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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무더위 속 ‘장하준의 경제학 강의’ … 한국경제 오아시스 될까?

- 7월 강연 및 포럼 갖고 한국경제 나갈 길 제시
- 한국경제 위기 ‘신자유주의’가 원인
- ‘혁신적 산업정책’ · ‘형편 늘린 복지’ 강조

 

[M이코노미 문장원 기자] 지난 7월 장하준 영국 케임브리지대 경제학과 교수에 대한 세간의 관심은 무더운 날씨만큼 뜨거웠다. 7월10일 전국경제인연합회 특별대담을 시작으로 17일에는 2007년 나온 서적 ‘나쁜 사마리아인들’ 재출간 기자간담회를 가졌다. 24일에는 ‘세계경제 대전환과 한국경제’를 주제로 열린 포럼에 초청됐다. 한국경제에 대한 장 교수의 진단과 대안 제시는 연일 언론에서 기사화했다. 특히 7월24일 포럼에는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홍영표 원내대표는 물론 박영선, 진선미, 박주민, 김병관 등 여당 의원들과 김경수 경남도지사 등이 참석했다. 집권여당이 장 교수에게 갖는 관심의 정도를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이 자리에서 추 대표는 “학자는 권력자에게 덕담하라고 있는 것이 아니라 잘못되지 않도록 경고를 보내라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추 대표의 말처럼 7월 한 달 간 장 교수의 입에서는 한국경제에 대한 경고와 함께 문재인 정부에 대한 조언이 이어졌다. 장 교수는 ‘산업정책의 부활’과 ‘복지강화’를 강조했다.

 

장하준 교수는 소위 신자유주의를 비판하는 대표적인 제도주의 경제학자다. 장 교수는 다수의 저서와 강연을 통해 오랫동안 신자유주의를 비판해왔다. 신자유주의는 시장의 순기능을 중시하고 국가의 개입을 반대한다. 장 교수는 이런 신자유주의의 문제점 중 하나로 정치와 경제를 분리
하려는 태도를 지적한다. 사유재산권과 자유방임주의를 옹호하는 신자유주의 학자들은 중앙은행과 각종 규제기구의 독립, 연기금의 탈(脫)정치화 등을 주장한다. 장 교수는 이런 주장들을 “완전히 반대”하며 “민주주의를 무력화시키려는 의도”라고 비판한다. 또 “신자유주의는 성장주의가 아니라 ‘성장을 망치는 주의’”라고 강조한다. 장 교수가 저성장과 양극화에 시달리는 한국경제에 ‘시민권에 바탕을 둔 보편적 복지’, ‘경제민주화’를 제시하는 이유다.

 

한국경제 위기의 시작…금융자유화·산업정책 폐기

 

장 교수는 여러 강연과 포럼에서 현재 한국경제 위기의 원인으로 신자유주의의 도입에 따른 금융자유화와 산업정책의 폐기를 꼽았다. 1997년 외환위기를 거치며 신자유주의를 받아들인 한국경제는 국영기업의 민영화, 무역 개방, 외국인투자 자유화 등의 방식으로 자본시장을 개방했다. 장 교수는 “자본시장 개방으로 상장 대기업은 단기이익을 추구하는 주주들, 특히 외국인 주주들의 입김이 세졌다. 이들이 계속 고배당과 자사주 매입을 요구하면서 장기투자가 힘들어졌다”며 “지난 15년 동안 우리나라 주식시장에 들어온 돈보다 나간 돈이 3배다. 주식시장이 현금자동인출기가 됐다”라고 지적했다.

 

단기주주의 입김이 세지자 기업의 설비투자 급감으로 이어졌다. 장 교수에 따르면 외환위기 이전 우리나라의 국민소득 대비 투자비율은 35%, 설비투자 비율은 총 투자의 14~16%였다. 전체 투자의 40% 정도가 설비투자인 셈이다. 하지만 지금은 국민소득 대비 투지비율이 30%로 떨어졌고,
설비투자는 7~8%에 불과하다. 장 교수는 “결국 설비투자를 통해 경제 성장 동력이 생기는데 금융자유화로 인해 설비투자가 줄어들고 경제 성장이 감소하는 것이 당연하다”고 했다.

