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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닥치고, 흙 살리기부터

생명의 근원인 흙이 오염되면, 인류는 그때부터 온갖 질병에 신음하게 된다. 화학비료와 농약의 과다 사용으로 땅의 기운을 제대로 흡수하지 못한 농산물이 독소와 함 께 우리 몸에 들어오면, 우리 몸이 미처 대응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식물의 고유한 영양성분도 크게 떨어진다.

 

 

월드 워치의 선임연구원으로 로컬 푸드 전문가인「핼 웨 일」박사의 연구에 의하면, 1960년대 생산된 사과 1개의 영양분은 요즘 사과 3개를 합친 것과 맞먹었다. 오렌지 1 개에 들어있는 비타민 A도 지금의 오렌지 8개를 합친 것 과 같다고 했다.  채소 또한, 마찬가지여서 캐나다의「앤마리 메이어」박사의 연구에 의하면, 1936년부터 1991년 사이에 생산된 40 종류의 과일과 채소에 함유된 칼슘, 마그네슘, 구리, 칼륨 의 함량은 연도가 갈수록 점점 줄어들어 최대 5분의 1까지 떨어졌다고 발표했다.

 

일본 문부과학성이 작성하는 ‘식품 기준 성분표’에 따르면, 시금치의 철분은 1950년에 13mg에서 32년인 뒤인 1982년에 3.7mg이었고, 그때부터 23년 뒤인 2005년에는 2mg으로 크게 줄었다. 영양가 면에서도 1950년 150mg 이었던 게 2005년에 35mg으로 4배가량 감소했다. 이 같은 추세는 당근, 양배추도 마찬가지였다.

 

그래서일까, 요즘 과일과 채소는 인체의 생명력에 필수요소가 되는 각종 영양성분 함유율이 낮고, 실속 없이 웃자라서 덩치만 큰 형체(形體)가 되었다. 채소의 맛은 지극 히 싱거워졌으나, 과일의 당도는 재배 기술이 향상돼 거 의 ‘설탕 덩어리’ 수준인 극강(極强)의 맛을 보여준다. 의사들은 당도가 높은 과일이 자칫 비만과 만성 염증, 중성 지방 등을 초래하고, 이로 인한 2차 질환으로 각종 뇌혈 관질환과 당뇨병의 원인이 될 수도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특히 제철이 아닌 비닐하우스 채소를 다량 섭취할 경우, 각종 퇴비와 비료에 오염된 뿌리에 질소 성분이 과도하게 함유될 수 있고, 이것이 몸에 들어와 화학반응을 일으키면 혈액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사막화 단계에 접근하고 있는 흙 식물이 제대로 자라려면 그 기본이 되는 흙의 유기물 함 량이 최소 5~7%가 되어야 한다고 말한다. 그래야 흙은 땅의 기운을 식물에 전해 줄 수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 농지(農地)의 흙이 함유한 유기물 함량은 2.5%, 밭의 경우 에는 2%에 미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는 우리나라 농지의 흙에 미생물과 소동물, 지렁이 등의 토 양 생물이 아주 적어, 비료와 퇴비가 없으면. 그리고 병충 해 방제 농약을 치지 않으면 농사를 짓기가 어렵다는 뜻이다.

 

땅 자체가 사막화 단계에 접근하고 있다는 신호다. 이런 흙에 제아무리 시비(施肥, 거름주기)를 잘하고 기준에 맞게 농약을 치더라도, 우리 몸에 이로운, 제대로 된 과일과 채소를 얻기 힘들다고 봐야 한다. 식물이 자라는 밭에 비료를 주면 겉으로 보기에는 빠르게 자라고 열매도 큼직하게 열린다. 인위적으로 생명 물질인 질소를 공급했으니 당연한 일이다.

 

질소는 성장 촉진제와 같이 조금만 주어도 작물의 덩치를 키울 수가 있다. 그렇지만 정작 식물 입장으로 보면, 별다른 노력을 하지 않아도 성장할 수 있는 셈이라, 자연히 실속 없이 덩치만 크고, 세포조직 또한 연하고 약해질 수밖에 없다. 몸이 부실하면, 병충해에도 약해서 농약을 쓰지 않으면 안 된다.

 

비료를 먹어 약해진 농작물은 방어능력이 떨어져 병충해에 약하기 때문에 또다시 사람이 도와줘야 살 수 있는 악순환을 반복하는 것이다. 이처럼 비료와 농약은 뗄 수 없는 관계여서 생명의 근원인 땅을 죽이는 원흉은 농약보다 비료가 더 심각하다고 할 수 있다. 그러니까 벌레 먹은 농작물은 농약을 안 쳤다는 증거가 아니라 비료를 필요 이상으로 많이 줘서 농작물을 약하게 했다는 말도 된다.

