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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리포트

해외여행↑국내여행↓... “국내관광 활성화해야”

활성화 전략은? 가고 싶도록, 갈 수 있도록, 가기 쉽게, 재미있게, 오래 머물게, 반복하게 해야


<M이코노미 박홍기 기자> 문재인 정부가 국내관광산업 육성정책의 일환으로 ‘휴식 있는 삶’을 강조하는 가운데 정작 국민들은 해외관광을 선호해 국내관광시장이 위축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국회에서 지난달 29일 ‘한국관광의 경쟁력, 국내관광이 답이다’라는 주제로 열린 정책토론회에서 문화체육관광부 나종민 제1차관은 축사를 통해 “정부에서 국내관광 활성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올 한해는 사드와 북핵위기 까지 겹치면서 인바운드(외국인의 국내관광 서비스) 시장이 상당한 어려움을 겪었다”며 “내국인의 국내관광이 활성화돼야 인바운드 시장도 활성화되는 선순환 구조가 일어날 수 있다”고 단언했다.


내국인의 해외관광↑국내관광↓...저가항공, 원화강세, 이국적인 볼거리가 주된 이유


한국관광공사가 지난 9월 내놓은 ‘관광시장동향’에 따르면 내국인의 해외관광 비율은 지속적인 증가추세를 보이고 있다. 2014년에 전년대비 8.3%의 증가율을 보였고 2015년에는 20.1%, 지난해에는 15.9% 증가했다. 올해 1월~8월까지 통계만 놓고 봐도 17.7% 증가한 1,700만 명이 해외로 출국하면서, 연말까지 합해 연간 통계를 낸다면 30% 넘는 증가율을 보였던 2010년 이래 최고치를 기록할 전망이다.


반면 한국문화관광연구원이 지난해 발간한 ‘국민여행실태조사 보고서’를 보면 내국인의 국내관광 증가율은 지속적으로 감소하는 추세다. 2014년에 전년대비 2.3% 증가율을 보였지만 2015년에는 2.1%, 2016년에는 1.4% 증가하면서 증가율이 정체되는 현상을 보였다. 해외여행 증가율과 비교해보면 뚜렷이 대비되는 대목이다.


이날 토론회에서 발제를 맡은 한양대학교 관광학부 이훈 교수는 “최근 나온 여러 조사를 보면 우리나라 국민의 경우 국내여행보다 해외여행을 선호한다. 특히 20~30대 젊은 층에서 선호도가 훨씬 더 높게 나타났다”며 “LCC(저가항공사)가 늘어나면서 줄어든 경비부담과 원화가치 상승, 이국적인 경관과 볼거리 등이 해외여행을 선호하는 주요한 이유”라고 설명했다. 해외여행이 국내여행과 비교해 볼 때 소요되는 비용에 차이가 크지 않으면서도 새로운 경험을 할 수 있다는 이점도 있어 선호도가 높아졌다는 분석이다.



국내여행의 단점, 신기성 적고 자랑 못해...장점은 시간적 여유와 편리함


이 교수는 국내 관광의 단점으로 해외보다 상대적으로 신기성이 적고 자랑하기 어려우며 저렴하지 않다는 점을 꼽았다. 그는 “주로 휴가를 떠나는 성수기의 경우 추가요금이 붙어 해외여행과 비슷한 비용이 든다”며 “요새 젊은층 사이에서는 여행사진을 통한 SNS 활동이 상당히 중요한데 상대적으로 자랑거리가 안 된다는 것도 문제다. 여행사진을 찍을 때 뒷배경을 에펠탑을 두고 찍느냐 다보탑을 두고 찍느냐는 매우 중요한 문제”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국내관광을 선택하지 않는 이유로는 이외에도 ▲ 콘텐츠 부족 ▲바가지요금 ▲관광지 불친절 ▲교통·주차불편 ▲혼잡한 관광지 등의 문제점이 있다”며 “앞으로 모두가 머리를 맞대고 해결해야 하는 사안”이라고 덧붙였다.


그렇다면 국내관광은 단점만 있을까. 그렇지 않다. 바쁜 현대인들이 시간을 절약하면서 많은 것을 볼 수 있다는 점은 단연 국내 여행의 가장 큰 메리트다. 이 교수는 “두 시간도 안 걸리는 일본만 가려해도 탑승수속 등 공항에서 대기하는 시간과, 공항까지 가는 시간을 합치면 반나절은 걸리고 올 때도 마찬가지”라며 “3박4일이나 4박5일 일정으로 가더라도 충분한 여행시간을 확보하기 어렵다는 점을 볼 때 국내여행은 시간절약 면에서 상당한 장점이 있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막연하게 국내여행 비용이 많이 든다는 생각도 잘못된 사실이라고 첨언했다. 그는 “선언적으로 국내관광이 비싸다고 생각하지만 실제 세종대 관광산업연구소 등이 조사 한 자료를 보면 해외여행 비용이 국내여행보다 3배는 더 들고 제주여행에 비교해도 2배는 더 든다”며 “해외의 싼 것과 국내 성수기 때 가장 비싼 것을 비교하다보니 국내여행 경비가 지나치게 비싸 보이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편안함과 안정감을 준다는 점도 국내여행이 가지고 있는 큰 장점중 하나다. 이 교수는 “국내는 해외에 비해 언어나 교통 등이 편리하고 자유롭다. 특히 치안과 입맛에 맞는 음식이 주는 안정감은 국내여행의 굉장히 큰 장점”이라며 “연령대가 있는 분들이 국내여행을 더 선호하는 이유”라고 분석했다.



