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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치맥파티가 인천에 남기고 간 숙제



<M이코노미 이홍빈 기자>지난 3월 중국인 관광객의 대규모 방한과 월미도에서 4,500명이 함께한 치맥 파티가 화제를 불러일으켰다. 중국 광저우의 화장품·건강보조식품 판매회사인 아오란그룹(傲澜/AURANCE)의 방한은 대한민국 관광역사상 ‘단일 최대 인원 방한’이라는 이례적인 사건이었다. 게다가 인천시는 아오란그룹과 협약을 체결하고 2018년까지 매년 인천을 방문하겠다는 약속을 받았다. 아오란그룹을 시작으로 여러 중국 기업이 한국 방문을 앞두고 있다. 하지만 대규모 관광객 유치 첫 삽을 떴던 아오란그룹의 인천방문은 몇 가지 숙제를 남겼다. 관광산업의 선두주자가 되고자 하는 인천을 통해 한국관광산업의 현실을 엿보았다.

월미도에서 4,500명의 유커가 함께한 치맥파티는 그 자체로 장관이었다. 당시 중국인 관광객이 해치운 치킨의 수만 총1,500마리, 맥주는 4,500개다. 치맥파티는 2년 전 중국을 강타한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에서 전지현이 치킨을 먹으며 맥주를 마시던 장면을 보고 치맥을 궁금해하는 중국인 관광객을 위해 인천시에서 마련한 이벤트였다. 치맥파티에 참여한 한 유커는 “치맥을 먹는 장면을 드라마에서만 봤었는데 직접 먹어보니 너무 맛있다”고 감탄했다.

중국에서 한류의 인기는 날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최근 KBS에서 방영된 ‘태양의 후예’는 ‘별 그대’의 기록을 갈아치우며 중국팬을 움직이게 하고 있다. 태양의 후예 중국팬들은 “송중기 너무 좋다. 스토리와 연기가 훌륭하다”며 엄지를 추켜세웠다. 한류 열풍 때문인지 한국을 찾는 중국인 관광객의 숫자는 늘어나고 있다. 한국관광공사의 관광통계 조사결과(2016년 3월 기준)에 따르면 중국인 관광객수는 60만1천671명으로 집계된다. 이는 전체 관광객수(138만9천399명)의 절반에 이른다. 전년과 비교한 성장률을 보면 전체 관광객수 성장률이 12%인데 반해 중국인 관광객수 성장률은 17%에 육박한다.

인천, ‘아쉽지만 성공적인 결과’

중국 24개 도시에서 총 158개의 비행편으로 한국을 방문한 아오란그룹은 송도 석산과 인천대 중앙도서관, 차이나타운, 모래내시장, 동화마을 등을 찾았다. 방문단은 한국에 체류하는 일주일 가운데 나흘동안 인천에 머물며 일정을 진행했다. 아오란그룹 곽성림(郭成林)회장은 큰 괌심을 가지고 방문단을 열렬히 환영해 준 인천시와 인천관광공사를 비롯한 관련 관계자들에게 감사를 표했다. 그리고 3월29일 송도 컨벤시아에서 열린 ‘아오란그룹 인천 방문 환영행사’에서 아오란그룹은 업무협약을 맺고2018년까지 매년 인천을 찾기로 약속했다. 이번 아오란그룹의 방한과 관련해 인천관광공사 관계자는 “몇 가지 부족한 점이 있었지만 아오란그룹이 굉장히 만족하고 떠났고, 인천시와 MOU체결도 했다”며 긍정적인 자체평가를 내렸다. 또 “아오란그룹과의 지속적인 교류를 위해 새로운 관광 사업을 계속해서 알려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중국인 관광객이 가장 불만스러워하는 언어소통은 어떻게 준비할 것이냐는 질문에 “중국어 언어소통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인천지역의 상인연합회와 협력해 기초 중국어 보급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하겠다”고밝혔다.

현재 인천시는 유정복 시장의 진두지휘 아래 중국인 관광객 유치를 위해 박차를 가하고 있다. 유정복 시장은 웨이하이(威海衛), 운남성(雲南省), 산동성(山东省), 칭다오(靑島) 등 중국 주요도시를 방문하여 한중FTA 경제협력, 여행업협회 간 업무협력 MOU등 중국인 관광객 유치 노력을 이어 나가고 있다. 이와 함께 인천관광공사는 2016 주요업무 추진계획에서 인천시의 특색을 살린 인프라를 구축해 관광시장 저변확대를 꿈꾸고 있다. 



인천에 남은 것은 무엇인가?

