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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영어유치원 보낼까 말까?

<M이코노미 강인희 기자>아이가 유치원에 들어갈 시기가 되면 일반유치원을 보낼 것인가, 아니면 영어유치원을 보낼 것인가 괜한 걱정 부터 앞선다. 아이교육에 대한 열망이 유난히 높은 한국의 학부모들은 내 아이가 자라면서 유창한 영어실력을 뽐내주길 바라는 마음에서 조기영어교육을 선택한다. 이에 대한 우려의 시각도 있다. 우리말도 제대로 배우지 못한 아이들이 너무 일찍이 영어를 배우다 보면 정체성 혼란을 야기 시킬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한국인들의 영어에 대한 열망은 해가 거듭돼도 수그러들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서점에는 영어학습지가 한 코너를 장식한지 오래됐고 가지각색의 영어교재들도 수두룩하다. 또 수많은 영어학원과 인터넷 강의 등 영어를 향한 갈증 해소법은 넘치는데도 영어를 잘한다는 사람은 많지 않다. 그럼에도 조기유학, 외국어학교 등으로 아이들을 불러들인 영어바람은 초등학교에 들어가기 전인 5~7살 아이들을 영어유치원으로 이끌고 있다. 첨단 학문을 수행할 정도로 고도로 발달한 언어와 문자를 가진 대한민국이 어쩌다 영어라는 유혹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걸까?


영어로만 수업해요 ‘영어유치원’


평일 오전 8시가 넘어 아파트 단지 내로 들어오는 노란 유치원셔틀버스들이 시간에 맞춰 나와 있던 아이들을 태운다.  엄마의 손을 내려놓고 버스에 올라탄 아이는 엄마를 향해 연신 손을 흔들어 댄다. 노란버스가 도착한 곳은 서울 시내 한 영어유치원이다.  사실 ‘영어유치원’의 올바른 명칭은 어학원이다.  현행법상 ‘유치원’이라고 불릴 수 있는 곳은 일반적인 사·공립유치원으로 ‘영어유치원’이라는 명칭은 아동을 대상으로 ‘영어’환경에 노출되어 자연스럽게 배울 수 있다는 점에서 영어유치원’이라는 명칭이 학부모들 사이에서 불러졌다.


일단은 영어유치원으로 부르기로 하자. 영어유치원에서는 영어를 중심으로 활동적인 수업이 진행된다. 한 학급을 이루는 인원은 대략 10명 정도이며 원어민 영어강사와 한국인 영어강사가 각각 1명씩 배정된다.


영어유치원 관계자는 “과학시간에는 주제를 정해 실험을 하고 관련된 영어단어를 공부하고, 체육시간에는 아이들과 원어민 강사가 공놀이를 통해 시간을 보낸다”고 설명했다. 또 “모든 수업은 활동적이면서도 아이들이 자연스럽게 영어를 습득하는데 도움이 되도록 진행한다”고 덧붙였다. 아이들이 태어나 언어를 배울 때 부모와 함께 놀이와 대화를 통해 암묵적 습득방식으로 배워가듯 영어유치원 수업방식 역시 활동적이면서도 재미있는 수업방식으로 아이들의 뇌를 자극해 언어능력을 발달시키는 수업을 한다는 설명이다.


아이들은 대부분 수업에 잘 적응한다고 한다. 이 관계자는 “대부분의 아이들은 잘 적응하는 편인데 가끔 적응이 늦은 아이들도 있다”면서 “일반적으로 2주정도면 적응하지만 적응기간이 한 달 가까이 걸리는 경우도 가끔은 있다”고 전했다.  특히 한국인강사를 뽑을 때는 아동심리를 전공한 강사를 뽑아 학생을 관리하는 게 효과적이라고 말했다.


이곳의 영어유치원비는 대략 90만원 정도로 일반유치원과 비교했을 때 약 20만원 정도 차이가 난다. 이 관계자는 “일반유치원보다 인원을 적게 편성함으로서 집중적으로 관리할 수 있다는 점은 굉장한 장점”이라면서 “이 때문에 학부모들이 조금 더 비싸더라도 영어유치원에 아이들을 보내려고 한다”고 전했다.


아이의 발달 등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반면 조기영어교육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도 있었다.  ‘조기영어교육에 대한 인식 비교연구’라는 주제의 논문에서는 조기영어교육을 실시하는 외국인 강사들에 철저한 검증이 없어 조기영어교육이 오히려 혼란을 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러한 우려에 대해 또 다른 영어유치원 관계자는 “강사를 채용할 때 교육청에 신고를 할 뿐만 아니라 철저한 인터뷰절차를 통해 강사를 채용하고 있다”고 밝히며 “일반적인 아이들에게는 해당되지 않지만 학습부진의 성향이 있는 아이들에게는 조기영어교육은 오히려 맞지 않을 수도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중앙대 소아청소년 정신과 박정하 교수는 “조기영어교육이 ‘좋다 안 좋다’의 문제로 보기보다는 현재 아이의 언어적·사회적 발달 상황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학습 또는 사회적으로 최선의 교육이 되도록 노력해야 될 것”이라고 충고했다.



