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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살 된 농작물재해보험, 농가의 버팀목으로 우뚝 설까

결국 객관적인 기초자료 확보가 관건


<M이코노미 최종윤 기자>예상치 못한 더위, 가뭄, 갑작스런 폭우, 병충해 등 전세계적으로 이상기후가 발발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올해 예상치 못한 무더위와 가뭄으로 몸살을 앓았다. 이상기온으로 인해 가장 직접적인 피해를 받는 곳이 바로 농가다. 농민들이 하늘만 쳐다보는 일이 늘고 있다. 이런 피해를 막기 위해 정부는 농작물재해보험을 운영하고 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짧은 역사로 인해 보험의 존재도 모르는 농가도 있으며, 아직 내용면으로는 미진한 부분이 많다고 말한다. 농작물재해보험에 대해 살펴봤다.

 

올 여름은 그 어느 해보다 뜨거웠다. 예상치 못한 더위, 가뭄 등 기상청의 대부분 예측이 빗나갔다. 지난 추석에는 경주에 지진이 발생해서 현재까지 400회가 넘는 여진이 이어지고 있다. 이는 비단 우리나라만의 이야기가 아니다. 전세계적으로 기상 이변으로 인한 예측할 수 없는 자연재해가 많아지고 있다. 기상이변이 많아질수록 걱정이 늘고, 하늘만 처다보는 시간만 많아지는 사람들이 있다. 바로 농민들이다.

 

이상기후가 늘어나면서 농민들이 직접적 피해 대상자가 되고 있다. 하지만 이런 예상치 못한 피해에 대비하기 위해 우리나라는 농작물재해보험을 두고 있다. 지난 200131월부터 도입된 제도로 사과·배부터 시작한 농작물재해보험은 현재 총50개 품목으로 확대됐다. 그동안 16만여 농가에 보험금으로 1조원이 넘는 액수가 지급됐다. 정부는 사실상 거대재해가 발생해도 정부의 지원대책은 구호차원의 최소한의 지원을 하고 있으므로, 농작물재해보험에 가입하는 것이 농가 경영안정에 도움이 될 수 있다고 가입을 독려하고 있지만 아직도 농민들의 가입률은 여전히 20%대에 머물러 있는 실정이다.

 

농작물재해보험이란

 

2013년 대추로 유명한 충북 보은군 지역에는 예상치 못한 폭염이 지속됐다. 이에 꽃들이 타들어 가면서 착과율이 저해됐고 이는 수확량 감소로 이어졌다. 손해금액은 24백여만원에 달했다. 하지만 이성용(가명, 38) 씨는 농작물재해보험에 가입한 덕분에 14백여만원은 보험금으로 지급받을 수 있었다. 이성용 씨가 낸 보험료는 229천여원이었다.


2012년에는 제주도 제주시 일대에 지독한 가뭄이 발생했고, 이는 감자밭의 수확량 감소로 이어졌다. 하지만 김우식(가명, 56) 씨도 농작물재해보험에 가입한 덕분에 보험료로 43만원 가량을 냈지만 손해 금액 15백여만원에서 보험금으로 950여만원을 지급받았다.

 

이처럼 농작물재해보험은 가뭄·폭염 등 자연재해에 대비해 농가 경영안정을 도모하고자 지난 2001년 도입한 정책보험이다. 현재 가입대상 농작물은 50개이며 2017년까지 53개로 확대할 예정이다. 보험료는 품목별·시군별·개인별로 다르며, 정부에서 50%를 지원하고 자치단체별로 평균 26%를 추가 지원하고 있으므로 농가가 내는 보험료는 평균 약 24% 정도다. 재해시 보험금은 피해율이 자기부담 비율(15~30%)을 초과하는 경우에 지급받을 수 있으며, 보험가입금액의 최대 70~85%를 품목별 보상기준에 맞추어 보상받을 수 있다.

