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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우주”를 떠나 청년들의 미래를 위해 ”창업도우미”로 변신한 고산씨

”답답한 청춘들에게 새로운 돌파구가 되고 싶다”

▲''창업도우미''로 변신한 고산 타이드 인스티튜트 대표

지난 2008년 우주인으로 선발되었다가 갑자기 교체되어 아쉬움을 남겼던 ‘우주인 고산’. 그가 이제는 우주가 아닌 대한민국 청년들의 미래를 위해 ‘창업 도우미’로 변신했다. 창업 진흥을 위한 비영리 단체를 설립하여 대한민국 청년들에게 새로운 길을 제시하고 있는 고산 타이드 인스티튜트(TIDE institute) 대표를 만났다.


올해도 청년 실업문제는 여전히 심각하다. 우리나라의 청년 실업자 수는 100만 명을 넘고 있으며 이공계 기피 현상은 갈수록 심화되고 있다. 특히 이공계 기피현상은 지식정보화 사회를 사는 우리의 미래가 달린 일이기에 우려할 만하다.

대통령은 신년 국정연설에서 청년실업문제를 최우선 국정과제로 규정하고 10조원이 넘는 예산을 일자리 창출을 위해 쓰겠다고 했다. 하지만 모두 알고 있지 않은가? 이 문제는 이미 매년 언급되고 있는 대한민국의 풀지 못하는 숙제이며, 현재 전 세계 대부분 나라가 안고 있는 공통 난제이기도 하다. 이 문제에 대한 해답은 아직 어디서도 보이지 않는다.


지난 2008년 대한민국 최초의 우주인으로 선발되어 유명인이 된 고산 대표. 물론 우주 비행 한 달 전 교체되어 우주에 직접 다녀오지는 못했지만 사람들에게 ‘우주인 고산’이 익숙한 건 사실이다. “우주인이라는 꼬리표는 죽을 때까지 떨어지지 않을 것”이라는 본인의 말처럼 지독하게 붙어 다닌다. ‘고산’이라고 하면 갸우뚱 하지만 ‘우주인 고산’하면 알 정도이니. 하지만 이제는 그의 이름 앞에 붙을 수식어를 바꿔야 할 때인 것 같다. 청년들에게 꿈과 기회, 기업가 정신을 심어주는 ‘대한민국 청년 창업 도우미 고산’으로 말이다.

 
지난 2008년 한국 최초로 우주선 탑승자로 선정됐으나 발사 한 달 전 하차했습니다. 언론에서는 무수한 억측들이 나돌았고요. 당시 느낌은 어땠는지?


당시 그런 결과가 하루아침에 벌어진 단순한 실수가 아니었고, 그 동안 쭉 쌓아 왔던 것이 그 때 표면에 드러났던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 당시에 그것 때문에 대단한 생각이 들었다기보다는, 우주인 사업이 대한민국의 국가적인 프로젝트였는데 그것을 직접 경험하면서 여러 가지 생각들이 많이 들었죠. 모두들 열심히 하시는 모습도 많이 봤고, 우리 과학기술이 좀 더 채워져야 할 점도 봤고. 그런 것들을 정말 피부로 경험할 수 있었던 시간이었던 것 같아요.

 
당시 그런 결과 때문에 좌절하시지는 않았는지?


좌절은 안했어요. 제가 신념이 있어서 그런 일이 일어났던 것 같아요. 좌절은 안했는데, 오히려 주변 사람들이 걱정이 됐죠. 그런데 주변 사람들이 제 뜻을 잘 이해해줬었어요. 좌절은 안하죠. 저도 그 선택을 할 수 있던 순간이 있었을 것 아닙니까? ‘후회하지 않은 삶을 선택하자’는 것이 제 신조이기 때문에 잘 선택했던 것 같아요. 후회도 없죠. 또 다시 해도 또 그럴 것 같아요(웃음).

 
우주 비행사 도전을 통해 자기 자신에게 얻은 것이 있다면?


