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내 플라스틱 산업은 2025년을 기점으로 ‘탄소중립’ 달성과 글로벌 순환경제 규제에 동시에 응답해야 하는 중대한 갈림길에 서있다. 2023년 우리나라에서 배출된 플라스틱 폐기물은 900만 톤을 상회했지만, 그중 실제로 재활용되어 원료로 되돌아간 비율은 약 27%에 불과 하다. 정부가 공식적으로 내세우는 73% 재활용률과는 격차가 많은데 이는 매립·소각 비중을 재활용으로 산정하는 통계적 한계에서 기인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패러다임은 ‘재활용 인프라의 양적 확대’에서 ‘진정한 자원순환 품질’로 전환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지난 20여 년간 친환경 플라스틱 기술은 생분해·바이오 복합재 등을 전면에 세웠으나, 비용·물성·수거체계 문제로 주류 시장에 안착하지 못했다. 반면 2023년 유럽연합 (EU)이 발표한 개정 「폐자동차 규정(ELV, End-of-Life Vehicles Regulation Draft)」은 2030년까지 차량 플라스틱의 최소 25%를 재활용 원료로 의무 사용하도록 제시하면서 ‘반드시 다시 쓰는 플라스틱’으로 글로벌 규제 패러다임 을 못 박았다.
우리나라도 2008년 시행 이래 2023년 8월에 전면 개정된 「전기·전자제품 및 자동차의 자원순환에 관한 법」을 통해 ELV 물질 표시와 회수 실적 자율 공시제를 도입, 글로벌 규제와 보폭을 맞추고 있다. 특히 자동차 부문은 기술· 시장 두가지 측면에서 가장 높은 순환 장벽으로 작용 중 이다. 2023년 기준 승용차 한 대에는 평균 426파운드(약 193 kg)의 플라스틱·복합재가 들어가며, 이는 차량 중량의 약 10%지만 부피로는 절반을 차지한다.
같은 해 국내에서 폐차된 자동차는 약 86만 4,000대였으므로, 연간 폐자동차 플라스틱만 17만 톤에 달한다. 따라서 ‘자동차 폐플라스틱 순환 체제 공급망 구축’은 단순한 공정개선 차원을 넘어 ▲설계단계에서의 모듈·단일소재화, ▲재활용 추적 데이터 플랫폼, ▲고효율 분리·선별 및 화학적 재활용 기술, ▲원료↔제품 국내 순환 인프라를 포괄하는 전(全)주기 혁신을 요구한다.
이는 탈탄소 경쟁력 확보와 동시에 글로벌 규제 준수 리스크를 선제적으로 해소할 수 있는, 대한민국 플라스틱 산업의 다음 10년을 결 정짓는 핵심 전략이 될 것이다.
◇자동차 폐플라스틱 순환체제 공급망 구축의 개요
우리는 글로벌 수요기업들의 요구사항을 반영하여 재활용 고분자 기반의 자동차 내·외장재의 사업화를 위한 강력한 협업 생태계를 구축함으로써 기술 자립화 추진이 필요한 시점이다. 따라서, 우리는 선진기술을 빠른 시간에 내 재화하기 위해 글로벌 R&D 협력을 추진할 필요성이 제기 되고 있으며, 국내 수요·공급기업(최종 완제품-부품·모듈 제조-소재 공급기업 등-기술지원기관-대학·연구기관)간 협력을 강력하게 추진할 방안이 필요하다.
재활용 고분자(폐 플라스틱)의 선별→소재 개발→부품개 발→자동차 적용을 위해 수요·공급기업 간 수평·수직적 협력을 추진하기 위해서는 ①글로벌 R&D, ②정책금융 및 세재 지원, ③인력 및 설비 지원, ④규제 특례 등을 전방위적인 지원프로그램에 대해 전략적으로 추진해야 될 필요성이 있기에 시장 분석을 통한 전략적 방향성과 정부의 정책과제를 집중 제안하고자 한다.
1. 재활용 고분자 기반의 자동차 내·외장재 공급망 구축의 필요성
폐자동차에서 수거한 내외장재의 플라스틱 소재를 재활용하여 고기능성 원료물질을 확보하고, 확보된 원료물 질을 사용하여 친환경 복합재료를 개 발하는 공급망 솔루션 확보가 필요한 시점이다. 이를 통해 재활용 플라스틱 기반의 자동차 내·외장재를 생산함으로써 실질적으로 폐플라스틱의 매립· 소각을 최소화하여, 對 EU 자동차 수출규제 충족과 ESG 달성으로 글로벌 시장 경쟁력 확보가 필요하다.
