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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02월 01일 일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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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기획] 스테이블코인, 한국 디지털 금융 질서 뒤흔드는 새로운 결제 인프라의 부상

글로벌 규제 경쟁 속 네이버·카카오가 주도하는 스테이블코인 기반 결제 혁신
빅테크 진입과 디지털자산기본법 논의로 금융·IT 생태계 재편 가속
향후 5년, 한국 결제 시장의 표준과 경쟁 구도를 결정할 중대한 분기점

 

글로벌 금융 질서가 재편되는 가운데 스테이블코인(Stablecoin)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한때 가상자산의 하위 개념이던 스테이블코인은 미국·유럽을 중심으로 제도권 금융에 편입되며 새로운 결제 인프라로 부상 중이다. 2023~2025년 미국 의회가 스테이블코인 발행 규제법을 논의하고, 유럽연합이 ‘암호자산시장법(MiCA)’을 시행하며 글로벌 금융 표준 경쟁이 본격화됐다.

 

◇결제 인프라의 미래, 스테이블코인 패권 경쟁의 시작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이 스테이블코인 시장에 속속 뛰어들며 경쟁이 본격화되고 있다. 메타(META)는 자체 결제 생태계 강화를 위한 스테이블코인 연구를 이어가고 있고, 페이팔(PayPal)은 2023년 미국 빅테크 최초로 ‘PYUSD(페이팔 스테이블코인)’를 출시하며 결제·송금 시장 공략에 나섰다. 스테이블코인은 단순 투자 자산을 넘어 글로벌 결제 인프라의 핵심 기술로 자리 잡고 있다.


국내에서도 변화가 빠르게 전개되고 있다. 네이버와 카카오는 자사 플랫폼의 결제·포인트 시스템을 스테이블코인 기반으로 확장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두 기업의 영향력을 고려하면 이들의 진입은 국내 결제 시장의 판도를 크게 흔들 수 있으며, 간편결제 서비스와 스테이블코인의 결합은 기존 금융기관 중심의 구조를 빠르게 재편할 가능성이 높다.


정부 역시 규제 정비에 속도를 내고 있다. 2025~2026년을 목표로 디지털자산 기본법과 스테이블코인 발행·준비금 규제, 가상자산 사업자 감독 체계가 단계적으로 구축할 예정이다. 올해는 ‘빅테크의 진입’, ‘규제 명확화’, ‘결제시장 구조 변화’가 동시에 진행되며 국내 스테이블코인 시장의 전환점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글로벌 경쟁이 본격화된 만큼 한국 금융·IT 기업들의 전략적 대응이 향후 10년 결제 시장의 주도권을 좌우할 것으로 보인다.

 

◇규제·기업 전략·시장 변화 속 빅테크 기업의 발빠른 움직임은


네이버와 카카오는 각각 결제·콘텐츠·메신저·AI 인프라에 기반해 디지털자산 생태계를 확장하려는 전략을 세웠다. 정부의 원화 스테이블코인 제도화 논의와 함께 경쟁이 가열되고 있다.


먼저, ‘네이버’는 두나무와의 함께 ‘웹3 결제 생태계’ 구축하고 있다. 네이버는 업비트(Upbit) 운영사 두나무와의 협업·계열사 편입을 통해 스테이블코인 발행·유통 인프라 확보 전략을 취하고 있다. 네이버페이 대표는 지난해 6월에 “원화 스테이블코인 제도 도입 시 선도적 역할을 하겠다”며, 네이버는 NKRW·KRWZ 등 관련 상표권을 출원하며 사업 기반을 넓히고 있다.


네이버는 4000만명이 사용하는 네이버페이 쇼핑, 웹툰, 클라우드, 글로벌 AI·데이터센터 사업을 묶어 스테이블코인을 결제·정산에 활용하는 시나리오를 검토 중이다. 회사는 포인트 시스템을 스테이블코인으로 대체해 전반적인 결제 생태계를 구축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또 네이버는 글로벌 AI 데이터센터 확장과 함께 지갑·보안·정산 시스템 등 디지털자산 인프라를 클라우드 기반으로 제공하는 B2B 모델도 고려하는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이는 장기적으로 웹툰·K-콘텐츠의 글로벌 유통 결제망을 스테이블코인으로 전환하는 기반이 될 수 있다.


다음으로 ‘카카오’는 금융·메신저·블록체인을 아우르는 ‘슈퍼 월렛’ 전략을 펼치고 있다.


카카오는 디지털자산의 발행·유통·수탁 구조를 그룹 차원에서 설계하고 있다. 회사는 카카오·카카오뱅크·카카오페이 대표가 공동 TF장을 맡고 있다. 또 카카오페이와 카카오뱅크는 KRWK 등 스테이블코인 관련 상표권을 18건 이상 출원했다.