지식과 영어를 동시에 습득하는 영어교육


취재원은 영어유치원에 대한 정보를 얻기 위해 몇 군데의 영어유치원을 찾아가 보기로 했다. 첫 번째 방문한 A영어유치원은 특성화된 교육시스템이 특징이었다. 해당 영어유치원 관계자는 “우리나라의 주입식 영어교육을 해결할 수 있다는 것이 가장 큰 장점”이라고 소개하면서 아이들이 재미있고 쉽게 다가갈 수 있는 교육환경을 자랑했다. 아이들의 역량을 키우기 위해 ‘지식기반수업’을 진행한다고 소개한 이 관계자는 “수업방식은 교재가 아닌 전자출판 형식 프로그램으로 진행하고, 아 이들의 집중력을 높이기 위해 전자 북 교육방식을 채택했다”고 설명했다. 또한 CLIL(Content&Language Integrated Learnig)수업방식은 지식과 영어의 통합교육방법으로 생물, 과학, 경제학 등 다양한 과목을 배우면서 지식과 영어를 동시에 습득하는 과정이라고 소개했다. 두 번째 로 방문한 B영어유치원은 계단식 프로그램을 강조했다. 이 관계자는 “아이들에게 흥미중심의 언어접근 이후에 체계적인 학습관리가 특징”이라면서 “처음 오는 학생들이 잘 적응할 수 있도록 체계적인 프로그램을 제작해 집중력을 높이는데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
“학습적으로 효과 있지만 우려되는 부분도 있어”


어린 아이들을 대상으로 실시되는 조기영어교육과정에 대해 전문가의 의견을 어떨까? 중앙대 소아청소년 정신과 박정하 교수는 “현재까지 영어 조기교육이 아이들에게 미치는 영향을 연구한 의학적 결과는 없다”고 밝히며 일반적으로 성장하는 아이들의 특성을 고려하였을 때 여러 가지 부분을 생각해 볼 수 있다고 말했다.

박 교수는 “우리의 언어발달에는 대뇌의 ‘브로카영역’과 ‘베르니케 영역이’라고 하는 대뇌언어피질영역이 매우 중요하게 작용한다”면서 “이 베르니케 영역을 통해 상대방 언어의 의미를 빠르게 파악하고, 브로카영역을 통해 자신이 전달하고자 하는 의미를 언어로 뱉어낼 수 있게 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과정은 너무 순식간에 일어나기 때문에 우리가 의식하지 못하는 직관적인 과정으로 아이들이 만2~3세가 되면서 언어발달이 폭발하는 것은 언어피질영역의 성장 때문이라는 얘기다.


박 교수는 “반대로 어른이 되었을 때는 모국어가 아닌 다른 언어를 배울 때 어린아이들처럼 폭발적으로 언어가 흡수되는 느낌은 받기 어려운 것은 성인이 이미 대뇌의 언어피질영역이 성장을 멈추었고 언어를 인지, 판단, 조절, 통제 등의 기능을 가진 전두엽이라는 곳을 통해 인지적으로 의식해서 받아들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성인이 영어를 배울때 모국어처럼 익히기 어렵게 되는 것이 이 때문이라는 얘기다. 다시 말하면 언어 흡수가 민감한 어린시기에 언어를 조금씩 더 접해보는 것은 한창 성장해가고 있는 대뇌언어피질을 통해 직관적으로 익히게 되어, 어른이 되어서 익히는 것보다는 학습적으로는 꽤 효과가 있을 수 있지만 학습적인 부분만 볼 수는 없다는 얘기다.

언어도 하나의 문화이기 때문에 학습적인 부분으로만 볼 수는 없다고 밝힌 박 교수는 “영어권 국가와 한국의 정서가 다르듯이 언어도 마찬가지”라고 조언했다. 우리가 잘 알고 있듯 언어는 사실을 전달하는 것 외에 감정의 표현, 전달, 수용 등 여러 가지과정이 함께 담겨있다. 예를 들어 한글은 서술어가 가장 마지막에 나오기 때문에 자신의 감정표현 역시 가장 마지막으로 나오게 되지만 영어는 서술어가 앞에 나오게 되어 자신이 표현하고자 하는 주장이나 말이 먼저 나오게 된다. 그러다 보니 받아들이는 상대방의 입장에서는 어감, 뉘앙스, 전달 느낌이 다를 수 있다. 박 교수는 “자칫 어린 나이에 자신이 속해 있는 곳의 사회적 문화를 익히기에도 바쁜 시기에 영어교육을 통해 문화적 혼란이 올 수도 있다”면서 “아이의 사회성 발달에 혼돈이나 어려움을 주는 데 대해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조언했다.


현재까지 영어조기교육으로 인한 뇌 발달의 영향을 연구한 사례는 없다. 다만 앞에 살펴본 바와 같이 아이들의 사회성 발달 및 문화적 습득의 혼란을 가져올 수도 있다. 이렇게 되면 훗날 아이의 정체성이나 사회적 소속감 혹은 역할을 수행하는데 어려움을 줄 수도 있다. 이를 위해서는 어린이의 발달단계에 맞는 영어 학습방향을 설정해 지적, 정서적 발달을 저해하지 않는 더욱 건강한 영어학습이 되도록 지혜를 모아야 할 것으로 보인다.


MeCONOMY Magazine August 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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