자동차 산업의 급속한 발전과 함께 ELV 지침의 처리 문제는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환경 보호와 지속 가능한 발전을 위한 중요한 과제로 대두되고 있다. 특히, 유럽연합(EU)은 ELV 지침 을 통해 차량의 재활용 및 재사용을 극대화하고, 유해 폐기물의 매립과 소각을 최소화하도록 강력한 규제를 시행하고 있다.
이와 같은 유럽연합의 규제는 자동차 제조업체가 환경친화적 인 재료를 의무적으로 사용해야 하고, 폐기물 관리에 대한 책임을 강화하도록 유도하는 것으로써 글로벌 주요 자동차 업체들은 이를 달성하기 위해 탄소중립 목표 설정·달성 전략을 발표하고 있다. 폐자동차의 구성요소 중 철· 비철금속은 비교적 재활용이 용이하나 폐플라스틱은 재활용율을 높이는 데 Bottle Neck으로 작용하고 있기 때문에 폐플라스틱 재활용 연구, 정책금융 및 세제지원, 인력 및 설비지원, 규제특례 등의 정책 집행을 통해 해결 방안을 찾아야 된다.
재활용 플라스틱 기반의 자동차 내외 장재 생산 순환체제 공급망 구축하는 과정을 통해, 자동차 제조업체들은 EU의 규제를 충족시키는 동시에 환경, 사회, 거버넌스(ESG) 경영 원칙을
강화할 수 있다. 결과적으로, 자동차 내외장재 플라스틱의 재활용은 자원의 순환 경제를 촉진시키고, 환경에 대한 책임을 다하며, 기업의 지속 가능성을 증진시키는 핵심 요소가 될 것이다.
2. 재활용을 위한 주요 기술
플라스틱 순환 경제 논의의 1막은 ‘땅 에서 왔다가 땅으로 돌아간다’는 생분 해·바이오 기반 소재에 집중돼 있었다. 실제로 2023년 세계 바이오플라스틱 생산능력은 218만 톤으로 전체 플라 스틱 생산량(약 4.6억 톤) 대비 0.5 % 에 불과했다. 하지만 2028년 743만 톤 까지 확대될 전망이다. 그러나 제품 단가, 기계적 물성, 수거·퇴비화 인프라의 ‘삼중 병목’에 부딪히면서, 바이오·생분 해만으로는 순환경제 전환 속도를 맞추기 어렵다는 한계가 드러나고 있다.
이를 계기로 2020년 이후 국제사회는 다층 순환 시나리오(multilayer circular scenario)를 채택하고 있다. 핵심은 ‘4R(Reduce-Reuse-Recycle- Recover) 피라미드’ 안에서 재사용 (Re-use)과 재활용(Re-cycle)을 분리 하고, 재활용 단계 자체를 다시 ①물 리적(기계적) 재활용(MR) → ②화학적 재활용(CR) → ③생물학적/유기적 재활용(OR) 순으로 서열화해 효율과 환경성을 최대화하자는 것이다.
물리적 재활용은 이미 글로벌 주류다. 2023년 유럽에서 재활용된 플라스틱의 99%가 MR 공정을 거쳤고, 전세계 MR 설비는 2030년 8천만 톤에 이를 것으로 예측된다. 화학적 재활용은 열분해·용해분리 등 고분자 분해 기술로 2023년 <100만 톤 규모였으나, 2030년 1천만 톤 내외로 성 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고품질 원료 회수에는 유리하 지만 에너지 투입·공정 안정성 논란이 남아 있기에 장시간의 기술개발이 필요하다. 생물학적 재활용(효소·미생물 기 반)은 아직 실증단계이지만 난 재활용 복합재와 다층 필름의 ‘마지막 해결사’로 주목받는다.
문제는 "모든 플라스틱이 동일한 공정을 따를 수 없다”는 사실이다. 예컨대 자동차 내장재처럼 PP·EPDM·충진제가 혼합된 소재는 MR 효율이 30% 미만으로 떨어져(분리비 용·품질 저하) CR 혹은 OR과의 하이브리드 공정이 필수다.
