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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 소비 시장의 새로운 주인공 시니어를 주목하라


〈M이코노미 이홍빈 기자〉 인구 고령화 현상은 우리 사회에 다양한 변화를 가져오고 있다. 특히 거대 소비 집단의 부상이라는 현상은 시니어 시장에 대한 관심을 증폭시켰다. 게다가 베이비부머라 불리는 산업 역군 세대가 최근 시니어 시장으로 대거 진입함에 따라 시니어 시장은 새로운 국면을 맞이하고 있다. 경기 침체로 조금씩 성장 동력을 잃어가는 지금 시니어 시장은 이를 해결할 열쇠가 될 수 있을까?


통계청의 ‘2016 고령자 통계’에 따르면 한국은 100명 중 13명이 65세 이상으로 이미 오래전 ‘고령화 사회’로 진입했다. 게다가 2005년 당시 9.3%에 불과했던 고령 인구 비율이 10년 사이에 가파르게 증가한 것이다. 각종 전망에 의하면 다가올 2022년에는 65세 이상 인구가 전체 인구의 14%를 넘기며 대한민국은 ‘고령 사회’로 진입할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우리를 ‘실버’라 부르지 말라

‘액티브 시니어’의 등장


본인의 실제 나이에 0.8을 곱하는 ‘현대인 나이 계산법’에 대해 들어본 적이 있나? 100세 시대가 도래 하면서 노인에 대한 기준이 애매모호해졌기 때문이다. 현재 노인 기준 연령은 65세다. 그러나 현대인 나이 계산법을 적용하면 노인이 되기 위해서는 최소 81세가 돼야 한다. 그리고 현재 노인을 기준 짓는 65세는 현대인 나이 계산법을 적용하면 고작 ‘52세’밖에 안 된다. 정년퇴직의 기준이 되는 만 55세에도 못 미치는 젊은이(?)인 것이다.

 

노인의 기준이 더욱 엄격해 지면서 이에 따라 시니어들 사이에도 여러 부류로 나뉘고 있다. 그 중에서도 신출내기 시니어들의 활동이 심상치 않다. 그들은 ‘실버세대’로 불리던 과거 시니어들과 다르다. 이들은 강하고, 젊다. 그리고 활동적이다. 세상은 그들을 ‘액티브 시니어’라 부른다. 액티브 시니어(Active Senior)라는 말은 미국 시카고대 심리학과 버니스 뉴가튼(Bernice Neugarten) 교수가 “오늘의 노인은 어제의 노인과 다르다”며 붙인 신조어다.


액티브 시니어들은 독립적이고 적극적인 성향을 띄며, 풍족한 경제력을 바탕으로 소비·문화생활 등 B.R.A.V.O 라이프스타일 특성을 보인다. 먼저 액티브 시니어들은 돈벌이가 되는(Bankable) 활동을 한다. 소득과 소비 수준이 높은 이들은 안정적인 부동산을 포함해 상당한 수준의 연금과 예금을 준비하고 있다. 게다가 그들이 보유한 자산 유지를 위한 금융정보를 얻는데 적극적이며 전문 컨설턴트의 컨설팅을 활용하려는 성향이 강하다. 그들은 “노후준비는 스스로”라고 외친다.


둘째, 그들은 관계(Relation)을 중요하게 생각한다. 액티브 시니어들은 기존 자신들이 맺고 있던 기존 사회관계를 중심으로 사회 활동을 강화하는 경향을 보인다. 이에 종교, 친목, 취미 등 각종 모임에 활발하게 참여한다.


셋째, 이들은 활동적(Active)이다. 그들은 스스로가 실제 나이보다 10살가량 젊다고 생각하고, 소비와 생산의 주체로써 사회에 기여하고 싶어 한다. 건강관리는 물론이거니와 무언가 배우는 일에도 거리낌이 없다. 또한 적극적으로 사회에 기여하려는 성향이 커 자원봉사 등 사회 활동도 활발하게 한다.


