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 트럼프 행정부의 고율 관세 압박에도 불구하고 6월 한국 수출이 다시 증가세로 전환하며 작년 동기 대비 4.3% 늘었다. 반도체 수출이 월간 기준 역대 최고치를 달성했고, 자동차 수출도 미국 시장 감소를 다른 지역이 만회하며 선방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1일 발표한 ‘6월 수출입 동향’에서 이같이 밝혔다.
6월 총수출은 598억 달러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4.3% 증가하며 역대 6월 최대치를 경신했다. 월간 수출은 지난해 10월 이후 15개월 연속 상승했다가 올 1월 감소로 돌아선 뒤, 지난 5월 다시 한 차례 하락했으나 한 달 만에 반등했다.
주요 수출 품목 중 반도체 수출은 고부가가치 메모리(HBM) 수요와 가격 상승에 힘입어 전년 동월 대비 11.6% 늘어난 149억7천만 달러로 사상 최고 실적을 기록했다. 반도체 수출은 지난 2월 잠시 감소했다가 3월부터 연속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자동차 수출은 2.3% 증가한 63억 달러를 기록, 6월 기준으로 역대 최고 실적을 달성했다. 대미 수출은 관세로 감소했지만, 전기차 중심의 EU 수출 확대와 중고차 수출 급증이 전체 실적을 끌어올렸다.
이 외에도 바이오헬스 수출이 36.5% 급증한 16억6천만 달러로 크게 늘었고, 선박(25억 달러, 63.4%↑), 컴퓨터(13억 달러, 15.2%↑), 자동차부품(18억 달러, 2.4%↑) 등 6개 주력 품목이 증가했다. 반면 석유제품과 석유화학은 국제 유가 하락이 지속되며 각각 2.0%, 15.5% 감소했다.
15대 주요 품목 이외에서도 농수산식품(10억3천만 달러, 7.7%↑), 화장품(9억5천만 달러, 22.0%↑), 전기기기(15억8천만 달러, 14.8%↑) 수출이 6월 역대 최대치를 경신했다.
지역별로 보면, 미국으로의 수출은 0.5% 줄어든 112억4천만 달러로 미미한 감소를 보였다. 중국 수출도 2.7% 줄었지만, 아세안(2.1%↑)과 EU(14.7%↑)는 증가세로 돌아섰다. 특히 EU 수출은 4개월 연속 증가해 58억 달러를 기록했다.
중남미, 일본, 인도, 중동 등 다른 지역으로의 수출도 각각 증가하며 지역 다변화 효과가 나타났다. 대만 수출은 31.0% 급증해 43억4천만 달러를 달성했다.
6월 수입은 전년 동월 대비 3.3% 늘어난 507억2천만 달러로 집계됐다. 원유·가스 등의 에너지 수입이 14.7% 감소한 반면, 반도체 장비 등 비에너지 부문 수입은 7.9% 증가했다.
무역수지는 90억8천만 달러 흑자로, 2018년 9월 이후 가장 큰 흑자를 나타냈다. 지난해 6월부터 이어진 흑자 기조는 올해 1월을 제외하면 계속 유지되고 있다.
올해 상반기 누적 수출액은 3천347억 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과 거의 비슷(-0.03%)했다. 상반기 반도체 수출은 11.4% 증가해 733억 달러로 반기 기준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그러나 자동차 수출은 대미 관세와 현지 생산 확대 등의 영향으로 1.7% 감소했다.
상반기 대미 수출은 3.7% 감소했고, 대중 수출도 4.6% 줄었다. 상반기 전체 수입은 1.6% 감소한 3천69억 달러로 집계돼, 무역수지 흑자는 278억 달러를 기록하며 전년보다 48억 달러 개선됐다.
안덕근 산업부 장관은 "수출이 대외 불확실성과 미국의 관세 부담에도 견고한 흐름을 유지했다"며 "정부는 기업 부담을 완화하기 위해 대체 시장 개척, 무역 금융 지원 등 실질적 대책을 조속히 마련하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