 

카카오는 스테이블코인이 도입되면 이미 카카오페이·카카오뱅크·클립 지갑을 통해 금융 인프라를 갖춘 만큼, 카카오톡이 글로벌 송금·결제 플랫폼으로 확장될 가능성이 크다. 카카오뱅크는 CBDC(Central Bank Digital Currency, 중앙은행 디지털화폐) 모의실험 경험과 가상자산 거래소 실명계좌 발급 경험을 보유해 스테이블코인 준비금 수탁 역할을 맡을 수 있다.

 

카카오의 블록체인 계열사 그라운드X(Klaytn 개발사)는 대규모 트랜잭션 처리 경험이 있어 카카오 생태계 전반에 보상·결제·팬덤 경제 모델을 적용하는 데 핵심 기술력을 제공할 것으로 전망된다.


네이버와 카카오가 스테이블코인을 도입하려는 목적은 크게 네 가지다. 첫째는 ‘결제 수수료 절감’으로 두 기업 모두 간편결제 사업을 운영하며 선불충전금 규모가 1년 새 500억원 증가했다. 이는 스테이블코인 발행의 담보 자산 역할을 하며, 결제 수수료 감소의 기반이 된다. 

 

둘째는 ‘글로벌 확장성’이다. 스테이블코인은 국경 간 송금·결제를 단순화해 K-콘텐츠·K-커머스의 해외 매출 정산비를 낮출 수 있다. 셋째는 ‘생태계 락인 효과 강화’다. 네이버는 쇼핑·웹툰·페이, 카카오는 톡·페이·뱅크·엔터테인먼트를 활용, 스테이블코인을 자체 생태계의 공통 통화로 활용 가능하다. 넷째는 ‘AI 에이전트 기반 자동결제·구독 모델’이다. 스테이블코인은 AI 자동결제·구독·정산을 하는 ‘머신 머니(Machine Money)’ 시대의 핵심 인프라가 될 수 있다.

 

 

◇빅테크 진입 앞두고 스테이블코인 규제 정비 가속


국내 금융당국이 스테이블코인 등 디지털자산 전반의 규제 체계를 손질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억원 금융위원장은 기존 금융규제 프레임으로 새 위험을 통제하기 어려운 만큼 가상자산 생태계 전반을 금융위에서 규율하는 종합·통합법 신설을 언급했다.


핵심은 ‘디지털자산기본법(가칭)’ 제정 여부다. 금융당국은 스테이블코인 발행 주체의 자격 요건을 명확히 하고, 발행량에 따른 준비금 1:1 보유를 의무화하는 것이 유력하다. 또 준비금의 구성 자산, 보관 방식, 외부 회계감사 기준, 정기 공시 의무 등의 법제화 방향도 논의 중이다.


이미 간편결제·송금 서비스가 금융 생태계에 들어온 빅테크가 스테이블코인 발행까지 추진할 경우, 기존 전자금융업 규제와 충돌하거나 규제 사각지대의 발생 가능성도 있다. 금융당국은 빅테크가 은행과 역할이 비슷하다면 규제 또한 그에 상응해야 한다는 입장을 내고 있다.


금융당국은 스테이블코인이 결제 시스템의 한 축으로 자리할 경우, 단일 발행사에 대한 신뢰 훼손이 금융 시스템 전반의 불안으로 번질 수 있다는 것이다. 또 익명성이 높은 디지털자산 특성상 자금세탁 위험이 크고, 소비자 피해 발생 시 구제도 쉽지 않다는 점도 우려사항이다.


스테이블코인은 글로벌 결제 시장에서 경쟁력 확보, 핀테크 기업의 혁신 촉진, 국경 간 송금·결제 비용 감소 등 이점도 크다. 특히 주요국이 이미 스테이블코인 규제 체계를 정비하는 만큼, 우리가 뒤처지면 산업 경쟁력에서 불리한 위치에 놓일 수 있다는 위기감이 커지고 있다.
금융당국은 ‘위험 통제’와 ‘혁신 촉진’이라는 두 축 사이에서 균형점을 찾는 일이다. 스테이블코인 규제 논의가 단순한 규제 강화가 아닌, 디지털 금융 생태계의 미래를 설계하는 과정이라는 점에서 향후 입법 방향에 시장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스테이블코인이 여는 결제 혁신...국내 금융 질서 재편의 시작


국내 빅테크가 스테이블코인을 도입할 때 가장 먼저 변화가 나타날 영역은 플랫폼 내부다. 네이버페이·카카오페이 등은 이미 대규모 사용자 기반과 콘텐츠·커머스·모빌리티를 아우르는 생태계를 구축해 왔다. 여기에 스테이블코인 결제가 더해지면, 플랫폼 내부에서 발행과 결제, 정산을 통합한 폐쇄형 결제망이 강화된다. 특히 웹툰과 게임, K-콘텐츠의 해외 판매에서 스테이블코인을 활용하면 환전 비용을 줄이고 정산속도를 높여 글로벌 확장 전략과도 맞물린다.