 

산업정책은 외환위기 이전 김영삼 정부시절 폐기됐다. 장 교수는 “우리 경제는 1960~80년대 정부가 개입하는 산업정책을 통해 신(新)산업을 엄청나게 개발했다. 그때 우리나라가 자유무역을 했다면 삼성은 아직 양복집하고, 현대는 아직도 길닦고 있을 것”이라며 “그런데 1990년대 초 김영삼 정부 때부터 좌·우파를 막론하고 산업정책을 군부 독재의 잔재라며 사실상 폐기해버렸다”고 지적했다. 여기서 장 교수는 산업정책 자체는 좌우 이념으로 판단할 게 아니라고 주장한다. 그는 “유럽의 많은 나라에서 산업정책은 좌파정책이다. 프랑스 같이 우파정책인 나라도 있지만, 독일·스웨덴·이탈리아·핀란드·노르웨이·오스트리아의 산업정책은 좌파정책”이라고 말했다. 진영논리에 입각한 정부의 산업정책 폐기는 산업구조 고도화에 실패를 불러왔고, 10년 뒤 대부분 주력 산업 분야에서 중국에 위협받게 만들었다.

 

 

제조업 몰락과 위기의 악순환, 자살률 1위·최저 출산율


금융시장의 자유화와 산업정책의 폐기는 한국 제조업의 몰락으로 이어졌다. 장 교수는 “지난 20년 동안 우리나라 제조업이 점점 기울었다. 조선 산업은 이미 2011년 세계 1위 지위를 중국한테 뺏겼고, 철강도 고급부문 일부를 제외하고는 중국한테 주도권을 뺏겼다. 이제는 자동차·휴대폰·디스플레이까지 다 뺏기고 있다”며 “반도체는 아직 괜찮다고 하지만 중국이 반도체를 국책 산업으로 키우겠다며 돈을 퍼붓고 한국 기술자를 사가고 있다. 뺏길 날이 얼마 안 남았다”고 경고했다.

 

장 교수는 “상황이 이런데도 우리가 선진국을 추격한건 하나도 없다. 우리 주축 산업이 대개 70~80년대 만들어졌고, 90년대에는 휴대전화 하나뿐이다. 그 후에는 우리가 전통적으로 선진국에게 뒤처져 있는 기계·부품소재·제약 같은 분야에서 따라잡은 게 없다”고 했다. 그는 “우리가 반도체는 세계 1위지만 반도체를 만드는 기계의 80~90%는 독일이나 일본에서 수입을 해야 한다”며 “그런 걸 잘해야 진짜 선진국이 되는데 그걸 못 했다”고 지적했다.


제조업 몰락은 곧장 일자리 감소와 성장 침체로 이어졌고 고용불안도 증대됐다. 2016년 기준 통계청 일자리행정통계를 보면 전체 일자리 2,323만개를 산업별로 분류할 경우 제조업 비중이 476만개(20.5%)로 가장 크다. 일자리 140만개 이상의 규모가 큰 산업 일자리형태별로도 제조업의 지속일자리 비중이 74.9%로 다른 산업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다. 장 교수는 “비정규직 비율이 OECD 최고 수준으로 올라갔고 정규직도 과거에 비해 고용이 극도로 불안해졌다. 복지제도가 취약하다보니까 일자리를 잃으면 생계가 곤란해지고, 재기가 극도로 힘들어지면서 실업과 은퇴가 재앙이 됐다”고 설명했다.

 

우리나라 공공복지 지출은 OECD 최하위다. 장 교수는 “우리나라 공공복지 지출이 국민소득 대비 10% 수준인데 신자유주의의 모범생인 칠레마저도 공공복지 지출이 국민소득 대비 11%다. 미국이 복지국가를 안 한다고 하지만 미국의 공공복지 지출은 국민소득 대비 19%로 우리나라의 2배”라고 했다. 장 교수는 “이처럼 고용은 불안한데 육아·교육 보조가 미비하니까 아이들 키우기가 힘들어져 세계 최저 출산율이 된 것이다. 실업보험도 없고 연금도 없고, 재교육도 잘 안돼서 재기도 불가능하니까 실직하거나 은퇴를 하면 살길이 막막해진다. 그러다 보니 40대 이후 실직이나 은퇴한 사람들 대다수가 치킨집, 편의점과 같은 생계형 자영업으로 흘러들어간다. 우리나라가 자영업 비율이 선진국 중에 제일 높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라고 했다.