반면 단일 수지 비중이 높은 음료 페트병과 같은 단일 물질 플라스틱 제품은 고투명 플레이크 생산성을 85% 이상으로 유지할 수 있어 MR 우선 전략이 합리적이다. 따라서 산업계가 실질적인 순환모델을 적용하려면 고정밀 분별·선별 기술/저온 용해-재중합 기술/효소 기반 분해 기술/디지털 제품 패스포트 기술 등의 기반 기술 포트폴리오가 뒷받침돼야 한다.
이처럼 재사용-MR-CR-OR을 상황별로 조합하고, 소재·공정별 핵심 기술을 확보하는 것이 ‘진짜 순환경제’로 가는 관건이다. 다시 말해, 플라스틱이 어디에서 생산되고 어떻게 쓰였는지를 실시간으로 추적하며, 최적 공정을 실증할 통합 플랫폼과 연구 인프라 없이는 순환모델이 책상 위 청사진에 머물 수밖에 없다. 대한민국 플라스틱 산업이 글로벌 순환경제 규제·시장 모두에서 리더십을 확보하려면 이제 ‘기술 백본’을 갖춘 다층 순환체계로 한 단계 도약 해야 한다.
기본적인 순환 구조의 플랫폼이 설계되고 나면 이러한 플랫폼 내에서 플라스틱의 활용도를 높이기 위한 핵심적인 기술 확보가 요구된다. 대표적으로 확보해야 할 핵심 기술 요소는 △고분자 수거 및 선별 기술, △첨가제 혼용 고분자 처리 및 가공 기술, △유니소재 복합재료 및 기능성 컴 파운딩 제조 기술, △재생 고분자 기반 자동차 내외장재 제조 기술 등이다.
이와 같은 핵심 기술 요소는 자원 재활 용을 극대화하고, 플라스틱 폐기물 문제를 해결하며, 자동 차 산업의 지속 가능성을 높이는데 중요한 역할을 담당 한다. 또한, 개발된 복합재료는 다양한 자동차 부품에 재 적용함으로써 산업 전반에 걸쳐 큰 파급 효과를 가져올 것으로 전망된다.
3. 재활용 플라스틱 시장 전망
재활용 플라스틱 시장은 환경 보호와 지속 가능한 발전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면서 빠르게 성장중이다. 특히 전 세계적으로 플라스틱 사용을 줄이고자 하는 움직임과 맞물려 자동차 산업에서 재활용 플라스틱의 수요는 더욱 중가하고 있다. 글로벌 재활용 플라스틱 시장은 2021년 약 376억 달러에서 2028년까지 600억 달러 이상으로 성장이 전망 되며, 연평균 성장률(CAGR)은 약 7.2%이다.
자동차 플라스틱 시장 규모만 별도로 놓고 보면, 2021년 211억 달러로 평가 되었다. 2026년까지 308억 달러에 이 를 것으로 예상되고 연평균 성장률 (CAGR)은 7.9%이다. 이와 같은 증가 요인으로는 경량 소재 사용, 배출가 스 규제 강화, 연료 효율성 향상 때문에 플라스틱의 사용량이 늘어나고 있 는 것이다. 즉, 경량 소재 채택, 배출 및 연료 경제성 규제 강화에 따라 자동차 플라스틱 시장은 지속적으로 성장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으며, 해당 시장의 핵심과제로는 재활용 인프라와 기술 부족, 높은 재생 비용을 감당·해결하는 것이다.
하지만 현재 재활용된 플라스틱 소재의 대부분은 일상생활에 활용되는 제품이 주를 차지하고 있으며, 일반적인 압출 및 사출성형품에 치중되어 있다. 글로벌 규제 이슈가 떠오르고 있는 운 송·자동차 분야 및 전기전자 분야에서의 적용 사례는 매우 적으며, 이러한 상황은 재활용 플라스틱이 현재까지 고부가가치 산업에 적용하기에는 기술적 한계가 있음을 의미한다.
4. 재활용 플라스틱의 글로벌 시장 전략
자동차 부품에서의 재활용 플라스틱 사용
재활용 플라스틱은 대시보드·트림·시 트·외장 커버 등 다양한 부품에 적용돼 경량화와 원가 절감, 연비 향상에 기여하고 있다. 친환경·전기차 수요가 늘면서 사용 범위도 빠르게 확대 중이다. 다만 낮은 경제성과 기술적 미완성으로 단기 적용에는 제약이 있어, 자동차·가전·포장재 등 대량 수요처를 겨냥한 물리적 재활용 솔루션이 시급하다. 주요 OEM 사례로는 포드(부품 다 수에 재생 수지 통합), 볼보(2025년까지 차량당 재생 플라스틱 25 % 목표), 르노·스코다(생산 라인 전반에 재생 소재 적극 도입)가 있다.
