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5.14 (화)

  • 맑음동두천 23.8℃
  • 맑음강릉 28.5℃
  • 맑음서울 23.2℃
  • 맑음대전 23.4℃
  • 맑음대구 24.4℃
  • 맑음울산 24.7℃
  • 맑음광주 23.6℃
  • 맑음부산 24.8℃
  • 맑음고창 22.7℃
  • 맑음제주 20.0℃
  • 맑음강화 20.4℃
  • 맑음보은 23.0℃
  • 맑음금산 24.1℃
  • 맑음강진군 25.4℃
  • 맑음경주시 25.8℃
  • 맑음거제 23.9℃
기상청 제공

문화


인디가 뜬다? Yes! 인디가 살아난다? No!


바야흐로 오디션 프로그램의 시대이다. 그리고 그 속에서 빛을 내는 자들은 바로‘홍대출신’인디뮤지션들이다. 오디션 프로그램의 이러한 인기 덕분에 겉보기에는‘홍대’로 대표되는‘인디신’은 전성기를 맞이하고 있는 것만 같다. 과연 그 속에 있는 사람들의 생각은 어떨까? 홍대와 인디, 그 불편한 진실을 파헤쳐 본다.


최근 몇 년간 대한민국은 오디션 프로그램의 열풍 속에 있다. 2011년 한 해에 방송됐던 프로그램만 따져보려 해도 너무 많아서 그 수를 정확히 헤아릴 수 없을 정도이다. 앞으로도 그 열풍은 쉽게 사그라질 것 같지 않다. 그리고 그 열풍과 함께 많은 인기를 얻고 있는‘인디’뮤지션은 인기 아이돌들을 밀어내고 음반차트, 음원차트 상위권까지 점령하며 그 기세를 떨치고 있다.

물론 이제는 오디션 프로그램뿐만 아니라 예능, CF에서도 인디 뮤지션과 인디 음악을 심심찮게 들을 수 있다. 바야흐로 인디의 시대다.

겉으로 보기에 인디신의 내일은 밝아 보인다. 하지만 지금부터 하는 이야기들은 인디신과 홍대, 그 속에서 직접 겪고 있는 또 다른 현실이다. 인디에서 활동하고 있는 랩퍼 라마(유희재)와 MVP(이상화, 신동원), 클럽 프리버드의 정영진 대표(이하 대표)에게 그 속사정을 들어봤다.


홍대의 자본화

인디신을 이야기하려면 홍대를 빼놓을 수 없다. 인디 뮤지션들의 주 활동무대는 홍대이고, 홍대의 클럽들은 인디 뮤지션들의 고향과 같은 곳이다.

희재 : 서울 어디를 가도 똑같은 옷을 입고 똑같은 모습의 사람들 밖에 없어요. 그런데 홍대는 달라요. 계속 변화하고 다양화되고, 역동적이에요. 여기는 다양성을 중시하고 여러 스타일들이 공존할 수 있는 곳이에요.

상화 : 여기는 우리가 토대를 쌓아온 곳이에요. 다른 곳은 그렇지 않거든요. 홍대는 저희의 뿌리와도 같은 곳이죠. 홍대는 끝없이 변화하고 있다. 미대생들의 작업실 문화로 시작된 홍대는 2002년 한일 월드컵을 전후로‘클럽데이’가 생겨나며 클럽 골목이 유명해지기 시작했다. 그리고 2000년대 중반 카페들과 패션 스토어들이 들어서기 시작했고 최근에는 한국 대중문화의랜드마크로 부상했다. 하지만 홍대의 이러한‘신분 상승’은 반대로 문제점을 불러 일으켰다. 사람이 모이고 자본이 유입되면서 오히려 기존의 문화가 내쫓기고 있는 것. 지난해 한 일간지의 설문조사 결과 홍대 앞은 부동산 거품이 꺼지지 않고 있는 강북의 유일한 곳이었다.

동원 : 홍대에서 살던 학생들이 만들어가던 문화는 사라졌어요. 돈이 없으면 여기서 자취를 아예 할 수가 없죠. 얼마나 비싼데. 홍대에서 활동하던 예술가들이 상수동 쪽으로 옮겨갔는데 그쪽으로도 몰리고 땅값이 비싸지기 시작하니까 영등포 문래동까지 가고 있어요. 거긴 아직 공장지대라 싸거든요.

