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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M경제매거진] ‘2018 국정감사-경제분야’ 소득주도성장 옹호 vs 폐기

- 與 “우리 경제 가야할 방향”, 野 “경제 망치는 주범”
-심재철 의원 ‘국가재정정보시스템(dBrain)해킹 논란’…고성·혼란 속 파행
-김상조 공정위원장의 내부개혁은 쇼?!…관련 인사 직무정지 당해
-도를 넘은 보험사 갑질…준다는 보험금 안 줘 가입자 피눈물

 

[M이코노미 김선재 기자] 지난달 10일부터 29일까지 문재인 정부의 두 번째 국정감사가 국회에서 진행됐다. 이번 국정감사에서는 현 정부 경제정책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소득주도성장 정책에 대한 질의가 집중적으로 이뤄졌다. 야당은 정부에 소득주도성장 정책의 폐기를 요구했고, 여당은 소득주도성장의 당위성을 주장하며 정책을 옹호했다. 이와 함께 심재철 자유한국당 의원이 ‘국가재정정보시스템(dBRAIN)’에 접속, ‘해킹’을 통해 비인가 자료를 열람하고 수차례 다운로드를 받았다는 의혹을 두고 여야는 치열한 공방을 주고받았다. 금융감독원국정감사에서는 암 입원보험금 지급을 둘러싼 약관 해석 문제와 의료 자문의 제도의 부당성 등 보험사들의 갑질 및 금감원의 관리 부실 문제가 도마에 올랐고, 공정거래위원회 국정감사에서는 공정위 내부개혁 과정에서 특정 인사에 대한 업무배제 등 김상조 위원장의 직권 남용 문제에 의원들의 질의가 집중됐다.

 

문재인 정부의 두 번째 국정감사(이하 국감). 지난해 국감는 현 정부가 출범한 지 불과 5개월여 밖에 되지 않았을 때 이뤄져 현 정부에 대한 비판보다 과거 정부부터 쌓였던 이른바 ‘적폐’에 대한 지적이 주를 이뤘다면, 올해 국감에서는 현 정부에서 추진 중인 정책 및 사업에 대한 비판이 이어졌다.

 

 

경제 분야에서는 현 정부 경제정책의 핵심인 소득주도성장 정책에 대한 질의가 집중됐다. 자유한국당 등 야당은 소득주도성장의 대명사격인 최저임금 인상 이후 일자리가 급격히 감소하고, 소득 양극화가 더 심해지는 등 부작용이 심각한 수준이라고 지적하며 소득주도성장 정책을 실패로 규정, 폐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더불어민주당은 우리 경제의 체질을 바꾸는 과정에서 수반되는 고통이고, 과거 이윤주도성장 정책은 경제의 불공정 구조를 고착시켰다며 공정경제와 지속가능한 경제를 위한 소득주도성장의 당위성을 강조했다.

 

심재철 자유한국당 의원이 기획재정부 산하 한국재정정보원의 ‘국가재정정보시스템(dBRAIN)’에 접속, ‘재정분석시스템(OLAP)’으로 들어가 비인가 자료를 열람하고, 수차례 다운로드 받은 사건과 관련한 여야의 치열한 공방도 있었다. 더불어민주당은 심 의원이 ‘해킹’을 통해 시스템에 접근했고, 비인가 자료를 열람, 이를 공개한 것 자체가 불법이라는 점을 집중 조명했다. 이에 대해 자유한국당은 dBRAIN의 보안상 취약점 및 관리 부실을 집중적으로 거론하며 심 의원 보호에 주력했다. dBRAIN은 세입, 예산편성 및 집행, 결산, 평가 등 일련의 재정활동과 관련된 모든 정보를 실시간으로 분석해 제공할 수 있는 통합재정정보시스템으로, 2007년 도입됐다. OLAP은 dBRAIN의 하위 시스템 중 하나로, 재정건전성 등에 대한 기여도를 평가하는 역할을 한다.

 

공정거래위원회 국감에서는 공정위 내부개혁과 관련한 조직개혁을 방해하는 움직임과 김상조 위원장의 직권 남용 문제가 도마에 올랐다. 야당은 공정위 조직의 개혁을 위해 임명된 인사가 업무에서 배제되는 등 조직 개혁에 대한 집단적인 방해 행동이 있었다는 점을 지적했다. 또한 이 과정에서 김 위원장이 해당 인사의 직무를 정지시키는 등 직권을 남용했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금융감독원에 대해서는 암 입원보험금 지급을 두고 보험사와 소비자 사이 벌어지는 분쟁과 관련한 질의가 집중됐다. 해당 분쟁은 ‘암의 직접적인 치료’에 대해 보험금을 지급한다고 돼 있는 암보험약관에 대한 해석을 두고 보험사와 소비자가 다른 해석을 하면서 시작됐다. 분쟁이 계속되자 금감원은 약관 개선안을 내놨지만, 오히려 분쟁만 키웠다는 비판을 받았다.

 

자유한국당 등 야당 “소득주도성장은 실패…폐기하라”

 

10월18일 정부세종청사 기획재정부 대회의실에서 열린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이하 기재위)의 기획재정부 국감에서 자유한국당 등 야당은 소득주도성장 정책의 폐기를 촉구했다. 최저임금 인상으로 대표되는 최저임금 정책으로 인해 시장에서 일자리가 만들어지지 않고 소득 양극화는 더 심해졌다고 지적했다. 최교일 자유한국당 의원은 “국민 소득을 높여야 한다는 데 반대의견이 있을 수 없다. 또 저소득층 소득을 늘려야 한다는데도 반대할 사람은 없다. 그런 저소득층 소득증대로 경제를 성장시키겠다는 개념 자체에 문제가 있다”며 “최하위층 소득이 올해 1/4분기에는 8%. 2/4분기에는 7.1% 줄었다. 반대로 최상위층 소득은 9.3%, 10.3% 늘었다. 전체 소득이 가장 높게 증가했는데, 그중에서 1, 2분위는 줄고 최상위층은 늘었다. 정부의 소득주도성장 정책이 설 자리를 잃고 있다”고 꼬집었다. 같은 당 김광림 의원은 “저소득층의 소비를 늘려서 전체 파이를 키운다는 것은 꼬리를 갖고 몸통 전체를 키운다는 말로, 지나치다”고 비판하며 최저임금의 업종별, 지역별 차등화를 주장했다.

