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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유재석 경영학

작년 말에는땅콩회항사건으로 대기업 오너들의 리더십이 도마 위에 올랐다. 조현아 대한항공 전 부회장이 땅콩포장을 뜯지 않고 고객에게 제공했다는 이유로 부하직원에 해당하는 사무장과 스튜어디스를 윽박지르고 여객기를 멈춰 사무장을 내리게 했다는 이 사건은 우리 사회의 리더십 부재를 여실히 보여주는 사건이었다.


벼는 익을수록 고개를 숙인다


최근 한국경제연구원은 우리나라 기업가 정신의 평가와 창조경제의 미래보고서를 통해 우리나라 기업가정신 수준이 120개국 중 32위에 그쳤다고 밝혔다. 우리나라의 GDP14495억달러로 세계 13위임에도 불구하고, 경제규모 52위의 루미니아와 77위의 불가리아와 기업가정신 순위는 비슷했으며, 경제규모 95위 라트비아, 31위의 콜롬비아보다도 기업가정신 순위는 낮았다.


한국경제연구원은 우리나라가 특히 기업가에 대한 사회문화적 인식 및 지지 측면 등에서 많이 뒤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우리나라는 경제순위가 10위권에 바싹 다가갔으며, 세계적으로도 삼성전자, 현대자동차 등 기술력을 인정받는 글로벌 기업을 많이 보유했음에도 불구하고, 국내에서 기업가들의 리더십은 여전히 국민들에게 신뢰를 받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어쩌면 벼는 익을수록 고개를 숙인다는 속담을 무색케 하는 기업가들의 행태가 국민에게 질타를 받고 있는 것인지도 모른다. 그런데 10년 가까운 기간을 무명으로 지내며 다지고 다져져, 10년 이상을 최고의 자리에서 사랑받고 있는 국민MC가 있다. 그는 예능프로그램 내에서 메인MC로서 보조MC와 게스트들을 이끌면서도 개개인의 심정을 잘 헤아려주고 그들이 편안하게 토크쇼에 참여하도록 인도한다. 그렇다. 그가 누구인지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예상할 수 있을 것이다. 바로 국민MC 유재석이다. 이 시대에 왜 유재석의 리더십이 필요한지 알아보기 전에 그의 과거 행적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10년의 무명을 거쳐 스타의 반열에

유재석은 1991KBS 대학개그제에서 장려상을 수상하며 화려하게(?) 개그계로 진출했다. 몸으로 웃기는 코미디보다 말로 웃기는 코미디가 서서히 부각되던 시점이었다.


이런 시대 조류에 발 맞추고자 KBS는 대학개그제를 열며 참신한 아이디어와 고급화된 유머를 구사할 대학생 개그맨들을 선발했다. 이 대회에 참가하기 위해 전국에서 웃기는 분야에서 둘째가라면 서운해할 대학생들 132명이 지원했다. 1차 실기와 2차 카메라 테스트를 거쳐 3차 결선에는 1015명이 진출했다. 결선진출자 15명은 이미 개그맨으로 데뷔가 확정되었으며 결선에서는 순위만 결정되는 상황이었다.


결선결과는 김용만과 양원경이 대상, 이영재 금상, 남희석과 전효실 은상, 박수홍·박병득과 임태영·김국진과 금병완이 동상, 김수용·윤기원과 엄정필·최승경과 유재석이 장려상을 수상했다. 어릴 적부터 오락반장을 하며 사람들을 웃기는 거라면 자신있어해 방송에만 나가면 최고로 웃길 수 있다고 생각했던 유재석이었기에 당시 장려상은 성에 차지 않았을 수도 있다. 그래서인지 그는 장려상이 발표되고 나서 큰 실수를 하고 만다. 장려상이 호명되고 나서 떨떠름한 표정으로 귀를 후비는 건방진 행동을 했던 것이다.


