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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2018년 외식산업, ‘가심비·빅블러·반외식·한식단품’에 주목하라

창·폐업률 높은 외식산업분야...외식소비 흐름 분석해 변화 예측하고 대비해야


<M이코노미 박홍기 기자> 지난해 국세청이 발표한 ‘2016년 국세통계연보’에 따르면 2015년 창업(부가가치세 신고기준) 및 폐업한 개인사업자는 각각 106만8,000명, 73만9,000명이다. 하루 평균 3,000명이 새로 차리고 2,000명이 접는 셈이다. 이중에서도 음식업을 폐업한 자영업자가 15만3,000명(20.6%)으로 가장 많았다. 외식업은 진입장벽이 낮아 누구나 쉽게 뛰어들 수 있지만 그만큼 경쟁이 치열해 실패확률이 크다. 창·폐업률이 높은 외식산업분야에서 외식소비의 흐름을 분석해 변화를 예측하고 대비하는 것이 중요한 이유다. 

농림축산식품부와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는 지난달 20일 서울 코엑스에서 '2018 외식산업 소비트렌드 발표대회'를 열고 2018년 외식트렌드 키워드로 ▲가심비 ▲빅블러(Big Blur) ▲반(半)외식의 확산 ▲한식 단품의 진화 등 4가지를 꼽았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외식진흥부 김병석 부장은 “외식업체의 경쟁자가 기존의 동종 외식업체에서 이종 융합형태로 바뀌고 있다. 가정간편식(HMR)이 외식업체의 경쟁상대로 떠오르는 한편 4차 산업혁명이 진행되면서 어떤 분야가 외식업체의 경쟁자가 될지 추측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내년 외식산업 소비트렌드를 살펴보는 오늘 이 자리가 소비자에게는 한걸음 더 가까이 갈 수 있고 경쟁자보다는 한발 더 앞서나갈 수 있는 기회가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2018년도 외식트렌드 키워드는 소비자 3,000명에 대한 설문조사를 바탕으로 2017년의 외식소비행태를 분석하고, 이를 다시 전문가 20인과의 인터뷰를 통해 조율하는 과정을 거쳐 도출됐다.

‘가성비’ 조금 부족해도 ‘가심비’ 있으면 OK!

가심비는 가격 대비 마음의 만족을 따지는 소비패턴을 의미한다. 소비를 통해 스트레스나 우울함을 해소하고자 하는 소비성향이다. 농식품부는 가심비를 중시하는 소비성향의 확산으로 외식업계에선 음식의 비주얼이나, 플레이팅 기법, 점포의 인테리어 등을 통해 차별화된 매력을 가진 식당 또는 상품이 인기를 끌 것으로 전망했다. 소비자의 향수를 자극하는 골목상권의 인기도 같은 맥락으로 해석했다.


서울대학교 소비자학과 김난도 교수는 이날 발표에서 “가심비는 가격대비 성능비율을 지칭하는 가성비를 비튼 말이다. 성능의 객관적인 지표가 아닌 심리적 만족감을 지칭하는 용어”라며 “고혈압 환자에게 효과 없는 약을 주면서 굉장히 좋은 약이라고 하면 실제 혈압이 떨어진다. 이와 같은 플라시보 효과, 즉 가심비가 2018년 중요 키워드로 떠오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럼 소비자들은 언제 가심비 높은 소비를 할까. 김 교수는 케미컬 포비아와 같은 사회적 불안이나 암울한 사회적 현실에서 느끼는 스트레스, 공허함이 가심비 높은 소비를 하게 될 계기가 될 것으로 예상했다. 실제 최근 유행하는 ‘인형 뽑기방’을 생각해보면 쉽게 이해할 수 있다. 젊은 층의 소비자들은 이곳에서 단순히 스트레스를 해소하거나 재미를 얻기 위해 몇 만원을 우습게 쓰기도 한다. 인형의 실제 가격이 얼마 안한다는 사실보다는 인형이 걸려서 올라오는 재미와 성취감이 더 중요하기 때문이다.