상화 : 동네의 특징이 사라지고 있어요. 지금은 공연을 하고 있는 입장이지만, 고등학생 시절부터 홍대에 자주 왔어요. 옛날에는 홍대에 오면 정말 특이한 패션을 많이 볼 수 있었는데 지금은 다 똑같은 옷에 똑같은 머리죠. 서서히 홍대의 색깔은 사라지고 유행을 따라가고 있어요. 지금 홍대에는 장사가 되는 것만 남아있죠. 카페가 유행하면 카페만 있고, 최근에는 홍대 여기저기에 막걸리가게가 엄청 생기더라고요. 예전에는 홍대에 오면 외국 음반이나 디자인 서적을 살 수 있었거든요. 그런데 지금은 일단 음반가게도 대부분 사라지고 책방도 거의 없어요. 옛날에는 미술 작업실도 있고 작은 카페들, 헌책방들이 있었는데 지금은 거의 없죠. 수익을 낼 수 없다는 거죠. 임대료가 엄청나거든요. 빚을 내면서까지 그런 일을 할 수 있는 사람은 없잖아요.



대한민국 인디 음악의 현실

이러한 홍대의 상업적 변화는 자연스럽게 홍대를 기반으로 하는 인디 음악에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인디 음악도 어느새 대중의 기호에 맞게 유행을 따르기 시작했고, 인디 뮤지션의 공연을 보러 라이브 클럽을 오가던 팬들도 줄었다. 인디 음악의 뿌리라던 홍대는 요즘 춤추고 즐기는 댄스 클럽이 대세다. 인기가 없어진 라이브클럽은 매월 임대료를 내기도 버거운 실정.

희재 : 오늘도 공연을 하는데 관객이 장난 아니었어요. 유료관객이 1명 있었는데 그 친구를 제가 다시 돈을 줘서 돌려보냈어요. 미안해서(웃음). 예전보다 관객이 엄청나게 줄었죠.

상화 : 음악을 하는 입장에서 볼 때 홍대는 다양성을 중시하고 여러 스타일들이 공존할 수 있던 곳이었죠. 그런데 어느 순간 인디음악도 승자독식이 되어버려서 하나의 스타일만, 그러니까 락이건 힙합이건 딱 한 가지만 남게 되고 즉, 획일화 되고 있어요. 인기 있는 팀이 생기면 모두 그 팀 스타일로 해야 하고, 그 스타일을 하지않으면 공연할 무대가 없어요. 그런 스타일이 아니면 돈이 되지 않기 때문이죠. 그리고 지금 홍대 라이브 클럽은 수지타산이 안 맞아요.

대표 : 한 3년 전 정도부터 변화가 심해졌어요. 예전 클럽에서는 정말 특별한 음악, 그러니까 우리의 새로운 음악들에 대한 요구를 정말 클럽이 충족시켜줬고 다양한 장르의 음악도 많았거든요. 그런데 최근에 와서는 사실상 거의 대중음악과 같은 인기 위주의 곡만 틀어요. 나이트클럽이 그렇잖아요. 지금 홍대 클럽은 음악도 그렇고 기능적으로도 나이트클럽을 따라가고 있어요. 음악과 예술이 소비되는 것이 아니라 향락이죠. 그리고 어떻게 보면 외부적인 요인뿐만 아니라 인디 내부적으로도 한계점이 왔다고 보고 있어요. 인디신 자체가 없어지고 있어요. 붕괴됐죠. 인디신이라고 얘기하기에도 참 창피할 정도로 클럽도 클럽이지만 레이블, 밴드, 모든 인디신 전체에서 순수한 음악적 정신을 가지고 하는 사람들이 거의 사라진 거죠. 했었지만 변했거나.