인천시는 관광산업 인프라 구축에 힘 쓰겠다 밝히며 국제도시로써의 자신감을 나타냈다. 하지만 인천경실련(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은 이번 아오란그룹 방한에서 나타난 인천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아오란그룹 방문단 유치에 관해 인천경실련 김송원 사무처장은 “인천에 대규모 요우커를 찾아오게 한 점은 칭찬받아 마땅하나, 중국 관광객이 한국을 찾아오는 일은 2014년 한중 정상회담 이후 관광계획 교류합의를 통해 이미 예정되어 있던 사실”이라 콕집었다. 또 김 사무처장은 “요우커가 남긴 수백억원의 경제적 가치가 한국경제에 이바지 한 것은 맞지만 정작 이를 유치한 인천에는 무엇이 남았는지 모르겠다”며 인천시에 질문을 던졌다.

이어 김 사무처장은 “현재 인천에는 소규모 영세업체 여행사만 있어 대규모 단체관광을 주도적으로 컨트롤 할 수 없다”며 인천을 담당하는 대규모 관광여행사의 필요성과 다양한 기업이 성장할 수 있도록 인천시의 적절한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미래 관광산업의 꽃 ‘MICE산업’

단 일주일만에 수백억원의 경제적 가치를 창출한 아오란그룹의 방한은 관광산업의 파급효과를 여실히 보여줬다. 이 때문에 관광산업을 미래지향적산업이라 지칭하고 흔히, ‘황금알을 낳는 거위’, ‘굴뚝 없는 산업’이라 부른다. 특히 MICE산업은 비즈니스 관광(BT)으로 불리며 아시아에서는 싱가포르, 홍콩 등 국제도시로써 위상을 떨치는 곳에서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는 블루오션산업이다. MICE란 회의(Meeting), 포상(Incentives), 컨벤션(Convention), 이벤트와 전시(Events & Exhibition)의 머리글자를 조합한 단어이다. MICE 참가자는 일반관광객 1인 평균 소비액(2천200달러)의 3.1배, 체류기간(5.83일)의 1.4배를 사용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게다가 MICE산업은 다양한 산업군과 긴밀히 연계되어 있어 행사·개최지·숙박업체·음식점 등 지역경제 이익 창출에 도움을 준다고 알려져 있다.

인천시는 중국도시와의 경제 문화 MOU체결, 지리적 강점과 특색을 무기로 한국 MICE산업의 선두주자로 나서려 하고 있다. 인천관광공사 관계자는 “송도에 위치한 컨벤시아 2단계 증축사업이 2018년까지 완료될 예정이며, 영종도에 들어설 파라다이스 복합리조트에는 카지노와 다양한 문화시설이 생길 것”이라며 “2020년까지 인천을 매력적인 관광도시로 만들도록 노력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하지만 인천경실련은 MICE산업에 열을 올리고 있는 인천시의 현 상황을 곱게 보지 않았다. 김송원사무처장은 “현재 인천시에서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MICE산업은 기본적인 방향이나 방침 없이 중구난방으로 실행되고 있다”며 “컨벤시아 2단계 증축도 BTL사업만 정해져 있을 뿐 준공 이후 상세 프로그램에 대한 설명은 없다”고 꼬집어 말했다. 

영종도 복합리조트에 대해서는 “민관협동으로 진행되는 사업인데 여러 투자자가 MOU체결을 철회한다는 소식이 들리고 있어 불투명하다”고 표현하며, “복합리조트의 핵심은 카지노인데 이를 지역경제 활성화라는 측면으로 선전하고, 안전장치도 마련하지 않는 상태에서 부작용을 일으키기 쉽고 민감한 카지노 사업을 추진하는 일은 인천시의 해명이 필요한 심각한 문제”라며 강도 높게 비판했다. 인하공업전문대학(인하공전) 호텔경영학과 최복수 교수는 “현재 인천이 바다를 끼고 내륙 관광객 견인력이 높은 지리적 특성을 잘 살려 중국인관광객 유치에 많은 노력을 하고 있다”며 관광산업 발전을 위한 인천시와 인천관광공사의 적극적인 행보에 긍정적인 평을 남겼다. 반면 아오란그룹 방문 당시 지적된 숙박, 관광프로그램, 쇼핑 등 인천시의 인프라 부족현상에 아쉬워했다. 영종도에 들어설 복합리조트 사업은 어떻게 생각하냐는 질문에 “파라다이스 복합리조트는 다양한 기업과 협약을 맺고 진행하는 대규모 사업으로, 지나치게 많은 업체와 관계가 얽혀있어 진도가 나가질 못한다”며 “카지노는국민정서와 사업수입측면에서 좋은 생각이 아니다. 카지노 복합리조트 사업은 많은 고민을 해야 한다”는 의견을 밝혔다.



