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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이제 펀드 투자는 적립식으로 국가별로 길고 멀리 봐야 한다”

[인터뷰] 투자자의 투자자를 위한 펀드 성공 투자의 전도사, 펀드평가사 제로인 이현규 대표

국내를 대표하는 펀드평가사 제로인의 수장으로 부임, 금융자산 평가 토털 서비스를 선언한 이현규 대표. 이 대표 부임 후 제로인은 수익률, 규모 등의 기본 펀드 정보는 물론 자산운용사의 신용등급, 펀드 매니저의 투자 스타일 등에 관련된 정보까지 제공하고 있다. 이현규 대표가 말하는 펀드 평가사가 나아가야 할 방향과 성공 펀드 투자 비결에 대해서 들어봤다. 에디터 최은성 객원기자

 학자를 연상시키는 단정하고 지적인 인상의 이현규(53) 대표. 정확한 펀드 정보 분석으로 국내를 대표하는 펀드평가사로 손꼽히는 제로인의 수장이다. 알고보니 학창시절부터 대학 교수를 꿈꿔 경제학과에 진학했었다고 한다. 대학졸업 후 유학을 준비하다 급작스런 아버지의 교통사고는 집안의 장남이었던 청년의 인생 행로를 바꾸어 놓았다.    

 불행은 누구에게나 갑작스럽게 찾아올 수 있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그 불행에 굴하지 않는 용기있는 행동이다. 이 대표는 좌절하지 않고 다른 길을 찾아 나섰다.
“교수가 되려는 것은 사람들에게 유익을 주는 사람이 되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꼭 교수가 아니더라도 다른 길을 찾아서 얼마든지 세상에서 가치있는 사람이 될 수 있다고 여겼죠.” 

 다른 길을 찾아 나선 그는 전공을 살려 서울올림픽이 열리던 1988년 산업은행 채권팀에 입사했다. 그렇게 시작된 그의 금융인생은 승승장구했다. 산업은행 채권팀에서 실력을 인정받으며 삼성증권에 스카웃되었고 CJ투자증권 이사를 역임했다. 또 채권 전문가로 역량을 살려 국내 최초로 펀드처럼 채권 정보를 제공하는 코리아본드웹을 설립 대표로 재직했다.

판매사 중심이 아닌 투자자 중심의 금융자산 평가 토털 서비스를 선언하다

 언제나 새로운 시도를 주저하지 않는 이 대표는 2010년 제로인 대표이사로 부임하면서 변화를 꾀했다. 변화의 핵심은 소비자와 판매자 양측 모두를 위한 금융정보, 자산운용사 신용정보, 리서치 등을 총괄하는 금융자산 평가 토털 서비스. 개인 또는 기관에게 펀드 분석 정보만을 제공하던 틀에서 벗어나 금융자산을 판매하는 운용사들에 대한 정보도 제공하겠다는 것이다. 그 목표를 향한 첫 걸음은 이미 시작이 되었다. 현재 제로인은 개인과 기관투자자들에게 펀드 정보뿐 아니라 운용사들의 신용등급 정보까지 제공해 보다 객관적인 투자가 가능하도록 하고 있다.    

 이 대표는 “그동안 펀드 시장이 소비자 위주가 아니라 공급자 위주로 발전되어 왔다. 투자자의 객관적 투자판단을 위한 펀드서비스가 제공되는 것이 아니라 펀드를 운용하고 판매하는 쪽의 입장에서만 고려되었기에 보다 객관적인 투자를 위해서 변화를 꾀하고 있다”고 털어놓았다. 

 제로인의 이런 시도는 판매사 입장에서는 볼멘소리를 나올 수 있는 부분이다. 하지만 이 대표는 펀드 평가사는 투자자들에게 어떤 펀드가 좋은 펀드이지 선별해주는 역할을 해야 하기 때문에 판매사의 불만에 평가사의 역할을 포기할 수는 없다는 자신의 신념을 얘기했다.

