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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내 손 안의 금융세상, 인터넷전문은행이 불러올 미래


[M이코노미 이홍빈 기자] 지난 12월 14일 대한민국 은행역사에 한 장을 기록할 중요한 사건이 일어났다. 24년만의 신설 은행이자 대한민국 최초의 인터넷전문은행인 K뱅크가 출범했기 때문이다. 1992년 평화은행을 끝으로 신설은행은 찾아볼 수 없었던 국내 은행산업에 혜성처럼 등장한 K뱅크는 은행업에 지각변동을 일으킬 주자로 주목받고 있다. 이에 기존 은행들은 인터넷전문은행의 출범에 많은 관심을 가지는 한편 긴장하는 모습도 역력하다. 인터넷전문은행은 어떤 변화를 가져올까?


기술 발전에 따라 은행을 이용하는 사람들의 금융거래 채널은 물리적 지점이라는 단일 채널에서 모바일로 대표되는 비대면 채널이 추가된 멀티 채널로 진화했다. ATM, 콜센터, 인터넷, 모바일 등이 기존 은행 서비스에 추가되었기 때문이다, 이러한 변화는 은행과 금융고객 모두에게 긍정적인 결과를 낳았다. 은행은 물리적 지점보다 저렴한 비대면 채널을 활용해 수익을 개선시켰고, 금융 고객들은 편리하고 쉽게 은행 업무를 볼 수 있게 됐다.


이후 비대면 채널만을 활용한 은행이 생겨나기 시작했고, 사람들은 이 은행을 ‘인터넷전문은행(Direct bank)이라고 부르기 시작했다. 1995년 미국에서 최초로 설립된 인터넷전문은행은 일본과 유럽 등지로 퍼져 나갔고, 은행권 내에서 각종 변화를 주도하는 수준에 다다랐다.


삼고초려(三顧草廬), 인터넷전문은행을 모셔라


제갈량을 자기 사람으로 만들기 위해 유비는 세 번이나 제갈량을 찾아갔다. 그리고 마침내 제갈량의 마음을 얻은 유비는 혼돈의 삼국시대를 제패하고 초대 제왕의 자리에 올랐다. 최근 핀테크 산업의 부각과 은행산업의 선진화 및 소비자들의 편의성 제고 요구에 따라 인터넷전문은행의 출범은 필수적인 요소가 되었다. 이에 지난해 12월 14일 금융위원회는 K뱅크에 은행권을 인가하면서 국내최초 인터넷전문은행 시대를 열었다. 하지만 K뱅크가 생겨나기까지 인터넷전문은행의 길은 곱지 않았다.


국내 인터넷전문은행에 대한 관심은 2000년대 초반부터 있었다. 2002년 롯데와 SK 등 대기업과 안철수연구소, 이네트퓨처 등 벤처회사는 ‘V-Bank’라는 인터넷전문은행을 설립하기 위해 힘을 모았다. 그러나 외국계자본 유치 실패와 함께 은산분리, 금융실명제 등 규제의 벽에 가로막혀 인터넷전문은행 출시 의지를 접어야했다. 이후 2008년 금융위원회를 중심으로 은행법을 개정해 인터넷전문은행제도를 도입하기 위한 시도가 있었으나, 이 또한 기존 은행산업부실 가능성, 인터넷전문은행의 수익모델 취약성, 과당경쟁 우려 등으로 법안이 국회의 벽을 넘지 못했다.



두 번이나 고배를 마셔야 했지만 인터넷전문은행 출범에 대한 사람들의 희망은 꺽이지 않았다. 마침내 2015년 6월 정부는 ‘인터넷전문은행 도입방안’을 발표됐고, 그해 9월 말 카카오 은행과 K뱅크, 아이뱅크 은행 등 3개 사업체가 신청서를 제출하며 인터넷전문은행에 박차가 가해졌다.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2달 뒤 카카오 뱅크와 K뱅크가 자본금요건, 자금조달방안 적정성, 사업계획, 인력·여업시설·전산체계 요건 등 까다로운 인가요건을 통과했다.


이후 카카오뱅크와 K뱅크는 곧바로 준비 법인을 설립하고 임·직원을 채용하는 등 은행설립 작업에 들어갔다. 그리고 2016년 9월 30일 예비인가 신청을 한지 1년이 되는 날 출시 준비를 마친 K뱅크는 인터넷전문은행 본인가 신청을 했고, 마침내 12월 14일 은행업 인가를 허가받으며 대한민국 초대 인터넷전문은행이 됐다. 제갈량을 세번 찾아갔던 유비의 노력이 만들어낸 이뤄낸 결과였다.