인디(Indi)는 인디펜던스(Independence)의 준말이다. 즉 인디음악이라 함은 상업화에 동조하지 않고 독립적으로 자신이 하고 싶은 음악을 하는 것을 말한다. 하지만 앞서 보았듯 홍대의 인디음악은 자본에 물들고 있다. 그러다보니 자연스럽게 유행을 따르게 되고 음악적 실험 정신이나 다양성을 잃어가고 있으며, 방송 또한‘인디’를 상업적으로 이용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대표 : 애매하죠. 상업적이라고 하기도 그렇고. 그들도 진짜 안 되니까 다른 방법을 선택한 건데, 결국은 변해 가고 있는 거죠. 물론 변화는 필요한 부분이에요. 그런데 그게 음악적으로 발전되면서 시스템도 변해가야 하는데 그 반대로 가고 있죠. 대중적인 것을 쫓아가게 되고. 일단 음악의 질 보다는 사람이 많으면 좋고. 그러다보니까 음악적 질은 소위 말하는 밴드음악의 전성기에 비해선형편없어졌죠. 얼핏 보기에는 음악이 굉장히 다양화된 것 같은데 결국은 넓어지기만 하고 깊이는 더 없어진 거예요. 사실 지금 대중들에게 인기 있는 인디 음악은 음악적으로 봤을 때는 사실 크게 좋지는 않거든요. 대중음악에 가깝죠. 그런데 대중은 좋다 이거죠. 그게 외부에 가서는 인디로 포장되잖아요. 인디로 포장된다는 것 자체가 이미 상업적으로 변한 거죠. 뭔가 특별하고 음악적으로 있어 보이고 생각도 있어 보이고. 하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는 거죠. 인디자체를 상업적으로 이용하기 시작 하는 게 문제에요. 툭하면‘홍대 여신’이란 수식어를 붙이는데 저는‘홍대 여신’을 홍대에서 본적이 없어요. 냉정하게 봤을 때 그런 것은 홍대나 인디신을 이용해서 상업전술로 이용하는, 결국은 방송에 나가서 성공하려는 것으로 밖에 안보여요. 현재 인디밴드들도 그렇고 목표가 다 그거에요.‘ 어떻게 하면 방송에 한번 나갈까’100%라고 할 순 없지만, 독립적이고 인디적인 음악을 하려기보다는 대중적 지지를 먼저 얻으려고 하고 있어요.

희재 : 인디는 장르음악이잖아요. 인디음악들은 자신들만의 확고한 장르를 가지고 있어요. 그런데 가요음반은 알다시피 음악을 대량으로 만들어 포장해서 판매하는 거잖아요. 원래 이렇게 존재했다는 식으로. 원래 형체를 알 수가 없는 거죠. 근데 장르 음악을 하는 사람들은 그 형체를 완연하게 보여주죠. 그런데 그런 방식 자체가 정작 대중에게는 크게 어필을 못하는 것 같아요. 하나의 화두가 성공하면 모두 그것을 쫓아가기 때문에 유행이라는 것이 차곡차곡 쌓여가지 못해요. 장르음악은 락을 예를 들어 80년대에는 메탈이 많은 인기를 얻었는데 지금은 아니잖아요. 지금 제가 하고 있는 힙합도 위험하죠. 대중가요와 싸워서 이길 수 있는 그런 자생력이 사라졌어요.

대표 : 뮤지션이면 음악을 해야죠. 제 생각에는 텔레비전에서 음악을 다루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텔레비전은 비주얼이 중요하기 때문에 오디오적인 것 보다는 비주얼에 신경을 써야하거든요. 음악의 가장 큰 가치는 오디오인데, 방송에 나가려다 보니까 신경 써야 할 부분이 많죠. 처음의 의도와는 다르게 음악 외적인 부분에 신경을 쓸 수밖에 없고. 음반과 라디오, 라이브 공연이 음악 시장 구조의 기본인데 방송이 끼어들면 음악 시장이 깨지는 거예요. 그게 겉으로 보기엔 도와주는 것 같지만 그것이 맞아떨어지는 몇 몇의 기획자, 뮤지션들 외에는 더 소외되는 거죠. 일단 성공하고 나면 더 이상 발전 없이 그 자리에서 만족하고 머무르는 것이 문제에요.

희재 : 인디신이 이렇게 변질된 것은 홍대 문화가 변질된 것과도 공통점이 있다고 봐요. 아무래도 그러한 것을 지배하는 것이 자본이고 자본이 승자독식사회를 만들어 놨기 때문에. 제 개인적인 생각인데, 사실 방송국 오디션 프로그램이 말도 안되는 게, 당연히 이런 사람도 있고 저런 사람도 있어야 하는데‘얼마나 우리나라 가요계가 획일화 됐으면 저런 것이 신기할까’하는 생각도 들어요. 인디 음악이 신기하고 신선하다고 하는 것 자체가 이상한 것 아닌가요? 원래 정상적인 사회라면. 신선할 것도 없어야 하지 않나? 다양성을 잃은 거죠. 이건 홍대만의 문제가 아니고 사회적인 문제인 것 같아요.


▲(원쪽부터)인터뷰에 응해준 랩퍼 MVP(신동원, 이상화)와 라마(유희재)
외부보다는 내부에서 문제를 찾아야 한다

인디신에 몸담고 있는 사람들은 홍대의 자본화, 인디의 상업적이용이 인디신의 현실을 어둡게 만들고 있다고 말한다.

