 가능하지만 ‘제조’는 전혀 다른 세계다. 그런 이유로 한국의 제조업 경쟁력은 매우 소중한 것이며 미국이 우리와 손을 잡기를 원하는 배경이다.

 

지정학적 포지션은 우리가 미·중·일 사이에 끼어있다는 점에서 좋은 면과 안 좋은 면이 혼재된 상태다. 지정학적 포지션은 우리를 둘러싼 외부적 조건에 의해 주어지나 그 해결책은 내부에서 찾는 것이 정답이다. 아무리 덩치가 큰 강대국이라도 안으로 똘똘 뭉친 강소국을 못 건드린다. 큰 나라일수록 약점도 또한 허다한 까닭에 섣불리 전쟁을 벌이면 강대국은 내부적으로 산산 조각날 수 있다.

 

 

미중 대결이 글로벌 무역에 미치는 영향은?

 

앵글로색슨 국가들은 전쟁으로 단련된 국가들이기 때문에 다른 문화의 국가들을 잘 다룬다. 이성적 전략을 구사하며 전진과 후퇴를 반복하면서 결국 장기적 싸움에서 승리를 거둔다. 이에 비해 아시아 국가들은 자기감정과 힘을 잘 컨트롤 하지 못하는 편이다. 한 마디로 힘을 쓸 때와 안 써야 할 때를 몰라 낭패를 당하는 역사를 되풀이한다.

 

지난달 하순 영국의 최신예 항공모함인 퀸엘리자베스함이 포츠머스항을 떠나 인도양과 극동아시아를 향해 출항했다. 한국도 방문한다. 영국이 미국과 발맞춰 중국을 본격적으로 견제하고 나섰음을 알 수 있다. 벨라루스가 전투기까지 동원해 리투아니아로 가는 여객기를 자국 공항으로 강제 착륙시켜 언론인이자 야권 활동가인 라만 프라타세비치를 체포했다. 벨라루스의 알렉산드로 루카센코 대통령은 푸틴의 절친한 친구로 러시아의 대유럽 전선에서 유일한 동맹자로 자처하고 있는 인물이다. EU는 발끈하고 즉각 벨라루스 비행 금지와 경제제재를 선언한 상태다. 러시아의 견제는 EU가 맡고 중국은 영미의 쿼드와 동남아 국가들에 의해 이뤄질 전망이다.

 

코로나 이전에도 그랬지만 세계 경제는 이제 선진국 그룹과 중국만 봐서는 안 될 정도로 신흥 개도국들의 비중과 역할이 커지고 있다. 우리나라는 이제 베트남만 보지 말고 전 세계의 신흥국들과 자원 부국들, 선진국 대열에서 뒤처지고 있는 국가들에도 주목해야 한다.

 

루키르 샤르마 모건스탠리 수석전략가는 ‘포린 어페어’ 5월호 기고문에서 포스트 팬데믹 글로벌 요인으로 원자재 가격 상승, 새로운 경제개혁들, 디지털 혁명 등 세 가지를 꼽았다.

 

그는 동구의 폴란드, 헝가리, 루마니아, 동남아시아의 베트남, 인도네시아, 태국 등 신흥 개도국들에 주목하라고 말했다. 또 원자재 가격 상승기에 접어든 관계로 브라질과 남아공, 중동 산유국들, 러시아, 칠레, 페루 등 자원 부국들도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경제전문가들은 최대치와 최소치 사이의 평균값을 전망하는 신중한 언어를 사용하는 까닭에 기업은 잘 새겨들어야 한다. 한국 기업들이 경제전문가들의 신중한 전망을 믿고 소극적인 투자를 했더라면 오늘날의 위상은 없었을 거다. 한국은 위기일수록 모험을 걸어 도약했다. 앞으로도 뒤로 주춤거리면 안 된다.

 

한국의 새로운 개혁 방향은 ‘오픈 이노베이션 모델’과 아메리카 진출에서

 

한국의 경제 기적은 자타가 공인하듯 ‘제조업 수출모델’에서 비롯됐다. 국내 생산이 고비용의 장애에 부딪히자 중국과 베트남 등으로 공장을 이전하기도 하고, 기술 향상과 개발에 주력하면서 버텨왔다. 후발 개도국인 중국과 폴란드, 베트남 등이 한국의 수출모델을 그대로 따라 하면서 한국의 경제모형은 중대한 전환점을 맞고 있다.