글로벌 시장 투자현황 및 주요 기업들의 전략
글로벌 최대 사용국인 미국은 1.2 조 달러 규모의 인프라 투자·고용법으로 재활용 인프라 개선에 3.5억 달 러를 투입, 매립·수출 의존도를 낮추고 내수 재활용률을 높이고 있다. BASF·Dow·DuPont 등은 화학적 재활용을 장기 과제로 두되, 단기에는 기계적 재활용 기술 상용화를 병행하고 있다.
중국은 ‘14차 5개년 순환경제 계획’과 2025년 라벨링 의무화로 자동차·전자 분야 자원 순환을 강화하고, 일본은 플라스틱 자원 순환법으로 2030년 재생 수지 25 % 사용을 목표로 설정하고 있다. 또한 EU는 2024년 PPWR로 2030년 플라스틱 포장재에 재생 수지 10–35 % 의무 함량을 규정 하고 과잉 포장 금지, 리필·다회용 시스템까지 병행해 순환률을 높이고 있는 추세이다.
5. 국내 생태계 분석
국내 주요 대기업들은 폐플라스틱 재활용 시장에 진입하기 위해 기술개발, 협력 및 파트너십 구축, 순환 경제 모델 도입, 인프라 및 시스템 구축, 재활용 제품 개발 및 상용화 등의 전략을 채택 중에 있다. 이는 지속 가능한 성장과 환경 보호를 동시에 달성하기 위한 것으로, 플라스틱 재활용 을 통한 자원순환 경제 구축에 기여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이들 기업은 이를 통해 원료의 안정적 공급을 확보하고, 환경적 책임을 강화하며, 새로운 시장 기회를 창출하는 기회의 창으로 인식하고 있는 것이다.
현재 재활용을 위해 수거되는 플라스틱은 60% 수준만 선별 플라스틱으로 분류되어 활용되며, 나머지는 매립되거나 소각되는 형태로 처리되고 있다. 60%의 선별 플라스틱 중에서도 고부가가치 제품으로 전환가능한 소재의 비율은 낮은 수준이다. 이러한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기술적·제도적 지원이 요구되고 있다.
이에 따라, 우리 정부는 플라스틱 재활용을 위하여 다양한 플라스틱 자원순환 추진 과제를 추진하고 있다. 2024 년 환경부의 국민 조사 결과에서도 이러한 정책의 필요성을 확인할 수 있다. 플라스틱의 사용 규제 강화 및 재활용 시설의 인프라 개선이 가장 우선적으로 진행되어야 하는 추진 업무로 평가되었으며, 이 중에서도 재활용 시설 및 인프라 개선은 민간의 투자와 병행되어야 하므로 정책적인 지원뿐만 아니라 민간의 다양한 투자 계획이 함께 제안 될 필요성이 제기되어진다.
6. 재활용 플라스틱 공급망 구축 시사점
자동차 산업은 ‘탄소중립+순환경제’ 규제의 최전선이자, 플라스틱 순환 모델의 기술적 난이도가 가장 높은 격전지다. 승용차 한 대에는 평균 208kg 가량의 플라스틱이 들어 가는데, 이것이 차량 중량의 8-10 %에 불과하지만 부피로는 절반 이상을 차지한다. 그런데 현재 세계적으로 ELV(폐 자동차)에서 실제로 다시 자원으로 돌아오는 플라스틱은 19%에 그친다. 이는 승용차 한 대가 3만여 개 부품으로 이뤄지고, 그 안에 40종 이상의 수지·첨가제가 얽혀 있기 때문이다.
자동차 플라스틱 순환체제 구축을 위해서는 ① 폐차 단계의 ‘레거시 플라스틱’을 해체-파쇄 업계와 완성차 회사가 공동 지침으로 깨끗이 분리·세척하고, ② 경제성·환경성을 따져 기계·화학·생물학 공정을 적절히 조합하는 다 중 재활용 로드맵을 마련하며, ③ 신차 부품은 모듈화·단 일소재 중심의 Design-for-Recycling 설계를 의무화하고, ④ 부품 재질·첨가제를 수명주기 전반에서 추적하는 디지털 패스포트를 구축하며, ⑤ 폐차-물류-재활용-부품·완성차를 연결하는 공동 수거·물류 플랫폼을 정부·연구기관의 표준·인프라 지원과 함께 완성해 폐플라스틱의 완전한 Closing Loop를 달성해야 한다.