김 교수는 “소비자들은 생리대에서 위해성분이 나오면 불안감을 느껴, 직접적으로 가해지는 위해가 미미하더라도 일단 구매를 중지한다”며 “이때 천연펄프로 만든 생리대가 전혀 위험이 없다는 설득이 되면 품질이 떨어지고 가격이 비싸 가성비 측면에서 굉장히 불리하더라도 완판 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소비자들의 마음을 사로잡는 건 과학적 팩트 보다는 어떻게 안심을 줄 수 있느냐에 달려 있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음식주문은 말없이 손가락으로...‘빅블러’시대의 도래

빅블러는 무인화·자동화 경향의 확산으로 업종간의 경계가 모호해지는 현상을 의미한다. 농식품부는 배달앱이나 키오스크(무인단말기), 전자결제 수단의 발달로 온·오프라인 서비스가 융합되면서 외식서비스의 변화를 더욱 가속화 할 것으로 내다봤다. 사실 이 같은 현상은 지금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패스트푸드점이나 대학가에 소재한 식당을 가보면 사람 대신 키오스크가 주문받는 곳이 많다.

젊은 층이 무인서비스를 추구하는 현상은 스마트폰 시대의 도래가 한몫했다고 볼 수 있다. 1분만 검색하면 모든 상품의 가격비교부터 리뷰까지 나오는 세상에 굳이 종업원의 도움이나 안내를 받으면서 시간을 소비할 필요가 없는 것이다. 김 교수는 “요새 젊은 친구들의 경우 왼손에 스마트폰을 놓고 상품마다 가격을 비교하면서 (상품)평까지 모두 보기 때문에 설명을 들을 필요가 없다”며 “정보가 많아지면서 생긴 현상”이라고 말했다.

빅블러 시대의 도래가 무인기술의 등장 자체가 아닌 대면접촉을 꺼리는 소비자의 변화 때문이라는 주장도 나왔다. 젊은 층의 소비자들이 음식을 시켜먹을 때 전화가 아닌 앱을 통해 주문하려는 경향을 보이는 것이 대표적인 예다. 김 교수는 “예전 학생들은 성적이 이상하거나 고민이 있으면 직접 찾아와서 상담하는 경우가 많았는데, 지금은 전화 거는 학생은 한명도 없고 전부 이메일을 보낸다”며 “요즘 젊은 세대는 어릴 적부터 마우스와 스마트폰을 손에 쥐고 자란 세대다보니 대화하는 것보다 채팅하는 것을 훨씬 편하게 여기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근사하고 럭셔리한 식당이 아닌 대학가 학생들이 많은 곳을 중심으로 키오스크가 확산되는 것은 이와 같은 이유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2018년 외식트렌드 키워드로 빅블러가 선택된 이유는 최저임금 인상과도 관련이 있다. 지난해보다 16.4% 올라 7,530원이 되는 최저임금 때문에 부담을 느낀 사업주들이 인건비를 줄이려 무인기계 도입을 가속화 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김 교수는 “최저임금이 크게 인상된다고 결정된 날 신문에서 주식 면이나 증권 면을 보면 무인기술 키오스크나 솔루션을 다루는 업체들의 주가상승률이 굉장히 높았다”며 “애널리스트들도 최저임금이 대폭 인상되면 무인기술 확산이 빨라질 수밖에 없다고 분석한 것”이라고 말했다.