 

유승민 바른미래당 의원은 “경제정책이 대전환이 필요하다”면서 “(소득주도성장 정책을 고집하는 청와대에) 부총리가 반기를 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유 의원은 “소득주도성장, 쓰레기통에 던지고, 공무원 일자리 17만4,000개, 공공부문 일자리 81만개 버리고, 이 정부가 내건 나머지, 혁신성장과 공정경제, 소득주도성장에서 하던 노동, 복지, 분배 등을 하면 된다. 우리 살림살이에 맞게 속도 조절하면서 하면 된다”며 “청와대 안에 이 소득주도성장이라는 거짓말, 허구, 도그마, 무슨 사이비 종교 집단정신 승리 비슷한, 그래서 (소득주도성장을) 절대 포기 못 한다는 사람들이 청와대에 가득 차 있고, 문재인 대통령도 영향을 받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최저임금, 근로시간 단축, 공무원 일자리, 일자리 안정자금에 복지 프로그램까지. 정책 에너지에도 한정이 있다”면서 “이제는 결단을 내려야 한다. 소득주도성장을 폐기하라”고 주문했다.

 

이에 대해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 문제가 너무나 프레임 논쟁에 말려 있다는 느낌이 든다. 소득주도성장의 구성요소들이 과거에 없었던 것도 아니고 앞으로도 없어질 것이 아니다. 경제를 운영하거나 하는 사람이라면 소득주도성장에서 나오는 요소나 혁신성장에서 나오는 요소들이 다 같이 필요하다는 것은 다 아는 부분”이라며 “지금과 같은 양극화나 소득분배 왜곡상황에서 아무리 외형적인 경제가 성장해도 지속가능하지 않기 때문에 소득주도성장은 경제와 사회의 구조적인 문제 해결을 위해 꼭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심상정 정의당 의원은 “야당 의원들이 소득주도성장 폐기하라 얘기하는데, 폐기하면 과거로 가라는 얘기고, 결국은 재벌주도성장, 갑질 경제로 가라는 의미와 다르지 않다”고 비판하며, 소득주도성장을 하겠다는 정부의 정책 기조는 좋으나, 정책 추진에 일관성이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심 의원은 ▲2018년 예산편성 ▲32만명 일자리 목표 ▲2018년 추경편성 ▲7월 종합부동산세 개편 ▲알맹이 없는 혁신성장 등 5가지를 문재인 정부의 경제기조에 역행하는 장면으로 꼽았다.

 

예산 및 추경 편성에 대해서는 경제 패러다임을 바꾸는 과정에서 수반되는 고통을 인내할 수 있도록 최대한 확장적 재정으로 뒷받침해야 하는데, 예산편성은 결과적으로 볼 때 통합재정수지 기준으로 18조1,000억원 재정긴축 운용됐고, 추경은 3조9,000억원 최소 규모로 편성했다고 꼬집었다. 또한 고용 악화의 원인으로 생산가능인구의 감소와 제조업 구조조정, 자영업자 비중이 높은 구조적이고 추세적인 요인을 지목하면서 32만명이라는 거대한 양적 확대 목적을 제시한 것은 실현불가능하고 소득주도성장의 취지에도 맞지 않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7월 종부세 개편은 조세재정개혁특별위원회가비교적 약한 종부세 과세방침을 권고했음에도 불구하고 더 약한 방안을 발표, 시장에 잘못된 신호를 준 꼴이 됐고, 지금의 혁신성장은 ‘제2의 창조경제’에 불과하다고 평가했다.

 

김성식 바른미래당 의원은 “한국경제는 구조정 장기침체국면”이라며 “‘기-승-전-최저임금’ 논쟁에서 벗어나 한국경제 만성질환의 본직을 직시하고, 이것을 극복할 수 있는 굵직한 정책을 내놓고 토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의원은 “1년 만에 (경제) 단기지표가 나빠졌다는 것, 정책 시계가 너무 단기적이고 또 정책들이 단편적”이라면서 “문재인 정부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전체적으로 떨어진 잠재성장률 자체를 올리기 위한 전략을 정책의 기조로 삼겠다고 말할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 소득주도성장 옹호…“우리 경제가 가야 할 방향”

 

야당의 이같은 비판에 더불어민주당은 “불공정 경제 구조 등 경제·사회의 구조적 문제를 해결하고, 지속가능한 성장을 하기 위해 우리 경제가 가야 할 방향”이라며 소득주도성장의 당위성을 주장했다. 조정식 의원은 “수출과 대기업에 성장의 성과가 독점되고 집중돼 양극화는 심화됐다.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해서 우리 경제의 체질을 바꾸는 것이 시대적 과제”라고 말했고, 김경협 의원은 “지난 이명박·박근혜 정부의 재벌 중심 성장정책, 정경유착, 이윤주도성장 정책 등 과거의 낡은 경제정책이 계속되면서 지금의 구조적 침체가 만들어졌다”며 “소비의 증가 둔화가 결국 저생산, 저투자, 저고용의 악순환을 만들어낸 것이고, 이것을 끊기 위한 정책이 소득주도성장 정책”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과거의 재벌 중심 정책으로 돌아가면 2030년 우리 경제는 0%대로 하락할 것이라는 예측도 제기된다”면서 “어떤 형태로든 소득주도성장과 혁신성장을 성공시켜야 한다”고 덧붙였다.