하지만 그들은 이런 외적인 문제만이 지금의 인디신을 만들었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건전한 대한민국의 인디신을 형성하기 위해서는 그 속에 몸담고 있는 사람들이 직접 내부의 문제를 생각하고 해결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는 것.

대표 : 앞에서도 말했듯 다양성은 인디의 생명이에요. 사람들은 싫어하더라도 자신이 좋아하는 음악을 해야죠. 물론 우리나라 인디는 얼핏 보면 다양화된 것 같아요. 하지만 내용이 없는 다양성이죠. 알맹이가 없고 음악적 완성도가 떨어지는. 물론 그게 과정일 수 있어요. 하지만 현재 상태로 봤을 때는 바람직한 방향의 다양성이 절대 아니에요. 뮤지션들의 노력이 필요하죠.

상화 : 방송에서 소위‘홍대를 대표하는 뮤지션’이라는 사람들중에 지금 홍대에서 정기적으로 공연을 하는 사람들이 거의 없어요. 진짜 큰 공연 아니면 볼 수가 없어요. 저는‘홍대에서 음악을한다’고 하면 계속 그 자리를 지켜 나가야 한다고 생각하거든요. 자기가 떴다고 해도 홍대 그 자리에서 자리를 계속 지키고 있다면 그게 정말 멋있을 것 같은데. 정말 홍대 인디신을 위한다면, 물질적으로 지원을 하는 것 보다는 자기 자리를 지켜줬으면 좋겠어요.

대표 : 뮤지션들이 그들의 고향인 클럽을 잊지 않아야 하는데 너무나 쉽게 잊어버리고 있죠. 그리고 음악에 대한 비판이 필요해요. 요즘 인디에서는 서로에 대한 비평을 하지 않는 것이 불문율이 됐어요. 외국의 인디가 살아있는 게, 아무리 유명한 밴드가 앨범을 내도 음악이 좋지 않으면 아주 혹독하게 비판을 하거든요. 아닌 건 아닌 거죠. 그런데 우리나라는 유명한 밴드가 새로운 앨범을 내면 그건 좋다고 해요. 아닌 건 얘기를 해줘야하거든요. 그래야 채찍질이 되고 발전하는 계기로 삼는데 무조건 좋다고 하니까 스스로도‘아 좋은가보다’하고 매너리즘에 빠지는 거죠. 음악적 고민을 해야 하는데 다른 일을 하느라 바쁘죠. 천재가 아닌 이상 그렇게 하면서 어떻게 제대로 된 음악이 나오겠어요. 돈을 많이 버는게 나쁘다는 뜻은 아니에요. 하지만 돈을 벌면서도 제대로 할 수 있거든요. 저희는 냉정해야 해요. 인디 뮤지션이 아마추어는 절대 아니거든요. 프로죠. ‘돈이 없어서 집에서 녹음 했어요’하는 건 핑계가 안돼요. 뮤지션이라면 어디서 하든 최고의 음악을 만들어야죠.

동원 : 아무래도 인디신에서 활동하는 사람과 건물주 몇몇이 마음을 합쳐야 하지 않을까 생각해요. 물론 그게 말처럼 쉽지는 않겠지만.

대표 : 요즘엔 회의감이 듭니다. 외부의 잘못은 없다고 봐요. 내부의 잘못이죠.

문화관광부 대중가요사업부는 올해 인디밴드 인프라 지원 사업을 구상하고 있다고 한다. 구체적인 내용은 현재 구상 중에 있으며 조만간 발표할 것이라고 했다. 이렇듯 인디에 대한 지원은 방송, 민간 기업뿐만 아니라 정부적 차원에서도 큰 관심거리이다. 하지만 이러한 지원들은 오히려 인디신에 독이 될 수도 있다고 한다.

상화 : 과거에도 몇 번 지원이 있었어요.‘ 밴드 인큐베이팅’이라는 이름으로 지원을 해서 밴드를 키운다 이건데, 그게 또 웃긴게 인디신에 밴드밖에 없는 게 아니잖아요. 저희 같이 힙합을 하는 뮤지션들은 해택을 거의 못 받는다고 생각하면 돼요. 하나의 장르를 장르대로 평가해줘야 하는데‘인디음악=밴드음악’인 거죠. 그런 지원보다는 차라리 자본이 이곳을 독식하지 못하게 만들어 줬으면 좋겠어요. 인디 뮤지션들이 설 자리를 빼앗기지 않도록.

