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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흥 기행] 서린 한 만큼 아름다운 ‘소록도’, 미술관 품은 ‘연홍도’

태초 자연 속에 첨단 우주과학이 어우러지는 ‘고흥’


<M이코노미 최종윤/ 이홍빈 기자>나로우주센터가 위치한 전남 고흥군은 국립고흥우주체험센터, 우주천문과학관 등 우주항공 기반시설들이 들어서면서 대한민국의 ‘우주항공수도’로 다시 태어나고 있다. 동시에 고흥군은 ‘지붕 없는 미술관’으로 불리면서 군 전체를 둘러싸고 있는 230여개의 섬들의 기암절벽 등 천혜의 자연환경을 자랑하는 곳이기도 하다. 이번호부터 2~3차례 고흥의 숨겨진 아름다운 섬을 소개한다. 이번 호에는 ‘안동MBC문화기행’과 함께 소록도와 연홍도를 찾아갔다.


카운트다운, 5, 4, 3, 2, 1, 발사!! 2013년 우리나라 최초로 나로호가 발사에 성공했다. 우리나라는 2009년 나로우주센터(Naro Space Center)가 건립되면서 세계에서 13번째 우주 기지 보유국이 됐다. 나로우주센터가 위치한 전남 고흥군은 이후 국립고흥우주체험센터, 우주천문과학관 등 우주 항공 기반시설들이 들어서면서 ‘대한민국 우주항공수도’로 다시 태어나고 있다. 나로호와 나로우주센터 건립으로 유명세를 타긴 했지만, 원래 고흥은 ‘지붕 없는 미술관’이라고 불리며 전국 어느 곳보다 천혜의 자연환경을 자랑하는 곳이다.


풍요로운 들녘과 곳곳 우뚝 솟아있는 산은 말할 것도 없고, 고흥군 전체를 둘러싸고 있는 230여개의 섬들의 희귀 수목과 기암절벽을 둘러보다보면 한쪽에 첨단우주과학이 들어서 있는 곳이라고는 상상할 수 없을 정도다. 흡사 제주도를 축소시켜 놓은 것 같은 모습이다. ‘안동MBC 7월 문화기행’과 함께 고흥의 섬, 소록도와 연홍도를 찾았다. 이번 ‘고흥테마여행’에는 안동·영주 등 주민 130여 명과 함께 했다.


1박2일의 양일간 첫날에는 한센병 환자들의 아픔이 서린 ‘소록도’와 우주천문과학관, 녹동수산시장을 둘러봤고, 이튿날에는 미술관을 품은 섬 안의 섬 ‘연홍도’를 찾았다.



서린 한만큼 아름다운 ‘소록도’


섬의 모양이 어린 사슴과 비슷하다 해서 ‘소록도’로 불리게 된 이 섬은 한센병 환자를 위한 국립소록도 병원이 있는 곳으로 유명하다. 최근 개봉한 영화 <아가씨>의 촬영장소로도 유명한 이 소록도에는 아직 수백여 명의 환자들과 의료진, 자원봉사자들이 살아가고 있다. 고흥반도 끝자락의 녹동항에 서면 손만 뻗으면 닿을 듯 가까운 거리에 위치하고 있다.


‘소록도’는 감춰져 있었던 것만큼이나 아름다웠다. 4.4km의 작은섬이지만 울창한 송림과 깨끗한 백사장, 일본식 정원으로 꾸며진 중앙공원 등 아름다운 볼거리로 가득했다. 특히 소록도의 중앙공원은 한센병 환우들이 손수 가꾼 것으로 유명하다. 이곳의 중앙공원은 1936년 12월부터 3년4개월 동안 연 6만여 명의 환자들을 강제동원해 6천평 규모로 조성했다.



지금도 환자들이 직접 가꾼 갖가지 모양의 나무들과 함께 전체적으로 잘 정돈돼 있다. 공원입구에는 일제시대에 한센병 환자들을 불법감금하고 출감하는 날 예외 없이 정관수술을 했던 감금실과 검시실이 있다. 남편과 함께 이번 기행에 함께 했다는 김명희(58) 씨는 “소록도가 이렇게 아름다운 섬인지 처음 알게 됐다”면서 “돌아가신 환자분들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아픔과 한이 느껴져 안타까운 마음이 들었다”고 전했다.


이어 “잘 정돈된 해변부터 소나무 숲까지 곳곳에 환자들의 아픔을 간직한 소록도는 작지만 아름다운 섬”이라고 전했다. 소록도병원에는 생활자료관과 한센병 환자였던 한하운 시인의 시비, 소록도의 슈바이처라 일컬어지는 하나이젠키치 원장의 창덕비 등 소록도의 아픈 역사도 접할 수 있었다. 15만평의 작은 섬 소록도는 숨겨 놓은 깨끗한 자연환경과 해안 절경, 역사적 기념물 등으로 고흥10경에 꼽히며 새로운 관광명소로 떠오르고 있다.