 

심기준 의원은 최경환 전 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이 “가처분 소득 증가 없이는 내수부진이나 축소 지향적 프로세스를 끊을 수 없다”, “내수부진의 원인은 중산층 소득이 뒷받침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인사청문회에서 했던 말을 언급하며 “IMF에서도 경제성장의 혜택이 광범위한 경제주체들에게 분배돼야 성장기반이 든든해진다고 말했고, 세계은행(WB, World Bank)은 고소득층 등 특정 부분에 성장 혜택이 집중되면 장기성장동력이 훼손된다며 분배와 성장의 조화를 강조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소득주도성장은 더 세밀히 보완해 추진해나가야 할 것이지, 폐기나 한국 경제를 망치는 주범인 양 취급돼서는 안 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공공부문 단기일자리…한국당 “BH 요청 의한 일자리 분식(粉飾) 목적”

 

이날 기재부 국감에서 자유한국당은 소득주도성장 외에 기재부가 산하 공공기관과 각 부처, 외청 등에 ‘BH(Blue House, 청와대) 요청’이라며 공문을 발송해 단기일자리 창출을 지시한 문제에 집중포화를 퍼부었다. 그러면서 단기일자리를 정부가 ‘정책 실패’를 덮고 ‘고용 참사’의 책임을 회피하려는 수단으로 보고, 이를 ‘가짜 일자리’로 규정했다.

 

 

포문을 연 것은 추경호 의원이다. 추 의원은 “기재부가 ‘청와대 요청’으로 총 360곳에 공문을 보내서 단기일자리 계획을 제출받게 했다. 9월14일부터 총 9차례에 걸쳐 기재부 공공정책국에서 공문을 보내면서 단기일자리 관련해서 조사를 했다”며 “단기일자리 처방이 통계 흐름의 기저효과를 노리고 하는 것 아니냐는 생각을 해본다. 앞으로 2~3개월, 길게는 6개월의 단기일자리로 성과를 올리고, 내년이 되면 기저효과를 통해서 일정 부분 통계 수치가 면피할 수준이 나오니까, 공공부문의 일자리를 원하는 청년들의 욕망을 세금 갖고 단기일자리로 포장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권성동 의원은 현 정부가 공공기관을 압박하고 강요해 단기일자리를 만들고 있다며 이를 ‘일자리 분식(粉飾)’이라고 평가절하했다. 권 의원은 “‘일자리 분식’하겠다고 계속 ‘BH 요청’이라고 여러 차례 공문을 보낸다. 또 공공기관 경영평가에 반영하겠다고 돼 있다. 이게 강요가 아니고 뭐가 강요인가”라고 지적했다. 이어 “공공기관에서 만든 일자리 민낯을 보면 정말 한심하다. 한국토지주택공사는 신혼부부 전세 임대주택 당첨자 대신 중개업소 돌며 집 찾아주는 도우미, 한국도로공사는 고속도로 풀 뽑기, 한국철도공사는 철도역에서 짐들어주기”라면서 “지속가능하고, 질 좋고, 대한민국 경제에 보탬이 되고, 삶의 질을 개선할 수 있는 일자리를 만들어달라고 문재인 정부를 출범시켰는데, 정말 부끄럽고 창피하다”고 말했다. 권 의원은 “공공부문 일자리는 수요가 있어야 한다, 필요성이 있어야 한다. 그 수요와 필요성이 없을 때 일자리를 만드는 것은 세금 낭비”라며 “반대해야 한다. 일자리 필요 없는데, 정부가 강요해서 만들면 국고손실이고 업무상 배임”이라고 주장했다.

 

윤영석 의원은 단기일자리가 공공기관의 비효율을 더 높일 것이라고 주장했다. 윤 의원은 “기재부는 최근 문재인 정부 임기 동안 공공기관 부채가 2018년 480조원에서 2022년 539조원으로 늘어난다고 발표했다”면서 “기재부가 할 일은 공공기관의 경영 효율성을 높이는 일인데, 불필요한 일자리를 독려하고 압박해서 만드는 것을 공공기관의 비효율을 조장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자유한국당의 이같은 지적에 더불어민주당은 과거 정부에서 추진하던 사업을 현 정부가 이어받은 것이라고 반박했다. 강병원 의원은 “국민의 정부에는 공공근로사업이 있었고, 참여정부에는 사회적 일자리 사업이 있었고, 이명박 정부에서는 희망근로프로젝트, 청년인턴제 등이 있었다”며 “이것으로 일자리 31만개를 만들었고, 2012년에는 예산 9조5,000억원을 반영했다”고 말했다. 이어 “경기침체고, 청년이나 노인층 일자리가 없어 소득이 감소되고, 노인빈곤율이 OECD 1위이기 때문에 이들에게 어떤 식으로든 소득을 보전해주고 일자리를 만들어주기 위한 역대 정부들의 고민을 문재인 정부도 함께 하고 있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강 의원은 “OECD는 공공부문에 직접적인 고용창출은 취업기회 확대를 위한 또다른 정책수단이라고 했고, 세계은행은 경제위기시 비정규직 근로자 등 고용불안에 대응하기 위한 공공부문 일자리 창출은 좋은 대안으로 활용가능하다고 밝힌 바 있다”면서 “이 위기에는 정부도 재정을 갖고 일자리를 만들어서 청년과 취약계층에게 일자리를 만들어줘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명박·박근혜 정부 등 역대 정부들이 취업난에 허덕이는 청년들과 일자리에서 벗어난 노인들의 빈곤을 해결하기 위해 경기침체기에 모든 노력을 다하기 위해 만들었던 사업의 연장선”이라고 말했다.

