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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글로벌 자전거 강소 브랜드를 꿈꾸는 알톤 스포츠

[인터뷰] 김천흠 알톤스포츠 부사장

알톤 스포츠는 지난 1994년부터 한발 앞선 디자인과 품질, 합리적인 가격으로 자신의 입지를 구축해온 자전거 전문 기업이다. 경쟁업체보다 뒤늦게 출발했지만, 과감한 경영전략으로 지난해 550억 원의 매출을 기록하며 업계 2위로 자리매김한 알톤 스포츠의 김천흠 부사장을 만났다.


알톤 스포츠(이하 알톤)는 국내 자전거 업계 2위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브랜드다. 하지만 ‘만년 2위’가 아니다. 지난 1994년 ‘세익 트레이딩’으로 설립된 이후 불과 10여년 만에 메이저 자전거 브랜드로 성장했다. 김천흠 부사장은 알톤의 이러한 성장에는 중국 현지에 직접 자체 공장을 설립한 것이 큰 역할을 했다고 말한다.


“1995년부터 중국 현지 공장을 설립하여 제품을 생산했습니다. 물론 공장이 크진 않았습니다만, 그 당시만 해도 국내 대부분의 시판 업체들이 OEM을 통해 물건을 들여왔거든요. 부지부터 건물의 건설까지 저희가 100% 진행한 것입니다. 이렇게 직접 공장을 운영하다 보니 아무래도 타사에 비해서 가격 경쟁력이나 품질 면에서 경쟁력이 우수했지요.


그리고 해외 제품의 벤치마킹과 OEM 수출 등의 기회도 많아졌습니다. 결국 이러한 점들로 인해 기술이나 최신 시장정보를 많이 접할 수 있게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세계적인 트렌드 변화를 읽을 수 있었던 거죠. 2008년에는 중국 천진에 연간 100만대 규모의 공장을 세워 현재 운영 중입니다. 이를 토대로 최근에는 업계 2위로 발돋움할 수 있었죠.”


알톤은 이렇게 중국이나 대만의 공장에 생산을 위탁하는 방식을 선택하지 않고 자체 공장을 고집하고 있다. 혹시 이러한 부분 때문에 가격 경쟁력 측면에서 문제가 되지는 않을까?


“자체 공장을 가지고 있지 않다면, 중국에서 만든 자전거를 그냥 구매할 수밖에 없는 입장에 처해지는 겁니다. 국내 자전거 산업의 현실은 대부분 그 입장에 처해 있지만요. 자체 공장에서 생산해도 가격 경쟁력 측면에서도 전혀 문제가 없습니다. 오히려 독자적인 개발과 생산을 할 수 있기 때문에 장점이 있죠. 생산과 납품에 걸리는 시간도 더 짧고요. 부품 조달 현황이나 연구개발 성과를 그대로 생산에 반영하여 시장의 반응을 지켜볼 수 있기 때문에 시간적, 비용적 측면에서 자체 생산 공장을 가지고 있지 않은 업체에 비해 우위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국내 자전거 산업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


국내 자전거 산업에 대해 이야기해보자. 1970년대 정부의 ‘자전거 공업 장기육성계획’은 우리나라 자전거 산업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일환이었다. 80년대 초중반까지 수출 생산량은 지속적으로 증가해 자전거 수출의 호황기를 맞았고 내수 시장 또한 급격히 성장했다. 그러나 1980년대 말부터 우리나라 자전거 산업은 내리막을 걷기 시작한다. 내수시장은 계속 성장했지만 수출은 감소하기 시작했다. 1990년대에는 국내 대부분의 공장이 사라지고 중국으로 옮겨갔다. 수출시장은 대만과 중국에게 완전히 빼앗겼다. 이 때문에 국내 자전거 업체들은 단지 자전거를 팔기만 하는 ‘판매상’에 불과하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대부분이 해외에서 수입을 해서 들어오다 보니 ‘단순히 판매상 아니냐’는 평가를 받아 온 것이 사실입니다. 그런데 사실 국내에서 자전거를 제조, 생산하기 위해서는 자전거 부품산업이 활성화가 되어야 하지만 지금은 현실은 그렇지가 못합니다. 그래서 국내 생산량이 한정되어 있기 때문에 해외에서 물건을 수입하는 방식을 당분간은 유지할 수밖에 없지 않나 생각합니다. 상당히 유감스러운 일이죠.”


김천흠 부사장은 이러한 국내 자전거 산업 현실을 바꿀 해결책으로 자전거 부품 산업을 말한다. 수많은 부품으로 이루어진 자전거 또한 자동차처럼 부품산업이 발전해야 국내 자전거 산업을 총체적으로 육성할 수 있다는 것이다.


“국내 생산을 제대로 할 수 있는 인프라가 구축되어야 합니다. 우리나라는 지난 1970년대부터 중공업이 활성화되고 자동차 산업이 발전되지 않았습니까? 하지만 국내 자전거 부품산업은 정체되고 쇄락의 길로 접어들었습니다. 중국에는 자전거 부품산업이 상당히 활성화되었고 또 세계적인 기업들이 많습니다. 그런 부분이 고스란히 중국의 자전거 산업을 발전시킨 것이죠. 물론 지금부터 자전거 부품을 국내에서 생산한다고 하면 중국 제품에 가격 경쟁력에서 밀릴 수밖에 없습니다.


