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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한국에 무기지원 공개 요청한 젤렌스키...선긋는 韓

- 젤렌스키 “러시아, 우크라 역사·언어 선생님부터 찾아내 학살”
- 전쟁 참상 토로한 젤렌스키...현지 피해 영상 전하기도
- ‘6·25 전쟁’ 언급하며 한국 및 국제사회에 도움 호소
- “러시아 막을 군사장비 한국에”...젤렌스키, 한국에 무기지원 공식요청
- 대(對)러 무기지원에 선 긋는 정부...尹 현명한 판단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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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이코노미뉴스 = 박홍기 기자】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두 달이 넘도록 지속되는 가운데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직접 한국에 군사적 지원을 요청하고 나섰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지난 4월 11일 서울 여의도 국회도서관 대강당에서 진행된 약 15분 동안의 화상 연설을 통해 “러시아 탱크·배·미사일을 막고 우크라이나 국민들의 목숨을 살릴 군사 장비가 대한민국에 있다”면서 무기 지원을 공개적으로 요구했다. 다만 한국 정부는 살상용 무기 지원은 안 된다며 선을 긋고 있다. 현 정부의 정책 기조가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에도 이어질까? 

 

 

젤렌스키 “러시아, 우크라 역사·언어 선생님부터 찾아내 학살”

 

녹색 반팔 티셔츠 차림에 수염도 깎지 않은 채 화면에 등장한 젤렌스키 대통령은 먼저 자국을 침공한 러시아의 부당함을 알렸다. 그는 “러시아는 이 전쟁을 갑자기 시작한 게 아니라, 10년 넘게 준비해왔다. 10년 이상의 시간과 막대한 자원을 동원해 준비해온 전쟁”이라며 “석유와 가스 수출을 통해 받은 수천억 달러의 돈은 무기 생산과 축적에 사용돼 왔다”고 말했다.

 

이어 “러시아는 이 전쟁을 하기 위해 자국민 사람들을 사용하고 있다. 러시아 국민들은 빈곤에 시달리면서 우리가 일반적이라고 생각하는 음식, 옷, 휴가, 교육 등을 제대로 받지 못하고 기본적인 인권 보장도 없는 상황에서 살고 있다”며 “이런 러시아 국민들에게 군 입대는 유일하게 사회적 사다리를 올라갈 수 있는 기회”라고 했다.

 

그는 “러시아 군인들은 우크라이나에 쳐들어와 우크라 사람들이 얼마나 잘 살고 있는지, 우크라 사람들이 먹는 것, 집 안에 있는 가구 등이 얼마나 좋은 것인지 보고 놀라곤 한다”며 “러시아 군인들은 우크라이나 사람들의 컴퓨터, 전자기계 등 여러가지 물건을 훔쳐 러시아에 우편으로 보내고 있다. 심지어 러시아 군인이 방탄조끼에서 방탄판을 보내고, 우크라이나에서 훔친 노트북을 방탄복에 집어넣는 경우도 있다”고 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사람들은 아이들을 키우며 교육시키고 평화롭게 살고 싶었다”면서 “러시아는 이런 우크라이나에 쳐들어왔고, 우크라이나의 독립을 없애고, 우크라이나를 분리시키고자 한다. 우크라이나라는 민족, 우크라이나의 문화, 언어 등을 없애고자 한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러시아가 점령한 우크라이나 지역에서 가장 먼저 찾아내는 사람들은 민족 운동가와 우크라이나의 역사·언어를 가르치는 선생님들”이라면서 “이런 사람들부터 찾아내 학살하는 것이 러시아의 전략이고 러시아 지도부에서 내려진 명령”이라고 했다.

 

 

전쟁 참상 토로한 젤렌스키...현지 피해 영상 전하기도

 

젤렌스키 대통령은 러시아 침공으로 인한 참상을 토로하기도 했다. 그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 미사일 폭격을 하면서 수많은 시설을 파괴했고, 이로 인해 우크라이나에서 민간인들의 생활 기반이 파괴됐다. 군사시설이 아닌 대학, 기차역, 공항 등 시설들을 러시아군이 공격해왔다”며 “지금까지 우리 측 집계로는 교육기관만 900곳 이상 파괴됐다. 민간시설 파괴는 러시아의 고의적인 계획된 정책”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또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도시들을 초토화 시키려고 한다. 파괴된 도시에 가보면 평화롭게 살고있던 도시들이 완전히 폐허가 된 상황”이라며 “러시아는 미사일이 날아갈 수 있는 모든 우크라의 도시를 공격했고, 우리는 지금 거기서 구조 활동을 펼치고 있다”고 했다. 이어 “하지만 우리는 러시아가 또 새로운 공격을 계획하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 다시 우크라와의 국경에서 수많은 러시아군 병력이 집중되고 있다”고 했다.