 

김동연 부총리도 여기에 뜻을 같이 했다. 김 부총리는 “지금 일자리 상황이 굉장히 엄중하고, 단기간에 해결이 어렵다”며 “다만, 노동 공급 측면에서 보면 청년은 자기계발이나 경력관리도 앞으로 일자리 문제에서 중요하다. 그런 기회를 필요한 부분과 결부시켜서 하려는 의도”라고 설명했다. 이어 “지금 이 상황에서 정부가 할 수 있는 것들은 다 하고 싶은 것이 솔직한 심정”이라고 덧붙였다. 통계나 ‘청와대 요청’이었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통계를 어떻게 하려는 의도는 전혀 없고, 청와대 요청이 아니라 9월10일경 주재한 경제장관회의에서 나온 얘기”라고 해명했고, 공공기관을 압박해서 억지로 일자리를 만들었다는 부분에는 “모두 공공기관에 필요한 일자리, 필요한 서비스다. 만에 하나 직원들이 압력을 넣거나 팔을 비틀어서 한다면 저부터가 용납하지 않겠다”고 답했다.

 

재정정보원 국감, 시작부터 파행

 

16일 기재부 산하 한국수출입은행, 한국재정정보원(이하 재정정보원), 한국조폐공사, 한국투자공사, 국제원산지정보원 등 5개 기관에 대한 국감은 시작부터 고성이 난무했고, 개회 50분 만에 정회되는 등 파행을 빚었다. 이유는 심재철 자유한국당 의원과 한국재정정보원이 서로를 맞고소한 상태이기 때문이다.

 

 

심 의원은 9월5일부터 12일까지 약 일주일 동안 재정정보원의 ‘dBRAIN’을 통해 ‘재정분석시스템(OLAP)’에 접속한 후 청와대 업무추진비(이하 업추비) 집행 내역 등을 확보, 청와대 등 정부 부처가 업추비를 부당하게 사용했다고 폭로한 바 있다. 이에 대해 기재부는 재정정보원과 함께 심 의원을 ‘정보통신망법’ 위반과 ‘전자정부법’ 위반으로 고소하고, 감사원에 감사를 요청했다. 심 의원이 시스템상 비인가 영역에 불법적인 방법(해킹)을 통해 접근한 후 사실상 국가 비밀이라고 볼 수 있는 자료들을 무단으로 다운로드 받아 공개했다는 것이다. 심 의원은 무고로 맞고소했다. 결국 고소 당사자들이 국감장에서 감사위원과 피감사기관장으로 마주 앉은 것이다.

 

 

이날 국감이 시작되자마자 강병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의사진행 발언을 통해 심 의원의 감사위원으로서의 자격을 문제 삼으며 심 의원의 감사위원 사퇴를 요구했다. 강 의원은 “심재철 의원이 국감의 감사위원으로 사퇴하지 않고 과연 기재위의 정상적인 국감이 가능할 것인가, 상당히 고민해봐야 할 문제”라면서 “수차례 문제 제기에도 불구하고 결국 고소인과 피고소인이 감사위원과 증인으로 국감장에서 마주치게 된 일이 있을까 싶다. 그 자체로 성립되기 어려운 국감이 아닌가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이어 “이는 명백히 ‘국정감사 및 조사에 관한 법률’ 제13조 ‘제척과 회피’ 제1항 ‘직접 이해관계가 있거나 공정을 기할 수 없는 현저한 사유가 있는 경우’에 해당된다”며 “국감 자리 자체가 불법의 논란이 될 수 있는 상황에서 국감을 계속 진행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 심 의원은 빠져야 한다. 제척 사유, 회피 사유가 명확하다”고 강조했다.

 

같은 당 김경협 의원은 2013년 국정원 댓글사건 국정조사특별위원회 때 일을 언급하며 심 의원은 사퇴하고, 증인석에 앉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2013년 국정원 댓글사건 국정조사특위 위원이었던 진선미·김현 당시 민주당 의원은 국정원으로부터 고소를 당한 상황이었다. 이에 대해 새누리당(현 자유한국당)은 두 의원이 사건의 당사자고, 특위 위원으로 활동하는 것은 ‘국정감사 및 조사에 관한 법률’ 위반이라며 이들의 제척을 강력하게 요구한 바 있다. 김 의원은 “감사위원으로서 고소인을 감사한다는 것이 상식적으로 가능한가? ‘정보통신망법’, ‘전자정부법’, ‘공공기록물 관리법’ 위반과 관련해 증인으로서 증언을 해야 한다. 감사를 받아야 한다”면서 “2013년 국정원 댓글사건 국정조사특위에서도 같은 일이 벌어졌다. 이러한 전례로 봤을 때 심 의원은 5선 국회의원에 국회 부의장을 지냈던 만큼 감사위원에서사퇴하는 것이 맞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자유한국당은 사건과 관련해서는 아직 결정 난 것이 없고 국감 감사위원은 국회의원에게 부여된 직무라며 더불어민주당의 감사위원 사퇴 요구를 거부하는 등 심 의원을 보호했다. 박명재 의원은 “심 의원은 양쪽에 고소·고발됐지만, 어떤 것도 결론이 나지 않았다. 검찰이 기소를 한 것도 아니기 때문에 무죄 추정의 원칙에 따라 아무 것도 없는 것”이라고 했고, 권성동 의원은 “국정감사는 헌법과 국회법에 따라 국회에 부여된 신성한 직무다. 행정부가 잘 했느냐 못했느냐를 따지는 아주 중요한 직무”라며 “심 의원 사건과 관련해서 의견이 갈리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계속 고소된 것만으로 제척을 하라는 것은 국회법 정신을 정면으로 위반하는것”이라고 지적했다.

 

자유한국당, dBRAIN 관리 부실 집중 조명

 

재정정보원 국감에서 자유한국당은 dBRAIN이나 OLAP의 보안문제 등 관리 부실 문제를 집중적으로 조명하며 기재부와 재정정보원의 심 의원에 대한 고소가 잘못됐다는 점을 부각시켰다.