그렇지만 지금 이 상황을 계속 방치하게 된다면 앞으로 상황은 점점 더 나빠지겠죠. 상당히 고민해봐야 할 숙제라고 생각해요. 중소기업들이 적극적으로 연구개발 및 생산을 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줘야하죠. 관심도 필요하고요. 모든 부품이 아니라도 중요한 부품, 우리가 할 수 있는 부품부터 하나하나 다시 되찾아야 합니다.”


그는 한국 자전거 산업의 미래를 지원할 정부 정책의 중요성과 앞으로 나아가야할 방향을 강조했다. 일시적이고 단편적인 정책보다는 중장기적이고 일관성 있는 정책이 필요하다는 것. 사실 지금까지의 정책을 살펴보면 현실적이지 못하고 일시적인 정책들이 많다.


“자전거 도로의 확충이라든지 공공 자전거 정책은 국민들의 자전거에 대한 관심과 이용 추세를 가속화시켰습니다. 자전거를 탈 수 있는 인프라를 구축해준다는 것은 상당히 좋은 부분이죠. 그러나 양적인 면도 중요하지만 질적인 부분도 중요하죠. 자전거 도로를 만들더라도 체계적이고 안전하게 만들어야 하지 않겠습니까? 사용자의 입장에서 더 현실적으로 바라보고 안전하고 편리하게, 경제적으로 자전거를 탈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자전거 산업 부문에서도 거시안적이고 지속적인 계획이 필요합니다. 전시 행정적이고 일관성 없는 정책으로는 잃어버린 세월을 만회하기 어렵습니다. 실현성 있고 구체적인 정책으로 끈기 있게 밀고나가야 합니다.”


자전거 시장은 변화하고 있다


자전거는 끊임없이 변화하고 있다. 물론 겉으로만 살펴본다면 삼각형 두 개가 이어진 다이아몬드 구조는 크게 변화가 없지만, 소재와 기술의 발전은 놀라울 정도다. 여기에 세계적인 친환경 흐름은 자전거와 자전거 산업, 시장뿐 아니라 자전거 문화의 발전까지 가속화하고 있다.


“친환경, 그린 에너지 등이 전 세계적인 화두이지 않습니까?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줄이는 것이 또 하나의 국가적 숙제고요. 자전거는 친환경의 대표 상징입니다. 앞으로도 자전거 시장은 다이내믹하게 움직일 것이라고 봅니다. 일단 자전거 자체도 신소재, 신기술뿐만 아니라 스마트 시대에 발맞춰 위치정보나 사용자의 건강 상태 등을 체크해주는 기능을 가진 스마트 자전거 시대가 열렸습니다. 그리고 각국에서는 자전거 산업의 확대를 위해 다양한 정책을 시행하고 자전거 인프라 구축에 노력을 기울이고 있죠. 이는 국내도 마찬가지입니다. 자전거에 대한 인식이 상당히 높아졌어요.


사용자의 입장에서 볼 때도 자전거는 이제 레저수단이 아닌 이동 수단으로 각광받고 있습니다. 그리고 미적인 측면도 중요해졌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점점 예쁘고 개성 있는 자전거를 찾고 있다는 거죠. 예전에는 대부분의 자전거가 MTB였다면, 지금은 사이클이나 하이브리드, 미니벨로를 많이 볼 수 있습니다. 특히 이 부분이 최근 들어 급박하게 변화되고 있다는 점이라고 생각합니다. 소비자의 욕구를 채워주기 위해서는 제조업체들이 최신 트렌드에 민감해야 합니다.”


자전거 시장의 급박한 변화에 발맞춰 최신 트렌드를 잘 읽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하는 김천흠 부사장. 실제로 알톤은 지난 2010년 최신 트렌드에 따른 소비자의 욕구를 잘 읽어 제품을 생산, 엄청난 매출을 올렸다. ‘국민 하이브리드 자전거’라 불리는 ‘R7’의 이야기이다. 화려한 색깔과 디자인, 그리고 저렴한 가격이 인기 비결이었다. 매장에서 없어서 못 팔정도로 잘나갔던 ‘R7’은 한강 자전거 도로를 지나다 보면 10분에 한 대씩 볼 수 있다고 해서 ‘10분 자전거’라는 별명을 얻기도. 2010년에만 국내에서 2만대 이상 팔려나갔다.


“해외 바이크쇼에 참석을 많이 하는데, 향후 한국 시장이 어떻게 변화할 것이냐에 대해 저희 나름대로 예측을 했었습니다. 다른 브랜드를 벤치마킹하여 국내 시장에 맞게 기획하여 시도한 것 중 하나가 ‘R7’이죠. 상당히 성공적이었고 지금도 저희 회사의 효자 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습니다. 경쟁업체에서는 ‘R7’ 출시 때 비슷한 제품을 바로 내놓으려 했지만 자체공장이 없어 500대를 만드는 데만 3개월이 걸렸죠. 트렌드를 빠르게 파악하여 소비자를 만족시켰다는 부분에서 상당히 자긍심을 가지고 있습니다.”