일단은 그 때의 도전이 제 삶의 방향을 180도 바꿔놨어요. 저는 원래 평생 동안 공부를 하고 연구를 하려고 했거든요. 우주 비행사를 선발 할 때도 제 전공인 인지공학 연구가 목적이었고, 외국에 대학을 지원하고 있던 상태였어요. 더 공부하고 싶었죠. 그런데 우주 비행사가 되는 것이 개인적인 꿈을 실현하는 그 이상으로 국가적인 프로젝트였었잖아요. 그래서 우주 비행사 도전을 하면서 그런 부분을 사회에 어떻게 환원해야 하는지 고민도 많이 했고, 우리나라와 우리 사회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되는 계기가 됐어요. 제가 당시에 어떻게 보면 한국과 러시아 사이에 경계지점에 있었잖아요. 이게 생각뿐만이 아니라 매 순간순간 부딪히니까 우리 사회에 대한 안목을 갖게 되었고, 그것을 커다랗게 형성할 수 있는 좋은 기회였던 것 같아요. 제가 개인적인 사람으로써의 고산이기도 하지만 ‘대한민국 국민으로서의 고산’이 형성되는 시기였던 것 같기도 하고요. 얻은 것이 있다면 그런 점들이죠.

 
그 뒤론 어떻게 지내셨는지 궁금합니다.


2008년도에 우주 비행사 교체되기 전까지 1년 정도 우주에 갈 생각을 하고 있었고, 가서 무엇을 해야 하는지, 그리고 갔다 와서는 어떤 일을 해야 할지 굉장히 고민을 많이 했어요. 제가 우주에 다녀오진 않았지만 다녀왔다면 하고 싶었던 일들은 계속 진행 했어요. 한국에 돌아와서 항공우주연구원에 일을 하면서 제가 훈련받았던 경험들을 아이들에게 나누는 일을 했죠. 사실 우주인이 다른 부분보다 교육적인 측면이 가장 크다고 생각하거든요. 그래서 소외계층 학생들이나 꿈이 필요한 학생들을 찾아다니면서 힘을 줄 수 있는 일들을 많이 했고요.


 다른 한편으로는 제가 러시아에서 느꼈던 점들, 우리나라에서 잘 됐으면 좋겠다 하는 부분들을 느낀 점이 있어서 과학기술 정책 쪽에 뜻을 두고 항공우주연구원에서도 정책기획부에서 일을 했었습니다. 그런데 정책 관련 일을 하다 보니까 제가 그 부분에 배경이 전혀 없잖아요. 그래서 조금 더 공부를 해서 일을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미국 정책대학원에 지원을 했는데, 다행히 운이 좋게도 하버드 케네디스쿨에서 저를 뽑아줘서 가서 공부를 시작하게 된거죠. 지금 1년이 끝났고 1년이 남았는데 지금은 잠시 쉬고 있는 상태입니다.

 
타이드 인스티튜트(TIDE institute)라는 창업 진흥을 목적으로 하는 단체를 설립하셨는데요. 그러한 계기는 무엇인가요?


타이드 인스티튜트는 공익사단법인이에요. 교육과학기술부 산하에 등제되어 있습니다. 이 단체를 설립하게 된 이유는 제가 과학기술 정책 부문에서 일을 하고자 했는데, 저 나름대로 확신은 있었어요. 제가 얼마나 크게 기여를 할 수 있을지는 모르지만, 조금이나마 기여할 수 있다는 건 100% 확신 했거든요. 그래서 갔는데 고민이 많이 됐던 부분이 이미 각 분야에서 열심히들 하고 계시거든요. ‘그럼 나는 어느 분야에서 기여를 할 수 있을까’라는 화두를 가지고 미국을 갔죠. 그런데 우연히 하버드 케네디 스쿨에 가기 전 싱귤레리티 대학에서 기업가 정신을 고양시켜주고 창업을 진흥하는 창업 프로그램을 경험했어요.