 

추경호 의원은 재정정보원의 정보보호 관리체계에 대해 “총체적 부실 덩어리”라고 평가했다. dBRAIN과 OLAP은 접속경로가 같음에도 불구하고 dBRAIN은 주요정보통신기반시설로 지정된 반면, OLAP은 지정되지 않았고, 정기보안감사를 단 한 차례도 실시하지 않았을 뿐더러 보안 관련 예산이 전체의 1% 미만에 관리 인력은 3명밖에 되지 않기 때문이다. 추 의원에 따르면 재정정보원은 공공기관 평가하듯이 기재부 주관의 기관평가를 받는데, 올해 4~6월 이뤄진 dBRAIN 보안관제시스템평가에서 만점을 받았다. 하지만 민간 전문가들에 의한 dBRAIN 보안컨설팅 결과는 기관평가 결과와 달랐다. dBRAIN 보안컨설팅에서는 dBRAIN 운영부서가 정보보호 업무를 겸하고 있다는 점을 관리의 취약점으로 지적하며 정보보호 전담부서 조직을 최우선 과제로 꼽았다. 추 의원은 “보안 인력이 3명인데, 한 사람은 하드웨어, 나머지 2명은 소프트웨어를 담당하고 있다”면서 “국가 자금 이체 연간 2,000조원, 일평균 8조원 이상의 국가재정정보를 관리하는 시스템의 정보원 실상”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보안 예산이 1% 미만이고, 자체보안규정을 통해 정기보안감사 등을 하기로 돼 있는데, 한 번도 안 했다. 사건이 나고 나서 9월12일부터 (정기보안감사를) 하겠다고 자체 계획을 올렸다”며 “민간에는 ‘557’이라고 한다. ‘전체 인력 중 IT 인력을 5% 이상, IT 인력 중 보안 인력을 5% 이상, 보안 예산은 IT 예산의 7% 이상’이라는 말이다. 그런데 dBRAIN은 최근 2년 동안 보안 인력은 4%, 시스템 보안 예산은 3.3%”라면서 “민간보다 훨씬 강화돼야 하는데 실태가 이렇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재정정보원이 ‘적반하장’격으로 심 의원을 고소했다고 비판했다. 시스템에 대한 보안관리가 엉망인 상태에서 국감 준비 과정에서 국회의원이 정상적으로 정보를 습득한 부분을 문제 삼으며 고소를 했기 때문이다. 추 의원은 “정상적으로 인가를 받고 갔는데, 비인가 정보인지 인가 정보인지 알 수 있나? 감사관실용으로 해놨다고 하는데, 여기 의원들 다 국감하는 것이다. 그런데 국회의원은 보면 안 된다? (인가 정보인지 비인가 정보인지) 알 수 있다? 말도 안 되는 얘기”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심재철 “백스페이스 두 번 눌렀을 뿐”

 

사건의 당사자인 심 의원은 시연 영상을 통해 자신을 비롯한 의원실 보좌진들의 자료 접근에 해킹 등과 같은 어떠한 불법적인 방법이 쓰이지 않았음을 강조했다. 심 의원은 “‘검색조건에 맞는 것이 없다, 다시 입력하라’는 메시지에 백스페이스(뒤로 가기)를 누르는 것은 당연하다. 그런데 이것을 비정상적이라고 한다”며 “기재부는 5~9단계의 복잡한 과정을 거쳐서 들어갔다고 하지만, 전혀 그렇지 않다. 접속해서도 안 되고 다운 받아서는 안 된다는 경고 표시는 아무 데도 없었다”고 말했다. 이어 “재정정보원 보고서를 보면 ‘백스페이스 연속 입력할 때 다른 사람 보고서 조회가 가능하다’고 돼 있다. 그 밑에 ‘해당 버그 발생 시에도’라고 해서 버그가 발생했다는 것을 이미 얘기하고 있다. 프로그램에 오류가 있다는 것을 스스로 시인한 것”이라면서 “지난번 공개시연하자고 했을 때 기재부에서도 관리가 왔었고, 재정정보원에서도 관리가 와서 다 보여드렸다. 언론 앞에서도 공개시연을 해서 다 보여드렸다. 아무런 불법적인 방법이 없었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김재훈 재정정보원장은 “이번 일은 국회의원실 보좌진이 OLAP에 정상적으로 로그인한 뒤 비정상적인 방법으로 비인가 영역이라는 것을 알 수 있는 곳에 들어가 자료를 습득하고 190여회 다운로드한 것”이라며 “수사 중인 사안이기 때문에 수사 결과로 밝히는 것이 맞다고 본다”고 말했다.

 

심상정 의원, ‘백도어’ 가능성 제기

 

심상정 정의당 의원은 ‘백도어(Back Door)’ 가능성을 제기했다. 심재철 의원이 dBRAIN에서 백스페이스를 두 번 쳐서 관리자 화면으로 들어가고 거기에서 5번의 절차를 거쳐서 특수한 자료를 입수하게 되는 일련의 과정을 기술적인 시각으로 봤을 때 ‘백도어’가 있었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심상정 의원은 “삼성SDS 컨소시엄이 2007년도에 개발했는데, 거기에서 만약 어떤 이유에서든 ‘백도어’가 마련됐다면 지금까지 백도어를 만든 루트를 통해서 막대한 국가재정정보를 통재로 공유할 수 있었다는 것”이라면서 “삼성SDS가 MSTR을 사왔지만 그것은 통계분석시스템에 불과한 것이다. 그것을 커스터마이징하는 것이 개발자가 하는 것이고, 그 과정에서 ‘백도어’를 열어놓을 가능성이 얼마든지 있다는 것이 전문가의견”이라고 말했다.

 

심 의원은 “하루에 50만 건 이상 재정업무와 8조원의 자금 이체가 이 플랫폼에서 이뤄진다. 이런 재정시스템에 대한 사이버침해 예방, 통계, 개인정보 보호 등이 재정정보원을 설립한 취지”라며 “만약 2007년부터 시작해서 2016년 인수할 때 점검을 안 했다면, 그때 만약 ‘백도어’가 만들어져 있었다면, 해킹이나 ‘백도어’에 의해 시스템이 운영되는 것이 방치돼왔다면 이것은 시스템 보안 무능을 넘어서는 문제다. ‘백도어가 없다’가 아니고, 수사를 해봐야 하는 사안”이라고 강조했다.

