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ot(사물인터넷), 클라우드 컴퓨팅, AI(인공지능), 빅데이터 솔루션 등 우리 곁에 다가온 정보기술(IT)의 발전은 필연적으로 경제 사회적 활동의 변화를 초래하였다. 4차 산업 혁명이라고 명명되는 이 변혁은 과거에는 존재하지 않거나 할 수 없었던 일들을 가능케 하고 실현하는 현재 진행형 주제로, 특히 경제활동과 관련된 변화는 속도 면에서나 질적 양적 면에서 전 방위적으로 그 영향력이 대단하다.
앨빈 토플러가 예견한 ‘정보의 바다’에서 우리가 직면한 과제는 확보 가능한 데이터를 얼마나 빨리 집적하고 정보화하여 변화무쌍한 파고를 뚫고 원하는 목적지에 다다르는 항해를 지속하는 것이다. 우리가 쓸 수 있는 정보기술의 종류와 수는 기하급수적으로 늘고 있다. 하지만 보통의 경우 생소한 정보기술의 습득과 그로 인한 과거의 습관을 바꾸는 일에 있어서는 각자 다를 수밖에 없다.
그 과정에서 우열이 갈려지고 사회·경제적으로 급격하게 발전하는 기회가 되기도 하고 경쟁력을 잃고 낙오되는 위험에 처할 수도 있다. 그래서 PT(Digital Transformation) 혹은 DX(Digital Exchange)로 회자되는 디지털 전환은 운명적으로 거쳐야할 과정임에 틀림없지만 그 과정은 각기 다를 것이다. 특히 세계시장을 무대로 경쟁하는 기업의 입장에서는 더욱 그러하다.
‘9988’ 중소기업
‘9988’이라는 숫자는 ‘99세까지 88하게 살자’는 건강 장수를 기원하는 뜻으로 재미있게 쓰기도 하지만, 사실은 우리나라 중소기업이 전체 기업의 99%를 차지하고 일자리의 88%를 책임질 정도로 막강한 경제주체임을 강조하는 숫자다. 실제로 중소벤처기업부의 ‘2020년 기준 중소기업 기본통계’에 따르면, 2020년 말 기준 우리나라 중소기업은 728만6,023개로 전체 기업의 99.9% 이고 종사자 수는 1,754만11,182명으로 전체 기업 종사자의 81.3%를 차지한다.
그런데 국가경제의 근간이라고 할 수 있는 중소기업의 미래 경쟁력을 키우는 디지털 전환(DX)에 대하여 조사한 결과 대상 중소기업의 70%가 그 중요성을 알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과학기술정책연구원, 2020). 이와 같은 문제는 대기업과의 디지털 격차가 커질수록 디지털 전환으로 창출되는 가치 효과와 공정한 배분이 왜곡되고 변화에 뒤처짐은 물론, 모든 경제 주체들 간 선순환 및 공진화에 장애를 초래하게 된다.
2021년 기준 중소기업의 정보화 수준 또한 100점 만점 기준 71.52점으로 대기업 대비 낮은 수준이다. 그 중 제조업은 중소기업 평균 정보화 수준 점수보다 낮은 69.80점이고, 디지털 전환 수준은 100점 만점 기준 16.17점으로 정보화 수준과 대비해도 상당히 낮은 수준이다(중소벤처기업부·스마트제조혁신추진단, 2022).
디지털 전환(DT)이란 디지털 기술의 사회 경제적 확산을 표현하는 개념 중 하나로 기관과 기업에 따라 다양한 정의를 가지고 있다. OECD(2019)는 디지털전환(Digital Transformation)이 아날로그 데이터를 기계가 해독 가능한 형태로 전환하는 디지털화(Digitization)와 기존 활동에 새로운 변화를 초래하는 디지털기술, 데이터 이용 및 상호 연결을 의미하는 디지털화의 사회 경제적 파급 효과라고 강조하였다.
이는 디지털 기반으로 산업, 조직, 프로세스, 비즈니스 모델 및 생태계, 경제시스템 등 국가의 경쟁력에 전 방위적인 변화를 가져오는 현상을 의미한다. 한편, 중소기업의 정보화란 중소기업이 컴퓨터를 이용하여 공장의 자동화, 경영관리의 전산화, 유통관리의 전산화 및 중소기업의 전산망을 구성하는 것으로 정의하고 있다(중소기업의 경영안정 및 구조조정에 관한 특별조치법 제2조, 1989.3). 즉 기업의 생산 자동화, 기능별 전산화, 네트워크화를 통한 기업 생산성 향상과 경쟁력 제고를 추구하는 것이다.
이렇게 볼 때 중소벤처기업부가 조사한 중소기업의 정보화 수준 71.52점은 디지털화를 말하는 것으로 이해할 수 있다. 디지털 전환 수준 16.17점은 디지털화를 의미한다고 볼 때 아직까지도 우리나라 중소기업들은 프로세스나 서비스의 디지털화가 이루어지지 않고 고객/파트너 협력 등 새로운 비즈니스의 창출 기회를 놓치고 있는 상황이라고 보이는 안타까운 현실이다.
Covid 19 펜데믹의 교훈
우리는 지난 2년 동안 물론 지금도 진행 중이지만 코로나19 바이러스로 인한 단절의 시간을 경험하였다. 일명 펜데믹으로 불리는 이 상황은 바이러스 확산을 막기 위한 조치로 대면 활동이 제한되었으며, 많은 국가에서의 경제적 어려움과 국가 간 교역을 차단하는 충격을 안겨주었다. 중소기업의 경우는 시장 및 공급망 중단과 비대면 거래로의 갑작스러운 전환으로 충격의 정도가 더 컸다.
OECD국가 전반에 걸친 180개 이상의 설문조사에 따르면, 70~80%의 중소기업이 약 30~40%의 수익이 감소한 것으로 조사되었다. 중소기업(예 : 소매 무역, 운송, 숙박 및 식품, 전문 및 개인 서비스업 등)은 펜데믹에 대응하여 정부가 부과한 사회적 거리두기 및 제한 조치의 영향을 가장 많이 받은 경제주체로 취약성이 노출되었다. 이 과정에서 인터넷을 기반으로 비대면 활동을 가능하게 한 정보기술로 중소기업은 회복력을 높여 대응하고 적응하는 능력을 향상시켰음은 주지의 사실이다.
디지털 전환은 중소기업이 급격히 변화하는 환경이나 위기상황에 탄력적으로 대응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기업의 경우 회복력이란 혼란에 적응하고 운영을 계속할 수 있는 유연성을 의미하며 디지털 기술은 기업이 회복력 역량을 구축하는 도구 역할을 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 재정 및 인적 자원의 부족과 같은 중소기업의 제한된 역량은 디지털 전환이라는 환경에서 기동할 여지를 주지 않는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디지털 기술의 발전과 디지털 서비스 모델의 발전, 정부의 지원 정책 등은 중소기업이 대규모 선행 투자 없이 신속하게 디지털 전환을 진행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공장 자동화든 전산화든 디지털 전환을 위해 갈 길은 멀게 느껴질테지만 쉬운 것부터 걸음씩 주변을 디지털화 하는데 마음을 쓸 때다.
박덕환 |
MeCONOMY magazine January 2023