 

보장재해는 태풍·강풍·우박·호우·동상해·한해·냉해·조해·설해·조수해·화재·병충해(기타 자연재해가 포함되며 단, 과수 5개 품목(사과, , 감귤, 떫은감, 단감)은 태풍·강풍·우박 등 특정위험보장방식으로 운영되고 있다. 농작물재해보험은 작물별로 가입시기가 정해져 있으며, 가까운 지역농협 또는 품목농협에서 가입이 가능하다.


아직 16, 우리 농작물재해보험

 

사실 농작물재해보험에 대해 선진국들은 미국 75 , 스페인 60년 가까운 일본도 75년의 역사를 가지 고 있다. 이에 비해 우리나라는 이제 막 15년이 지났다. 전문가들은 기간에 비해 괄목할만한 성과를 거뒀다고 평가하고 있다. 하지만 짧은 역사만큼 아직도 정비해야 할 부분이 많다고 지적한다. 대표적으로 아직까지 20% 초반에 머무르고 있는 보험가입률이 가장 큰 숙제로 지적되고 있다.


지난 921일 국회에서는 이만희 국회의원 주최, 농업정책보험금융원·NH농협 주관으로 농작물재해 보험 발전을 위한 정책토론회가 열렸다. 16년전 농작물재해보험을 직접 도입한 정부 담당자부터 학계의 학자들, 현재 실무를 담당하고 있는 NH농협손해보험과 농업정책보험금융원의 담당자까지 한자리에 모였다. 다양한 의견이 쏟아져 나왔다.

 

보험 상품 다양화, 품목별·지역별 상품개발 필요해

 

전문가들과 담당자들이 공통적으로 지적한 부분은 바로 가입률이다. 실제 매년 발간되는 농업재해연감을 살펴보면 보험품목 및 대상재해의 지속적 확대로 보험가입 농가수 및 가입면적 등은 매년 증가하고 있으나 농가의 가입률은 들쭉날쭉하다. 2014년의 가입률은 16.2%로 전년보다 2.9% 감소했다. 실제 큰 재해가 발생한 다음연도에는 가입률이 높고, 재해가 발생하지 않은 다음해에는 가입률이 감소하는 형태를 보였다.


한국농업경영인중앙연합회(이하 한농연) 김광천 사무총장은 농작물재해보험이 보장범위가 넓어졌고, 농업인의 핵심적인 안정장치로 역할을 하고 있다는 점에 대해서는 당연히 인정한다면서도 하지만 농업인 설문조사 결과 농업인들은 보험에 가입하지 않는 이유로 높은 보험료, 미보험 대상품목, 체감하지 못하는 자연재해발생 세 가지를 들었다고 전했다.


결국 이 세 가지가 숙제라는 김광천 사무총장은 먼저 높은 보험료에 대해서 결국 25%인 농가 부담을 완화시켜야 한다면서 제주도를 예를 들었다. 제주도는 농가들의 가입 유도를 위해 현재 조례안으로 농가부담을 15%로 줄이고 남은 10%는 도차원에서의 지원으로 돌렸다. 김 총장은 지자체 부담이 늘어나는 것에 대해서는 결국 예산확대를 전향적으로 검토해 봐야 한다고 전했다.



품목별·지역별 상품개발 필요성에 대해서도 말을 꺼낸 김 총장은 품목별·지역별 특성을 감안한 상품을 적극적으로 개발하고 상품을 늘려야 한다면서 과수원농가가 많은 지역은 병충해에 따른 보상 특약을 넣고, 강풍에 대한 피해가 많은 지역 등에는 다른 특약을 넣는 등 맞춤형 상품을 개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양한 선택권은 결국 농가들의 가입률 증가로 이어진다는 것이다.