 

공정위 개혁을 막는 세력이 있다?

 

10월15일 국회 정무위원회(이하 정무위)의 공정거래위원회에 대한 국감에서는 공정위 내부개혁을 위해 부임한 심판관리관이 업무에서 배제되는 등 내부개혁을 방해하는 움직임이 있다는 증언이 나왔다. 지상욱 바른미래당 의원은 “사건에 개입해서, 금지해왔던 공정위 퇴직자 면담 지침을 김 위원장이 접촉을 허용하는 것으로 명문화했고, 심의 속기록의 공개와 합의 과정을 녹음 기록으로 남기겠다던 대국민 약속도 없었던 것으로 만들었다. 2012년 김동수 당시 위원장의 결제까지 난 매우 엄격한 지침이 있었지만, 지키지도 않았고, 존재 자체를 부정해왔다”며 내부개혁을 이루겠다는 김 위원장의 약속을 ‘대국민 사기극’, ‘대국민 쇼’라고 규정했다.

 

 

지 의원은 유선주 공정위 심판관리관을 증인으로 신청해 “7월9일 <경향신문>은 공정위가 회의록 지침을 없애려고 했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위원회 심리, 합의, 회의에 관한 지침이 존재했었다고 나와 있다”며 회의록 지침 존재 여부에 대해 물었다. 유 심판관리관은 “2015년 9월에 최초로 제정을했었는데, 전원회의, 소회의 의원들의 논의를 구체적으로 기재하고, 표결 결과를 회의록에 담고, 녹음 기록을 남기도록 한 것을 주요 내용으로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제가 판단하기로는, 제가 그것을 계획했기 때문에 폐지 시도가 있었다고 판단한다”면서 “기존의 관행을 공식적으로 투명하게 관리하고, 관행으로 유지되던 면담을 금지하는 내용으로 개정을 추진하고 있었는데, 위원장이 오기 직전에 윗분들이 (이것을)사문화시키겠다, 기존의 면담지침을 없애는 것으로 하고, 새로 면담을 허용하는 내용으로 개정을 하라고 압박했다”고 증언했다.

 

 

유 심판관리관은 “법원에서 판사로 근무하다 공정위에서 근무하게 됐고, 법원 못지않게 투명한, 공정한 결과로 (사건이)처리되도록 노력을 기울여 제도를 개선했다”며 “그 과정에서 올해 4월 사무처장이 불러 ‘이곳은 준사법기관이 아니다. 1심 법원 기능을 하는 곳이 아니다. 잘못 알고 왔다. 전결권을 박탈할 테니까 받아들이던지, 나머지는 알아서 생각하라’는 취지로, 명시적으로 저에게 ‘지시한다’고 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과장들에게도 ‘통크게, 쿨하게 받아들여라, 조용히 일을 안 하고 있던지, 나머지는 많이 배우신 분들이 알아서 생각하라. 제 입으로 어떻게 그런 것을 말하나’ 이런 식으로 계속 제 업무를 하나하나 박탈했고, 배제했다. 지시를 따르지 않고 불복종했으며, 직원들마저 하극상을 하도록 부추기고 방치했다”고 주장했다. 또한 “10월10일 갑작스럽게 갑질을 했다면서 직무정지를 당했고, 어떤 출장이나 결제나 지시·보고도 받지 못하도록 했다”며 “김 위원장이 지시를 했고, 그 전부터 김 위원장이 다 지시를 했던 것으로 이해했다”고 전했다. 신고 된 갑질행위가 무엇인지에 대해서는 “아무 것도설명받은 것이 없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김 위원장은 “심판관리관이 판사 출신의 전문가로서 사건처리나 위원회 내부의 사건처리절차 규칙의 개선과 관련해 정의감을 갖고 일해 온 것은 분명히 맞다. 위원장으로 취임한 이후 주요 사건에 대해 중요하게 기여를 한 것도 사실”이라면서 “위원회 내에서 위원들끼리 합의 하에 이뤄진 결과 또는 사건처리절차 규칙을 비롯해서 법령의 개선에 관해 의견이 다른 부분이 있었는데, 원만하게 조정되지 못한 부분들이 현실적으로 존재했다”고 말했다.

 

유 심판관리관의 직무를 정지시킨 부분에 대해서는 “심판관리관에 대해 (직무 정지) 조치를 한 것은 심판관리관실 직원 다수의 갑질 신고가 있었기 때문”이라며 “갑질 신고에 대해 사실 확인을 하기 위해 일시적·잠정적으로 직무를 정지한다는 것”이라고 해명했다. 이어 “조사결과가 나오면 충분한 소명 기회를 부여하고, 정식 징계나 감사 개시 여부를 그때 가서 판단하겠다고 통보를 한 것”이라고 했다.

 

전재수 “금감원, 암 보험약관 ‘개악’…소비자에 불리”

 

10월12일 국회 정무위 금융감독원 국감에서는 최근까지도 분쟁을 겪고 있는 암보험의 암 입원보험금 지급 문제가 도마 위에 올랐다. 올해 상반기에만 금감원에 접수된 관련 민원은 1,013건에 달한다.

 

암 보험의 암 입원보험금 지급 분쟁은 암 환자들이 대학병원에서 암 수술을 받은 후 요양병원에 입원해 치료를 이어가는 현실과 보험약관의 괴리 때문에 발생했다. 암보험약관에는 ‘암의 직접적인 치료’를 목적으로 한 입원에 대해 입원보험금을 지급한다고 돼 있지만, 구체적으로 어떤 치료가 ‘암의 직접적인 치료’인지 명시되지 않아 이에 대한 보험사와 보험가입자의 해석이 엇갈리는 것이다. 보험가입자들은 암으로 인한 후유증이나 합병증, 면역력 저하 등으로 인한 입원도 ‘암의 직접적인 치료’에 해당한다고 주장하는 반면, 보험사들은 이를 인정하지 않고 있다.