7. 정부에 바라는 정책적 제언
자동차 폐플라스틱만으로는 2030 재활용 의무량을 맞출 수 없다. 2023년 개정 ELV 안은 2030년부터 신차 플라스틱의 25%를 재활용 원료로 채울 것을 의무화했으므로, 자동차 업계가 확보해야 할 재활용 수지는 연 0.6 Mt 이상 이다. 공급측 현실을 보면 EU 자동차 부문에서 발생한 폐 플라스틱은 2022년 1.6Mt이며 실제 재활용률은 19%에 불과하다.
회수량(0.30 Mt) 전부가 고품질 소재로 그대로 돌아오지는 못해 평균 50%를 다운사이클로 잃는다고 가정하면, 자동차 고리(Loop) 내부에서 확보 가능한 유효 물량은 0.15Mt 수준에 그친다. 이는 2030년 필요량의 24% 에 불과해 0.45Mt 이상의 ‘리사이클 갭’이 발생한다.
결론적으로 자동차 부문 단독 루프는 규제를 충족할 내재적 공급이 턱없이 부족하다. 포장(2022 : 83 Mt 폐기물)· 가전 등 타 산업 루프에서 등급별로 소재를 끌어오는 ‘교차-루프 거래’가 필수이며, 이를 가능케 하는 선결 조건이 바로 정밀 맵핑-등급화 표준이다.
따라서, 다음과 같은 5가지 정책적인 방향은 제안한다.
· 통합 분류·등급 체계의 법제화
정부는 ISO 15270 등 국제표준을 준용하되 국내 자동차·전기전자·포장 소재 특성을 반영한 품질코드(수지 종류 + 오염도 + 기계적 성능) 를 ‘국가 플 라스틱 등 급표 (N-PGS)’로 법제화하여, 재생 원료가 어떤 제조 공정과 최종 용도에 적합한지를 코드만으로 즉시 식별할 수 있도록 하고, 이를 신차 인증·수입 통관·재활용 실적 보고의 공통 언어로 의무 사용하도록 해야 한다.
· 전(全)산업 공통 ‘소재 패스포트’ 플랫폼 구축
부품 단위로 QR 또는 RFID 태그를 부착해 수집 시점까지 수지·첨가제·재활용 등급 이력을 실시간으로 조회할 수 있는 ‘K-Plastic Passport’를 구축하고, 이를 EU 디지털 제품 여권(DPP)의 필수 메타데이터 필드와 동일 구조로 설계해 국내 기업들이 단일 입력만으로 국내 의무 보고와 해외 인증을 동시에 충족하도록 지원해야 한다.
· AI-기반 고정밀 선별·품질 검증 지원
국가 R&D 예산의 일정 비율을 정밀 센서와 머신러닝 알고리즘의 실증에 투입하여 분리·세척 단계에서 등급 판별 오차를 포함한 정밀한 분류 목표를 달성함으로써 산업간 소재 교환을 가로막는 품질 불확실성을 기술적으로 제거 해야 한다.
· 산업 간 등급 매칭·거래 허브
수집·선별된 재생 원료가 품귀인 산업에는 빠르게 공급되고 과잉인 산업에서는 가격 폭락을 방지할 수 있도록, 코드화된 재생 원료를 실시간으로 매칭·경매하는 공영 e-마켓 ‘K-RePoly Exchange’를 설립해 자동차, 전기전자, 포장, 건축 등 각 산업의 수요·공급 정보를 연동하고, 물류·품질 인증·결제까지 원스톱으로 처리하게 해야 한다.
· 등급별 차등 인센티브와 다운사이클 지연책
재활용 의무량 산정 시 S-A급 고품질 재생 원료에는 가중 치를 부여해 경제성을 높이고, B-C급 이하 저품질 원료에는 원료세·부과금을 차등 적용하는 한편, 반복 재활용으로 물성이 저하되는 재료에는 기능 보강 첨가제를 세액공제 대상으로 지정함으로써 평균 순환 횟수를 현행재활용 회수를 늘리고 플라스틱이 저가 제품으로 빠르게 전락하는 다운사이클 속도를 늦춰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