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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차 산업혁명, 제조 혁신과 대한민국

<M이코노미 이홍빈 기자>한국 제조업은 특유의 속도 경영과 선제적 대응으로 수차례 닥친 세계경제 위기를 잘 넘겨왔다. 하지만 최근 들어 한국은 전 세계적 경기 침체로 인한 수출 부진에 곤혹스러워 하며 위기를 겪고 있다. 특히 중국을 필두로 한 신흥 제조 강국의 견제를 받으며 설 자리를 잃어가고 있는 실정이다. 게다가 한국의 제조업 실질성장률도 날이 갈수록 낮아지고 있으며, 국가 경쟁력도 함께 하락하고 있다. 국가경제의 지속적 성장을 가능하게 하는 제조업에 대한 대책 마련이 시급한 상황이다.


지난 1월 스위스 다보스에서 제46회 ‘세계경제포럼(World Economic Forum)이 개최됐다. 다보스포럼은 세계가 직면한 정치·경제·사회적 문제 해결을 위해 각국 지도자 및 경제학자 유명인사들이 참여해 의견을 공유하는 장으로 활용되고 있다. 이번 '2016 다보스포럼'에는 140개 국가 2,500여 명의 인사들이 참여했다. 그간 다보스포럼에서는 글로벌 저성장, 지역갈등, 성장과 고용, 불평등, 지속가능성 등 꾸준히 제기되어 온 위기를 관리하는데 초점을 맞추어 왔다. 하지만 이번 다보스포럼에서는 '4차 산업혁명의 이해(Mastering the Fourth Industial Revolution)'가 주제로 선정됐다. 다보스포럼 역사상 처음 과학기술 분야가 주요 의제로 선택되며 많은 주목을 받았다. 전 세계적가 저성장에 몸살을 앓고 있는 지금 4차 산업혁명은 희망을 안겨줄 유일한 돌파구로 제시되고 있다.


4차 산업혁명의 도래


3차 산업혁명을 거치면서 인간은 많은 혁신을 이뤄냈다. 하지만 3차 산업혁명은 나날이 한계를 드러내고 있다. 선진국들은 공통적으로 저출산 고령화문제를 겪고 있다. 이 문제는 특히 제조 산업에 큰 영향을 미치며 미래를 불안하게 만들고 있다. 유럽의 제조 강국 독일과 아시아 원조 제조 강국 일본의 제조업 종사자 수는 1990년대 이후 감소하고 있다. 반면 폭발적으로 늘어나는 인구를 무기로 앞세운 중국과 인도 등 신흥국은 선진 제조국을 위협하며 파이를 키워갔다. 선진국의 제조업 기피 현상과 신흥국의 제조업 집중 현상은 제조업의 공동화를 심화시켰다. 이 때문에 브릭스(BRICs) 국가를 중심으로 제조 경쟁력은 상승하고 있지만 전통 제조 강국인 미국·일본·독일·한국 등의 순위는 떨어지고 있다.이미 중국은 저렴한 인건비에 기술 개발 노력 등이 맞물리며 제조 최강국의 지위를 유지하고 있다.


그러나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는 선진국으로 하여금 제조업에 집중해야 할 이유를 만들어주었다. 금융위기 전에는 서비스업 중심의 시장경제가 시장에서의 성공으로 받아들여졌다. 하지만 금융위기와 세계 곳곳에서 일어나는 재정 위기는 서비스업 중심의 시장에 경고가 되었다. 전 세계가 함께 힘들었던 2008년 제조업이 강한 독일과 중국과 같은 국가는 빠르게 회복했지만 그렇지 않은 국가들은 상대적으로 더딘 회복을 보였다. 이와 함께 해외 생산품의 운송비용이 오르고, 지석재산권 침해라는 각종 문제가 생겨나자 해외로 빠져 나갔던 공장들이 자국으로 돌아가는 리쇼어링(Reshoring) 분위기가 확산됐다.


이에 미국은 법인세 인하정책을 펼치며 해외 진출기업의 리쇼어링을 장려했고, 제조업 혁신 허브 증설, 제조업 혁신 연구소 건립 등을 추진하며 제조업 육성을 기반으로 한 판을 만들어 갔다. 독일도 미래 제조업의 경쟁력을 선점하기 위해 인더스트리 4.0프로젝트에 거금을 투자하며 박차를 가했다.



각 국의 성장 전략


과거 100여 년 간 제조업 선봉국으로 자리매김했던 미국은 '첨단 제조기술(Advanced Manufacturing Technology)'전략을 펼치고 있다. 미국은 2012년 7월 ‘미국 제조업 재생 계획’을 발표하고, 이를 지원하기 위한 인프라를 구축하는데 열을 올리고 있다. 제조혁신기구(IMI, Institute for Manufacturing Innovation)를 통해 제조분야의 원천 및 사업화기술을 개발하고 지방의 중소기업 지원을 위해 미 전역에 15개 사업소를 설치한다. 또 IMI가 개발한 기술과 지식을 전국적으로 공유할 수 있는 네트워크인 ‘제조혁신 네트워크(NNMI, National Network for Manufacturing Innovation)’를 구축하고 있다.


유럽의 강자 독일은 2006년 시작한 ‘하이테크 전략2020’전략을 바탕으로 인더스트리 4.0을 출범시켰고, 독일의 지속적인 경제성장, 일자리 창출, 기후변화 등에 대응하고 있다. 인더스트리 4.0은 스마트 팩토리 구축을 목표로 달려가고 있으며, 이를 위한 사물인터넷(IoT), 사이버물리시스템(CPS, Cyber Physical System), 센서 등 기반 기술을 개발하고 생태계를 구축하는데 집중하고 있다.