인천관광공사의 부활

관광산업은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미래 산업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전망된다. UNWTO(국제연합 세계관광기구)가 2014년 발표한 외래객 유치수 표를 보면 외래객 유치수 1위 국가는 프랑스이며 미국, 중국이 그 뒤를 잇고 있다. 대한민국의 외래객 유치실적은 20위 수준으로 2000년부터 두 자리수 성장을 보이며 2014년에는 한국 외래관광객수 역대 최고를 기록했다. 두드러진 성장세를 보이게 된데는 드라마, K-POP 등 한류콘텐츠와 연계한 관광상품 때문이었다.

2015년9월22일 인천관광공사가 4년만에 부활했다. 2006년 설립된 인천관광공사는 부족한 사업추진능력과 적자구조를 면치 못해 2011년 말 인천도시공사 관광사업본부로 축소 통합됐다. 4년만에 재출범 하게 된 인천관광공사를 두고 인천시는 “인천이 가진 자원과 잠재력은 무궁무진하다. 전국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는 여러 장점을 가진 도시”라며 인천만의 특색을 가진 ‘킬러콘텐츠(Killer Contents)’를 개발하는데 인천관광공사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하지만 인천경실련 김송원 사무처장은 “인천관광공사 부활은 공공기관의 빚 때문에 재정상황이 심각한 인천의 혈세를 낭비하는 행동이며, 재정악화를 가속화 시킬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빚더미에 쌓인 도시공사와 공단은 제외하고 부채비율이 적은 본청을 기준으로 ‘인천시의 재정이 안정화 되고 있다’고 말해 인천 시민을 호도하는 일은 사라져야한다”고 주장했다.

팽팽한 대립 가운데 최복수 교수는 “인천시가 관광도시로 재탄생하기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아직 부족한 점이 많다. 재출범한 인천관광공사는 중·장기적계획과 단기 계획으로 나누어 사업을 구체화하고 체계적인 보강을 해야 한다”며 인천시가 나가야 할 방향을 제시했다. 



2016 한국관광의 해

2016년은 한국관광의 해이다. 이번 한국관광의 해는 2014년 한중 정상회의에서 시작됐다. 한중 정상회의에서 박근혜 대통령과 시진핑 주석은 2015년을 중국관광의 해, 2016년을 한국관광의 해로 지정했다. 이웃한 두 나라의 문화 관광 교류를 통해 윈-윈(Win-Win)하자는 의도였다. 이와 관련해 한국 정부는 중국인 관광객에게 비자수수료를 면제하고 면세혜택을 주기로 했다. 또 관광불편신고센터와 소방, 경찰 등 관련 기관과의 연계를 실시해 중국인관광객들의 애로사항을 즉시 해결 할 수 있는 방안을 만들기로 했다. 이에 힘입어 아오란그룹을 시작으로 중마이그룹으로 이어지는 등 다양한 중국기업이 한국관광을 계획하고 있다.

그러나 정부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무자격 가이드, 저질관광 때문에 한국의 이미지는 나빠지고 있다. 인천경찰청 관광경찰대는 2016년3월 한 달 동안 외국인 관광객이 즐겨 찾는 곳에서 불법관광행위 197건을 단속했다. 이는 전년(80건)과 비교했을 때 146% 증가한 수치다. 이 때문일까? 한국을 다시 찾는 관광객비율이 떨어지고 있다. 2011년 31.5%였던 한국재방문율은 2014년 20.2%로 떨어졌다. 주요 관광지에는 볼거리, 먹거리, 즐길거리보다 구매를 강요하는 돈쓸거리만 넘쳐난다. 이를 개선하기 위해 정부와 지자체는 단속을 늘리고 있지만 완벽한 근절은 어려운 실정이다.



완벽한 준비가 되어있지 않은 상태에서 맞이한 아오란그룹은 인천에 몇 가지 숙제를 남기고 떠났다. 부족한 인프라 시설과 쇼핑센터만 돌아다니는 관광프로그램의 한계는 다만 인천만의 문제가 아니다. 관광 산업은 팔색조 같아야한다. 한국을 찾아온 관광객이 다양한 매력을 느끼고 갈 수 있도록 만들어야한다. 지금은 부족한 관광 인프라를 구축하는데 힘을 쏟아야하지만, 계획 없이 마구잡이로 벌이는 사업은 안하느니만 못하다. 인천 차이나타운에는 ‘공갈빵’이 유명하다. 하지만 관광산업만큼은 공갈빵이 아닌 ‘속이 꽉 찬 찐빵’이 되길 바란다.

MeCONOMY Magazine May 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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