이 행동은 그대로 방송을 탔으며 유재석은 이 일을 두고두고 후회한다고 전해진다. 수상자 명단에서 알 수 있듯이 유재석의 개그맨 동기들은 쟁쟁했다. 김용만, 남희석, 박수홍, 김국진은 개그맨이 되고부터 승승장구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유재석은 전혀 다른 행보로 어려움을 겪었다.


평소에는 그렇게 웃기는데 방송에만 출연하면 카메라 울렁증으로 너무 떨어서 제대로 웃기지 못했다. 이를 두고 유재석은 개그맨으로서 외모가 특출난 것도 아니고 개인기가 부족한 것이 원인이었다는 의견도 있다방송에만 나가면 카메라 울렁증으로 실력발휘를 못하자 방송계 PD들은 하나둘씩 그를 찾지 않았다. 그렇게 유재석은 10년에 가까운 기간 동안 무명의 설움을 겪어야 했다.


그러다 유재석이 이름 석자를 알리는 결정적인 시기가 있었으니, 바로 서세원쇼의 토크박스다. 이 코너에서 유재석은 개인적으로 겪었던 각종 실수담을 늘어놓으며 시청자와 PD들에게 눈도장을 찍는다. 이때 유재석이 PD들의 눈에 띈 것일까. 2000년 유재석은 스타서바이벌 동거동락에 단독MC로 서게 된다.


당시 MBC에서는 10명 이상 되는 스타급 연예인들이 12일 동안 함께 뒹굴고 놀며 시청자의 시선을 사로잡을 새로운 형식의 예능프로그램을 준비하고 있었다. 10명 이상이나 되는 스타들을 다루어야 하다 보니 메인MC는 모든 연예인들이 불만을 품지 않으면서도 함께 잘 놀아줄 사람이 필요했다. 술은 못해도 무도회장을 제 집 드나들 듯 드나들며 놀기 좋아하고, 한번 입을 열면 밤새도록 수다를 떠는 유재석은 이런 면에서 제격이었다. 웃기는 사람이 있다며 적극적으로 추천한 최진실 씨가 한몫했다는 말도 전해진다.


유재석은 스타서바이벌 동거동락의 메인MC가 되고나서 물만난 고기처럼 스타들과 어울리며 프로그램을 성공적으로 이끌었다. 이후 유재석은 무도한 도전으로 잠시 주춤거리다 결국 성공에 이른 무한도전’, ‘런닝맨’, ‘해피투게더등에서 메인MC로 활약하며 국민MC로 등극하게 된다.


상대를 배려하는 휴머니스트


방송관계자들은 스타가 되기 전의 유재석과 스타가 되고 난 후의 유재석은 전혀 다른 사람이라고 말한다. 남들은 스타가 되고 나면 자기가 최고인 줄만 알고 기세등등한데, 유재석은 오히려 스타가 되고 난 후에 더 겸손하고 사람들을 배려하는 사람으로 변화되었다. 이에 대해 영화감독이자 코미디프로그램의 스타 PD였던 이상훈 감독은 유재석의 근본 심성 자체가 착하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방송에서 가식적으로 나오면 그것은 언젠가는 드러나게 되어 있지만, 유재석은 언제나 한결같다는 것이다. 이상훈 감독은 유재석은 스타급 연예인인데도 불구하고 초심을 잃지 않으며 완전히 자신을 낮추는 배려의 자세로 개그계 후배들에게도 존경받는 선배라고 전했다.


방송프로그램은 혼자 하는 것이 아니고 팀웍이 중요하기 때문에, PD들도 주변 사람들을 배려하는 유재석을 자주 찾게 된다는 설명이다. 이 부분에 대해 김현철정신건강의학과의원 김현철 원장은 흥미로운 답변을 했다. 그는 무한도전에서 ‘NO스트레스라는 코너를 통해 무한도전 멤버들의 정신상담을 했던 인물이다. 김 원장의 말에 따르면, “유재석은 상대가 모멸감을 느끼지 않도록 배려하는 휴머니즘이 살아있다고 말했다.