 

 

분쟁이 이어지자 금감원은 9월27일 이를 구체화하는 것을 골자로 하는 ‘암 입원보험료 예방을 위한 암보험약관 개선 추진’ 결과를 발표했다. 금감원에 따르면 ‘암의 직접치료’ 범위에 ▲암수술 ▲항암방사선치료 ▲항암화학치료 ▲이를 병합한 복합치료 ▲연명의료결정법에 해당하는 말기암 환자에 대한 치료가 포함됐다. ▲면역력 강화 치료와 ▲항암치료로 인해 발생한 후유증·합병증 ▲식이요법·명상요법 등 암의 제거 또는 증식 억제를 위해 의학적으로 안전성과 유효성이 입증되지 않은 치료는 ‘암의 직접치료’ 범위에 포함되지 않았다. 다만, 일부 면역치료나 필수불가결한 면역력 강화 치료, 후유증·합병증 치료는 ‘암의 직접치료’ 범위에 포함됐다. 이와 함께 요양병원에서의 암 치료행위 보장은 별도 특약으로 분리해 보장을 받을 수 있도록 했다. 금감원은 내년 1월부터 이를 약관에 포함, 변경된 암보험 상품을 판매하도록 했다.

 

하지만 금감원의 조치 이후에도 분쟁은 끊이지 않았다. 금감원의 조치가 결국은 소비자의 요구를 무시하고 사실상 보험사들의 손을 들어준 것이라며 ‘개악(改惡)’이라는 평가도 나왔다. 요양병원에서의 암 치료를 특약으로 빼내 소비자들의 보험료 부담을 높였고, 내년 1월부터 판매되는 상품에 적용하도록 해 기존 암보험 가입자들은 보장을 받지 못하게 만들었다는 것이다. 또한 ‘암의 직접적인 치료’에 필수·불가결한 면역력 강화치료와 후유증·합병증 치료를 포함하기는 했지만, 보험사의 자의적인 약관 해석으로 얼마든지 보험금 지급이 거절될 수 있다.

 

 

전재수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암 치료를 직접 목적으로 하는 입원’과 ‘암의 직접적인 치료 목적의 입원’의 법 해석 차이는 전자의 경우 입원 목적이 암 치료인지를 따지는 내용이고, 후자는 입원해서 받는 치료가 암 직접치료인지를 따지는 내용”이라며 “후자의 경우 암 입원보험금을 지급하는 약관의 해석을 소비자 입장에서 훨씬 좁게 보는 내용”이라고 지적했다. 전 의원은 “금감원에 접수된 대부분의 민원인들은 ‘암 치료의 직접적인 치료 목적’이라고 하는 약관에 따라 보험에 가입한 분들이다. 이분들의 보험약관은 2014년 4월 느닷없이 ‘암의 직접적인 치료 목적’이라는 표현으로 바뀌게 된다”면서 “이는 2014년 4월1일 금감원이 암 입원비 상품 명칭을 명확하는 게 한다는 명목으로 약관의 내용을 ‘암 치료의 직접적인 치료 목적’에서 ‘암의 직접적인 치료 목적’으로 변경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약관 해석이 불명확하기 때문에 생긴 문제들은 그 해석에 대해서 명확하게 하는 것이 맞는데, 오히려 금감원이 나서서 소비자에게 불리한 방향으로 약관 변경을 권고하는 결과를 낳았다”며 “기존의 약관대로라면 오히려 그 해석이 명확했다. 입원의 목적이 암치료 즉, ‘C코드’로 인한 입원이라면 받을 수 있던 암 입원보험금을 축소해석되도록 약관 개정을 주도해서 직접 치료의 범위를 두고 소비자와 보험사가 싸우도록 방치했다”고 비판했다. 전 의원에 따르면 해당 약관 변경을 기점으로 보험사의 암 입원보험금 부지급률은 2.91%에서 올해 6월 기준 7.20%로 증가했다.

 

대법원 “약관 정의 모호할 때는 소비자 유리하게 해석해야”

 

관련해서 올해 7월24일 대법원의 판결(2017다256828)은 눈여겨볼 만하다. 대법원은 “보험약관은 신의성실의 원칙에 따라 해당 약관의 목적과 취지를 고려해 공정하고 합리적으로 해석하되, 약관조항이 객관적으로 다의적으로 해석되고, 그 각각의 해석이 합리성이 있는 등 당해 약관의 뜻이 명백하지 아니한 경우에는 고객에게 유리하게 해석해야 한다”고 밝혔다. 전 의원은 “의학적 측면에서의 접근이 아니라 약관 원칙이 무엇인지를 재확인한 아주 중요한 판례”라며 “판례를 근거로 지급을 미뤄온 보험사를 상대로 일괄지급을 강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2010년 국민권익위원회는 표현이모호해서 해석상 분쟁이 있으니 ‘직접’이라는 표현 삭제를 권고하는 내용의 공문을 금감원에 보냈고, 2013년 한국소비자원은 이와 관련해 피해예방주의보까지 발령했고, 2015년에는 보험사의 자의적 해석을 지적한 바 있다”면서 “암 입원보험금 문제는 금감원에서 자꾸 세세하게 세분화해서 손댈 문제가 절대 아니다. 약관의 원칙을 분명하게 확인하고 그에 따라서 조치할 수 있는 판단을 해주면 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의료자문제도, 보험사의 보험금 지급 거절 수단 전락

 

보험사들이 보험금 지급 여부를 결정하는 과정에서 피보험자의 질환에 대한 전문의의 소견을 듣는 제도인 의료자문제도가 보험사의 보험금 지금 거절 수단으로 전락했다는 지적도 나왔다. 장병완 민주평화당 의원에 따르면 2014년 보험금지급 거절 건은 전체 의뢰 대비 30% 수준인 9,712건이었는데, 지난해에는 전체 의뢰 대비 50%에 육박하는 3만8,369건으로 3년 만에 3배 이상 급증했다.