 

장 교수에 따르면 우리나라 노동인구의 자영업자 비율은 25.5%인 반면 미국은 6%, 독일이 10%, 일본이 11%다. 고용불안과 부족한 공공복지 지출은 한국에 세계 자살률 1위라는 불명예를 안겼다. 수많은 사람을 생계형 자영업으로 몰아넣는 구조는 과다 경쟁을 일으켰고, 사업에 실패하는 사람들이 늘어나면서 자살률이 증가했다. 장 교수는 “우리나라가 외환위기 직전까지는 자살률이 OECD 평균 이하였지만 외환위기 이후에는 OECD 1위다”라며 “특히 50대 이상 자살률이 OECD 평균의 4배라는 점을 주목해야 한다. 가장 주요한 원인은 40~50대가 노동시장 주류에서 탈락해 재기하지 못하고, 생계형 자영업을 하다가 또 거기서 파산해 궁지에 몰린 사람들이 결국 스스로 목숨을 많이 끊는다”라고 했다. 장 교수는 “자살률 세계 1위. 출산율 세계 최저 1위. 우리가 계속 기억해야 할 숫자들”이라고 말했다.


산업정책 부활로 혁신 성장해야

 

장 교수는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려는 문재인 정부의 경제정책의 방향에는 찬성하면서도 더욱 과감해질 것을 주문했다. 우선 산업정책의 부활을 강조했다. 장 교수는 “산업정책을 군부 독재의 산물이라며 진보 세력이 경원시 했는데 이제는 경제를 성장시키고 혁신하려면 산업정책이 꼭 필요하다”고 했다. 장 교수는 미국을 예로 들었다. 장 교수는 “미국은 2차 대전 이후 정부가 연구개발 지원을 통해 새로운 산업을 엄청나게 만들어 냈다. 지금 미국이 우위를 점하고 있는 산업의 대부분 시작은 다 국가가 투자한 국방연구에서 시작했다”며 “컴퓨터·인터넷·GPS·터치스크린 전부 국방연구에서 나왔고, 반도체는 처음 미국 해군에서 투자해 만들었다. 또 생명공학·제약 분야 역시 국립보건연구원에서 엄청난 돈을 부어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냉전시대였던 1950~80년대 미국은 전체 연구개발비의 최소 50%, 많을 경우에는 70%까지 정부가 투자했다. 반면 우리 정부는 지금까지 연구·개발비용을 25% 이상 투자한 적이 없다. 장 교수는 “지금 개발해야 하는 최첨단 산업들에 대해서 관세 보조금 등 가능한 수단을 총동원해 유치산업 보호를 제공해야 한다”며 “공공연구소나 연구개발 보조금을 통해 기초연구, 특히 장기적인 관점에서 연구를 늘리고 그 질을 높여야 한다”고 주문했다.

 

특히 장 교수는 산업정책의 혁신을 강조하며 새로운 생태계 조성이라는 방향성을 제시했다. 장 교수는 “과거와 달리 이제 혁신은 협동적인 작업이다. 정부·기업·노동자·연구기관·지역사회·교육훈련기관 모두 힘을 합쳐야 한다”며 “혁신을 하려면 규제를 완화해야한다는 목소리가 있는데 이것은 혁신을 100미터 달리기로 보는 것이다. 혁신은 축구다. 힘을 합쳐 서로 패스도 하고 적당할 때 뒤로 빠져주고, 남을 돕기 위해서 태클도 해야한다”라고 했다.

 

장 교수는 혁신 생태계 조성의 좋은 예로 독일을 들었다. 독일은 연방정부 차원의 산업정책은 많지 않지만 지방정부와 지역 금융기관, 지역 상공인모임, 노조가 협동해 개별기업들이 조달하기 힘든 비싼 연구개발과 해외 마케팅 제공한다. 또 노동자를 교육해 필요한 노동력 공급해 주며 기업들을 키워나가는 산업정책을 실시하고 있다.