인터넷 전문은행이란?


이론적 개념으로 인터넷전문은행은 소수의 영업점 또는 영업점 없이 업무의 대부분을 ATM, 인터넷 등 전자매체를 통해 영위하는 은행이다. 1995년 초기만 하더라도 인터넷전문은행은 완전 무점포 형태로 이루어져 있었다. 이후 조금씩 물리적 오프라인 시설을 보완적으로 이용하는 경우가 증가했고, 최근에는 모바일 시장의 활성화와 함께 그 규모가 확대됐다.


인터넷전문은행이 생기면 무엇이 좋을까? 우선, 물리적 점포가 없는 인터넷전문은행은 임대비용이나 인건비 등을 절감 할 수 있다. 게다가 이를 금리나 수수료, 접근성, 서비스 측면에 이용할 수 있어 기존 은행들보다 소비자에게 돌아가는 혜택이 많을 수 있다. 이 같은 혜택 때문에 인터넷전문은행은 기존 오프라인 은행들에 자극을 줄 수 있는 촉매재 역할을 할 가능성이 높다. 특히 IT활용도가 높은 인터넷전문은행은 IT 등 기술 개발 산업에 활기를 불어넣고, 물리적 제약이 없다는 장점 때문에 국내는 물론 해외진출에도 유리하다는 장점이 있다.


반대로 인터넷전문은행의 등장에 우려를 표하는 시각도 적지 않다. 인터넷전문은행이 기존 은행산업으로 진입하면서 시장 과잉에 따른 피해를 일으킬 수 있기 때문이다. 초기 투자비용이 높은 은행산업의 경우 적정규모 이상의 고객을 확보하지 못할 경우 수익성 저하는 필연적이며, 이는 곧 은행의 부실화를 가져온다. 은행의 부실화는 금융고객들의 신뢰도 하락을 유발한다. 그리고 은행의 신뢰도 하락은 단순히 인터넷전문은행 뿐만 아니라 전 은행산업으로 번질 수 있어 상당히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다.



중금리시장과 지급결제시장 노리는 인터넷전문은행


여러 가지 리스크가 존재함에도 불구하고 현대 사회에서 인터넷전문은행의 활용도와 발전가능성은 매우 높게 점쳐진다. 이에 조만간 국내에서도 본격적으로 활동을 시작할 인터넷전문은행으로 인해 산업 지형에 커다란 변화가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특히 2015년 인터넷전문은행 예비사업자로 선정되며 국내 인터넷전문은행의 선두주자가 된 카카오뱅크와 K뱅크는 주요 사업으로 중금리 대출과 거래비용이 낮은 지급결제서비스를 제시하면서 여신전문업계에 선전포고를 했다.


우선 수신 분야에서 인터넷전문은행은 비용절감을 통한 높은 이자율과 함께 다양한 형태의 혜택을 금융소비자들에게 제공할 예정이다. 카카오톡이나 KT이동통신망을 최대 주주로 보유한 이들 은행이 현금 이자 외에 디지털 컨텐츠 구입이나 통신 요금을 납부할 수 있는 포인트 이자를 제공할 것이기 때문이다. 여신 분야에서도 인터넷전문은행의 강점이 뚜렷하게 나타날 수 있다. 이들 은행은 빅데이터를 활용한 새로운 신용평가모형을 적용해 중신용 고객과 2금융권 고금리 대출자들에게 중금리 대출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다.


카카오뱅크와 K뱅크의 중금리 대출서비스 금리 수준은 1금융권과 2금융권의 중간 수준으로, 기존 2금융권과 고금리 대출을 이용하던 금융 소비자들에 큰 호응을 얻을 것으로 전망된다. 아울러 카카오뱅크는 카카오톡을 기반으로 한 간편 송금 서비스와 함께 카카오페이로 소액결제 서비스를 제공해 기존 카드보다 낮은 수준의 가맹점수수료를 선보인다. K뱅크 또한 가맹점수수료를 낮춘 ‘익스프레스 페이’ 등을 출시하고 전화번호를 기반으로 한 P2P송금 서비스 등을 선보일 계획이다.