우리나라에 과학 정책적으로 중요한 것들이 여러 가지 있는데 그 중에 하나가 이공계 정책이에요. 이공계 기피현상, 이탈현상 굉장히 심각한 문젠데 우리나라에 사람과 기술 빼고는 아무것도 없잖아요. 그런데 사람들이 이공계를 기피하니 미래 경쟁력 부분에서 굉장히 큰 문제죠. 사실 이공계에 가라고 할 수 도 없는 것이 이공계 일자리가 이공계 학생의 30%밖에 수용을 못해요. 말이 안 돼는 거죠. 전통적인 방법으로는 해결할 수 없는 문제죠. 새로운 돌파구가 주어져야 해요. 그러니까 창업, 그것도 국내 창업이 아닌 글로벌하게 뻗어나갈 수 있는 해외창업 같은 해결책을 제시를 해줘야 그런 문제들이 해결할 수 있거든요. 제가 거기서 그런 프로그램을 경험하면서 ‘이거 좋다. 한국에서 이렇게 만들어 가면 과학기술 정책 쪽에 기여를 할 수 있고, 우리 젊은 친구들이 답답해하고 있는데 하나의 돌파구가 될 수 있겠다’는 생각을 가졌어요. 하버드 케네디 스쿨에 다니면서 행사 준비를 해오다가, 작년 여름에 처음 진행했습니다.


그렇다면 싱귤레리티 대학의 창업프로그램에 참가한 경험을 통해 타이드 인스티튜트를 설립하게 되었다는 말씀이신가요?


네, 처음에는 그 프로그램을 모델로 시작했어요. 저희는 오히려 그 프로그램을 한국화시킨거죠. 싱귤레리티 대학의 창업프로그램은 이공계 청년들을 위한 프로그램은 아니거든요. 그런데 우리는 우리나라에서 이공계 활성화시키고 청년들이 창업을 진행할 수 있게 도와주는 것이 목표죠. 이번 2012학년도 1학기부터는 저희가 싱귤레리티 대학의 모델을 축소해서 파일럿 프로그램으로 연세대학교에서 수업을 진행해요. 그 수업을 진행하면서 점점 그러한 프로그램을 늘려나갈거에요. 저희는 또 하나 다른 모델이 있는데요, 작년 미국 실리콘 밸리와 보스턴에서 한인들을 대상으로 비즈니스 모델 대회를 했어요. 똑똑한 사람들은 외국에 많이 있고 국내에 안 들어와요. 이건 심각한 두뇌 유출이거든요. 국내에는 자리도 없고 비빌 언덕이 없다는 거죠. 그리고 연구를 할 사람은 연구여건이 떨어지고, 일을 할 사람도 업무환경이 별로 좋지 않고, 창업을 하더라도 미국이 더 나을 수도 있다는 말이에요.


그런데 지금 보면 국내에도 굉장히 창업에 초점을 맞추고 있고, 우리나라는 정부가 엔젤(투자자) 역할을 하고 있어요. 똑똑한 친구들, 한국 유학생들이나 정착하신 분들이 창업에 많이 관심을 갖고 있더라고요. 그러니까 ‘한국이 둥지가 돼서 이들의 아이디어를 품어서 다시 전 세계로 보내면 좋겠다’ 해서 미국을 갔어요. 행사를 진행해서 좋은 점은 아이디어도 많이 나왔지만, 그 곳에 한인 창업 네트워크가 구축 됐다는 것이에요. 그래서 다음엔 저희가 미국에 안가더라도 그쪽 자체적으로 행사를 진행하는 거죠. 지금도 준비하고 있어요. 이런 씨앗을 점점 뿌려나가면 전 세계적으로 한인 창업 네트워크가 형성될 수 있잖아요? 우리나라에서 나가려는 사람도 현지 문화 적응에만 1, 2년 걸리는데, 거기에 그런 네트워크가 형성되어 있다면 연착륙할 수 있잖아요. 교두보가 되는 거죠. 지금은 그러한 네트워크를 만들기 위해 씨앗을 뿌리는 단계에요.