장 교수는 “우리도 옛날에 잘했다. 이제 다시 산업정책을 부활시켜야 한다”고 당부했다. 다만 대기업과 중소기업에 대한 혁신 정책 구분을 주의해야 한다고 했다. 장 교수는 “대기업들이 (특정 산업분야를) 틀어쥐고 있어 혁신이 안 된다고 생각한다. 물론 그런 분야도 많이 있지만 어떤 산업은 대기업 없이 혁신할 수 없다”며 “엄청난 연구 개발비가 필요하기 때문에 반도체나 제약, 자동차 분야는 대기업 없이 할 수 없다”고 했다. 이어 “신소재나 인공지능은 대기업이 필요하고, 중소기업은 중소기업대로 앞서 말한 독일식 산업정책이 필요하다. 산업정책의 틀을 다시 잘 만들어야 한다”고 했다.

 

‘형편 맞는 복지’ 아닌 ‘형편 늘린 복지’

 

장 교수는 산업정책 부활과 더불어 주류 노동시장에서 밀려난 이들이 생계형 자영업으로 몰리는 사회구조를 바꿔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기 위해서는 문재인 정부가 복지 지출을 지금보다 더 늘려야 한다고 했다. 장 교수는 “정부가 복지를 늘리는 쪽으로 정책 방향은 잡았지만 ‘형편에 맞게 늘린다’는 식의 소극적인 접근을 하루 빨리 바꿔야 한다. 형편이 안맞으면 형편 자체를 바꿔야 한다”고 강조했다. 결국 세금을 더 걷어야 한다는 이야기다. 장 교수는 “세금 걷는 게 두려워서 복지를 못 늘리겠다는 건 말이 안 된다. 물론 복지국가 자체를 나쁘게 생각하면 세금을 더 걷으면 안 되겠지만, 복지국가 그 자체로 순기능이 많다. 특히 우리나라 지금 상황에서 제일 필요하다. 세금을 늘려야 한다”고 했다.


장 교수는 복지와 조세부담, 적자재정에 대한 개념 자체를 바꿔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먼저 장 교수는 “사회 복지를 ‘무상’이라고 하는 말은 절대 쓰면 안 된다. 가난한 사람들도 다 세금 낸다. 부가가치세, 주세내고 담배 피우면 담뱃세도 낸다”며 “사실 우리나라가 간접세 비율이 50%로 OECD 평균인 40%보다 높다. 우리나라 가난한 사람들은 다른 나라에 비해서 상대적으로 세금을 많이 내는 사람들”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자꾸 무상복지라고 하니까 부자들은 그럼 나한테 돈 빼앗아서 가난한 사람들에게 공짜로 갖다 주느냐고 화를 낸다. 또 가난해서 복지 혜택을 상대적으로 많이 받는 사람들은 자기들이 공짜로 받으니까 좀 뭔가 잘못하는게 아닌가 생각한다”고 했다.

 

장 교수는 복지를 ‘공짜’가 아닌 ‘공구’, 즉 공동구매에 비유했다. 그는 “개인이 사회보험·교육보험·의료보험·노후보험·실업보험·산재보험 다 하려면 너무 복잡하고 돈도 많이 드니까 나라에서 일괄적으로 사서 공동구매를 하는 것이 복지다. 개념을 바꾸지 않고 무상복지라고 하면 듣기 좋을지 몰라도 복지의 본질 자체를 호도하는 발언이 된다”고 주장했다.

 

우리나라 보수 세력이 주장하는 이른바 ‘선별적 복지’에 대해서 장 교수는 “단기적으로는 선별적 복지가 가난한 사람들을 많이 도와줄 수 있을지 모르지만 이런 식의 복지는 중산층 이상 사람들에게 돈만 내고 하나도 받지 못한다는 거부감을 생기게 한다”라고 지적했다. 또 “복지 혜택을 받는 사람들은 내지도 않고 받기만 하는 사람이라는 낙인을 찍어 ‘2등 시민’ 취급을 받게 만든다”며 “결국 돈이 있는 사람이나 없는 사람 모두 복지국가에 대해서 불만을 품게 만든다”고 설명했다. 선별적 복지가 아니라 시민권에 바탕을 둔 보편적 복지가 진정한 사회복지고, 경제 민주화의 핵심이라는 게 장 교수의 주장이다.