브랜드 파워를 키워라!


국산이 외제를 넘본다는 것, 이거 말처럼 쉽지는 않다. 최근 들어서야 한국 글로벌 기업들의 약진으로 자동차, 전자제품 분야에서 그 이미지가 많이 좋아졌지만, 아직 자전거 시장에서는 수입자전거는 고급자전거이고 국산 자전거는 생활용 자전거라는 인식이 강하다.


“외국 브랜드에 비해 국산 브랜드에 대한 평가가 조금 박한 것이 사실입니다(웃음). 사실은 해외 브랜드도 중국이나 대만에서 OEM방식으로 생산한 것이 상당히 많아요. 그러나 똑같은 제품도 국내 브랜드를 부착하면 소비자의 반응이 냉담한 경우가 있죠. 그만큼 브랜드 파워가 약하다는 증거입니다. 예를 들어 제품을 해외 유명 브랜드만큼 만들 수는 있지만 그 브랜드들만큼의 가격을 받을 수는 없어요. 브랜드 파워 때문에 그만한 가치를 평가받지 못하는 것이죠. 단시간에 브랜드 파워를 키우기는 어렵습니다. 세계적인 브랜드들은 지금의 브랜드 파워를 만들기 위해 마케팅과 기술 개발에 많은 노력과 시간을 쏟았죠. 앞으로는 저희들이, 업체들이 차츰차츰 쌓아 나가야합니다.”


알톤은 이러한 국내 인식을 변화시키기 위해 다방면으로 노력하고 있다. 쉐보레, 샤브 등의 자동차 브랜드뿐만 아니라 패션 브랜드인 베네통, 유명 아티스트 키스 헤링과 손을 잡고 라인업을 다양화하여 시장을 넓혀가고 있다.


“해외 유명 브랜드에 비해 저희는 지명도가 상당히 떨어지지요. 그래서 다양한 브랜드와 작업을 진행하여 지명도를 높이고 있습니다. 지금까지는 성공적이에요. 함께하는 브랜드들의 반응도 상당히 좋고요. 다만 ‘알톤’이라는 고유 브랜드의 파워는 다소 약해요. 앞으로는 자체적인 브랜드를 가지고 해외 진출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이제는 해외로 눈을 돌려야 해요. 현재 수출량이 많긴 하지만 대부분은 OEM을 통한 것이 사실이거든요. 아직 가야할 길이 멀었다고 생각됩니다. 부단히 노력해야죠.”


알톤은 최근 포스코와 신소재 자전거 개발 작업으로 브랜드 이미지 제고와 위한 노력의 성과물을 보여줬다. 자전거 차체의 경량화는 모든 자전거 업체의 숙제. 가볍고 강도가 좋은 재료로는 카본과 티타늄 등이 있지만 가격이 비싸다는 것이 단점이다. 하지만 알톤과 포스코의 합작으로 탄생한 자전거 프레임은 알루미늄보다 더 가볍고 스틸보다 강도가 강하다.


“포스코와 함께 자동차용 강판을 이용해 자전거 프레임을 제작했습니다. 알루미늄의 무게와 스틸의 강도를 동시에 만족 할 수 있는 소재로, 완성된 자전거가 10kg도 채 안되는데 가격도 저렴한 편입니다. 저희의 야심작이라고 할 수 있죠. 그리고 포스코는 세계 최고의 철강 기업 아닙니까? 그런 기업과 함께 신소재 자전거를 할 수 있었던 것은 저희 나름대로의 경험과 기술력, 자체 자전거 제조 설비를 높이 산 덕분이라고 생각합니다. 회사의 인지도 제고에도 상당히 도움이 되었고 자랑스러운 일이죠. 앞으로도 함께 연구개발을 해 나간다면 그 시너지 효과가 엄청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알톤의 도전은 이제 시작이다. 작년 8월에는 코스닥에 상장했으며, 올해부터 30년 역사를 가진 코렉스와 한 회사가 되어 도약의 발판을 마련했다. 또한 지금까지 일본에 치우친 수출을 미주와 유럽, 동남아 시장까지 개척하여 동종 업계에서 확고한 자리를 구축할 계획이다. 올해 목표는 국내 시장에서 30% 이상 점유율을 차지하고 700억 원의 매출을 올리는 것.


“해외 시장의 트렌드는 국내 시장과는 또 다르기 때문에 충분한 사전 조사가 필요합니다. 신중하게 접근하여 적극적으로 개척해나갈 생각입니다. 또한 올해에는 국내 시장에서 확고한 자리를 구축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알톤이 선두기업은 아니지만, 그 품질 만큼은 자신 있습니다. 사실 현대 기아차가 가격대비 성능으로 볼 것 같으면 해외 명차들에 비해 절대 뒤처지지 않거든요. 저희 자전거도 일맥상통한다고 보시면 될 것 같아요(웃음). 세계 어디에 내놔도 주눅 들지 않는 당당한 브랜드가 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MBC 이코노미 201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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