현재 일본은 ▲연구개발 투자 부진 ▲설비투자 감소 ▲비즈니스 모델 한계 ▲경영자원 효율성 저하 등의 문제를 함께 가지고 있다. 이에 2013년 6월 일본은 산업재흥(産業再興)계획을 기반으로 한 혁신을 꿈꾸고 있다. 산업재흥 계획은 범부처 전략적 혁신진흥사업(Cross-ministerial Strategic Innovation, Promotion Program)을 통한 에너지 및 차세대 인프라 기술에 투자를 올리고 있다.


인더스트리 4.0


제조산업의 4차 혁명을 설명하는데 있어 인더스트리(Industry) 4.0은 가장 잘 알려진 대표 전략이다. 미국이 주도하고 있는 것 같이 보이지만 유럽의 제조 강국 독일이 펼치고 있는 국가전략이다. 인더스트리 4.0은 기획에서 생산·제조까지 통합하여 생산의 다양성을 증대시키고, 생산과정의 유연성을 향상시킨다. 하나의 제품을 대량으로 찍어내는 현재의 방식에서, 주문단계부터 소비자가 요구하는 선호를 제품 제조단계에 실시간 적용해 내면서 소비자 맞춤형 생산이 가능하게 만든다. 물류 통합과 공장 간의 네트워크 연결도 실현된다. 이를 통해 기업이나 공장 간 협력 및 정보 공유를 통해 부족한 자원을 적재적소에 공급할 수 있게 된다. 생산효율성의 제고도 나타난다. 실시간으로 확인되는 모니터링을 통해 고장 및 제품 결함을 초기에 대응 가능하고, 시뮬레이터를 사용하여 제품 계획 단계에서 발생하는 비용을 획기적으로 절감할 수 있다.



인더스트리 4.0이라는 명칭은 지난 2011년 독일공학협회(VDI)에서 처음 언급되었고 2012년 독일인공지 연구소(DKFI) 등에서 CPS기반의 패러다임으로 제시됐다. 하지만 이런 큰 기대를 안고 시작된 인더스트리 4.0은 2년간 구체적인 진행 없는 토론만 이뤄졌다. 이를 두고 독일 통신사 T-Systems의 CEO 라인하르트 클레멘스는 “인더스트리 4.0은 이미 실패했다”고 비판했다.


독일이 자동차와 산업설비, 내장시스템(Embedded Systems)1위 국가임에도 특유의 완벽함을 추구하는 집념 때문에 시장에 적절한 대응을 하지 못하고 느린 진행속도를 보였으며, IT보안과 데이터 거버넌스에 문제가 있어 데이터 보관, 공개, 접근 등에 대한 구체적 정의가 마련되지 않았다. 게다가 조사기관 GfK Enigma에 의하면 독일 중소기업의 51%가 인더스트리 4.0과 같은 공정의 디지털화는 중요하지 않다고 응답하며 중요성을 느끼지 않았다. 새로운 업무를 수행할 수 있는 인력도 부족했다. 산업이 바뀌면 제조 공정에 있는 기계설비만 바뀌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IT서비스 업체 CSC의 조사에서도 2017년까지 자기기업이 인더스트리 4.0 프로젝트를 수행할 수 있는지에 대한 긍정적 대답은 20% 미만이었고 70%는 개념에 대한 이해도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 걸음 더 플랫폼 인더스트리 4.0


하지만 이런 인더스트리 4.0이 더딘 표준화, 보안정책의 부재, 중소기업의 거부반응 등이 부각되며 2015년 ‘플랫폼 인더스트리(Platform Industry) 4.0’으로 새롭게 출발하게 되었다. 플랫폼 인더스트리 4.0을 주도한 경제통상부와 교육과학부는 독일산업협회와 독일에너지협회등 기존 인더스트리 4.0에 참여하지 않았던 협회들과 노조 그리고 더 많은 기업들이 참여 하도록 하여 다양한 산업의 시각을 접목한 연구과제 발굴을 진행하고 있다. 또 방향을 재설정하고 구성원 보완을 통해 신속한 연구 결과물을 도출하는 쪽으로 방향을 잡았다. 그러나 독일이 2년간 추진해 온 인더스트리 4.0의 경험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를랫폼 인더스트리 4.0으로 과연 성공적인 문제 해결을 할 수 있을 지에 대해 지켜보아야한다.




비상등 켜진 한국 제조업


과거 대한민국의 산업동력도 제조업에서 시작됐다. 하지만 산업구조의 재편과 함께 제조업 기피현상은 늘어났고, 맹렬히 추격하는 신흥국에게 제조업 강국의 위상을 내어주고 있다. 딜로이트 컨설팅과 미국의 NGO 경쟁력위원회가 조사한 ‘2016 세계 제조업 경쟁력 조사’에서 제조업 경쟁력 5위 수준인 한국은 2020년 인도에 자리를 내어줄 것으로 예상됐다.


전 세계적으로 일어나고 있는 제조업 혁신 바람은 현재 방향을 잃어버린 우리에게 큰 위협이자 기회로 작용할 수 있다. 미국, 독일, 일본과 주도권 확보를 위한 경쟁이 불가피하고, 제조 최강자로 매기함고 있는 중국의 추격을 뿌리치는 일도 당장 눈앞에 펼쳐진 당면 과제로 남아 있다. 하지만 한국이 가진 강점을 키워 제조업 내에서 주도권을 확보해야 한다. 또 뿔뿔이 흩어져 혼자 연구하기보다는 민·관연구소 합동 R&D. 원천기술을 가진 중소기업과 자금력과 대중력을 갖춘 대·중소 기업 간의 긴밀한 협업, 해외 선진 연구소 및 기업들과의 공동 프로젝트 추진 등 대내외 적 협력이 절실해 보인다.


 MeCONOMY Magazine August 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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