넷째, 그들은 가치소비성향(Value consumption)을 가지고 있어 자신이 생각했을 때 가치 있는 것이라 생각하면 소비를 망설이지 않는다. 특히 여행이나 등산, 고급스포츠로 분류되는 골프 등 여가 활동에 적극적이며, 이런 여가 활동을 위해 필요한 물품을 구매할 때도 실용적인 측면보다는 디자인을 중시하고, 이왕이면 비싼 제품을 선호하는 경향을 보인다.


마지막으로 일(Occupation)에 대한 열망이 크다. 이들은 계속해서 일을 하려는 성향이 크다. 특히 자신이 오랫동안 해온 일과 유관한 직업을 선호하는 특징이 있다. 또한 이들은 창업을 위한 정보 획득이나 교육에 대해서도 매우 적극적인 태도를 나타낸다.


건강이 최고, 젊음에 대한 욕망


액티브 시니어들은 과거 어느 시니어 세대보다 활동적이며, 건강한 삶에 대해 관심이 많다. 하지만 이들은 보편적인 건강과 장수의 개념을 넘어 ‘젊음’그 자체에 열광한다. 이들의 젊음에 대한 욕구는 3가지로 분류된다. 첫째, 겉으로 드러나는 외모와 육체에 대한 나이 즉 ‘신체적인 젊음’을 추구한다.


사회 기조가 점점 외모를 통해 개인의 능력이나 자기관리 지수를 판단하려는 경향이 짙어지고 있다. 이에 액티브 시니어들은 자신의 외모를 젊고 아름답게 가꾸기 위해 ‘탈모 관리’, ‘안티에이징 피부 시술’, ‘임플란트 시술’ 등 미용·의료 서비스를 적극 활용해 자신을 가꾼다.


둘째, 두뇌를 사용하는 지적 활동에서의 젊음 ‘인지적인 젊음’을 위해서도 시간을 투자한다. 겉과 속이 균형 잡힌 건강한 삶을 추구하는 액티브 시니어들은 외모뿐만 아니라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수반되는 인지능력의 저하를 예방하기 위해 두뇌 훈련에도 굉장히 열심이다. 이에 이들을 타겟으로 한 두뇌 훈련 게임도 다수 개발되고 있다. 이런 현상을 그대로 보여주듯 지하철이나 버스 등 대중교통을 이용하며 스마트폰으로 각종 게임을 즐기는 40~50대들을 자주 볼 수 있다.


마지막으로 일상과 패션에서 나타나는 ‘외양에서의 젊음’이다. 액티브 시니어는 과거 실버세대와 달리 적극적으로 문화생활을 영위한다. 또한 건강한 신체를 자랑하며 등산, 자전거, 캠핑 등과 같은 레저 스포츠를 즐긴다. 이들은 과거 실버세대와 달리 중후한 멋을 추구하기 보다는 자신만의 매력을 뽐내며 개성 넘치는 패션을 선보인다. 이와 함께 신세대 못지않게 유행에 민감하며 그들보다 더 멋지게 자신을 꾸미기 위해 신경 쓴다.


소비 시장의 새로운 다크호스

125조원 시니어 시장



대한민국은 전통 장수국가라 불리는 일본을 제치고 유래 없는 속도로 고령사회로의 진입을 앞두고 있다. 이에 따라 대한민국 경제에 빨간불이 들어올 것이라는 이야기가 심심찮게 들려온다. 일을 할 수 있는 젊은 노동력이 감소해 생산성이 떨어지고 국가 재정이 어려워 질 것이라는 분석에서다. 하지만 고령 인구의 증가에 대해 너무 비관적으로만 바라볼 이유는 없다. 고령화가 진행된다고 해서 모든 산업 활동이 그 즉시 중단되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오히려 고령 인구의 증가로 ‘시니어 시장’이라는 거대 소비 시장이 부상한다는 사실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거대 시니어 시장은 상당히 긍정적인 기대를 품게 한다.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필요로 하는 제품이나 서비스, 고령 친화 산업의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어날 가능성이 농후하기 때문이다. 이에 몇몇 전문가들은 2020년이 되면 시니어 소비시장이 125조원으로 성장할 것이라 분석하고 있다. 2016년 대한민국 국가 예산이 386.7조원임을 감안하면 125조원 수준의 시니어 소비시장은 가히 매력적일 수밖에 없다.