국내관광 활성화 전략은? 갈수 있도록 만들고, 갈수 있도록 하며, 가기 쉽게 해야


이날 토론회에서 이 교수는 국내관광 활성화 방안으로 6가지 전략을 제시했다. 첫 번째는 국내관광을 ‘가고 싶도록 하라’는 것이다. 이 교수는 “한국을 다 아는 것 같아도 숨은 국내 여행지를 추천하는 여행관련 TV프로그램들을 보면 처음 보는 신기한 곳이 많다”며 “여행자들이 국내 여행지를 새로운 시각에서 새롭게 보도록 하는 것이 국내여행을 가고 싶도록 만들어 주는 하나의 요소가 될 수 있다”고 조언했다.


두 번째 전략은 ‘갈 수 있도록 하라’는 것이다. 가령 회사원들은 여행가고 싶은 의지나 금전적 여유가 있더라도 회사사정이 허락하지 않는 현실에서는 떠나기가 쉽지 않다. 이에 관련 제도와 인식에 변화가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이 교수는 “최근 온라인여행사 익스피디아에서 우리나라 유급휴가 사용실태에 대한 조사를 했는데, 임금근로자 연차휴가 부여일수 평균 15일 중에 사용일수가 7일 밖에 안 돼 전 세계 주요 28개국 중 꼴찌였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휴가 제도가 있어도 못가는 이유는 눈치가 보이기 때문이다. 상사는 안 가는데 나만 갈수는 없는 상황”이라며 “국회나 정치권 에서 휴가를 인정하는 제도를 개선하고, 제대로 쓸 수 있는 사회적 분위기를 만들어 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제도개선의 구체적인 예로는 분산휴가제 등을 언급했다. 이 교수는 “국내관광지에 휴가 때 사람이 너무 몰리다보니 복잡해지고 바가지물가가 생긴다. (휴가를)나눠서도 갈수 있어야 하는데 인센티브가 없다”며 “성수기가 아닌 때 휴가를 분산해 사용할 경우 휴가를 하루 더 주는 등의 인센티브를 준다면 국내관광이 촉진될 것”이라고 제언했다.


세 번째 전략은 ‘가기 쉽게 하라’였다. 이와 관련 이 교수는 국내여행을 쉽게 할 수 있는 제도마련이 시급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유형별로 나눠 청소년이나 고령자에게는 비수기에 활용할 수 있는 관광할인카드를 제공하고. 근로자에게는 정부가 기업과 함께 직원들에게 휴가비를 지원하는 ‘체크 바캉스’ 제도를 확대적용하며, 장애인에게는 무장애 관광환경을 조성해 주자는 것이 골자다. 문재인 대통령이 대선후보시절 공약했던 ‘관광복지사회실현’과도 일맥상통하는 주장이다.



이 교수는 “국내관광 활성화 측면에서 비수기를 얼마나 잘 극복하느냐가 중요한 과제인데 이 시기를 활용할 시간이 있는 사람은 고령자와 청소년”이라며 “비수기에 이들에게 많은 할인혜택을 주고 저렴한 여행을 제공한다면 이 시기도 어렵지 않게 극복이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이어 “오래전부터 프랑스가 시행해온 ‘체크바캉스’ 제도는 직원이 20만원, 기업이 10만원의 휴가비를 적립하면 정부가 추가로 10만원을 지원해 근로자의 휴가를 장려하는 제도”라며 “프랑스에서는 이 제도와 숙박시설을 연계하면서 성공적인 정책으로 자리매김했다. 우리나라도 적용범위를 확대해 활성화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내년 국내에 도입될 예정인 체크바캉스 제도는 우선 1인 이상 300인 미만 중소기업 노동자를 대상으로 실시하며 점차 범위를 확대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내년에는 관련 예산 75억원이 배정돼 당장 7만 명 정도가 혜택을 볼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국내여행을 원활하게 할 수 있는 편리한 교통체계가 필요하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이 교수는 “서울→지방이나 서울→관광지는 쉽게 갈 수 있는데, 지방→지방이나 관광지→관광지 접근성은 매우 떨어지는 실정이다. 오히려 지방에서 서울 왔다가 다른 관광지로 가는 것이 더 편할 수도 있다”며 “정부는 대안으로 K셔틀이라는 제도를 활용하고 있지만 임시방편일 뿐이고 궁극적으로는 대중교통을 통해 접근성을 높이는 시스템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재미있게 만들고, 오래 머물게 하며, 재방문하도록 해야