외식업소에 키오스크를 도입하려하거나 무인솔루션을 개발하려는 이들에 대한 조언도 있었다. 김 교수는 “외식업계에서 무인기술의 핵심은 인터페이스”라며 “처음 이용하는 고객이 당황하지 않고 얼마나 쉽게 이용할 수 있느냐가 관건이다. 촌스럽더라도 (버튼 등이) 큼직하고 논리적으로 보이는 것이 굉장히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국내 가정간편식(HMR) 시장규모 2조원 돌파...‘반(半)외식 확산’에 주목해야

혼자 밥을 먹는 혼밥의 형태와 간편식의 발달로 외식과 내식의 구분이 불분명해지고, 식사공간이 식당에만 한정되지 않는 현상이 두드러지면서 ‘반외식’ 형태가 확산될 거라고 농식품부는 예측했다. 특히 2018년에는 세트메뉴나 반찬, 요리상품의 포장·배달 등 고급화가 빠르게 진행될 것으로 전망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외식진흥부 김병석 부장은 이날 발표에서 “1인 가구가 보편화되고 포장이나 배달서비스가 확산되는 외식소비 변화를 봤을 때 반외식은 더욱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특히 가정간편식(HMR) 시장규모가 급속도로 커지면서 다양화되는 점을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실제 한국농식품유통교육원이 내놓은 자료를 보면 2009년 7,100억원이었던 국내 가정간편식 시장규모가, 2016년 2조3,000억원으로 증가하면서 3배 이상 늘어났다.


‘한식 단품의 진화’...미쉐린 가이드도 한몫해

농식품부는 한 가지 메뉴를 전문적으로 하는 한식당의 인기도 높아질 것으로 내다봤다. 돼지국밥, 평양냉면, 콩나물국밥 등 지방의 음식전문점이 수도권에서 인기를 끄는 것이 대표적인 현상이다. 기존의 메뉴에서 반찬수를 줄이는 등 단순화, 소형화, 전문화하는 과정을 통해 음식점의 서비스가 단품메뉴에 최적화되는 추세가 내년에도 이어진다는 전망이다.

김병석 부장은 “돼지국밥이나 평양냉면 등 지방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음식들이 기존의 레시피를 서울시민의 입맛에 맞는 레시피로 맞춤으로써 인기를 끌고 있다”며 “특히 최근 미쉐린 가이드가 나오면서 한식에 대한 관심도가 지속적으로 높아지는 분위기”라고 밝혔다. 미쉐린 가이드는 프랑스에서 발간되는 세계 최고 권위의 레스토랑 전문 평가서다. 100년이 넘는 전통을 지니고 있지만 대한민국을 대상으로는 2016년 서울편이 처음 발간됐다.


‘혼밥’을 중심으로 돌이켜본 2017년 외식소비 형태

농식품부가 2017년 외식소비 형태를 조사한 결과 월평균 외식 빈도는 14.8회로 2016년(평균15회)에 비해 조금 줄어든 반면, 혼자 외식하는 빈도는 4.1회로 전년(3.7회)보다 10.8% 증가했다. 외식 때 주로 이용하는 음식점은 한식(59.0%), 구내식당(7%), 중식(6%) 순이었고, 평균지출 비용은 방문외식의 경우 10,679원, 배달을 시키는 경우 15,026원, 포장해 가는 경우 8928원 등인 것으로 나타났다.

‘혼밥’의 월평균 빈도는 남성이 5.2회로 여성(2.9회)보다 훨씬 많았다. 남성은 한 달간 하는 외식(15.5회) 가운데 세 번 중 한번 꼴(33.5%)로, 여성은 한 달간 하는 외식(14회)의 다섯 번 중 한번 꼴(20.7%)로 혼밥을 했다. 연령별로는 20대(6.3차례)가 가장 많았고 지역별로는 서울이 5.1차례로 가장 높았다.

한편 혼자 외식할 때 어려움으로는 ‘4인용 테이블에 혼자 앉아서 바쁜 시간에 눈치 보인다’는 의견이 31.1%로 가장 많았고 ▲별다른 어려움 없음(28.4%) ▲1인용 메뉴가 없어 원하는 음식먹지 못함(27.6%) ▲다른 사람의 시선이 신경쓰임(23.7%) ▲1인분 주문불가, 2인분 주문함(22.5%) ▲혼자 식사로 인한 외로움(18.8%) ▲큰 테이블에 다른 손님과 합석(15%) 등의 답변이 있었다.

MeCONOMY magazine January 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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