동원 : 대기업에서 시도한 적도 있어요. 홍대에 큰 건물을 지어서‘여기서 싼 값에 문화를 즐길 수 있도록 만들겠다’라고. 굉장히 좋은 취지로 시작해서 저희도‘아 굉장히 좋은 곳이 생겼구나’했죠. 그런데 지금은 아니죠. 지금은 거길 빌리려면 굉장히 비싸요. 그러니까 저희 같은 뮤지션들은 거길 빌릴 수가 없어요. 어떻게 보면 굉장히 좋은 지원 모델이었다고 생각되는데 결국엔 상업적인 곳이 돼 버린 거죠. 안타까워요.

대표 : 인디지원법안을 만들자고 하는데 저는 반대에요. 인디는 지원을 받는 순간부터 인디가 아니거든요. 도와주려고 하는 것 자체가 사실 웃긴 거죠. 인디는 그냥 두면 되거든요. 스스로 크고 스스로 자기시장을 만들어야 해요. 돈을 버는 일과 음악을 하는 일은 별개가 되어야 해요. 인디음악은 자기만의 음악을 하는 건데, 그러면 당연히 팬이 적을 수밖에 없죠. 그런데 그것을 이상하게 해석하기 시작해요. 그래서 지원을 해달라 법안을 만들어 달라 하는 거죠. 그렇게 따지면 인디 음악만이 아니라 인디 미술도 있고 인디영화도 지원해야죠. 그리고 인디의 경계를 어떻게 구분할 것이냐 하는 문제가 말이 안 되는 거죠. 이걸 누가 어떠한 기준으로 구분할 수 있겠어요. 억지로 시스템을 만들려고 하지 말고 스스로 자율적으로 만들어 가야해요. 투자 자체를 막는 건 아니지만 순수한 목적의 투자가 이루어졌으면 좋겠어요.

물질적 지원보다는 인디 뮤지션들이 자생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고 인디신에 대한 지속적인 사랑과 관심, 그리고 인디신 스스로 문제의식을 느끼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하는 그들. 어려운 상황이지만 그들은 아직 홍대를 버리지 않았고 여전히 홍대를 기반으로 활동하고 있다. 아직 이런 생각을 가지고 고민하고 노력하는 이들이 있기에 대한민국 인디신은 아직 죽지 않고 살아가고 있는 것이 아닐까.

대표 : 지금 인디신은 암흑기에요. 현재로서는 빛이 안 보인다고 저는 생각하거든요. 인디 자체의 생각이 변하지 않는다면 앞으로도 어두울 것 같아요. 요즘 고민이 너무 많아요. 지금 이 상황을 어떻게 돌파해야 하나. 그만둘까하는 생각을 한두 번 하는 것이 아니죠. 제가 힘들어서 그런 것이 아니라 정말 제대로 된 인디 뮤지션을 찾기가 너무 힘들어요. 다함께 노력해야 해요. 그래도 아직 정말 인디를 사랑하고 지키려 노력하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이 큰 희망입니다.

희재 : 그래도 아직 홍대는 광장의 문화가 살아있어요. 누구든 엠프를 가져와 거리에서 공연을 하고 자신의 개성을 표출할 수 있죠. 다른 곳에서는 그러지 못하거든요. 그런 점에서 아직까지는 완전히 죽지 않았어요.‘ 말은 제주도로, 랩퍼는 홍대로’라는 말도 있어요(웃음). 저는 여기서 지속적으로 활동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지속적인 것이 중요해요.

동원 : 더 나빠지진 않았으면 좋겠어요. 소수라도 계속 활동할 수 있는 공간이 남아있어야 해요. 돈에 찌들지 않고. 정부의 거창한 지원 같은 것을 바라는 것이 아니라, 이러한 문화를 지켜갈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지원금이 아니라 꾸준한 관심과 공연을 할 공간, 많지 않아도 관객만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저희는 11월 말에 싱글앨범이 나올 예정이고 마찬가지로 지속적으로 앨범을 내는 것이 목표입니다. 현실은 힘들지만 끈질기게 계속 공연을 해야죠.

상화 : 홍대에 대해 이렇게 안 좋은 얘기를 했던 것은 그만큼 홍대라는 공간에 애정이 있고 어릴 때부터 꿈꿨던 동네기 때문이에요. 계속 여기서 공연하고 싶어요. 만약 저희가 유명해진다고 해도 홍대를 버리지 않고 홍대에서 계속 활동할 거에요.




HOT클릭 TOP7


배너






배너

사회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