 
비영리 단체인데 어떻게 운영되죠?


저희 취지에 대해 정부 기관뿐 아니라 민간기업도 공감을 많이 했어요. 정부에서 하는 사업도 저희가 많이 하고 있고요. 민간에서 기부를 많이 받았어요. 저희가 지정 기부금 단체예요. 그래서 혹시 한국에 젊은이들이 기업가 정신을 만들어 가는데 뜻이 있는 분들이 타이드에 기부 하시면 의미 있는 일이 아닐까 생각되네요(웃음).

 
미국 내에서 취업과 창업에 대해 직접 느낀 분위기는 어떤가요? 그러한 부분이 우리나라와 다른 점이 있을까요?


지금 우리나라 취업난, 심각하죠. 그런데 미국도 사실 마찬가지에요. 똑같은 현상이 벌어지고요. 그런데 그 똑같은 상황을 받아들이는 자세가 다른 것 같아요. 우리 학생들은 오히려 거기에 집중하고 스펙을 쌓고 더 스스로를 옥죄이는데, 미국 청년들을 보면 그렇진 않아요. 분명 취업난은 똑같이 심각한데, 그에 대한 태도는 달라요. 특히 실리콘 벨리 쪽은 더 그래요. 미국 청년들, 그냥 보면 한마디로 실직자예요(웃음). 그런데 ‘나는 지금 이런 사업을 준비하고 있다’ 이런 태도를 가지고 있어요. 굉장히 자신감이 넘쳐요. 사실 그런 것이 젊음이고 청년이 가져야할 자세죠. 하지만 우리가 뭐 근본적으로 무엇인가 결여되어 그런 것은 아니라고 생각해요. 사실 실리콘 밸리의 창업 역사는 벤처 붐이 형성됐을 때부터 시작한 우리나라보다 훨씬 오래됐잖아요.


 수십 년 동안 실패하고 성공하고 하는 스토리들이 다 차곡차곡 쌓이고 쌓여서 그런 분위기가 형성된 것 같아요. 저는 우리나라도 굉장히 짧은 시간동안임에도 불구하고 그런 것들이 쌓이고 있다고 생각하거든요. 당장은 청년들이 답답해하는 모습밖에 안보이지만, 지금 저변에서는 다시 창업에 대한 열기도 올라오고 있어요. 짧은 시간에 비해서는 굉장히 성공적으로 만들어가고 있다고 생각해요. 그리고 사실 창업 말고도, 전쟁 후 잿더미였던 나라를 여기까지 일궈온 것도 정말 대단한 기업가 정신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던 거죠. 그런 기업가 정신이 우리 민족 내부에 흐르고 있다고 생각해요. 물론 지금 당장은 차이가 나 보이지만, 곧 따라잡을 수 있고 더 나아질 수 도 있을 것 같아요. 저는 굉장히 긍정적으로 보고 있어요.

 
그렇다면 타이드 인스티튜트는 어떤 방법으로 창업자들에게 도움을 주고 있는거죠?


우선 대회를 열어서 함께 창업할 코파운더를 찾는 것을 도와요. 코파운더를 찾는게 쉽지 않거든요. 그리고 싱귤레리티 대학의 프로그램과 같은 모델이 좋은 점이 있어요. 요즘 창업을 많이 하긴 하는데, 외국에서 성공한 사례를 가져와서 창업을 하거나 틈새시장을 공략하는 추격형 창업을 많이 하더라고요. 그런데 정말 글로벌한 무대에서 살아남으려면 트렌드를 잘 읽고 앞서나가는 것을 해야 해요. 싱귤레리티 대학에서는 최첨단 과학기술의 트렌드나 이머징 마켓의 트렌드, 세상에 존재하는 거대한 문제들의 트렌드 등을 보여줘요. 그러니까 미래가 펼쳐질 모습을 보여주는 거죠. 그래서 타이드 인스티튜트의 가장 기본적인 목표는 한국 사회에 그런 첨단에 있는, 첨단에서 벌어지고 있는 정보를 순환시키고 싶은 거예요. 거기에 더해서 글로벌 창업 네트워크도 형성하고 분위기도 조성하는 거죠. 앞으로 이런 단체들이 많이 생겼으면 좋겠어요.