정신분석학에서 인간 심리 중 가장 건드려서는 안 될 부분으로모멸감을 꼽고 있는데 유재석은 철저하게 이런 부분을 지키고 있다는 것이다. 김현철 원장은 요즘 들어정서폭력이라는 말이 많이 등장하는데, 이에 반해 유재석은 사람들의 정시적인 면을 중요시해서 항상 신중하고 조심스럽게 행동하며 상대를 배려한다고 말했다. 과연 유재석은 10년에 가까운 무명의 기간에 무슨 일을 당했고 자신은 어떻게 살아야 겠다는 생각을 했기에 이런 원칙을 지키고 있을까 궁금하지 않을 수 없는 대목이었다.

 

어쨌든 그는 변했다. KBS 대학개그제 당시 귀를 후비며 장려상을 우습게 여기던 유재석은 스타가 되고 난 후 사람들에게 상처를 주지 않고 남을 배려하는 인물로 변했다. 김현철 원장은아마도 유재석은 이 모든 부분이 삶의 일부가 된 것 같다고 말했다. 옆에서 지켜보니 유재석은 카메라가 켜져 있을 때나 꺼져 있을 때나 한결 같다는 것이다. 10년 간의 무명시절을 거쳐 다지고 다져지고 깎이고 깎여서 지금의 유재석으로 다시 태어난 듯싶다. 이에 떠오르는 인물이 있으니 땅콩회항의 주인공 조현아 대한항공 전 부회장이다. 그가 조금만 사무장을 배려했다면 지금의 사태까지는 가지 않았을 거라는 안타까운 생각도 든다.

 

경청하는 리더십

 

유재석의 리더십 중 손꼽히는 부분은 상대의 말을 잘 듣는다는 것이다. 임붕영 신안산대학교 호텔외식산업과 교수의 ‘1% 리더만 아는 유머 대화법에 따르면, 유재석은 경청의 천재다임 교수는 유재석이 귀로 듣고 눈으로 요리하는 대가라고 밝혔다. 유재석은 상대와 대화할 때 친근감 있게 눈웃음을 치며 귀여운 인상을 드러낸다. 그러면 상대는 그의 친근한 인상에 경계를 풀고 솔직하게 대화를 이어간다는 것이다.


또한 유재석은 사우나 화법을 구사한다. 사우나탕에서는 허물을 다 벗어버리고 자신의 모든 것을 드러내놓으며 함께 앉아서 대화를 나눈다. 유재석은 이처럼 사우나탕에서 모든 것을 드러내고 대화하듯 공감하고 서로 이길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든다는 것이다. 유재석은 상대를 설득하는 것이 아니라 설득당하는 일도 자주 한다. 유재석은 먼저 설득하는 법이 없으며 늘 설득당하는 것처럼 보인다. 그러니 그와 대화하는 사람은 긴장을 풀고 마음을 열 수밖에 없다. 임붕영 교수는 유재석을 통해 말하기는 지식의 영역이지만 듣는 것은 지혜의 영역이라는 진리를 깨닫게 되었다고 강조했다.

 


함께 놀고 즐기는 관계의 리더십


유재석의 특징 중 하나는 함께 다 같이 즐겁게 노는 것이다. 유재석은 유독 함께 노는 예능프로그램을 많이 한다. 스타서바이벌 동거동락, 무한도전, 패밀리가 떴다, 런닝맨 등 사람들과 함께 뒹굴며 즐겁게 논다. 그러면서도 메인MC의 역할이 필요할 때면 제 자리를 찾고 상황에 맞는 적절한 멘트를 한다. 이는 관계의 리더십으로 설명할 수 있다. ‘한국적 감성리더십의 저자 하준호 리더십개발연구원 원장은 한국인은 관계를 중시한다고 강조했다. , , 풀을 보여주고 한국인과 서양인에게 관계있는 소와 관련된 단어를 짝지어 보라고 하면 서로 다른 결과가 나온다.