그렇다면 어떻게 시니어 시장이 125조원대로 성장할 수 있다는 분석을 할 수 있을까? 간단하다. 시니어 세대의 지갑이 매우 ‘빵빵’하기 때문이다. ‘2015년 가계금융 복지조사 결과’에 따르면 50세 이상 국민이 가지고 있는 자산은 대한민국 전체 국민이 가지고 있는 총 자산의 62.7%에 해당된다. 그중 50~59세가 보유한 평균자산은 4억2천229만원으로 자산 점유율 1위, 60세 이상 평균 자산은 3억6천42만원으로 점유율 2위다.


게다가 60세 이상의 움직임이 심상치 않다. 2014년 당시 60세 이상의 평균 자산은 3억3천869만원으로 40~49세의 3억3천78만원과 큰 차이가 없었다. 그러나 2015년 60세 이상의 평균 자산은 3억6천42만원으로 6.4% 증가한데 반해 40~49세의 평균 자산 증가는 고작 97만원(0.3%)에 그쳤다. 이에 반해 자산 점유율1위 50~59세의 평균자산은 같은 기간 오히려 2.6% 줄어들었다.


시니어 시장의 불편한 진실


막강한 자본력을 바탕으로 왕성한 소비를 하는 액티브 시니어 덕에 시니어 시장에 거는 기대가 크다. 하지만 시니어 시장을 무조건 낙관적이라고 평가할 수는 없다. 우선 시장이 안정적으로 굴러가기 위해서는 ‘소비자의 경제력’, ‘구매의지’, ‘공급환경’이라는 삼박자가 맞아야 한다. 하지만 시니어 시장은 이를 충족하지 못한다는 평가가 제기되고 있다.


LG경제연구원 정지혜 책임연구원은 “각각의 관점에서 시니어 시장을 보았을 때 전망이 어두울 수 있다. 시니어 시장에는 불편한 진실이 숨어있기 때문이다”며 시니어 시장을 경고했다. 그 이유로 정 연구원은 ‘통계의 오류’를 꼽았다. 그는 “일반적으로 시니어들을 향해 고급 성향이 강하다. 실제 나이보다 자신을 젊게 느낀다고 말한다.


과거에 비해 확실히 이런 사람들의 비율이 많아진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전체 시니어 인구 중 그런 여유를 가진 시니어는 많지 않다. 대부분의 시니어들은 국민 연금에 대해 걱정하고, 의료비 부담 증대 등으로 노후 생활에 불안을 느끼는 서민이다”라고 주장했다. 그의 주장은 ‘2016 고령자 통계’를 통해 확인할 수 있었다. 고령자 통계에 따르면 건강보험과 국민연금 등 사회보험료에 대해 부담감을 느끼는 고령자들이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노후 준비 수단으로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국민연금’에 대한 부담감은 2013년 이후 2년 사이 급격하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게다가 노후를 준비하는 고령자가 10년 전 대비 12.2%p 늘어났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노후를 준비하는 고령자의 비율이 절반이 되지 않았다. 특히 노후 준비를 하지 않고 있는 고령자 중 ‘노후를 준비할 능력이 없음’이라고 응답한 비율이 2005년 대비 13.1%p나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를 증명하듯 2015년 고령자 10명 중 4명이 노후를 위한 사회적 관심사로 ‘노후소득지원’에 가장 큰 관심을 보였다.


