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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리포트


사람이 집단으로 결속(結束)하면 사는 게 더 나아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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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 9시까지는 되고, 그 이후는 안된다”는 과학적 근거는 무엇인가? 마스크를 벗고 음식과 술을 먹으면 바이러스 전파가 빨라지기 때문이라면 좋다. 그런 당신은 점심이나 저녁을 마스크를 쓰고 먹고 마시는가? 하루 벌어 하루 먹고 사는 자영업자들이 바이러스가 시간차를 두고 전파하느냐며 피눈물로 절규하지만, 자영업과 직접적인 관련이 없는 집단은 사실상 그들의 호소를 외면하거나 희생을 강요한다.

 

백신 패스는 판사에 따라 정치방역은 전문가들에 따라 두 집단으로 나뉘어 버린다. 그렇다면 공동의 재앙 앞에서 집단끼리 갈등을 빚고 왜 결속하지 못하는 것일까? 이번호에서는 뉴욕타임스(2021년 12월 28일 자 Opinion, 「Is life really better when we’re together? by Jon Mooallem」)의 기사를 통해 재앙에 대응하는 우리 인간의 속성이 어떤 것인지를 알아보자. (4편으로 연재)

 

백신 접종을 위해 동굴을 나온 은둔자

 

지난여름, 세르비아의 은둔자 Panta Petrovic에 관한 책을 읽고 나는 즉각 그가 좋아졌다-비록, 사람을 싫어하는 은둔자인 그가 내가 좋아한다고 해서 나를 좋아해 주지 않을 것이라고 이해는 하고 있다. 우선, 그 남자는 은둔자로서 역할이 잘 어울렸다. 70살이고 뺨이 얼룩덜룩하고 정력이 넘쳐 보인다. 수염이 부채를 펼쳐놓은 듯해서 마치 오래된 빗자루의 뭉툭해진 끝을 보는 듯하다. 밧줄로 허리띠를 둘렀고, 누더기가 된 갈색 속옷을 헐렁하게 블라우스처럼 입었는데 소매는 하얗다. 미학적으로 그는 바이올린과 지붕이 없는 지붕 위의 바이올린 연주자를 닮았다.

 

Petrovic 씨는 동굴에서 살고 있다. 거의 20년 전 그는 사회에 몹시 화가 났다. 다른 사람들의 존재에 짜증이 났으며 자본주의의 비참함에 대해 분개하면서-“돈은 저주받은 것이다”라고 말했다-기계 엔지니어인 직업을 버리고 자신의 수입을 기부한 뒤, 어느 산자락의 동혈(洞穴)로 이주했다.

 

 

그런데 바로 거기에서 Agence France-Presse 소속의 저널리스트가 8월에 그를 발견했다. 버섯과 생선으로 근근하게 연명하면서 건초 위에서 자고, 자신이 동굴 안에 들여놓은 녹슨 욕조 통에 소변과 대변을 보며 살고 있다.(확실하지 않은 게 있는데, 동굴 밖에서 얼마든지 일을 볼 수 있는 많고 많은 열린 땅을 두고, 어째서 동굴 안에서 일을 해결하고 있는지는 여러분의 상상에 맡기겠다).

 

그의 유일한 동료는 동물이었는데, 그중에서 가장 가까운 동료는 돼지 한 마리였다-이 돼지에 대한 한 가지 정보를 말씀드리자면, 이상하게도 지난해 가장 기억할 만한 가공인물들 가운데 하나인 Nicolas Cage의 영화, “Pig”에서 나오는 성질이 못된 은둔자를 거울에 비춘 듯 한 똑같은 모습을 하고 있었다.

 

“그녀는 나의 전부입니다” Petrovic 씨는 440파운드(176kg, 1파운드는 약 0.4kg)의 암퇘지에 대해 말했다. “전 그녀를 사랑하고 그녀는 내 말귀를 알아들어요.”

 

나를 놀라게 한 것은 그 은둔자가 아주 행복해 보였다는 거였다. 행복한 것 그 이상이었다. 완벽하게 만족한 상태였다. “여기선 자유가 있어요” 그가 왜 그런지 기자에게 설명했다. “난 도시에서 자유를 누릴 수 없었지요. 항상 누군가가 가로막고 있었거든요.”