인터넷전문은행 출범, 당장 눈앞에 있는 문제 해결해야…


오프라인과 온라인을 넘나들며 다양한 혜택을 제공할 인터넷전문은행은 혁신과 도전으로 기존 시장에 커다란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하지만 인터넷전문은행 앞에 산적한 문제를 해결하지 않고선 앞으로 나아갈 수 없어 보인다. 은산분리 원칙에 따라 인터넷전문은행은 비금융 주주들의 주식 보유량을 은행 전체 주식의 4%를 초과하지 못하도록 제한하고 있다. 이에 따라 사실상 인터넷전문은행을 이끌어갈 ICT기업의 시장 참여가 제한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법무법인 태평양 조정래 변호사는 “현행 법 아래에서는 ICT기업들이 인터넷전문은행을 설립할 유인이 전혀 없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그는 “은산분리 규제의 핵심은 재벌의 자본집중과 사금고화를 방지하기 위한 것인데, 현행 은행법상 비금융주력자안에는 재벌 뿐만 아니라 중소 규모의 일반 비금융사업자도 모두 포함하고 있다”며 재벌에 대해서는 은산분리 원칙에 의거 진출을 불허하되 중소 ICT기업들의 진출을 위해서라도 현행법을 개정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 뿐만이 아니다. 인터넷전문은행의 주요 특징인 비대면 거래에 대해서도 갑론을박이 지속되고 있다. 빠르게 발전하는 기술발전을 반영하지 못하고 창의적 발전을 막아선다는 입장과 불법자금세탁 등 각종 금융 사고가 일어나 업계 신용과 산업에 문제를 일으킨다는 주장이 정면으로 충돌하기 때문이다. 한국금융연구원 서병호 연구위원은 “비대면 실명인증이 범죄에 악용되지 않도록 여러 가지 방법을 활용해 합리적인 다단계 방식을 도출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서 연구위원은 “인터넷전문은행 도입여부와 무관하게 현재 실명인증 방식은 국제기준에 비해 지나치게 엄격한 경향이 있다”며 소비자 편익을 고려하면 비대면 실명인증도 허용할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다만 범죄에 악용되지 않도록 전자적 실명확인, 영상통화, 기존계좌 정보 등 복수의 단계를 거치는 다단계 방식의 비대면 확인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은행권 최초 진입자들이나 비거주자 등에 대해서는 기존 금융 소비자들보다 엄격한 기준을 적용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인터넷전문은행 카카오뱅크·K뱅크 출범
소비자의 신뢰 회복이 우선


1995년 미국의 Security First Network Bank가 인터넷전문은행 시대의 포문을 연 이후 IT기술의 발달과 인터넷이용률 증가 그리고 스마트 기기의 폭발적 확산에 힘입어 인터넷전문은행의 발전 가능성은 그 어느 때보다 높게 평가된다. 이에 지난 2002년부터 국내에서도 전문가들과 몇몇 기업들이 인터넷전문은행의 필요성을 주장해왔다. 하지만 매번 딱딱한 규제에 가로막혀 인터넷전문은행은 출발선에 올라설 수조차 없었다. 그러나 2015년 K뱅크와 카카오뱅크의 인가를 시작으로 국내에서도 인터넷전문은행이 출범하게 됐다.


한국금융연구원 이수진 연구위원은 인터넷전문은행의 성공 여부는 소비자의 신뢰 확보가 최우선이라며 국내 인터넷전문은행에 투명하고 공정한 경영을 주문했다. 이 연구위원은 “국내 인터넷전문은행의 예비인가는 24년만에 이루어진 은행산업 신규진입을 의미하는 만큼 국내 은행산업의 혁신성 제고에 기여할 것”이라며 혁신적 인터넷전문은행으로 손꼽히는 독일의 Fidor Bank 사례를 참고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Fidor Bank는 특정 상품군을 경쟁력의 핵심으로 삼기보다는 은행산업 전반에 대한 소비자의 불신을 혁파하고자 하는 경영철학에 기반 한 혁신을 핵심 경쟁력으로 내세운 것으로 유명하다. 특히 막대한 광고비를 지출하던 기타 인터넷전문은행과 달리 소셜미디어 플랫폼에 채팅 공간을 만들어 소비자와의 접점을 만들어 은행의 인지도를 높였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수진 연구위원은 “국내 인터넷전문은행이 고객중심 서비스 및 고객과의 의사소통에 초점을 맞춘다면 국내 은행산업에 크게 기여할 것”이라며 은행산업의 본질은 고객의 신뢰 확보라는 점을 다시 한 번 강조했다. 내 손 안의 금융세상, 인터넷전문은행 시대가 막을 연다. 각종 기대와 우려 속에 어떤 미래가 펼쳐질지 아무도 알 수 없어 보인다. 그러나 언제나 그랬듯이 우리들은 답을 찾을 것이다. 그리고 그 해답은 사람과 사람 간의 신뢰와 기업의 사회적 책임에서 찾을 수 있을 것이다.


MeCONOMY magazine  January 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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