 

경영 모델로 ‘오픈 이노베이션’이 있다. 한국말로 ‘개방 혁신’이라고 번역할 수 있는데, 간단히 이해하려면 미국 프로야구나 영국 프리미어 축구를 연상하면 쉽다. 프로야구와 축구 구단들은 국적을 가리지 않고 전 세계에서 우수한 선수들을 고연봉을 주고 데려온다. 그 선수들을 철저히 가르치고 부상 관리도 하면서 최고의 기량을 발휘하게끔 하고 더 이상 필요치 않을 경우 방출한다. 한국 기업도 이제 창업 3세대 경영자들이 최고 의사결정자가 됐고 4세대 경영자들이 나오고 있는 판이다.

 

중급 이하의 기술과 낮은 임금으로 대량생산을 하던 시절에는 자체 기술진과 마케팅팀으로 잘 해낼 수 있었다. 한국 기업들은 이제 전 세계 시장을 상대로 나라마다 다른 소비문화와 유행 패턴을 포착하여 최고 품질의 제품과 서비스를 공급해야 하는 상황에 처해 있다. 인하우스 연구개발로는 한계에 직면하고 있다. LG가 폰을 포기한 것도 결국 인하우스 기술진에만 의존하다 무력화된 것 아닌가 생각된다.

 

오픈 이노베이션이라고 해서 중소기업도 할 수 있는 것 아닌가 생각할지 모르나, 오픈 이노베이션은 해당 업계의 1위, 2위를 다투는 선두 대기업들이 할 수 있다. 최고의 기술력과 상당한 규모도 있고 자금동원력도 있는 선두그룹이 할 수 있다. 강소기업들은 인하우스에서 열심히 해서 대기업으로 성장한 뒤에 오픈 이노베이션을 할 수 있다.

 

오픈 이노베이션 전략을 국가 경제에 적용하면 그건 개도국에서 택할 수 있는 게 아니고 현재의 한국처럼 중진국이나 선진국에서 취할 수 있는 발전 개념이다. 미국은 그 자체가 오픈 이노베이션 시스템으로 가동되고 있다. 그 중심에 실리콘밸리와 월가의 투자회사, 주식시장이 있다. 구글, 애플, 페이스북, 아마존, 테슬라는 모두 실리콘밸리의 우등생들이다. 이들은 오픈 이노베이션 경영의 일환으로 자신들이 미처 캐치하지 못한 기술을 가진 벤처기업들을 M&A 한다. M&A가 바로 오픈 이노베이션 핵심 활동이라고 할 수 있다.

 

한국의 대기업들의 그간 미국 진출은 시장 확보 차원이었으나 올해 대규모 미국 투자 진출을 계기로 오픈 이노베이션으로의 패러다임 전환이 필요하다. 한국 대기업들의 신속한 대미투자가 가능한 것은 영어소통이 자유로운 경영자로 세대교체가 이뤄졌던 요인도 컸다고 본다.

 

오픈 이노베이션이 되려면 자금조달이 원활해야 한다. 개도국 시절에는 정부 보조금과 은행 대출로 그럭저럭 기업을 꾸려갈 수 있으나 중진국급 이상에서 풍부한 자금조달이 용이한 금융시장과 연결돼야 한다. 투자자도 같이 벤처 창업가와 함께 리스크를 나누고 투자 수익도 함께 나누려면 투자 자금이 풍부하고 M&A가 수시로 이어지는 미국 시장밖에 없다.

 

지난 5월 22일 한미정상 간 발표된 공동성명에서 양국은 반도체와 배터리는 물론, 5G, 6G, 인공지능, 바이오기술, 양자기술, 수소에너지, 우주 탐사 및 항공기술, 원전기술과 사업, Open-RAN 기술 등 첨단기술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 그뿐만 아니라 바이든 정부는 중미 북부 삼각지대 국가들로부터 미국으로의 이주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위해 한국의 기여를 요청했다. 한국은 이에 대해 2021∼2024년간 중미 북부 삼각지대 국가와의 개발 협력에 대한 재정적 기여를 2.2억 불로 증가시킬 것을 약속하였다. 미국 정부의 요청으로 한국의 아메리카 진출과 협력이 시의적절하게 이뤄진 셈이다.

 

한미 정상회담에 이어 한국은 이달 30~31일 서울에서 ‘P4G 서울 녹색 미래 정상회의’를 주최한다. 요즘 국제무대에서는 어디로 가나 환경을 빼놓고는 얘기를 전개하지 않는다. 한국 경제는 반도체와 배터리, 바이오에 이어 친환경 에너지와 환경 산업에도 세계적 경쟁력을 장악할 계획과 추진이 시급하다고 하겠다.

 

MeCONOMY magazine June 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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