 “판매사 입장에서는 ''수익이 얼마 안 남는 펀드를 판매하면서 얼마나 많은 노력을 하고 있는데''라며 불만스럽게 생각할 수 있죠. 하지만 문제는 ''과연 이런 노력들이 진정 소비자 입장에서 고려되었는가''하는 점입니다. 판매사는 회사가 기울이는 다양한 노력들이 진정 투자자를 위한 것인가에 대한 더 많은 자기성찰과 고민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이 대표는 펀드 평가사의 역할이 변화할 수밖에 없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투자자는 펀드 투자 이후에 어떤 서비스를 받고 있는가’ 라는 질문을 던졌다. 고액투자자를 제외한 일반 투자자들은 과연 어떤 대우를 받고 있을까? 이 대표에 따르면 현재 일반 투자자들에게는 펀드 기준가나 수익률 정도의 문자메시지를 받거나, 형식적인 그래서 그다지 도움이 되지 않는 운용보고서가 전부라는 것이다. 사실 투자자 입장에서는 현재 가입한 펀드 성과의 적정성, 투자 이후 합리적 투자판단을 위한 대안이나 대처방안, 적절한 포트폴리오 재조정과 관련한 정보 등을 사후 서비스 차원에서 받길 기대한다.

 그의 얘기에 공감하지 않는 투자자는 드물 것이다. 이미 펀드는 적금이나 보험처럼 국민의 생활 속에 자리잡은 금융상품이 되었기 때문이다. 일반 개인들이 펀드 투자에 대해 큰 관심을 보인 것은 사실 오래되지는 않았다. 1999년 바이코리아 펀드 열풍으로 한차례 붐을 맞은 펀드 시장은 이후 IT 버블 붕괴와 함께 한차례 큰 타격을 입었다. 하지만 2006년 이후 중국을 비롯한 신흥시장의 급성장과 함께 글로벌 증시가 급등하면서 해외 펀드투자 중심의 적립식 펀드 투자 열풍이 불었다. 이 무렵부터 펀드 투자는 재테크 수단으로 자리를 잡게 됐다. 직접 주식에 투자하기는 부담스럽지만 증시 상승의 과실을 누리고 싶은 투자자에게 펀드는 매력적인 재테크 상품이다. 특히 저금리 기조와 물가 상승, 부동산 시장 침체는 최근 경제 상황 아래에서 펀드 투자 외에 마땅한 재테크 수단을 찾기도 힘든 상황이다.

지피지기 백전백승의 투자를 위해 펀드 모의 투자대회도 개최

 펀드 투자 붐이 불면서 현재 국내 주식에 투자하는 일반적 펀드만 해도 300개를 넘어간다. 그 중에서 펀드 전문가가가 아닌 일반 투자자들이 좋은 펀드를 고르기란 어려울 수밖에 없다. 이런 투자 현실을 고려해 봤을 때 올바른 투자 정보 제공을 위해 펀드평가사는 금융자산 정보 제공을 위한 토털 서비스를 해야 한다고 강조하는 이대표의 주장은 설득력 있게 들린다. 

 “펀드 시장이 커진다는 것은 양적 팽창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죠. 이제 과거와는 다른 패러다임의 변화를 통해 판매사의 입장이 아닌 투자자의 입장에서 보다 공정하고 합리적으로 펀드를 선택할 수 있도록 펀드의 수익률과 위험성 같은 기본 정보는 물론 자산운용사와 펀드매니저의 역량, 펀드 투자의 스타일과 성향 등을 평가한 뒤 이를 투자자에게 전달하는 역할을 펀드 평가사가 해야 합니다. 또 이는 금융시장의 전체의 질적 성장을 이뤄 대한민국 금융시장을 선진화할 수 있는 길이라고 확신하고 있어요.”

 또 이 대표는 성공적인 펀드 투자를 위해서는 투자 당사자가 펀드와 친해질 필요가 있다고 한다. 정확한 정보인지 판단 여부는 최종적으로는 투자 당사자의 몫이기 때문에 ‘지피지기 백전백승(知彼知己 百戰百勝)’이란 말처럼 펀드란 적을 알고 또 나의 투자 성향을 알아둘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이를 위한 목적으로 이 대표는 제로인 주최로 국내 최초이자 유일한 펀드 모의 투자대회도 열고 있다. 펀드모의 투자대회는 펀드 매매 환경과 절차가 실제 투자환경과 유사하게 구성되어 있다. 투자 대상 펀드도 주식형, 채권형, 혼합형, 인버스형 등 실제 투자 환경처럼 다양하다. 그 덕분에 펀드 투자 초보자는 물론 PB, FP 등 펀드 판매 전문가들도 많이 참여하고 있다고 한다.

 또 이 대표는 제로인의 영역을 펀드 평가에서 금융자산 평가 토탈 서비스 체제로 확대하면서 연기금 등 기관투자자들에게 투자 자문도 해주고 있다. 이런 공격적인 경영은 지난해 제로인의 매출이 최고치를 갱신하면서 영업이익이 15% 상승하는 실적으로 나타났다. 