스테이블코인 결제가 확산하는 흐름은 금융당국의 규제 강화 움직임과 맞물려 있다. 낮은 수수료와 실시간 정산 등 장점에도 불구하고 결제 안정성, 자금세탁 위험, 소비자 보호 문제가 여전히 과제로 지적된다. 이에 당국은 디지털자산기본법(가칭)을 통해 발행 주체 요건과 준비금 1:1 보유, 공시·감사 기준 등을 강화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특히 빅테크가 사실상 금융기관 역할을 수행할 경우 기존 전자금융업 규제와 충돌할 가능성이 커 ‘동일 기능·동일 규제’ 원칙 적용이 핵심 쟁점으로 떠오르고 있다.


스테이블코인 결제가 본격화되면 전통 금융사와 빅테크의 경쟁 구도도 재편될 전망이다. 높은 수수료 구조에 기반해 온 카드사·PG사는 도전받는 반면, 은행들은 준비금 보관과 인프라 제공을 통한 새로운 협력 모델을 모색할 수 있다. 이로써 경쟁과 협력이 뒤섞인 새로운 금융 생태계가 형성될 가능성이 크다. 소비자 변화는 더욱 직접적이다.

 

AI 에이전트가 소비 패턴·환율·수수료를 실시간 분석해 최적의 결제수단을 자동 선택하면서 해외 결제·송금의 편의성이 크게 높아질 전망이다. 국경 간 거래 장벽이 낮아지며 결제는 ‘보이지 않는 인프라’로 자리 잡고, 소비자는 비용 절감과 속도 개선이라는 실질적 혜택을 누리게 된다.


네이버와 카카오 등 빅테크 기업이 자체 생태계 확장을 위해 디지털자산 기반 결제 전략을 본격적으로 검토하는 가운데, 글로벌 플랫폼들은 이미 스테이블코인 결제를 실험하며 시장 변화를 주도하고 있다. 이러한 흐름은 카드사·PG사·은행 등 기존 금융기관 중심의 결제 구조가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를 현실적인 과제로 떠올리고 있다.

 

기업 전략 변화와 규제 정비, 기술 혁신이 동시에 진행되면서 국내 금융 질서는 재편 국면에 접어들고 있으며, 스테이블코인은 새로운 결제 인프라의 핵심 축으로 부상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이번 변화가 국내 결제 시장의 경쟁 구도를 근본적으로 바꿀 수 있는 중대한 분기점이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한국 디지털 금융의 향후 5년을 결정할 분기점


스테이블코인이 단순한 가상자산을 넘어 ‘차세대 결제 인프라’로 주목받으며, 네이버와 카카오 등 빅테크 기업의 진출이 국내 결제 시장의 구조적 변화를 촉발할 가능성이 커졌다. 이제 관건은 규제 정비가 혁신을 가속할지, 혹은 빅테크의 독점 가능성을 어떻게 견제할지에 달려 있다. 전문가들은 한국이 글로벌 디지털 금융 경쟁에서 뒤처지지 않기 위해서는 명확한 규제 체계와 금융·IT 기업 간 협력 모델, 그리고 소비자 보호와 혁신 간 균형이 필수적이라고 지적한다. 업계에서는 “2026년이 한국 디지털자산·결제 시장의 새로운 표준이 정해지는 해가 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스테이블코인 도입과 관련해 금융투자 연구기관의 한 분석가는 “현재 정치권에서 언급되는 은행의 ‘50+1% 룰’은 세계 어느 나라에도 없고 국제 기존에도 맞지 않는다”며 “스테이블코인은 은행과 전혀 다른 구조이자 리스크 프로파일을 갖는데 은행 수준의 규제를 그대로 적용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고, 별도의 규제 프레임워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또 미국에서는 자산운용사 블랙록(BlackRock)이 발행한 스테이블코인이 비자·마스터카드 결제망에서 활용되고, 무역 등 실물 경제로 확장되고 있다. 그는 “유럽연합 미카법(MiCA), 미국 지니어스법(GENIUS Act) 등 글로벌 규제 모델을 참고하되, 국내 지급결제 시장의 특성을 반영한 제도 설계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 분석가는 “아직 전 세계 어디에서도 은행을 중심으로 스테이블코인을 발행해 성공한 사례도 없다”며 “은행이 스테이블코인 발행사에 직접 출자하거나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지분을 보유할 경우 뱅크런 등 은행 리스크가 스테이블코인 사장 리스크로 전이될 우려가 있는 만큼 시장의 활성화와 안정화를 위해서는 스테이블코인의 본질적 구조를 충분히 이해하고 국제적 정합성을 고려하면 은행을 완전히 배제한 빅테크 기업 영향권에 두는 것이 옳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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