미술관 품은 섬 안의 섬, ‘연홍도’


2009년 소록대교가 완공되고, 2011년 소록도와 거금도를 잇는 거금대교도 개통됐다. 소록도를 사이에 두고 두 개의 거대한 대교가 이어지면서 고흥반도와 소록도 거금도가 이어졌다. 숙소로 묵은 거금도에서 바라본 거금대교와 소록대교의 야경은 그 자체로 하나의 관광요소로 느껴질 만큼 아름다웠다. 2일차에는 거금도와 금당도 사이에 자리 잡은 50여 가구가 사는 작은 섬 연홍도를 찾았다.


바다 위에 떠 있는 연(鳶)의 형상을 하고 있다고 해 ‘연홍도’로 이름 지어졌다. 신양선착장에서 섬으로 들어가는 배를 기다리며 바라본 연홍도는 흡사 바다 위를 떠다니는 거대한 배 같기도 했다. 연홍도는 거금도 안에 숨어있는 섬 안의 섬이다. 전라남도의 ‘가고 싶은 섬’으로 선정된 연홍도는 그 속에 자그마한 미술관도 가지고 있다.


고흥군은 이 연홍도를 ‘예술의 섬’이란 주제로 섬 전체를 하나의 미술관으로 꾸밀 계획이다. 연홍도는 마을의 벽에도 벽화가 그려지고 있었고, 섬 전체가 하나의 미술관으로 탈바꿈하고 있었다. 완성돼 가고 있는 연홍도는 둘레길 곳곳에 세워진 표지판도 하나의 예술품 같았다. 김길곤 연홍도 섬 가꾸기 추진위원장은 “큰 섬 속의
작은 섬 연홍도는 자체로도 아름답지만 그 안의 미술관이 또 하나의 볼거리”면서 “지금은 섬 자체를 하나의 미술관으로 꾸미고 있다”고 전했다.



연홍도는 둘레길을 따라 섬 전체를 해안을 따라 자연풍광을 즐기며 미술작품들을 감상할 수 있다. 마을의 집집마다 그려진 벽화도 천천히 돌아볼 하나의 볼거리다. 이민자 연홍도 전 부녀회장(64)은 “올해 초 둘레길 조성이 완료돼 섬 전체를 해안선을 따라 돌아볼 수 있다”면서 “추석 무렵인 가을이면 둘레길 전체의 아름다운 꽃길을 거닐 수 있다”고 소개했다.


둘레길을 따라 돌다보니 자그마한 미술관이 관람객들을 반긴다. 연홍미술관은 아기자기한 미술품이 입구에서부터 볼거리를 제공했다. 폐교를 구입해 11년째 연홍미술관을 운영 중인 선호남 연홍미술관장은 “사실 지난해 태풍이 10여 년 동안 가꿔 놓은 모든 것들을 유실시켜 더 많은 것들을 보여드리지 못해 안타깝다”면서 “이번 장마가 끝나고 나면 조형물부터 시작해 연홍도를 하나의 미술의 섬으로 탈바꿈하기 위한 작업이 진행된다”고 밝혔다.


이어 “미술관 카페·전국 작가들의 교류 공간·펜션·민박까지 연홍미술관이 머물 수 있는 미술관, 움직이는 미술관으로 탈바꿈 할 것”이라며 “또 연홍도는 국내 유일의 ‘미술의 섬’으로 다시 태어난다”고 설명했다. 전국의 서양화작가 131명이 등록돼 있는 연홍미술관은 작가들의 작품이 돌아가며 전시되고, 초대전 등 다양한 미술전시가 이뤄질 예정이다.


미지의 세계, 섬 여행


이번 ‘안동MBC문화기행’은 시작부터 마지막까지 예상치 않은 많은 비가 내렸다. 하지만 문화기행에 함께한 모든 이들은 저마다 우산과 우비 속에서 처음부터 끝까지 웃음을 잃지 않았다. 권오선 씨(56)는 “남해의 섬들이 만들어내는 아기자기한 해안선이 보여주는 풍경이 좋다”면서 “비가 오면 오는 데로, 맑으면 맑은 데로 보여주는 모습이 너무 아름답다”고 전했다.


이어 “섬들이 저마다의 이야기를 가지고 꾸며지고 있는 모습을 봤다”면서 “천혜의 자연환경을 보존하면서 잘 개발돼 또 하나의 소중한 관광자원이 됐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1박2일의 짧은 기간이었지만, 섬이 가진 매력에 빠져들었다. 섬에 들어서면서부터 육지와는 다른 느릿한 시간의 흐름에 놀란다.


흡사 다른 세상에 들어서는 것과 같은 착각에 빠져서 일까. 이 착각이 도시에서는 얻을 수 없었던 쉼을 가져다준다. 고개를 어디로 돌려도 바람이 앞에서 불어오고, 눈에는 저마다 다른 풍경을 가진 바다가 들어온다. 재밌다. 그 자체로 놀이가 된다. 호기심 많던 나를 찾고, 미지의 공간을 탐험하는 어린아이가 된 듯하다.


단 두 곳 뿐 이었지만 확연히 제각각인 섬의 모습에 또 다른 섬을 상상하게 만들었다. 올해는 머릿속의 상상처럼 미지의 매력을 가진 국내의 섬을 찾아가 보는 것은 어떨까.


MeCONOMY Magazine August 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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