한국인은 소가 여물을 먹는 관계를 생각해서 이라는 단어를 선택하는 반면, 서양인들은 소의 속성을 생각해서 같은 동물인 을 선택한다. 이는 한국인의 사회생활에서도 드러난다. 한국인은 먼저 상대방과의 관계를 충분히 쌓아놓고 일을 추진한다. 그러다보니 유재석처럼 남을 잘 챙겨주고 겸손하고 성실한 사람들과 함께 일하고 싶어한다. 특히 하준호 원장에 따르면 한국 사람들은 삼체를 싫어하는 특징이 있다. 잘난 체, 있는 체, 아는 체를 싫어해서 사촌이 땅을 사면 배가 아플 정도다. 유재석은 돈을 잘 벌어도 있는 체를 안 하며 오히려 알게 모르게 남을 돕는 훈훈한 미담이 전해진다. 스타급이라고 잘난 체도 하지 않는다.

 

바른 길로 인도하는 의 리더십

 

하준호 원장은 한국인의 리더십 중 또 하나로 ()’의 리더십을 언급했다. 하준호 원장은은 무조건 부드러운 개념이 아니라, 주변 사람들이 바른 길로 가도록 인도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하준호 원장은 한국적 감성 리더십저서에서, ‘의 리더십은 팀원이나 주변 사람들의 역할을 세밀하게 관찰하고 인정해주며 업무수행을 할 때 잘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라고 밝혔다

 

무한도전 멤버들이 유재석의 단점으로 꼽는 것이 잔소리. 방송을 하건 안 하건 유재석의 잔소리는 끊이지 않는다. 무한도전 멤버들은 방송에서 대놓고 유재석에게 잔소리 좀 그만했으면 좋겠다고 넋두리를 늘어놓기도 한다.


의 리더십에 의하면 유재석은 무한도전 멤버들이 예능인으로서 바른 길로 가도록 인도하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은 마음 속에 감추어져 있는 것이 아니라 밖으로 드러내 행동으로 나타나는 것으로, 그 나타나는 정이 상대방에게 좋은 영향력을 줘야 한다는 전제조건이 있다. 이런 의 리더십의 대표적인 인물로는 이순신 장군과 세종대왕이 있다.


이순신 장군은 명량해전에서 탈영을 시도한 부하를 엄격한 군율로 다스려 바른 길로 인도했다. 이순신 장군은 오직 국가와 민족을 위해 부하들이 바른 길로 가도록 이끈 것이다. 세종대왕도 천민들을 위해 훈민정음을 만들었다. 글을 모르는 천민들이 아무것도 모르기 때문에 양반들 말에만 따르는 것을 안타깝게 여겨 한글을 깨우쳐 인간답게 살아가도록 한 것이다. 이처럼 유재석은 멤버들이 잔소리로 여기는 의 리더십을 통해 주변 사람들이 바르게 가도록 인도하고 있다. 관계를 중시하는 한국인의 정서상 의 리더십은 받아들이기도 쉽다.


지금까지 예능인 유재석을 통해 우리 사회에 필요한 리더십을 살펴보았다. 유재석과 관련된 책과 자료를 찾으면서 느낀 점은 유재석은 10년이라는 무명기간을 거치며 오히려 성숙해졌다는 것이다. 똑같은 상황에서 좌절하고 낙망하며 남탓으로 돌리기가 십상인데 유재석은 그 반대로 자신을 담금질하며 겸손과 성실, 배려의 인물로 변화되었다. 그의 이런 변화된 모습이 앞으로 꾸준히 TV를 통해 보여지며 사람들에게 귀감이 되었으면 하고 생각해 본다. 혹시 이 글을 유재석 씨가 보고 있다면 허심탄회하게 만나 직접 대화를 해보고 싶다는 바람도 가져본다.


MeCONOMY Magazine February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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