 
그렇다면 기존의 창업 인큐베이팅 시스템과 가장 큰 차이는 최신 트렌드를 읽을 수 있는 창업가를 만든다는 건가요?


네, 그냥 창업을 원하는 팀을 받아 키워내는 것이 아닌, 트렌드를 읽으면서 선도할 수 있는 창업을 추진하려고 합니다. 그런 창업가들이 정말 글로벌한 창업을 시도하여 성공하는 것이 그 결과물일 수 있지만, 사실 앞을 미리 내다보고 ‘이러한 미래가 다가오겠구나’하는 것들을 청년들이 많이 알수록 기업가 정신이 펼쳐지거든요. 한 발짝 앞을 볼 수 있어야 다음 발을 내딛을 수 있죠. 깜깜하면 앞으로 못가요. 그렇게 정보를 순환시켜서 사람들이 성공적인 창업을 해내도 최상이지만, 기업에 들어가 일을 하더라도 기업가 정신을 가진 사람과 그렇지 못한 사람은 달라요. 그러니까 저희는 근본적으로 한국 사회에 기업가 정신을 확산시키는 일을 하는 거죠.

 
기업가 정신을 계속 강조하시는데, 기업가 정신의 중요성을 어떻게 생각하세요?


창업 분야에서 회자되는 말이 있는데, 창업할 때 가장 부족한 자원은 자금이 아니라 창업자라는 거예요. 누군가 열정을 가지고고 시작해야지, 그렇지 않으면 아무 일도 안 일어나요. 그런 기업가를 중심으로 돈과 사람이 모이고 아이디어도 발전하는 거죠. 그런 기업가 정신을 갖추고 있는 사람이 많이 있어야 전반적으로 나라가 다이내믹해지겠죠. 누구 하나가 나서서 끌어가는 것이 아니라, 전반적으로 사회 전체의 분위기가 들썩들썩하는.

 
우리나라 청년들의 기업가 정신은?


기업가 정신이 많이 생긴 것 같아요. 도전정신이 아주 많아 졌어요. 그런데 그런 도전 정신을 뒷받침해 줄 수 있도록 조금 더 많은 시간을 스스로 가져야할 것 같아요. 본인이 많이 알고, 내가 지금 뭘 하고 있는지에 대해 충분히 알아야 해요. 기억에 남는 사람이 있었는데, 보스턴에서 창업 경진대회 참가한 학생이었어요. 맹인을 위한 점자시계를 팬던트형으로 만들어서 가지고 나왔어요. ‘그 시장이 얼마나 큰지 아느냐’, ‘그거 장사해봤자 얼마나 팔리겠느냐’ 이런 식으로 심사위원들이 모두 질문을 하는데, 그 친구는 시장이 어느 정도 규모인지, 얼마나 팔릴지 이미 다 알고 있어요. 하지만 “다 알고 있지만 세상에 내가 이정도 가치를 더할 수 있기 때문에 이 일을 하고 싶다”고 말하더라고요. 대박을 꿈꾸며 사업을 하는 것이 아니라 지금 이 시장이 어떻고 무엇을 할 수 있는지, 이것의 한계는 어디까지 인지 이런 식으로 접근해보고 더 많이 알고 고민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자신이 세상에 어떤 가치를 더할 수 있는지 잘 알았으면 좋겠어요.