 

두 번째로 장 교수는 ‘조세 부담’이라는 말을 거부했다. 그는 조세를 부담이 아닌 우리가 제공받는 공공서비스에 대한 ‘구독료’에 비유했다. 장 교수는 “음식점에서 음식 먹고 돈 내면서 부담된다고 이야기하느냐. 조세는 자기가 받은 서비스에 대한 정당한 가격이라 생각하고 내는 것이다”라고 했다. 장 교수는 “세금이 정말 부담이고, 낮을수록 좋다면 왜 이 세상의 모든 부자들이 소득세가 10%인 파라과이에서 살지 않고, 왜 모든 기업들이 법인세가 10%밖에 안 되는 마케도니아에 가서 사업을 하지 않겠느냐”며 “결국은 ‘가성비’ 때문이다. 세금을 적게 내는 대신에 정부 서비스가 엉망이고, 노동자들도 교육도 잘 안 돼 있고, 치안도 불안하다. 그래서 독일이나 최고 소득세율이 60%나 되는 스웨덴에서 부자들이 살고 기업도 사업을 하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장 교수는 마지막으로 ‘적자재정은 나쁘다’라는 사고를 바꿔야 한다고 강조했다. 장 교수는 영국 경제학자 존 메이너드 케인즈를 언급하며 “경기가 안 좋을 때는 정부가 적자를 내서라도 수요를 키워 경기를 일으키고, 이후 경기가 좋아지면 흑자를 내서 경기과열을 막는 게 맞다”고 했다. 적자재정을 ‘절대악’으로 여길 필요가 없다는 의미다. 장 교수는 “장기적으로 볼 때 재정 적자가 좋은지 안 좋은지는 정부가 결국 그 재정을 어떻게 쓰느냐에 따라 달라진다. 장기적인 경제성장을 도모하는 사회간접자본이나 연구개발, 교육, 직업훈련 등에 투자하거나 복지에 재정을 투입한다면 경제성장이 잘 될 수도 있고, 오히려 적자를 줄이는 길이 될 수 있다. 무조건 버는 만큼만 써야한다는 ‘자린고비 경제학’이다”라고 했다.


장 교수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국민소득 대비 국채 비율은 43%로 국제적인 기준으로 봐도 굉장히 낮다. 세계에서 국민소득 대비 국채 비율이 낮은 나라들은 덴마크, 노르웨이, 스웨덴, 스위스와 같은 유럽의 작은 부자 나라들로 대부분 30%대다. 우리보다 선진국인 네덜란드, 핀란드, 독일이 60%대 미국 77%, 오스트리아 82%, 싱가포르 115%다. OECD가 우리나라를 향해 재정정책을 더 적극적으로 펼쳐야 한다고 이야기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장 교수는 “기획재정부에서 우리의 국채 비율을 GDP 대비 41%로 맞춰야 된다고 하는데, 이게 어디서 떨어진 숫자인지 무슨 경제적 이론과 근거에서 이야기를 하는지 모르겠다. 빚지면 안 된다는 자린고비 경제학에서 벗어나 적극적인 재정정책을 써야 복지국가를 건설할 수 있다”고 말했다.

 

 

“문재인 정부 소득주도성장은 마중물”

 

장 교수는 문재인 정부의 소득주도성장을 두고 ‘마중물’이라는 표현을 사용했다. 소득주도성장정책이 단기적인 효과는 있지만 그것만으로는 부족하다. 혁신적인 산업정책의 부활과 적자재정을 통해서라도 복지지출을 확대해야 한다는 게 장 교수의 주장이다. 7월24일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포럼에는 한낮 기온이 40℃에 육박하는 무더운 날씨에도 일반 시민 수백여 명이 참석해 장 교수의 강연을 경청했다. 그만큼 많은 사람들이 장 교수의 진단과 제언에 큰 관심 갖고 있고, 앞이 보이지 않는 한국경제의 미래를 불안해하고 있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아직까지 대다수 국민들은 문재인 정부의 소득주도성장정책에 기대를 걸고 있다. 7월16일 한국사회여론연구소가 전국 19세 이상 성인 남녀 1,008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소득주도성장 정책을 계속 추진해야 하는가’라는 질문에 전체 응답자 중 67.6%가 ‘계속 추진해야 한다’고 답했다. ‘대기업중심 성장 정책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답한 응답자는 19.8%였다. 소득주도성장정책을 계속 추진해야 하는 이유는 ‘경제정책은 단기간에 성과가 나지 않기 때문’이었다. 시간은 아직 문재인 정부의 편이다. 다만, 마중물의 효과가 다 마르기 전에 정하준 교수의 제언에도 귀를 기울여도 좋을 듯 싶다.

 

MeCONOMY magazine August 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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