또한 정 연구원은 “시니어 세대의 자산 비중이 실물자산에 치중되어 있어 실제로 사용할 수 있는 자금은 생각만큼 많지 않다”고 지적했다. ‘2015년 가계금융 복지조사 결과’에서 60세 이상의 평균 자산은 3억6천42만원으로 나타났다. 이들의 자산 규모는 전체 자산의 31.3%를 차지하며 50~59세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금액인 것으로 조사됐다. 하지만 정 연구원의 지적대로 그들의 자산은 유동성이 매우 낮았다. 은행에서 바로 출금해 사용할 수 있는 돈이 얼마 되지 않는다는 이야기다.


60세 이상의 자산 비중은 대부분 실물자산에 집중되어 있었다. 자그마치 82%에 이르는 2억9천540만원이 부동산에 묶여 있는 것이다. 그리고 부동산을 제외한 예·적금 등 금융자산은 6천5백2만원에 불과해 뒤에서 두 번째 수준인 것으로 확인됐다.


그렇다면 새롭게 시니어 세대로 편입될 50~59세 연령층은 어떨까? 안타깝게도 이들 또한 부동산과 거주주택 등 실물자산에 전체 자산의 73.4%가 묶여 있었다. 하지만 60세 이상 연령층과 확연히 비교되는 점은 이들의 금융자산이 1억1천235만원으로 전 세대를 통틀어 가장 많다는 점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들을 시니어 시장을 이끌어갈 주요 고객으로 보기에는 어려움이 있을 수 있다.


일반적으로 50~59세에 해당되는 사람들은 20~30대 자녀가 있다. 즉 자녀들의 대학, 취업, 결혼이라는 막대한 비용이 소모되는 과정이 남은 사람들이 대부분 이라는 것이다. 게다가 경기 불황으로 자식들의 취업이 늦어지고 있어 이들 세대가 자식 뒷바라지를 해야 할 시간과 금액도 동시에 늘어나고 있다. 이런 상황을 고려했을 때 50~59세가 시니어 시장에 활력을 가할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은 다소 무리가 있을 수 있다는 지적이다.


100세 시대를 맞이하는 세계와 ‘장수 패러독스’



한신대학교 경제학과 정건화 교수는 ‘100세 시대가 개인적으로나 사회적으로 불행과 재앙의 시대’가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정 교수는 “고령사회란 노인이 사회의 주된 구성원이 되는 사회를 말한다. 이는 인류 역사에서도 처음으로 맞고 있는 현실이다. 우리보다 먼저 고령화를 겪으며 대응한 서구의 경험에서 바라볼 때 서구사회에서 시행한 제도와 시스템은 고령화가 가져올 거대한 변화를 제대로 감당할 수 없음이 드러났다. 그 결과 사회 여러 영역에서 ‘장수 패러독스’ 혹은 ‘장수 딜레마’같은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빠르게 진행되는 고령화 속도를 감당하기 위해 정치, 경제, 사회 등 모든 분야에서 정책차원의 노력이 필요하지만, 시장과 국가 영역에서만 해법과 해결 동력을 기대하는 것은 심각성과 문제영역의 광범위함에 비춰 볼 때 부적절하다. 물론 법과 제도, 행정인력과 예산을 통해 필요한 인프라를 구축해야 한다. 그러나 국가의 역할은 한계가 분명하며 기존 제도와 시스템 작동원리를 바꾸기 위해서는 이해관계를 지닌 행위자들의 행위양식 변화를 필요로 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새로운 시니어 정책의 핵심은 “시니어 자신이 주체가 되는 것”이라며 정부의 정책, 시장과 기업, 시민사회와 융합해 공동의 프로젝트로 만들어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국을 비롯한 전 세계가 고령 사회로의 진입을 준비하고 있다. 그 중에서도 우리나라는 가장 빠르게 인구 고령화가 진행되고 있으며, 이들을 중심으로 한 시장 개척에 많은 관심이 쏠리고 있다. 그러나 경기 불황이라는 환경적 요인과 함께 시니어 계층 사이의 극심한 불균형이라는 내부 요인의 벽 앞에 시니어 시장의 미래는 불투명하게 보인다.


MeCONOMY magazine  December 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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