 
우리 청년들의 실업률이 그 어느 때보다 높은데요, 청년들이 창업 자체를 생각하지 않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겉으로 드러나지 않아서 그렇지, 창업을 생각하는 청년들이 요즘 꽤 많아요. 하지만 눈에 보이는 그러한 현상을 조금 완화시켜주기 위해 아이디어만 가지고 창업을 시작할 수 있도록 해주는 것이 저희의 역할인 것 같아요. ‘근본적인 이유를 찾아서 그 것을 뿌리 뽑겠다’ 이런 것은 아니고요. 그 이유를 찾을 수 있을지도 모르겠고 쉽지도 않죠. 이유가 있는지도 모르겠고요. 단순히 그들에게 기회가 노출이 안됐을 수도 있고, 성공 사례를 못 봤을 수도 있어요. 그런 장을 많이 마련해주는 것이 중요한 것 같아요. 우리나라에 창업 지원은 많이 있는어요. 그런데 지금까지는 ‘좋은 아이디어를 가지고 오면 우리가 돈이랑 장소를 지원해줄게’라는 방식이잖아요. 사실 그 아이디어를 찾기까지가 어려운거거든요. 지금까지 하드웨어적인 지원을 많이 해왔는데, 이젠 소프트웨어적인 부분을 해가야 한다고 생각해요. 성공한 CEO의 강연 같은 것이 아닌, 속이 꽉 차고 미래를 읽을 수 있는 것들을 해야죠.

 
올 한해의 타이드 인스티튜트의 계획은 어떻게 되나요? 앞으로 창업 대회들은 꾸준히 열리는거죠?


네, 한번 대회를 개최한곳에서는 계속 개최해요. 연속성이 중요하니까. 우리나라에서도 과학 동아리, 창업 동아리 대상으로 대회를 준비하고 있고요 영국, 중국 등 여러 나라에서 한인들을 대상으로 대회도 준비하고 있어요. 그 외에도 올해 저희가 하고자 하는 일들이 여러 가지 있는데 일단 이것들이 잘 되도록 노력해야죠. 그리고 지금까지는 열정을 가진 사람들끼리 뭉쳐서 타이드 인스티튜트를 만들어 왔는데, 앞으로는 조금 더 시스템적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작업 중이에요.

 
창업 전도사로서의 삶은 어때요?


전도사는 아니고요(웃음). 그냥 창업을 진흥하는 일을 하고 있는 거죠. 너무 좋아요. 너무 재밌고 역동적이에요. ‘내가 대학생 때 창업에 대해 생각을 안 해봤을까’하고 생각할 정도로. 너무 즐겁게 일하고 있고, 동시에 의미 있는 일이라서 더 좋은 것 같아요. 개인에게만 의미가 있는 것이 아니라 다 같이 의미가 있으니까요.

 
마지막으로 창업을 생각하는 사람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다면?


창업을 생각하는 청년뿐만 아니라 우리나라 사회 전체에 하고 싶은 말은 우리나라가 사농공상(士農工商)이라는 생각이 계속 있었던 것 같아요. 창업하는 사람은 사실 맨 뒤 두 부류거든요. 그래서 안 좋게 느껴지고, 우리사회에서는 돈이 관련되면 일단 안 좋은 느낌이 드는 것 같아요. 그런데 꼭 그렇지도 않아요. 스티브 잡스가 노벨상은 못 받지만 세상에 굉장히 많은 가치를 가져왔잖아요. 우리가 똑똑한 아이들한테 ‘너 똑똑하니까 나중에 사업가되라’ 이렇게 말 안하잖아요. ‘너 똑똑하니까 노벨상 받는 학자가 되라’라고 말하지. 하지만 이제는 사업이라는 것을 대박을 노리려 하는, 금전적 이득을 얻으려하는 그런 부분만을 보지 않았으면 해요. 사업이라는 것이 세상에 없는 것을 만들어내고, 끊어진 것을 이어서 거기서 무언가를 창조해내고 세상에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 내는 것이다. 이런 식으로 이해하면 우리 청년들도 더 의미 있는 사업을 할 수 있을 것 같고, 우리 사회도 그런 청년들에게 더 열려있는 사회가 될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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