 학자를 꿈꿨던 사람답게 이 대표는 항상 공부하는 CEO이다. 그는 매일 새벽 2~3시까지 국내외 금융관련 리서치 자료를 분석한 후 잠자리에 든다. 그 이유에 대해 이 대표는 “경제는 살아있는 생물체로 단 하루만 쉬어도 그 흐름을 놓칠 수 있기 때문에 정확한 판단을 위해서는 항상 국내는 물론 미국과 유럽을 비롯해 신흥국의 투자 동향을 체크해야 한다”라고 말한다. 

 

 펀드는 장기 적립식으로 펀드 스타일은 ETF, 국가별 투자 지역은 중국이 유망

  펀드평가사 CEO가 바라보는 앞으로의 투자방향은 무엇일까? 이 대표는 국내 금융시장에 근본적인 변화의 조짐이 보이고 있기 때문에 이에 발 맞춰 투자 패턴을 단기에서 장기로 그리고 적립식 투자로 바꿀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그 이유는 한국 경제 구조가 저금리 저성장 시대로 진입하면서 투자패턴 자체가 10년 이상 장기 투자로 바뀌고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그동안 국내 시장은 저금리면서도 고성장을 해왔었다. 하지만 한국 경제가 선진국으로 진입을 시작하면서 저성장 저금리 기조가 자리잡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어 단기적인 시장 상황이 아니라 길게 보는 장기 투자가 필요하다는 게 이 대표의 의견이다. 무엇보다 펀드를 장기적립 투자로 할 경우 경기 싸이클상에 있는 호불황의 위험을 분산해 매입 가격은 낮추고 수익은 올릴 수 있다는 점을 들어 장기투자를 권하고 있다. 또 퇴직은 빨라지고 수명은 길어지는 고령화 시대에 접어들고 있어 노후 준비를 위해서도 장기 투자는 바람직하다는 의견을 냈다. 

 투자 패턴이 달라지는 만큼 투자 수익률에 대한 눈높이도 바꿀 필요가 있다는 게 이 대표의 조언이. 장기투자는 안전정인 대신 수익률이 낮기 때문에 투자상품의 목표 수익률을 시장금리보다 조금 높은 수준에서 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하고 있다. 또 전체 자산을 장기로 가져갈 것이 아니라 가계의 라이프사이클에 따라 장기, 중기 그리고 단기로 기간을 나눠 투자하면서 채권같은 안전자산, 펀드같은 위험자산 상품을 투자 성향에 따라 비중을 조절하면서 골고루 투자하면 수익률을 높이면서 각 가정에 그 때 그 때 필요한 자금을 어려움 없이 마련할 수 있다고 조언하고 있다.

또 이제는 투자도 글로벌 시대인 만큼 떠오르고 있는 신흥시장에서 유망 국가를 골라 투자할 필요가 있다는 게 이 대표의 의견이다. 특히 신흥시장 이머징펀드 중에서 장기적으로 유망할 것으로 판단되는 중국본토나 신흥 아시아펀드에 적립식 투자를 권했다. 여전히 대외 불안요인이 남아 있는 상황에서 목돈을 한꺼번에 넣으면 손실 위험이 커지는 탓도 있지만 적립식으로 할 경우 평균 매수 단가를 낮추어서 장기적으로 위험은 분산하고 누적 수익을 올리는 효과를 볼 수 있기 때문이다.

 펀드 스타일에서는 최근 떠오르고 있는 ETF(상장지수펀드)를 권했다. ETF는 코스피 200, S&P지수, 금, 원유 등 다양한 지수를 추종하는 펀드로 유형이 다양해 안정성과 수익성을 갖춘 펀드로 각광받고 있다. 게다가 거래 수수료가 없고 주식처럼 매매할 수 있어 유연한 투자가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마지막으로 이 대표는 성공 재테크를 위한 조언을 덧붙였다. 

 “글로벌 위기는 언제 어느 때나 닥칠 수 있는 요소입니다. 1930년대 대공황, 1970~80년대 오일 쇼크 때마다 금융시장이 출렁였지만 그 이후 더욱 성장했어요. 이를 보더라도 시장의 불안에 일희일비 하기보다 경제 동향을 보고 유망 투자 상품을 선택 하되 인내심을 갖고 길고 멀리 보는 투자를 하는 게 성공적인 펀드 투자의 비결입니다.”  
 

 

[MBC 이코노미 201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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