경북대 김태균 교수도 농작물재해보험의 발전은 결국 보험상품의 확대고, 이에 가입자가 많아져 보험료가 내려가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태균 교수는 실제 현장에 나가보면 상품이 없어서 가입을 못하는 농가도 많다면서 보험상품의 지속적 개발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 교수는 이어 농장물재해 보험을 다른 정책과 어떻게 연계할 것인지도 고민해야 한다면서 친환경, 유기농 확산, 병충해 보험 등 이런 식으로 서로 보완성이 있는 연계정책의 개발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농가 모럴해저드(moral hazard) 우려

 

보험에서 가입자의 도덕적 해이를 뜻하는 모럴해저드 우려는 항상 논의되는 부분이다. 화재 보험에 든 사람이 오히려 불조심을 덜 하는 것처럼 보험가입자들이 윤리적으로나 법적으로 자신이 해야 할 최선의 의무를 다하지 않는 행위를 말한다. 지연구 보험개발원 팀장은 실질적으로 보험을 실행해야 하는 입장에서 생각해 보면 농민이 보험에 들었다고 해서 통상적인 방제활동을 안했을 경우 등에 대해 기술적으로 보장하는 것은 쉽지 않다면서 이런 부분에 있어 위험통제를 확실히 할 수 있는 수단에 대한 논의가 충분히 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한농연 김광천 사무총장은 모럴 해저드를 방지하기 위해서는 농가에 경영준수 가이드라인을 만들어 이를 준수하지 않았을 때는 지원하지 않는 방법 등을 고민해야 한다면서 결국 이를 위해서는 이를 평가하는 손해평가인의 역할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충북대 서상택 교수는 미국의 경우 표준재배법을 준수하지 않았을 경우에는 보상하지 않는다면서 미국 농작물재해보험에서의 시사점은 농업인 은 파종·재파종·투입·생산과정·수확·처분 등 모든 농사 과정에 대해 다 기록해야 하고, 3년간 보존해야 한다는 점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만약 손실보상과 관련해 문제가 생겼을 경우에 보험사나 정부가 요청할 경우에는 이 자료를 제출해야만 한다면서 결국 우리나라가 농작물재해보험을 더욱 활성화시키기 위해서 준비해야 하는 것이 이런 기초 정보의 확보방안이라고 강조했다.

 

객관적인 자료, 인증기준 등 마련 안되면 한계 직면


전문가들과 실무담당자들은 결국 농작물재해보험이 실질적으로 역할을 하기 위해서는 객관적인 기초 통계, 자료 등 확보가 필수라고 지적했다. 서상택 충북대 교수는 보장수준을 확대하는 것도, 대상재해 확대하는 것도 다 좋다. 하지만 그런 것을 하기 위해서는 객관적인 자료가 정비되고 인증기준이 설정돼야 한다면서 지난 16년 동안 이런 것 없이 여기까지 온 것 자체는 대단하지만 앞으로는 이런 정밀한 자료가 없으면 곧 한계에 직면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김원일 농림축산식품부 재해보험정책과장도 인프라가 가장 시급한 문제라고 말했다. 김원일 과장은 보험대상을 확대하고 싶어도 새로운 보험을 만들고 싶어도 관련 인프라가 없다면서 같은 작물이라도 품종에 따라 지역에 따라 모든 것이 다 다를 수밖에 없다고 애로사항을 전했다. 이어 앞서도 나왔듯이 미국 등 해외 국가에서는 보험을 위해서가 아니라 농가들이 다 기록을 해놓기 때문에 이런 것들이 정책을 위한 수단, 보험에도 그대로 적용이 된다고 아쉬워했다.

 

우리 농작물재해보험은 2001년에 시작돼 16년 만에 해외선진국과 비슷한 규모를 이뤘다. 하지만 내용면에서는 아직 미진한 모습이 여실하다. 학계, 농업인, 보험담당자, 정부관계자까지 모두 객관적인 기초자료 등 인프라 부족을 말하고 있다. 올 여름 예상치 못한 무더위와 가뭄처럼 앞으로도 예측하지 못한 자연재해가 농가에 위협이 될 것으로 보인다. 지금이라도 관민이 협력해 체계적인 인프라 구성을 하고, 더욱 현장에 맞는 제도로 우리 농가에 든든한 버팀목이 되는 농작물재해보험이 되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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