 

집단 면역은 실패로 돌아갔는가?

 

다른 많은 사람처럼 나 역시 지난해 이때, 꽤 은둔적인 생활을 하고 있었다. 그러면서도 나는 2020년이 펑 소리와 함께 2021년으로 넘어가기만 하면 모든 게 바뀌게 될 가능성이 있으려니 하고 살았다.

 

다루기가 힘든 아드레날린과 독성(毒性)이 없는 사람의 혈류로 들어가 본연의 임무를 수행하는 새로운 기적의 백신이 나와서 Covid-펜데믹이 만들어 놓은 이상하고도, 사람을 의기소침하게 하는 고립(孤立)으로부터 사회가 다시 살아나고 그래서, 사람들은 다시 일터로 돌아가고 학교로 돌아가고, 분별력 있게 우리 자신을 스스로 다스릴 수 있게 되고, 비록 재미없는 (미국의) 새 대통령 밑에서라도, 전보다 조금씩 더 나아지며-더 공정해지고, 더 점잖아지고, 더 기쁨에 차서-남과 함께 사는 삶에 대한 감사함으로 가슴이 벅차게 될 줄 믿었다.

 

하지만 그렇게 되지 않았다. 오히려 지난해 우리는 우리의 유대감 결핍이 만든 그리고, 그로 인해 악화(惡化)된 증거인 기록적으로 높은 약물 과다 복용으로 인한 사망자 숫자에서부터 학교에서 같이 뛰어놀지 못한 어린이들로 인해 초래된 학업과 사회-정서적 손실에 이르는 고통을 집계해야만 했다.

 

또 광포(狂暴)하고 끔찍한 결속(結束)을 이룬 집단이 생겨난 눈앞의 현실에 집중하지 않으면 안 되게 생겼다. 물론 그런 결속 집단은 이따금 있었던 일인데 뭘 그리 호들갑이냐고 할 수도 있지만, 그들을 비롯해 타인이 당신을 죽일 수 있는 게 현실이라면 애써 외면하기는 어렵다.

 

어떻게 죽이느냐고? 가령 마스크를 콧구멍까지 완전히 가리지 않음으로써 그렇게 할 수 있고, 관료적으로 당신에게 적절한 의료서비스를 거부함으로써 그렇게 할 수 있으며, 매춘을 허용함으로써 그렇게 할 수 있다. 그리고 토네이도가 닥쳐오는데도 일을 계속하게 함으로써 그렇게 할 수 있으며, 그저 당신에게 무서움을 느꼈다는 이유만으로 총을 들이대고 방아쇠를 당기게 함으로써 그렇게 할 수 있으니, 그런 현실에 초점을 맞추지 않을 수야 없질 않은가.

 

이 같은 현실에서 우리끼리 결속(結束)하면 과연 우리의 삶이 더 나아질 수 있는 것인가? 하고 나는 묻고 싶다. 솔직히 말해서 이런 질문이란 으레 은둔자들에게나 귀찮을 정도로 하는 것이었는데, 요즘 세상은 그것이 정말이지 시급하고도 주된 관심사가 되어 버렸다.

 

전 세계에 걸쳐 많은 사람이 다시 단체 생활을 하기 위해 지난 1년 내내 각자 껑충껑충 공동사회 안으로 뛰어들었다. 그런데 막상 다시 들어와 보니, 이 사회에는 자신들이 멍청이 얼간이 혹은 파시스트라는 사실을 드러내 놓지 않고 있었던 사람들이 있었던 거였다. 팬데믹의 환란에서 빠져나오게 하는 그 무엇인가가 있다면, 그런 이들을 하잘것없는 부류라고 치부해 버릴 수도 있었을 터인데, 상황이 아직은 그렇지 못해서 문제다.

 

그래서 그런 이들과 지금 우리가 진정으로 결속할 수 없다면, (그들이 우리 쪽에 들어오지 못하게) 주변을 원으로 쳐 놓는다든가, 그들과 우리 사이에 선명(鮮明)한 불이 활활 타오르는 화선(火線)을 설치해서 모두 함께 결속하는 데서 오는 단란(團欒)함의 부피를 줄여도 큰 문제는 없을 듯하다.(제2부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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