 

장 의원은 “의료자문을 하는 실질적인 내용의 객관성이나 공정성에 문제가 있다. 실질적으로 피보험자들이 진단서를 제출할 때는 직접 병원을 내방해서 진단서를 받는데, 의료자문의 경우에는 위탁관계를 맞은 자문의가 환자 영상이나 필름, 의료기록지만 갖고 평가를 한다”며 “동일한 질병이라고 해도 환자 체질에 따라 다르고, 진행 상태에 따라 다를 텐데, 직접 대면 없이 의무기록만으로 보험사의 자문의가 평가하는 것 자체가 객관적이고 공정하다고 볼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환자를 직접 진찰하지 않고 자료만으로 소견을 확인하는 의료자문을 마치 진단서처럼 활용하는 것은 진단서 교부 시 의사의 직접 진찰을 강제한 의료법을 위반하는 행위”라면서 “보험사의 갑질로부터 피해 받는 사람들을 금감원이 시정 조치해야 하고, 피해구제방안을 강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유동수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같은 문제를 지적했다. 유 의원은 “자문을 의뢰한 건 중 보험금이 전부 지급된 경우는 약 42.7%에 불과하다”며 “자문 건수가 늘고 있고, 전액 지급률을 볼 때 보험사의 의료 자문제도가 보험금 삭감 도구로 전락했다는 비판이 일리가 있다”고 말했다.

 

전 의원은 “주치의 의견은 자문의 소견서로 완전히 무시된 채 보험사 입장에서 보험사에서 자문료를 받는, 실체를 알 수 없는 유령의사로부터 본인의 병을 진단받고 입원의 필요성이 무시된 것”이라면서 “정보력 면에서 한참 열세에 있는환자들이 판례를 찾아서 일일이 대응하고 있다. 이게 온당한 일인가?”라고 금감원의 대응을 꾸짖었다.

 

김근아 “암 보험약관 개정, 전체 가입자에 대한 사기”

 

암 입원보험금 지급 분쟁과 관련해 증인으로 출석한 김근아 보험사에 대응하는 암 환우의 모임(보암모) 대표는 보험사가 사전 안내 없이 보험증권의 내용을 변경했고, 이를 근거로 암 입원보험금 지급을 거절하고 있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또한 금감원이 주도한 암 보험약관 개정에 대해 전체 가입자에 대한 ‘사기’라며 사회로 다시 복귀할 수 있도록 도와줘야 할 국가가 암 환자들을 내팽겨친 것이라고 비판했다. 김 대표 1994년부터 6년간 삼성생명에서 근무하면서 신입 설계사를 교육한 전력(前歷)을 가졌고, 현재 암 환자다.

 

 

김 대표는 자신이 가입했던 암 보험증권의 내용이 가입 당시와 달라졌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1994년에 가입했던 암 보험증권을 분실한 줄 알고 2007년 재발급 신청을 해 받았다가, 지난해 최초 가입보험증권을 찾아서 비교를 해봤더니 최초 가입보험증권에는 없었던 ‘직접’이라는 단어가 재발급 보험증권에는 들어가 있었고, 보험사는 이를 근거로 3년째 보험금 지급을 거절하고 있다고 증언했다. 즉, 가입 당시에는 ‘암 치료를 직접 목적으로 하는 입원’이라고 돼 있던 것이 재발행 증권에는 ‘암의 직접적인 치료 목적’으로 돼 있었다는 것이다. 보험증권은 보험계약의 성립을 증명하는 것으로, 보험종목·금액·기간 및 보장금액 등이 적힌 본문과 계약 내용에 대한 약관으로 구성된다. 이와 함께 최초 보험증권에는 ‘약관을 참조하라’고 했는데, 재발행 증권에는 ‘개략적인 안내’라고만 명시돼 있었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암의 직접 치료가 무엇인지 약관에 명시된 것이 있으면 주시면 된다. 있다면 저희들 아무 소리 하지 않겠다”며 “암 환자이기 때문에 병원에서 입원을 허락했고 ‘C코드’를 받았다. ‘C코드’ 환자에 대한 치료가 암 치료가 아니라고 한다면 무엇이 암 치료인가”라고 울분을 토했다.

 

그는 “1994년 가입했던 암 보험상품의 약관을 갖고 있는데 2014년 약관을 갖고 저희에게 안 된다고 말한다. 20년 넘게 보험료 불입했고, 대부분 가입자들은 신의성실의 원칙으로 가입을 했다. 지금 약관 개정을 한다고 하는데, 꼼수고 사기다”고 분노했다. 김 대표는 “안내도 없이 변경을 임의적으로 하면, 불공정 거래, 사기, 사문서 위조, 모든 것이 해당됨에도 금감원은 ‘고도의 의료적 범위와 법률적 문제’라면서 국민검사청구 요청을 기각했다”며 “보험계약자들이 그런 것까지 공부하고 가입하고, 입원할 때는 판사한테 물어보고 입원해야 하나? 아니지 않나”라고 말했다.

 

또한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든 보건복지부든 암의 직접적인 치료가 마치 수술, 방사선, 항암이 다인 것처럼 말한다. 2018년 노벨의학상 받은 것은 면역치료다. 암 환자는 수술을 거부할 권리가 있고, 방사선, 항암치료 안 하고 면역치료로 살 수 있는, 자기의 치료적 권리가 있다”면서 “암 환자들에 대한 모든 정책이나 규정은 다시 신중하게 해야 하고, 약관 개정은 쉽게 하면 안 된다. 너무 제한적으로 약관 개정을 하려고 한다”고 비판했다.

 

이어 “판례가 보험금 지급기준이 될 수 있다면 그것도 약관에 명시해야 한다”면서 “판례가 지급 조건이 된다면 문제가 크다. 가입은 20년 전에 했는데, 판례 하나 바뀌면 그전의 가입자들은 보호를 못 받는다. 약관에 의하지 않고 판례에 의하는 것은 매우 잘못된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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