 

건강한 흙에서 자라는 식물은 몸이 건강해서 병충해도 접근할 수 없는 것이다. 흙의 건강분자(健康分子)를 담아낼 수 있는 농가 맛집을 기대하며 산(山)을 보자. 누가 비료를 준적도 없고, 농약을 친 적이 없지만, 산나물과 온갖 약초가 자라고, 나무들은 스스로 뿌리를 (깊이 박지 않고) 넓게 뻗으면서 지기(地氣)를 충분히 빨아들이며 자란다. 그래서 우리나라 산에서 나는 임산물은 약이 아닌 게 없다고 한다.

 

사망 선고를 받은 환자들 가운데 병을 고쳐보겠다는 일념으로 산으로 들어 가서 마지막 도전을 하며, 이따금 치유의 기적을 봤다는 소문이 들리기도 한다. 감히 말하건대 의사 없는 종합병 원이 산이 아닐까 한다. 이미 오래전에 산을 좋아하는 우 리나라 사람들이 천만 명을 넘어섰다는 발표가 있었다. 산이 우리가 모르는 건강분자(健康分子)가 산중(山中)에 가득하고 거의 모든 식생(植生)이 약성을 가지고 있는 것은 오염되지 않은 건강한 흙이 산의 바탕을 이루고 있기 때문이다.

 

농산물도 임산물과 마찬가지다. 농지의 흙이 건강해야, 거기에서 자라는 농산물이 약성을 갖게 되고, 우리 몸에 좋은 음식이 된다는 건 상식이다. 하지만 대량 생산과 소비 위주의 지금과 같은 농산물 유통구조에서는 임산물 수준의 농산물을 생산한다는 건 절대 녹록한 일은 아닐 것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흙을 살려서 음식이 곧 약이 될 수 있는 유통구조를 가질 수 있을까?

 

경기도 농업 기술원이 몇 년 전, 향토음식 자원화를 위해 경기도 농가 맛집 10곳을 선정했다. 이들 맛집은 주로 지역에서 나는 농산물과 농가에서 직접 생산한 식재를 활용해 향토 음식을 개발하고 판매한다. 식재로 쓰는 농산물이 현지에서 재배한 것임은 알겠는데 어떤 흙에서 자란 것인지를 알 수 없는 게 아쉽다. 하지만, 식재의 생산, 제조 그리 고 판매가 한 곳에서 이루어짐으로써 앞으로 음식에 들어가는 식재의 토지 이력제의 도입이 이런 농가 맛집에서 부터 시작될 수 있지 않을까 해서 소개해 보겠다.

 

청산명가

포천시 신북면

30년 역사의 농장에서 수확 한 버섯으로 만든 전골, 샤브샤브

봉바위

남양주시 조안면

직접 생산한 유기농 채소를 넣은 매운탕, 직접 담근 된장으로 먹는 맥적구이, 털러기 묵 밥

고가(古家)풍경

김포시 고촌면

텃밭에서 직접 재배한 유기농 채소와 직접 발효한 식초 사용. 황해도 배천 조씨 33 대 종부의 종가음식. 연근떡갈비 등

토리샘

경기도 여주

참숯 바비큐+직접 농사지은 채소 로 만든 땅콩 소스+해물잡채+자색고구마전

광이원

경기도 양평

용문산 은행 전채, 청국산채샐러 드, 뽕잎규아상, 유자 삼치구이 등

맘꽃

경기도 용인

백암순대, 빠치장, 용인외지 등 용인 향토음식

매화당

경기도 양주

양주에서 생산된 콩 스테이크, 돼 지고기 맥적구이. 동해안 바다상인들이 양주에서 쉬어갈 때 먹었다는 연푸죽 등

안옥희 갤러리

경기도 이천

약선 요리, 제철약초를 이용 한 샐러드, 인삼을 포함한 20여 가지 약초. 전복, 새우 등의 해 산물로 우려낸 육수에 토종닭, 제철 버섯 보양탕 등

해뜨는 아침

경기도 안성

직접 키운 흑염소, 지역에서 생 산한 식재 사용한 흑염소요리. 제철채소 밑반찬

돌댕이 석촌골

경기도 이천

향토음식인 볏섬 만두, 이천 지역에서 생산되는 토종 무인 게걸무 요리 등

 

이들 농가 맛집을 보노라면, 앞으로의 건강 식당은 음식 에 쓰이는 재료를 생산하는 논밭이나 목장이 있는, 마치 프랑스의 와이너리(winery) 같은 농장형태가 되지 않을 까 하는 생각이 든다. 그래서 국내는 물론 세계적으로 음식 프랜차이즈를 하고자 하는 사람은 비싼 임대료를 내고 장사를 하기보다는 농사를 지을 수 있는 토지(땅)부터 확보하는 게 좋을 듯하다. 아니면 최고의 농부를 섭외 하든가.

 

아무튼, 건강한 흙을 관리하고, 그런 흙에서 나 오는 농산물로 최고의 맛과 건강한 음식을 만드는 표준화 작업을 첨단 기술과 연결해 누가 먼저 하는가가 사업의 키가 될 것이다. 은행 대출이라도 받을 수 있다면 받아서 농지를 사고, 그 농지의 흙을 건강하게 만들 수 있어야 한다. (비싼 임대료를 내는 것보다 대출이자를 내는 게 낫다. 땅값은 떨어지지 않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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