 

특히 러시아의 총공격이 쏟아진 우크라이나 남동부 항구도시 마리우폴에 대해서는 “최악의 상황”이라면서 “마리우폴 시민들은 최소한 몇 만 명이 목숨을 잃었지만 러시아한테 마리우폴은 본보기”라고 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마리우폴 현지 피해 영상을 보여주며 “이런 장면들을 우크라이나 사람들은 47일째 매일 목격하고 있다”며 “도와주시고 지원해 달라”고 호소했다.

 

 

‘6·25 전쟁’ 언급하며 한국 및 국제사회에 도움 호소

 

젤렌스키 대통령은 한국의 6·25 전쟁을 언급하면서 공감대 형성에 주력했고, 한국을 비롯한 국제사회에 도움을 호소했다. 그는 “우리는 20세기에 이와 같은 파괴를 많이 봤다”며 “대한민국 국민 여러분, 1950년대 전쟁을 한번 겪으셨고 수많은 민간인들이 목숨을 잃었지만 한국은 이겨냈다. 그때는 국제사회가 많은 도움을 줬다”고 말했다.

 

이어 “지금 러시아가 저절로 멈출 거라는 기대는 없다. 이 상황에서는 이성이 이겨낼 것이라고 우리가 기대하기 어렵다”며 “국제사회의 동원으로 우리가 러시아가 변화를 선택하도록 만들어야 한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영토에서 군대를 철수하고, 우리의 국경을 지키는 것에는 국제사회 도움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국제사회가 러시아를 상대로 수많은 경제 제재를 도입했음에도 러시아가 제재의 영향이 부족해 멈출 생각을 않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국제기업들이 러시아에서 철수하고, 러시아에서 세금을 내지 않고, 러시아 경제를 지지하지 않으면, 러시아는 전 세계와 타협을 찾으려고 할 것”이라며 “그렇지 않으면 지금처럼 러시아는 화학무기, 핵무기를 내세우며 전 세계를 협박할 것”이라고 날을 세웠다.

 

 

“러시아 막을 군사장비 한국에”...젤렌스키, 한국에 무기지원 공식요청

 

젤렌스키 대통령은 한국 정부의 우크라이나 지원에 감사를 표하면서도 “우리가 러시아와의 전쟁에서 살아남고 이기려면 더 많은 도움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소련 시절 때부터 러시아는 강대한 군대를 갖고 있다”며 “우크라이나는 비행기, 탱크 등 여러 가지 군사용 기술을 필요로 한다”고 말했다.

 

연설 말미에 다다르자 젤렌스키 대통령은 “대한민국이 우크라이나를 도와줄 수 있다”며 무기 지원을 공개적으로 요청했다. 그는 “(러시아의) 탱크와 배, 미사일을 막을 수 있는 여러 군사 장비가 한국에 있다”며 “저희가 러시아에 맞설 수 있도록 대한민국에서 도와주시면 감사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이런 무기를 우크라이나가 받게 되면 일반 국민들의 목숨을 살릴 수 있는 것뿐만 아니라 우크라이나를 살릴 수 있는 기회이고, 우크라이나뿐 아니라 다른 국가들도 러시아의 공격을 받지 않도록 하게 해줄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모든 나라가 독립을 가질 권리가 있다. 모든 도시들은 평화롭게 살 권리가 있고, 모든 사람들은 전쟁으로 인해 죽지 않을 권리가 있다”며 “우리는 바로 이런 것을 위해 싸우고 있다. 이를 위해 우리와 함께 서서 러시아에 맞서주시기를 부탁드린다”고 거듭 호소했다.

 

 

대(對)러 무기 지원에 선 긋는 정부...尹 현명한 판단 필요

 

미국을 포함한 약 30개국의 서방 국가들은 우크라이나에 막대한 규모(현재 기준 5조원 이상)의 무기를 지원하고 있다. 다만 한국 정부의 경우 우크라이나에 대한 무기 지원은 사실상 안 된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지난 4월 8일 올렉시 레즈니코프 우크라이나 국방부 장관이 서욱 국방부 장관과 통화에서 대공유도무기체계 지원을 요청했지만, 서 장관은 살상무기 지원은 불가하다는 방침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우크라 측이 요청한 무기는 천궁, 신궁, 현궁 등으로 추정된다. 정부는 현재 우크라이나에 살상무기 외에 방탄 헬멧, 천막, 담요 같은 군수 물자와 의료물자 등만 지원하고 있다.

 

한국 정부는 북한과의 휴전상태, 러시아와의 역학관계 등을 고려해 적극적인 지원에 나서지 못하고 눈치만 보는 모양새다. 그러나 러시아가 민간인 학살까지 서슴치 않는 상황에서 국제사회 행보에 동참하지 않고 소극적으로만 대응한다면 분단국가인 대한민국의 미래는 동맹국들로부터 담보 받을 수 있을지 의문이다. 취임이 임박한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현명한 판단이 필요한 때다.

 

MeCONOMY magazine May 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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