네 번째 전략은 ‘재미있게 하라’는 것이다. 지역특성에 맞는 새롭고 재밌는 콘텐츠나 프로그램이 필요하다는 분석이다. 이 교수는 “여수 밤바다엔 낭만포차라는 곳이 있는데 그곳에는 서울 홍대 주변에서 버스킹 하던 친구들이 상당수 내려와 공연하고 있다. 여수에서 이 친구들에게 ‘여수에 오면 음식과 숙박은 제공 하겠다’고 제안했기 때문”이라며 “여수의 기발한 아이디어가 밤바다를 훨씬 낭만적으로 만들면서 많은 관광객들이 찾아오게 한 요소가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일상생활형 관광콘텐츠를 진작시켜야 한다고도 했다. 지역에서 기존에 운영하던 지역축제나 도시농촌을 연계한 관광콘텐츠를 활용해 관광객에게 즐길거리를 제공해야한다는 얘기다. 이 교수는 “정부나 제도권은 축제에 대해 부정적 시각을 가지고 있지만 지역에 있는 공무원 등 관광을 담당하는 분들과 얘기해보면 축제만큼 내외국인을 끌어올 수 있는 것은 없다고 얘기한다”며 “대·중·소규모축제를 전략적으로 연계해 새로운 관광콘텐츠를 개발하는 것도 필요하다”고 전했다. 그는 또 “농가 민박과 연계한 중·단기 생활체류형 관광콘텐츠, 예컨대 ‘제주한달살이’와 같은 프로그램들이 각 지역에 있어야 한다”며 “농촌일손돕기를 할 수 있는 곳에서 하루에 4~6시간 일을 도와주고 숙식과 관광활동을 제공하는 방법도 있다”고 말했다.


젊은 층의 여행트렌드에 맞게 사진이 잘 나오는 곳이나 자랑할 수 있는 대표적 장소를 홍보해야 한다고도 했다. 그는 “사진이 잘 나오는 곳, 소위 ‘인생샷’을 찍을 수 있는 대표적 장소를 마련해야한다”며 “20~30대 여행트렌드에서 가장 우선시 하는 부분이 아름다운 장소에서 사진을 찍고 SNS를 통해 알리는 것인 만큼, 스냅사진 찍는 곳을 소개하고 조금 더 멋진 사진을 찍을 수 있도록 의복이나 소품 등의 보조수단을 제공하는 것도 방법”이라고 제안했다.


다섯 번째 전략은 ‘오래 머물게 하라’는 것이다. 경제적으로나 시간적으로 여유를 지니고 있는 엑티브 시니어(Active senior) 시장에 대한 재해석을 통해 평일여행의 장기체류를 유도해야한다는 주장이다. 이 교수는 “국내여행은 성수기나 주말에 집중돼 평일에는 가격이 높게 형성되거나 인프라가 부족하다”며 “평일여행을 진작시켜 베이비붐 세대 등 시간적 여유 있는 사람들이 오래 머물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주는 것 도 좋은 방향이 될 것”이라고 조언했다.



마지막 여섯 번째 전략은 ‘반복하도록 하라’다. 국내여행을 다녀 온 사람이 다시 방문할 때는 해설의 수준도 체험의 강도도 달라야 한다. 장소별, 계절별로 지루함을 느끼지 않도록 차이를 두고 새로운 분위기를 연출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말이다. 이 교수는 “국내관광객의 재방문을 유도하기 위해서는 새로운 명소나 장소를 발견해 차이를 찾아내는 것과, 기존의 장소를 이벤트나 이야기 거리를 이용해 차이를 만들어가는 두 가 지 전략이 필요하다”며 “똑같은 A라는 장소를 두 번째 갔을 때 A+1을 찾아내고 세 번째 방문했을 때 A+2를 찾아낼 수 있는 형태로 만들어져야 반복해서 가는 국내관광이 가능하다”고 평가했다.


국민이 희망하는 여가활동 1위 ‘관광활동’, 국민 삶속에서 관광이 갖는 의미를 고찰할 때


통계청이 지난 2015년 발표한 ‘사회조사보고서’에 따르면 국민들이 가장 희망하는 여가활동 1위는 관광활동(38.3%)이다. 여타의 다른 활동, 예컨대 문화예술관람(12.2%)이나 스포츠 활동(12.2%)에 비해 압도적으로 높은 수치를 보이고 있다. 이미 유럽에서는 관광의 심리적, 신체적 치료효과를 검증하고 제도적 기반도 마련하는 추세다. 독일에서는 숲과 온천을 통한 휴양 시 숙박비나 치료비를 의료보험으로 지원한다고 한다. 국민의 삶속에서 관광이 갖는 의미와 가치에 대한 본질적인 접근을 토대로 정치권의 고민이 필요한 때다.


MeCONOMY magazine December 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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