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풍경의 백미는 단연 설경이다. 온 세상이 하얀 눈으로 덮이는 순간, 익숙한 공간은 전혀 다른 얼굴을 드러낸다. 길게만 느껴졌던 겨울이 끝자락에 다다른 요즘, 눈이 오면 더욱 아름다워지는 경기도의 설경 여행지들이 조용한 위로를 건넨다.
의정부 도봉산 자락에 자리한 망월사는 설산에 안긴 고찰로, 눈 오는 날 그 매력이 배가된다. 신라 시대 창건된 것으로 전해지는 망월사는 ‘달을 바라보는 절’이라는 이름처럼 높은 산중에서 세상을 내려다보는 풍경을 품고 있다. 눈 덮인 기와지붕과 범종각에서 바라보는 영산전, 그리고 멀리 펼쳐지는 의정부 시가지와 수락산 설경은 도심 인근에서는 쉽게 만나기 힘든 장면이다. 다만 원도봉탐방지원센터에서 약 1.7㎞를 올라야 해 겨울철에는 아이젠 착용이 필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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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평 어비계곡은 여름 피서지의 이미지를 벗고 겨울이면 얼음 나라로 변신한다. 계곡을 따라 조성된 데크길과 함께 ‘어비계곡 겨울나라’ 행사 기간에는 회전눈썰매, 전통놀이, 얼음썰매장이 운영된다. 행사장 위쪽으로 더 오르면 계곡 암벽에 인공적으로 조성된 거대한 빙벽이 모습을 드러낸다. 자연과 사람이 함께 만든 얼음 성벽은 한겨울 어비계곡의 상징적인 풍경으로 꼽힌다.
용인 와우정사는 눈 덮인 풍경 속에서 이국적인 분위기를 자아내는 사찰이다. 주차장에서 바로 이어지는 동선 덕분에 접근성이 뛰어나며, 높이 8m에 달하는 황금빛 불두와 네팔 사원을 연상케 하는 전각, 향나무로 만든 와불 등이 눈과 어우러져 독특한 설경을 완성한다. 사찰 위쪽 산책로에서는 하얀 눈에 덮인 경내 전경을 한눈에 내려다볼 수 있다.
안성 미리내성지는 한국 천주교를 대표하는 순교 성지로, 눈 내린 날에는 한층 더 경건한 분위기를 띤다. 김대건 안드레아 신부의 묘소와 무명 순교자들의 묘역이 자리한 이곳은, 하얀 설원 속에서 믿음과 희생의 의미를 되새기게 한다. 언덕 위에 세워진 한국 순교자 103위 시성 기념성당과 성모당 역시 겨울 풍경 속에서 고요한 울림을 전한다.
하남 검단산은 눈 덮인 한강을 조망할 수 있는 겨울 산행지로 주목받는다. 비교적 완만한 현충탑 등산로를 따라 오르면 곱돌광산 약수터와 두 개의 전망대에 닿는다. 정상에서는 한강 하류는 물론 남한강과 북한강까지 이어지는 설경이 펼쳐진다. 해발 657m로 높지는 않지만, 겨울철에는 길이 미끄러워 안전 장비를 갖춘 여유 있는 산행이 필요하다.
눈이 내려야 비로소 완성되는 풍경들이 있다. 바쁜 일상에서 잠시 벗어나, 하얀 설경 속에서 고요함을 마주하는 겨울 여행이 경기도 곳곳에서 기다리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